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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6일 (수)

신미숙 원장

신미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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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한의사 출신 국회본청 한의진료실 공무원 신미숙 원장

“나는 한의계의 민간외교관이다”



올해부터 국회 본청 한의진료실에서는 전문계약직공무원 한의사에 의해 진료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본란에서는 2일부터 진료에 나선 신미숙 원장(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국회사무처 소속 전문임기제 가급 공무원)을 만나 지원하게 된 계기 및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국회 한의진료실의 첫 공무원으로 채용돼 근무하게 된 소감은?

A. 내과의사·치과의사는 10여년 전부터 공무원으로 채용돼 국회 내에서 진료를 해오고 있었던 반면 한의사는 올해 처음으로 공무원 채용이 실시된 셈이니 늦은 감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봉사’와 ‘홍보’라는 목적으로 국회 안에 한의진료실을 처음으로 개설하고 지속적으로 진료해 왔던 여러 한의사 선·후배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또한 한의사협회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이러한 성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랜 시간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을 흘려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Q. 지원하게 된 계기는?

A. 모교인 동신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로 임명장을 받았던 때가 2004년 7월, 서른 살의 나이였다. 동신대 목동한방병원에서 4년8개월 근무 이후 2009년 3월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으로 이직해 또 4년10개월을 보냈다. ‘교수’라는 타이틀을 달고 살았던 지난 9년6개월 동안 분에 넘치는 사랑을 주었던 환자들과 많은 방송, 특강 무대에서 의미있는 경험도 많이 했다. 무엇보다 ‘평생 친구’를 약속한 멋진 제자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은 가장 의미있는 일이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좋은 선생은 어떤 선생인가?”, “나는 그에 걸맞는 선생인가?”라는 질문이 늘 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러한 생각 중 ‘교육’이나 ‘연구’라는 거창한 단어에 어울릴 만한 일들을 내가 하고 있는지, 또한 그런 자격과 실력이 있는지라는 생각에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무엇보다 한의사들의 전망이 갈수록 어두워지고 있는 피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했을 때 ‘나는 그냥 선생이랍시고 한의사만 길러내면 되는 것인가’하는 미안함을 가지고서는 강단에 서 있기가 너무 힘들었다. 물론 내 자신이 학교를 나온다고 해서 큰 해결책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후배들에게 어떤 ‘희망’을 전해줄 수 있을까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있다. 그것이 ‘거짓 희망’이 되지는 않아야 하겠기에 많이 조심스럽고 또 두렵기도 하다.

그리고 동신대 목동한방병원과 부산대 한방병원 모두 개원멤버로 참여한 탓에 어느 자리건 그곳이 ‘첫번째’라고 한다면 ‘개척’의 의미가 있기에 그런 고생은 ‘사서라도’ 하고 싶은 욕심이 개인적으로 있는 편이다. 국회사무처에 근무하는 ‘첫번째’ 공무원 한의사이기 때문에 더욱 적극적인 마음으로 응시했던 것 같고 다행히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Q. 한의사의 공무원 채용 의미는?

A. 국회는 국회 본관, 국회의원회관, 국회도서관, 의정관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만 4, 5000명이고, 여기에 출입기자들 700&#12316;800여 명에 기타 민원인들까지 꽤 많은 사람들이 나름의 공무(公務)를 보며 바삐 돌아가고 있는 거대한 조직이다. 그래도 사람들이 생활하는 공간이다 보니 당연히 ‘아픈 사람들’이 발생하는 법이고, 이들을 위한 복지 차원에서 의사들이 3명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한의사도 그동안 공무원은 아닌 신분이었지만 다른 의사직들과의 형평성 측면에서, 또한 한의사의 필요성과 효율성을 충분히 입증했기에 이번에 공무원 채용이 성사된 것이다. 공공의료 강화라든가 한의사 위상 강화로까지 해석하는 것은 ‘우리들만의 착각’일 수 있다.

대신 저를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개별 한의사들은 다른 개원가 원장들보다는 더 사명감(使命感)을 갖고 근무해야 할 것 같다. 이는 공명심(功名心)과는 다른 차원의 마음가짐이다. ‘나는 한의계의 민간외교관’이라는 마음으로 임할 때 진료도, 행정도 그리고 다른 직원들과의 소통에 있어서도 격이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한 일차원적인 역할을 잘 해야 국회를 포함하여 다른 국가공공기관에 ‘복지 확대’의 일환으로 ‘한의사 공무원 채용은 필수적이다’라는 기관내 여론을 형성할 수도 있을 테고, 이런 흐름이 민간으로까지 확대되어 개원가에까지 긍정적인 파동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한의공공의료가 공고히 자리매김하기 위한 방안은?

