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계, 국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도입 필요
세계보건기구(WHO)와 한의계의 인적 교류 활성화 방안-2
지난 글에 이어서 사례를 통해 업무의 지속성 확보와 우리나라-WHO간 공동 아젠다 진행을 위한 인적 교류 활성화 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두 번째 방안은 국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운영입니다.
현재 WHO 서태평양지역에서 근무하고 계신 선생님들을 살펴보면 두 종류의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나는 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이 지원하는 ‘국제환경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현재 WHO 서태평양지역에서 총 다섯 분이 근무하고 계십니다(지역사무처에 두 분과 캄보디아 및 피지 국가사무소에 세 분). 또 다른 하나는 보건복지부 예산으로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소에서 실행하는 ‘보건지도자 양성과정 펠로우쉽(Health Leadership Development Initiative, HLDI)’ 프로그램으로 현재 E 한의사 한 분이 근무 중입니다. 전자는 기존 WHO 인턴·볼런티어 선발 과정에 준하며, 후자는 별도의 선발 과정을 갖고 있습니다. 한의계가 적용·운영할 수 있다는 측면이 더 높다는 차원에서 전자를 위주로, 후자는 개략적으로 설명드립니다.
‘국제환경 전문가 양성과정’은 서류전형과 심층면접을 통해 선발된 인원에게 7주(150시간)간의 환경 관련 주제를 교육하고, 성적우수자에게 국제기구 인턴쉽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최종 선발자는 국제기구에서 최대 6개월의 근무 기회를 갖게 되며 해당 국가 왕복 여비와 체제비 일부를 지원받습니다.
추가 설명에 앞서 WHO 서태평양지역은 지역사무처 1개소(Philippines)와 국가사무소·연락소 15개소(Cambodia, China, Federate States of Micronesia, Kiribati, Lao PDR, Malaysia, Mongolia, Papua New Guinea, Philippines, Samoa, Solomon Islands, South Pacific, Tonga, Vanuatu, Viet Nam)로 구성되어 있고 이들 16개소가 선발된 인원의 잠재적 근무처가 될 수 있음을 염두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국제환경 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해 선발된 다섯 분의 선생님들께서 WHO 서태평양지역에 근무하게 된 과정을 살펴보겠습니다.
- 국내에서 국제환경 전문가 양성과정을 통해 인력을 선발하고 교육합니다.
- WHO 서태평양지역사무처에서 근무할 경우에는 환경부에서 파견나오신 과장님과 직접 위임 업무를 논의합니다.
- 국제환경 전문가 양성과정 선발자는 환경부 과장님과의 논의에 따라 해당 부서를 지정하여 지원합니다.
- 지원이란 online을 통한 WHO 공식 인턴·볼런티어 지원 방식을 따릅니다.
- 국가사무소에서 근무할 경우에는 사무처의 과장님께서 해당 국가사무소 담당자에게 인턴 후보자를 소개하고 국가사무소 근무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 국가사무소 담당자가 해당 선발자의 인턴 근무를 수락하면 후보자는 국가사무소 담당자를 수신자로 하여 모든 공식 인턴 절차를 진행합니다.
- WHO 공식 절차에 따라 인턴·볼런티어 근무를 확인해주면 해당 선발자는 전문가 양성과정에 따른 소정의 지원을 받고 WHO 근무를 시작하게 됩니다.
- 참고로 인턴과 볼런티어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간단히 설명드립니다.
- 공통점은 ‘무급’이라는 점과 최대 6개월까지 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 차이점은 인턴은 학적이 있는 경우로 1년 3회(Spring 인턴: 1 Nov ~ 20 Dec 기간 지원 → 1 Feb ~ 30 Apr 근무, Summer 인턴: 1 Mar ~ 30 Apr 기간 지원 → 1 June ~ 30 Aug 근무, Winter 인턴: 1 July ~ 30 Aug 기간 지원 → 1 Oct ~ 20 Dec 근무) 정해진 기간에 선발한다는 점과 볼런티어는 학적이 없는 경우로 일년 수시로 선발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위의 선발자에게 지원하는 비용을 추산한 결과 6개월 기준으로 1인당 1천만원 정도 예상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WHO에서는 ‘구속력’ 있는 인원을 사무처와 국가사무소에 배치하여 6개월간 일관된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지원자 입장에서는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서 개인적 부담을 완화하고 WHO를 경험하면서 본인의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한의계에는 유사한 프로그램이 없습니다. 하지만 ‘한의학의 세계화’ 등의 과제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정착한다면 기존 WHO 시스템을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적은 추가 비용으로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합니다. 선발된 인원이 대학생·대학원생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가령 ‘한의약글로벌센터’에서 실행 예정인 ‘진출국가별 현지 실태조사와 현지 의료기관내 TM/CAM 진료과 설치 및 운영 관리’에 대한 기초 연구를 진행하는데 충분한 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의약의 현지 실태조사는 WHO 차원에서도 필요한 사항이기에 협업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보건지도자 양성과정 펠로우쉽(Health Leadership Development Initiative, HLDI)’ 프로그램은 보건 관련 분야 석사 이상, 관련 경험 3~5년, 영어 능통자, 35세 이하의 후보자 중 low and middle income countries에서 한 분과 우리나라 한 분, 총 두 분을 선발하여 2년 동안 지원하는 프로그램입니다(외교부에서 실행하는 Junior Professional Officer와 유사합니다).
해당 프로그램은 WHO 전체에서 오직 서태평양지역에서만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이 각각 지원합니다. 선발자는 총 2년의 근무기간 중 사무처와 국가사무소에서 각 1년씩 근무하게 되며 매년 석박사급의 연봉을 지원받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E 한의사가 본 프로그램을 통해서 선발되어 현재 근무 중으로 보건 관련 전공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2년에 한번 선발한다는 점과 프로그램 지속 여부가 해당 정부의 개별적 지원에 기반하기에 기회는 다소 적을 수 있습니다.
한의계가 관련 프로그램을 WHO와 전통의약 분야에서 시행한다면 어떨까요? 2년 기준으로 1인당 1억 정도가 소요되기에 내부적으로 예산 마련과 프로그램 운영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겠습니다. 또한 비한국인 지원 여부와 선발 기준, 수행 업무 등에 대한 논의를 WHO와 처음부터 진행해야 하기에 당장 시행하기에는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정부 파견이나 공개 채용 외에 추가로 전문가를 확보할 수 있는 한 방법으로 생각되기에 우선 공유해 봅니다.
앞서 안식년 교수의 근무와 이번 국제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 운영으로 두 사례를 소개하였습니다. 다음 글에는 서울대 보건대 사례와 연세대 대학원 사례를 통해서 또 다른 방안을 살펴보겠습니다.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