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질환관리제에 한의계 반드시 참여해야”
만성질환 한의학적 관리가 국민에 실질적 도움
“고혈압과 당뇨병은 현대 서양의학에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해 그 치료법 또한 없이 관리만 하는 난치성 만성질환입니다. 하지만 현대 한의학에서는 그 원인과 치법을 명확히 규명해 치료할 수 있고 섭생의 중요성을 부각시켜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죠. 만성질환관리제에 한의학적 치료가 포함돼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만성질환관리제는 정부가 2012년 4월1일 처음 시행할 당시 한의원이 배제된 채 실시됐으나 한의계의 요구로 참여 방안을 모색하다 같은해 12월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에 의뢰해 제출받은 연구용역 최종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음으로써 한의계의 만성질환관리제 참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지난 7월14일 열렸던 대한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에서 정용욱 대의원은 수정·보완된 보고서를 다시 제출해 한의계가 만성질환관리제 시범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시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긴급의안을 발의했다.
정 대의원은 시행 1년째를 맞는 만성질환관리제가 아직 정착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고혈압과 당뇨 유병자는 1073만명. 하지만 2012년 4월부터 2013년 1월 말까지 고혈압과 당뇨로 의원을 찾은 환자 333만5731명 중 진찰료를 감면받은 환자는 28.7%에 불과하고 만성질환관리에 참여한 의원은 전체 1만3424곳 중 8327곳에 그쳤다.
“기존의 만성질환관리제는 고혈압·당뇨 환자의 본인부담금만 10% 할인해주는 제도로 큰 효과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의계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책정한 첩약건강보험 및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사업 등의 재원이 있어요. 이를 적극 활용한다면 환자와 한의사 모두에게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는 한의계가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놓고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에서 입장을 조금씩 양보해 단일화된 정책안으로 새로운 만성질환관리제를 건정심에 제시, 정부 및 의사·약사 단체 등과 협의한다면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의계가 만성질환관리제에 참여하게 되면 어떠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그는 고혈압, 당뇨에 국한된 만성질환관리제는 한약 첩약의 우수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고 3년간 시범사업을 시행하면서 한의계가 만들어낼 막대한 양의 데이터는 서양의학을 대체할 힘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고혈압과 당뇨에 사용될 한의계의 수십종 이상의 변증에 따른 세밀한 처방구성은 임의조제가 가능한 100처방을 가진 한약조제약사나 한약사의 원천적 사용배제가 가능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결과를 담보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현대의료기기의 사용이 전제될 것이고 치료의학으로서 제도권 내 한의계의 위상을 확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은 모두 건정심 협의로 이뤄집니다. 전체 보건예산 33조원이 보건복지부 차관이 주재하는 25인의 협의에 의해 결정되어지고 협의당사자인 한의사, 의사, 약사 등이 합의하는 것을 전제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죠. 제가 제안드리는 새로운 만성질환관리제 모델은 한약조제약사 등의 첩약건강보험 적용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대한의 예산을 가져오는 방법이라 사료됩니다.”
정용욱 대의원은 치료의학으로서의 한의학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임상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근거로 한의학의 영역을 점차 확대해 나가야 만성질환관리제는 물론 앞으로 한의계가 국가 정책에 보다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