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떠오른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AI의 강점인 생산성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면 기술혁신을 통해 선도적 국가로 거듭날 것은 분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혁신적 과정은 노동시장의 변화와 교육시스템의 변화를 일으켜 경제적 수익 구조의 차이와 생산성의 차이를 초래하여 정보의 격차에 의한 사회적 재편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최근 나온 『트랜드 코리아 2026』(김난도 외, 미래의 창, 2026)에서는 2026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로 휴먼인더루프, 필코노미, 제로클릭, 레디코어, AX조직, 픽셀라이프, 프리이스 디코딩, 건강지능 HQ, 1.5가구, 근본이즘 등을 꼽고 있다.
이 가운데 휴먼인더루프(Human-in-th-loop)에 대해 이 책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최근 베스트셀러에 오른 ‘트렌드 코리아 2026’에서는 2026년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휴먼인더루프를 꼽고 있다.
“인공지능이 거의 모든 것을 생성하는 시대에 인간의 역할은 더 중요해진다. 휴먼인더루프란 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인간이 적어도 한 번은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AI시대의 진정한 승자는 가장 빠르고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는 기계를 가진 자가 아니라, 그 기계 위에서 깊이 사유하고 가장 현명한 질문을 던지는 인간이 될 것이다. 휴먼인더루프는 바로 그 사유를 위한 최소한의 공간이다.”
아울러 ‘loop’란 특정 업무의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순환고리를 의미하며, ‘휴먼인더루프’는 인공지능이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인간이 의도적으로 개입하여 시스템의 정확서을 높이고 최종 결정에 상황적 의미, 윤리적 판단, 창조적 감성을 부여함으로써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업무 설계 철학임도 분명히 말하고 있다.
인간이 필요한 이유는 거짓정보의 ‘환각(hallucination)’과 AI의 ‘편견’에 의한 오류를 바로잡을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을 업으로 살아온 필자의 입장에서 ‘인간의 개입’의 문제에 집중해서 볼 때 현재 인공지능의 전개과정에서 빅데이터의 결여에 의한 환각의 문제가 심각함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는 한의사, 한의학자들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의 합리적 개입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있었던 ‘디지털 대전환시대의 한의약 : AI와의 동행’이라는 제목의 국회토론회(9월30일 개최)에서 나온 이야기 가운데 한의계에 충실한 의료데이터 플랫폼이 구축되어 있지 못하여 검색을 통해 걸리는 자료들이 대부분 중국측의 중의학 관련 내용들 일색이라는 것이다. 한국 한의학의 현실을 반영할만한 독자적 파운데이션모델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어떤 토론자의 주장도 있었다.
한의학은 점차 의료기기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과학적 의료로 변모하고 있다. 아울러 세계 의료시장에서 각광받는 전통의학의 총아로서 K-Medicine이라는 독자적 모델로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한의학 전문가로서 ‘전문가적 판단’이 반영되는 과정으로서 ‘휴먼인더루프’에 대한 이해도의 상승이 필요할 것이다.
『AI와 사전 지식』(남정우 저, 커뮤니케이션북스, 2025)에 따르면 전문가의 역할은 단순한 검토자나 승인자가 아니라 AI의 성능과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지식 주체이며, 지식 제공, 훈련데이터의 품질 향상, 설명 검증, 위험 완충 등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