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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4월 18일 (토)

코로나 시대, 진료받을 환자의 인권을 생각하다

코로나 시대, 진료받을 환자의 인권을 생각하다

한의협, 제4회 인권위원회서 감염병 관리 참여 논의
검체 채취 배제 여전..."역학조사관 TO 1명이면 의사만 되는 구조"
"근거없는 한의사 배제, 국민 건강권 위협...헌법소원 등 적극 추진 필요"

코로나19 확진자가 1000명대를 넘나들며 폭증으로 인한 병상과 의료진 부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의료소비자인 환자의 진료받을 권리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11일 협회관 명예회장실에서 제4회 인권위원회를 개최, 한의사의 감염병 관리 참여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이승준 위원은 "의료인으로서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법적인 지위는 동등하지만 현실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대표적인게 바로 감염병 분야"라고 밝혔다. 


현행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한의사는 감염병 환자를 진단한 경우 신고의무가 있고, 인체 검체 채취 및 시험을 할 수 있는 역학조사원으로 활동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차 대유행이 한창이던 지난 3월, 코로나19에 대한 신속한 대처를 위해 대구지역 및 전국선별진료소 등에서 의료인의 참여를 요청했으나 자격있는 의료인 중 한의사는 배제됐다. 이 때문에 의료인 중 의사 인력만 관련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공공의료 시스템의 활용이 부족하고 환자들의 진료받을 권리도 제한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원론적 입장만 고수하던 방역당국은 국정감사에서조차 비판이 제기되자, 코로나19가 발발한지 거의 1년이 돼 가는 지난달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한의사가 감염병 환자를 진단할 수 있고 역학조사관으로 임명될 수도 있다”며 “현재 지자체에서는 지자체 판단에 따라 한의사들이 역학조사관 업무 등을 통해 코로나 대응을 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동균 위원은 "경기도를 비롯한 지자체에서는 한의사가 참여한다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며 업무도 맡기지만 중대본에서 핵심적으로 반대하는 기조는 여전하다"고 말했다. 


실제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한의사라도 역학조사 업무는 할 수 있다"면서도 검체 채취 업무 영역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한 바 있다. 한의계에서는 이를 두고 "코로나19가 폭발하면 간편 키트를 활용해 의원급에서도 진단검사를 하게 될 텐데 수가 등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며 "의사협회에서 밥그릇 때문에 한의사들의 참여를 방해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박지용 위원(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은 "검체 채취 자체가 한의사의 면허범위를 넘는다고 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며 "감염병예방법의 취지를 살펴보면 한의사도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법리적으로만 보면 의료법 위반으로 해석할 여지가 적다"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한의사의 역학조사가 가능하다는 공식적인 답변을 내놨음에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와 관련해 최문석 위원은 "역학조사관은 반드시 한 명을 의사로만 선발하도록 돼 있는데, 한 명만 선발하는 경우 지원하는 의사가 없어 선발을 못하더라도 한의사는 지원조차 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성태 위원은 "강원도의 경우 역학조사관 TO가 한명"이라며 "결국 무조건 의사가 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성수현 위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 상황에서 어떻게든 가용 의료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한의사 활용 배제와 관련한 뚜렷한 법적 근거가 없는 상황에서 환자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김민경 위원(자문 변호사) 역시 "뚜렷한 근거없이 한의사가 배제되는건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건소장 차별 등 한의사 제한, 여전

 

이날 위원회에서는 감염병 관리 외에 한의사의 공중보건 참여 제한과 관련한 폭넓은 논의가 진행됐다. 지방공무원 임용령, 지방공무원 인사규칙 등 관계법령에서 한의사를 포함한 의료인은 5급으로 채용토록 규정하고 있으나 지자체의 자체적 인사결정으로 의료인간 차별이 발생하고 있으며, 상당수 한의사의 경우 보건진료직 또는 기간제, 업무대행 등의 형태로 고용돼 사기가 저하되고 이로 인해 한의 공공보건사업의 연속성, 의료서비스 질 개선의 한계 등 폐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보건소장 임용 차별과 관련해서도 국가인권위원회가 보건소장에 의사를 우선 임용토록 하는 지역보건법 시행령이 헌법에 명시된 평등권과 직업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 개선을 권고했음에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논의도 오갔다. 


김광재 위원장은 "한의협이 인권위원회를 구성한 취지도 의료 현안에서 한의사와 의사의 입장이 아닌, 환자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현실적 부당함을 환기시키고 시정하기 위한 것"이라며 "헌법소원과 입법 등 보다 적극적인 법적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의료소비자 권리를 위해 변호사, 교수, 시민단체 등 7명의 외부 위원이 참여해 결성된 위원회인 만큼, 내년에도 쓴소리를 거침없이 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박지용 위원은 "단순히 법리적으로만 따져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며 "국민들의 지지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정치적 접근 등 다양한 접근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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