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특별등급 신설에 따른 한의사의 역할
노령화사회서 만족도 높이는 한의약서비스 강화 계기
보건복지부는 2일 장기요양위원회를 열어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하고 장기요양 등급체계를 현행 1~등급에서 5개 등급으로 개편하는 방안을 확정했으며, 7월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물론 기존에도 2008년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과 치매 및 중풍 등으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한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있었으며, 등급 판정을 위한 의사소견서를 한의사가 무리 없이 발급해오고 있었다.
이번에 시행되는 안에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증 치매노인에게 추가로 장기요양서비스 혜택을 주기 위해 ‘치매특별등급’을 신설했다. 그간 상대적으로 양호한 신체 기능으로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던 경증 치매환자 중 인지기능 장애와 문제행동(BPSD)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노인이 대상이 된다.
치매특별등급 수급자에게는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을 주 3회 또는 월 12회 이상 제공할 계획이다. 인지활동형 프로그램은 치매전문교육을 이수한 장기요양 요원이 회상훈련, 기억력 향상 활동, 장보기·요리 등 일상활동을 함께 하는 것이다. 방문간호 서비스를 통해 치매 약물 투약 관리, 가족 대상 상담과 치매 대처기술 교육 등도 제공한다.
이에 치매에 대한 새로운 제도의 시작을 계기로, 임상에서 많이 접하게 되는 치매의 연구 경향을, 2000년대 이후 ‘동의신경정신과학회지’를 비롯한 한의학 관련 학회지를 기준으로 조사한 것들을 간단히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먼저 ‘알츠하이머 치매’를 병태생리학적으로 접근하여 한의학적 치료의 뇌의 신경학적 개선효과를 연구한 것이 40여개, 환자의 인지와 행동 기능을 평가한 임상연구가 16개가 있다. 그리고 ‘혈관성 치매’에 대해서는 실험실 연구 및 임상연구가 15개가 있다. 이외에도 문헌연구, 협진가능성 연구와 치매의 평가 및 치료의 방향성에 대한 연구도 24개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물론 필자가 파악한 것 이외에도 대학이나 연구소 그리고 임상가에서 수많은 연구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러한 수많은 연구를 바탕으로 임상에서는 다양한 치료방법을 통한 치매 진료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한의계의 대학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지고 임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치매 진단에 대해서 살펴보자. 임상 양상과 경과를 진단 기준으로 하는 경우는 ICD와 DSM을 진단방사선과 검사로는 CT, MRI, SPECT, PET 등이 있고, 인지기능 평가를 중심으로 한 치매환자의 사회, 생활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신경심리검사로는 MMSE-K, K-DRS, CDR, GDS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신경정신과학회에서는 치매 한의평가 도구 개발을 위한 기초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이번에 신설된 제도에서 포함된 경증치매환자에서 서비스받게 되는 인지기능 장애와 문제행동(BPSD)을 한의학 고전 및 전국한의과대학 공통교재의 내용을 바탕으로 몇 가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인지기능장애’에 해당되는 장·단기 기억 및 지남력 장애에 대한 것으로 “近事多不能記憶 雖人述其前事 猶若茫然(辨證奇聞)”, “不能追憶其事(證治準繩)”, “眠坐溝渠” 그리고 의사소통능력과 판단력의 장애에 대한 것은 “口欲言而忽然中止(證治百問)”, “與之所饌則不受 與之糞則大喜(辨證奇聞)” 등이 있다. 그리고 인지기능의 장애와 더불어 치매환자의 ‘정신의학적 증상’으로, 삶의 질을 떨어지게 하고 결정적으로 가족에서 멀어지게 하는 ‘행동·심리증상(BPSD-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에 대한 한의학적 소견은 각각 망상, 환각, 불안행동, 공격성향 및 우울감정에 대해 “自高賢也 自辯智也 自尊貴也(靈樞 癲狂篇)”, “視聽言動俱妄 能言未見聞事(醫學入門)”, “妄行不休 心常不樂 (靈樞 癲狂篇, 醫學入門)”, “妄言叫罵 裸體打人(證治要訣 癲狂)”, “ 不言也 如饑而悠悠如失也, 終日閉戶獨居 口中 (辨證奇聞)”의 내용에서 파악된다.
즉, 한의학에서도 치매환자의 다양한 신체적·심리적 기능장애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그 평가 기준에 의거한 치료를 하였다.
현재 한국의 노인의료에서 한의학이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영역에 비해 높은 편으로, 한의사는 대부분 ‘1차 진료의’의 입장에서 많은 치매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보면서 필요한 이학적 검사의 의뢰하거나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특히, 신경심리검사는 그 환자의 정신 및 행동의 측면의 병태적 양상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1차 진료의가, 그 평가의 정확성과 신뢰도 측면에서 그 의미를 가진다.
그리고 노인의료의 한의학의 장점이 반영된 결과로,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한의사가 이미 1000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요양병원 근무 한의사는 어떤 형태로든 치매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많이 진료하게 되며 그 비중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다. 더불어 많은 ‘한의사공중보건의’ 선생님들도 근무 형태상 치매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면할 기회가 많은 것이 현실이다.
향후 한국사회는 국민 개개인의 행복지수를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복지라는 큰 과제를 원만히 해결해야 하며, 여기에는 노령화에 따른 의료적 국민만족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노령화에 의료적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노인환자의 선호도가 높은 한의약서비스가 강화되어야 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이번에 추가되는 치매특별등급에 범 한의계가 관심을 기울여 국민보건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