
日本醫官 源元通의 『東醫寶鑑』 찬양
김남일 교수(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723년 日本의 醫官 源元通은 朝鮮版『東醫寶鑑』을 교정하여 『訂正東醫寶鑑』이라는 이름으로 간행하면서 다음과 같이 발문을 붙였다.
“삼가 영을 받들어 『정정동의보감(訂正東醫寶鑑)』이라고 제목붙이고 쓴다. 무릇 하늘이 백성을 보호하는 책무를 성인에게 맡기어서 성인이 백성 보호의 가르침의 원칙을 세워 만세에 알리셨으니, 백성들을 교화하여 그 성품을 온전하게 하거나 의약을 만들어 그 삶을 구제하게 하였다고 들었다. 이것은 생명을 아끼고 백성을 사랑하는 도이다. 대군께서 친히 정치를 하셔 법령(法令)이 크게 갖추어지게 되어 교화가 넓게 퍼졌으니 음양이 제자리를 얻어 온 세상 사람들이 덕을 흠모하게 되었다. 정치하시는 여가로 의사(醫事)와 약물(藥物)에 큰 생각을 내시는 것을 가장 간절히 하셨으니, 일찍이 조선의 허준이 편술한 『동의보감』이 그 책이다. 내경, 외형, 잡병, 탕액, 침구로 나누고 각각의 아래에 『영추』, 『소문』으로부터 역대 제현들에 이르기까지의 책들을 끌어다 붙이고 치료 사례를 찾아 모아놓고 방제를 수집하여 모두 25권으로 만들었으니, 진실로 백성을 보호해주는 신선의 경전이오, 의사들의 비법을 담고 있는 문서이다. 지금 대군께서 이 책을 인쇄하여 백성들에게 내리어 썩지 않도록 하셨으니, 이것은 의가 가운데 장서(藏書)가 그다지 없는 자들이 얻어서 참고하기 편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일반 백성들 가운데 질병의 고통에 싸인 자들이 얻어서 삶을 온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의학을 업으로 삼는 자가 이 책을 품속에 끼고 치료하면 효과를 보는 것이 북이 북채에 응하여 소리가 나는 것 같으리라. 그리하면 백성들의 수명과 이 책이 모두 장수함을 얻게 되어서 생명을 아끼고 백성을 사랑하는 뜻을 저버리지 않는데 가깝게 되었다고 할 것이니, 백성들도 또한 크게 다행스러움을 얻게 되었다고 할만하다 하겠다. ……황송하옵게도 일 끝낸 것을 칭찬하시고 특별히 법안(法眼)의 벼슬을 내리셨으니 한편으로 뛸 듯이 기쁘고 한편으로는 송구스럽도다. 늘그막에 임금님의 은혜에 보답할 날이 부족함을 어찌하리오. 다시 제목을 붙이고 발문(跋文)을 뒤에 달 것을 명령하시니 진실로 글에 대한 지식도 부족하고 더우기 노쇠하였기에 비록 일을 감당할 수 없지만, 엄명을 완고히 사양할 수 없기에 황공스럽게 머리를 조아려 뒤에 쓴다.”
이 발문은 몇가지 점에서 의미가 있다.
첫째, 일본국왕의 어진 정치를 실현하는 방안으로 醫事를 꼽으면서 그 방법론을 『東醫寶鑑』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東醫寶鑑』이 1613년 초간본이 나온 이후로 어느 정도 동아시아 의학을 대표할 보편적 학리와 치료방안을 가지고 있는 醫書로 손꼽히고 있었다는 것이다. 위의 내용 가운데 “무릇 하늘이 백성을 보호하는……조선의 허준이 편술한 『동의보감』이 그 책이다”라는 것이 그것으로서 『東醫寶鑑』이 일본의 의학계에 도입됨으로서 일본 국왕이 교화를 널리 베풀어 세상을 안정시키는데 하나의 방안이 되는 것이다.
둘째, 『東醫寶鑑』의 우수성에 대한 찬양이다. “내경, 외형, 잡병, 탕액, 침구로 나누고 각각의 아래에 『영추』, 『소문』으로부터……진실로 백성을 보호해주는 신선의 경전이오, 의사들의 비법을 담고 있는 문서이다”라는 문장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에 대해 최대의 찬사를 보내고 있다.
셋째, 日本 醫師들의 治療의 標準으로 삼고자 하고 있다. “의가 가운데 장서(藏書)가 그다지 없는 자들이 얻어서 참고하기 편하도록 하기 위함이며, 일반 백성들 가운데 질병의 고통에 싸인 자들이 얻어서 삶을 온전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의학을 업으로 삼는 자가 이 책을 품속에 끼고 치료하면 효과를 보는 것이 북이 북채에 응하여 소리가 나는 것 같으리라”라는 구절이 그 내용으로서 기존의 일본의학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東醫寶鑑』에서부터 찾고 있는 것이다.
넷째, 일본 국왕이 『東醫寶鑑』을 교정하고 跋文을 적은 源元通에게 공로를 인정하여 法眼이라는 관직을 내렸다는 점이다. 이것은 『東醫寶鑑』의 간행이 일본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