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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1일 (월)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92)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92)

韓醫人文學者論
“한의학의 역사에서 인문학적 견해를 정리해준 학자들을 찾아보자”

김남일.jpg

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오랜 기간 철학과 의학은 한 몸으로 연결되어 오다가 근대 이후 자연과학의 발전으로 인하여, 의학은 과학이라는 방법론적 페러다임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과학적 의학이라는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해 나가게 되었다. 특히 르네상스 이후 근대에 자연과학이 과학으로 인간과 자연을 설명하고, 인문학이 가치, 의미, 정신 등으로 인간과 자연을 설명하게 되면서, 차츰 이 둘은 분화되면서 이러한 흐름은 강화되게 된다.

 

자연과학적 방법론을 활용하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고 그 이외의 방법은 인정하지 않는 극단적 과학주의가 한의학을 비판하는데 활용되어온 것은 매우 불행한 역사적 경험이다. 건전한 과학적 연구는 학문 발전에 매우 바람직한 방법론이 될 수 있는 것임에도 학문을 일방적으로 비판하는 도구로 활용한다면 여차하면 과학만능주의라는 틀에 갇히게 되고 만다. 과학의 첨단을 걷는 서구로부터 인문학적으로 의학을 연구하는 새로운 흐름이 일어나게 된 것은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극복이라는 목표가 새로 생겨났기 때문이다. 

 

한의학의 역사 속에서 수많은 인문학자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필자는 이들 학자군을 ‘한의인문학자’라고 명명하고자 한다. 앞으로 이와 더불어 ‘한의과학자’라는 학자군에 대한 연구도 필요할 것이라는 점도 같이 말하고 싶다.

 

아래와 같이 한의학 역사속의 한의인 문학자라 할 수 있는 인물들을 시론적으로 정리해본다. 아울러 아래에 언급한 한의인문학자는 한의과학자라는 관점에서도 바라볼 수 있을 수 있다는 점도 가능성으로 열어놓고자 한다. 

 

아래에 제시한 인물들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는 독자들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순전히 필자의 개인적 견해이며, 지면 관계상 포함되지 못한 분도 있을 것이니 앞으로 더욱 상세한 고찰을 기대한다. 

 

김남일2.png

한의학 역사 속의 한의인문학자들.

 

먼저 허준(1539〜1615)은 『東醫寶鑑』을 통해서 사람의 몸과 관련된 각종 담론을 이끌어냈다. 그가 이끌어낸 사람의 탄생, 건강한 삶, 노쇠, 죽음에 대한 논의와 양생술, 정신치료, 변내외상법, 신형론, 맥법론, 침구법론 등의 논의는 현재까지도 한의인문학 논의의 기본틀이 되고 있다.

 

이제마(1837~1900)는 『격치고』 등을 통해서 자신의 철학을 바탕으로 체질병 증관을 제시했다. 이것은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주창한 상한론적 표리병 개념을 체질병증적으로 재해석한 것으로 새로운 치료정신으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사암도인(조선 후기)은 오장을 중심으로 하는 『동의보감』, 『침구경험방』 등의 장부관을 바탕으로 침법을 재정립한 한의학자로서, 김홍경(1950〜2021) 등에 의해서 현대에 뜨거운 논의가 진행되었다.

 

학술 사상을 담고 있는 『사암도인침구요결』에는 수많은 이론, 의안과 치료경험을 담고 있어 현대에도 인문학적 논쟁을 크게 불러 일으키고 있다.

 

정약용(1762~1836)은 자신의 저술 『의령』을 통해 기존의학에 대한 비판적 논평을 전개했고, 『마과회통』을 통해 고통받는 백성들의 홍역을 퇴치하기 위한 醫論을 제시한 학자이다. 

 

박인규(1927〜2000)는 『東醫寶鑑』을 바탕으로 形象醫學이라는 독창적인 신의론을 창조한 한의학자이다. 형상 관찰을 위주로 인체의 精·氣·神·血, 五臟六腑, 外形, 六氣 및 雜病 상태를 바르게 파악하고, 병리와 치법을 구해 질병을 치료·예방하는 것을 목적으로 새로운 醫論을 제시했다.

 

노정우(1918〜2008)는 韓國醫學史를 정리하여 한의학의 정체성을 확립코자 노력한 한의학자로서 허준의 『동의보감』과 이제마의 『동의수세보원』에 대한 상세한 연구를 진행했다.

 

채인식(1908〜1990)은 동양철학 연구를 한의학에 접목시킨 위대한 儒醫이며, 한의학 교육자로서, 『상한론』과 『금궤요략』에 대한 학술적 논의를 이어가 후대에 길을 제시해주었다.

 

홍원식(1939〜2004)은 원전학, 의사학 분야의 개척자로서 『黃帝內經』과 『中國醫 學史』(1984), 『한국 한의학사 재정립』 (1995년) 등의 저술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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