A. 공공의료라고 하면 흔히들 국내외 의료봉사, 정부 주도 하의 저렴한 의료기관, 보건소 지원사업, 경제적 후원을 포함한 상담 및 임상 업무, 각종 후원회를 통한 후원이나 자원봉사 등을 떠올리게 된다. 부산대 근무 당시 양방교수들이 주도하는 공공의료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었는데, 국립대 병원으로서 가져야 하는 공적 의무에 대한 고민의 흔적과 실천의 반성을 심도있게 나누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의계도 이제는 개별 한의원끼리의 무한경쟁을 잠시 접어두고 더 큰 그림을 각자가 속한 지역 안에서, 또 국가 안에서 그려봐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즉 공생(共生)의 가치를 생각해 보자는 말이다.

물론 ‘이런 공적 영역은 내 일이 아니야’라며 손사래를 칠 한의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각 지역의료원내 한의사 채용, 전국 보건소의 한의사 채용, 국가 주요 기관내 한의사 채용 등이 100% 이루어질 수 있다면 한의사들의 ‘사회적인 위치’가 더욱 공고해지는 가장 쉬운 길일 것이며, 이러한 흐름은 분명 후배 한의사들에게 힘이 될 것이다. 그리고 KOMSTA를 위시한 지속적이고 활발한 봉사활동을 수행하는 단체들이 더 많아져야 ‘한의사는 국민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의료인들’이라는 바른 한의사상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봉사’라는 단어야말로 국민들의 가슴 속에 ‘한의학’을 새길 수 있는 최고의 홍보일 것이다.



Q. 앞으로 어떠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인가요?

A. 국회 안에는 주무관, 사무관, 서기관, 감사관, 계장, 과장, 국장 등 소위 ‘공무원’이라고 통칭되는 여러 직급이 상존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자신의 직급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해 이들의 격에 맞는 상담과 치료를 해주고 싶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임무가 ‘기능하는 한의학’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재활의학을 전공한 나에게는 다행스럽게 진료실을 찾는 환자의 90%가 통증 환자들이다. 진단기기도, 물리치료사도 따로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오직 나만의 치료로 다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도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상황이다. 원래 해왔던 치료패턴 이외에 지금 공부하고 있는 몇 가지 것들을 더 결합해서 더 완성된 통증 치료를 해보려고 한다.

두 번째로 ‘소통하는 한의학’을 보여드리고 싶다. 국회 안의 치료실들은 국회 공무원들을 위한 복지의 개념이라 ‘보건소’나 ‘양호실’처럼 일회용 반창고식의 치료로 많이들 생각하고 있다. 그래도 ‘10년차 교수’ 출신인데 국회 진료실이라고 해서 양호실에서 빨간약 발라주는 식의 치료만 하게 된다면 내 스스로가 용납치 못할 것 같다. 그래서 진료를 시작하면서 환자와의 상담시간이 충분하지 못한 것을 개선키 위해 이메일주소를 대기실 게시판에 공개해 자세한 상담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편지로라도 소통을 하려 한다. 이렇듯 타 진료실과는 차별화를 둠으로서 ‘한의사들이 이렇게까지 진료와 상담을 잘 해주는구나’라는 평가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세 번째로는 ‘참여하는 한의학’을 보여주고 싶다. 국회 내의 중요한 행사에 구경꾼이 아닌 주인공으로 참석하려고 한다. 여러 직급,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함께 숨쉬는 공간인 만큼 서로 얼굴보고 부딪혀야 하는데 ‘나는 일반 공무원들과 달라’라는 괜한 선민의식이 각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의료인들을 더 고립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앞으로는 조금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여줄 생각이다.



Q. 기타 한의사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혹시 “한의사들이 착하기는 해”라는 말로 시작되는 한의사들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평가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착하기만 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착하고 유능하고 개념있는 나’로 거듭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옆도 뒤도 앞도 돌아보며 대한민국이라는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역할, 한의사의 사회적 참여에도 시간과 노력을 좀 기울였으면 한다. 후배들을 위해서도 많이 베풀어 주었으면 하는 또 하나의 바람도 있다.

2014년 갑오년의 해가 밝았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릴레이 속에서 한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이미 면허를 취득하고 어디에선가 한의학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을 많은 한의인들의 ‘안녕’을 떠올려 보았다. ‘2014년 한의학은 안녕한가요?’, ‘10년 후에도 한의학은 안녕할까요?’ 이 질문에 대한 응답은 우리 모두의 몫일 것이다. 환자들은 더욱 성급해하며 의료환경 또한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 변화무쌍한 다이내믹 코리아에서 ‘생존’을 넘어 ‘번영’을 꿈꿀 수 있는 한의학의 안녕을 염원하며, 또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 모든 한의인들의 멋진 2014년을 바라며 진심으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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