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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김영우 원장

김영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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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경영마인드가 없으시군요?”

개원가 일기



“원장님~! 경영마인드가 없으시군요?”

기별없이 불쑥 찾아온 낯선이가 나에게 화두 하나를 던지고 간다. 경영마인드라~! 의료 역시 서비스업이란 사실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더욱이 운영책임을 고스란히 감당해야 할 원장의 처지에서 임대료와 각종 공과금 그리고 직원들 월급 결제는 개원의의 기본적인 책무이니, 어찌 경영에 관한 고민없이 홀로 고고하게 의사의 도리만을 가슴에 품을 수 있겠는가? 다만 의료서비스란 말 속에서 고민하게 되는 것처럼, 의료와 서비스라는 둘 사이에서 비중을 어떻게 두는가하는 긴장감이 있을 뿐이겠지만 말이다.



“원장님…안녕하세요?”초면의 중년남성이 진료차트없이 원장실로 들어온다. 추위에 상관없이 격식을 갖춰 입은 모습, 그래서 왠지 모를 간절함마저 느껴지는 낯선이는 아마도 무언가를 권유하러 온 영업사원인 듯한 인상이었다. 어느 병원이나 마찬가지로 우리 한의원에도 종종 환자가 아닌 뜻밖의 손님들이 오신다.



약재 홍보를 위한 제약회사 직원이나 의료기기 종사자, 때로는 보험이나 금융상품 판매자, 간혹 기부를 청하는 정체불명의 모금단체나 지역민들이다. 진료가 목적이 아닌 이 손님들의 방문은 일상적 환자와의 만남과는 다른 신선한 긴장감을 원장에게 선사해준다. 대부분 완곡히 거절해야 하는 난처함에도 불구하고 그 탓에 종종 원장실로 모셔 차나 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호기심이 절반인 셈으로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리에 앉자마자 무언가를 가방에서 꺼내놓는다. 요즈음 병원 운영이 어려운 상황에 자신이 원장님들을 위한 필수적인 아이템을 하나 권해줄까 한다는 말과 함께 말이다. 무얼까?



광고……! 제법 두툼해 보이는 서류철을 펼쳐 보이니, 내가 접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모양새의 광고홍보 문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지하철 홍보판부터 버스광고, 인터넷 사이트와 모바일 관련 광고, 심지어는 언론과 방송을 통한 기사형 홍보까지… 예전부터 알고 있던 전단지나 네온사인 같은 것은 아예 모습조차 보이질 않았다. 평소 광고홍보라면 전단지 정도나 알고 있을 뿐인, 유행에 한참 뒤처져 살고 있는 나로서는 이처럼 다양한 광고가 가능하다는 게 참 신기하기까지 했다.



그전에는 생각조차 해본적 없어서 결단코 다른 사람의 일일 것이라 치부한 개념대상 밖의 생소한 미지의 세계인 셈이다. 제안의 요지는 원하는 모든 형식의 광고나 홍보가 가능하고 그 과정에 어떠한 수고나 노력없이도 원하는 바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자신들이 제시하는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면 말이다. 각종 인터넷 사이트나 블로그를 통한 광고방법과 버스나 언론매체를 통한 광고효과를 설명하면서 어느새 낯선이는 자신이 침체된 의료시장을 새롭게 부흥시킬 수 있는 묘약을 갖고 있는 마법사인양 그 달콤한 결실을 자부하고 있었다.



다만 눈앞에 펼쳐진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적절(?)하게 계산된 금전적 부담을 감당만 한다면 그 몇 곱절의 결실을 어떤 노력없이도 얻을 수 있다니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사실 지나치게 과열되지 않다면, 어느 정도의 유명세가 있다는 점은 즐거운 일일 것도 같다. 특히 병원을 운영하는 개원가 입장으로서 우리 한의원이 널리 알려져 좀더 많은 이들이 본원의 치료방식을 친근히 여기고, 좀더 기꺼운 마음으로 찾아와 준다면 아마 좀더 행복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중요한 문제는 거기에 있지 않는 듯하다.



이제 임상에 나온지 겨우 10년! 스스로 돌이켜 보건대, 치료효과로 내심 고민 많은 나의 부족함이 과연 여러 한의사선생님들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을까? 여느 한의원과 다를 바 없는 조그마한 동네한의원인 우리 병원이 과연 남에게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남다른 면모를 갖추고나 있나? 자랑은 고사하고 부끄럽고 남사스러운 모습뿐일 듯 싶다. 그렇다고 단기간에 일취월장 변신할 형편도 아닌 듯 하다.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듯한 제안을 완곡히 거절하려니, 낯선이는 나에게 경영마인드라는 화두를 선물로 남기고 떠났다. 보잘 것 없는 자질로 일상에 매몰되어 한의원을 운영한지 10년이 지나간다. 부족한 능력으로나마 환자를 진료하고 직원들을 관리하며, 근근히 병원을 운영하니 나름 경영을 한 셈이긴 한데, 낯선이의 눈에는 나에게 좀더 다른 새로운 마음가짐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경영마인드라…! 아마도 낯선이는 병원안이 아닌 밖을 바라보라는 뜻으로 한 이야기일 것이다. 비록 훌륭한 내용물이 있다하더라도 널리 알리고 드러내지 않으면 그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지 않겠냐는 좋은 의미일 것이다. 아무리 값어치 있는 것이라도 다른이들이 알아주지 않으면 그 쓰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으니 밖으로 드러내 알리라는 권유인 셈이다.



과연 나 스스로 널리 그 값어치를 인정받을 정도의 무언가를 충실히 갖추었을까? 스스로 떳떳하게 남들 앞에 나서서 우리 한의원과 나 자신을 드러내서 알릴 부끄럽지 않은 그 무언가가 있을까? 스스로 세상 밖으로 나를 드러내려는 노력이, 널리 쓰이기 위함이 아닌 혹 사심에서 비롯된 욕심은 아닐까? 그로 인해 만에 하나 불명예가 생긴다면 나는 그것을 감당할 자신이 있을까?



요즈음 의료계에서나 사회정치계에 있어 존재감을 높이는 한의사 선생님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어 참으로 고무적이다. 개인적 성과를 크게 이루어 이를 세상 밖으로 드러내고 더욱더 넓게 명성을 키워가시는 모습을 보며 한의계의 한사람으로서 크게 기뻐하고 축하드릴 일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그분들이 밖으로 드러나고 보여지는 모습처럼 훌륭한 진정성도 함께 견지되어 앞으로도 더더욱 크게 쓰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함께 갖는다.



환자도 없고 시간도 남아도는데, 우리 직원들과 함께 이번 기회에 우리 한의원의 블로그나 새롭게 만들어 볼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고 하니 한번 시도해 볼법도 한데, 그러기에는 그 많은 페이지를 무엇으로 채워야할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 한의원의 나아가야 할 바도 새롭게 고민해 봐야겠고, 또 어느 정도의 성과도 이루어야 구체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 터이니 아마도 몇 년간의 노력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같이 계속 게으름 속에만 빠져있다면 그것조차 기약 없는 일일 테지만 말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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