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진한의학 홍보 및 한의군의관 확대 정부 지원 절실
군장병들에게 군진한의학 치료효과 높아
지난달 대한한의사협회는 현직 한의사군의관들과 첫 간담회를 개최하고, 군진한의학의 발전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박완수 수석부회장과 신경호 중령, 엄유식 중령(진), 신현승 소령(진) 등은 한의사 장기군의관의 진료환경 및 제도 현황, 군진한의학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개선 및 발전 방안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에 본지에서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신현승 소령(진)을 만나 현직 한의사군의관이 말하는 군진한의학의 현재에 대해 들어보았다.
Q. 먼저 본인 및 근무지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국군수도병원 한의과장으로 있는 신현승이다. 2008년 한의사가 되었고, 전공의 수련 후 2012년 육군 군의관으로 임관하였다. 근무지는 분당에 위치한 국군수도병원으로 군 병원 중에서 가장 상위의 의료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1층 한의과에서 외래환자를 주로 보고 있다.
Q. 군의관의 길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또한 군의관으로서의 삶은 어떤가?
처음부터 장기군의관의 길을 선택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2012년 4월 강원도 인제의 전방 사단에서 근무할 때 열악한 시설과 환경, 장병들이 한의과를 ‘물리치료와 비슷한 곳’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에 충격을 받고, 이 불모지를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군의관으로서 어려운 점은 사단이나 연대, 대대급 군의관들은 대부분 공감하겠지만 양호실 수준의 열악한 시설, 훈련 등으로 인해 진료에만 전념하기 힘든 환경이다. 반면 군병원은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진료에만 전념하기 좋은 환경이라 지난해 5월 국군수도병원으로 옮긴 뒤로는 딱히 어려운 점은 없다. 좋은 점이라면 개원의나 봉직의에 비해 많은 휴가일수와 주 5일제 근무 등 일에 대한 압박이 적다는 것이다.
Q. 군진한의학이 왜 중요한가?
알다시피 군에서는 어떤 일이 생기면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현실을 먼저 말하자면 현재 군진의학에서 한의학의 입지는 굉장히 좁은 편으로, 장기한의군의관 수도 적어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 특히 군병원 실무자들이 한의과 대신 다른 과 배치를 원하고 있는 실정이라 최근 2~3개 병원에서 한의과가 없어지고, 그로 인해 한의군의관들이 전방사단 위주로 배치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20대 초반 남성 위주의 환자가 많고, 특히 근골격계환자가 많아 정형외과는 거의 진료대기실이 붐빌 정도로 환자가 많다는 것은 이 분야에 우수한 효과성을 보이는 군진한의학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군 장병들의 인식이 ‘물리치료나 별반 다른게 없다’에서 ‘양약 먹었는데 효과 없었던 만성통증이 침 맞고 나았다’로 바뀐다면 분명 그 젊은층이 전역 후에도 더 많이 한의과를 찾고 분명 그로 인해 한의학의 발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Q. 그렇다면 군진한의학의 발전을 위해선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가장 시급한 것은 ‘홍보’다. 실제로 군 내에서 한의과의 존재조차 모르는 장병들이 많다. 알고 있더라도 한의학에 대해 치료의 측면보다는 ‘피로할 때 보약 먹는 곳, 체질 상담, 다리 삐었을 때 침 맞는 곳’에 국한되어 있는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 이를 위한 노력은 한의사협회 차원에서도 군진한의학 홍보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바람이 있다.
내부적으로는 컨퍼런스와 토의의 부재가 의사들에 비해 부족한 점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1개 군병원에 1명의 한의사만 존재하는 상황에서 사실 교육이나 환자에 대한 토의는 쉽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한의군의관 사이의 온라인상 모임을 만들어서 진료에 대한 의견과 개선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현재 5명에 불과한 장기 한의군의관의 노력만으로는 쉽지 않기에 한의협에서도 한의군의관에 대한 주기적인 간담회나 교육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관심이 동반되어 제도상 한의학의 발전방안이 강구될 때 비로소 군진한의학이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Q.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과 한의군의관을 희망하는 후배 및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원대한 목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군 복무하는 동안에 아직 걸음마 단계인 군진한의학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일에 다른 선배 한의군의관들과 함께 동참하고 싶다. 군의관은 1~2년에 한 번씩 근무지를 옮겨야 하는 특성상 기혼자에게는 쉬운 선택은 아니지만 현재 개원가와 병원에 한의사가 포화상태인데 반해 현재 5명밖에 없는 장기한의군의관에도 비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단 사명감과 애국심, 리더십 등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겠다. 협회 차원에서도 군진한의학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갖고 간담회 및 학술 교류가 자주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