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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약, 현대기술과 융합한다면 또 하나의 한류 탄생”[한의신문=주혜지 기자] 본란에서는 한국한의약진흥원이 주최한 ‘제3회 한의약 신제품‧신기술 경진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한 양웅모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를 만나 수상 소감 및 ES한약 신기술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Q. 수상 소감은? 경진대회에 훌륭한 한의약 신제품‧신기술이 많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대상을 수상하게 돼 영광이다. 길고 지루한 연구를 함께해 준 연구원들과 옆에서 도움을 주신 많은 분들이 계셔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또한, 이런 뜻깊은 자리를 만들어 주신 한국한의약진흥원 관계자들과 보건복지부에 감사하며, 한의약 발전과 세계화를 위해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더욱 많이 선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구자로서도 경진대회에 나온 다양한 기술들과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기술 개발과 혁신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저희도 끊임없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Q. ‘ES한약’은 어떤 기술인지? ‘ES한약’은 기존의 모든 약재를 한 번에 끓는 물에 넣어 추출하는 방식이 아닌, 약재 개별의 최적 조건으로 추출한 뒤 농축하는 방식의 한약이다. 1980년대 현대적인 탕전기계와 포장기계가 등장하면서 전탕, 복용, 휴대의 편리성으로 한의계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지만, 이후 탕약의 조제는 어떠한 변화나 혁신이 없는 분야였다. ‘ES한약’의 핵심은 전통적인 한의학에서 이미 언급된, 약재별로 최고의 효과를 내기 위한 추출 환경을 보다 세밀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해 실제로 최적의 추출 환경을 찾아낸 기술이다. 예를 들면 ‘녹용’과 같은 동물성 약재는 오랜 시간 탕전을 해야만 그 효능을 오롯이 발휘할 수 있고, ‘박하’와 같은 방향성 약재는 짧은 시간 추출을 해야만 한다. 이러한 차이는 비단 몇몇 약재에서만 나타나는 특징이 아니다. 많은 약재들이 ‘불의 양’과 ‘물의 양’에 따라 추출되는 성분의 차이가 나며 이러한 이유로 전통적인 탕전법 역시 매우 다양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문화(文火), 무화(武火), 선전(先煎), 후하(後下), 별전(別煎), 포전(包煎) 등의 방식이 그렇다. 즉 다양한 조건에 따라서 개별 약재들의 추출효율이 달라지는데, ‘ES한약’은 오랜 시간 축적된 저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별 약재를 가장 효율적인 환경에서 추출한 후 혼합하는 방식의 한약이다. 따라서 전통적인 열수 추출에 비해서 탕약 유효성분의 추출률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Q. 주요 특징과 혁신적인 부분은? ‘ES한약’의 주요 특징은 첫째, 유효성분의 극대화다. 20세기 후반 산업계의 천연물 추출은 한약 추출법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현재 산업계의 천연물 추출은 온도, 시간, 용매의 양 등 최적의 추출 조건을 설정하고 1차·2차 추출 및 농축 과정까지 과학적인 공정을 거친다. ‘ES한약’ 역시 약재별로 성분 분석을 통한 최적의 과학적 공정을 통해 추출되며 이러한 점은 한의약의 약점이었던 QC(품질관리)에서도 강점이 될 것이다. 특히 의약품에서는 동일한 처방에서 동일한 효과(관리되는 유효성분을 기반으로 한 추정 효능)를 담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ES한약’은 이러한 점에서 혁신적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추출 후 농축과정을 통해 복용량을 기존 한약 대비 5분의 1로 줄였다. 농축 한약이 최근 한의약계의 트렌드지만, 기존의 보험제제 및 약속 처방에서만 구현됐다. 반면, ‘ES한약’은 개별 약재의 추출 및 농축 과정을 통해 환자별 맞춤 처방도 농축 첩약이 가능함을 확인시켰으며, 보관 및 복용의 편리성이 확보됐다. 셋째, 자동 조제 시스템으로 정확하고 신속하게 조제한다. 약재를 개별 농축한 한약을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조제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농축비에 따라 농축 첩약을 조제해야 하는데, 인력으로 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 자동으로 조제할 수 있는 디스펜서(농축첩약 자동 조제 시스템)를 연구개발해 적용했다. 양의약계에서는 전산화 및 자동 시스템이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한의약계에서도 이러한 혁신을 계속 연구개발해 나가야 할 것이다. Q. 기술을 개발하기까지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보다도 데이터를 축적하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점이 당연하면서도 막막한 부분이었다. 또한 전통문헌과 논문, 특허 등 선행 문헌을 조사하고 여러 가지 추출조건으로 실험하고 성분 분석해 나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약재별 물성(물리적 특성)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추출온도, 용매의 양과 온도 시간에 따라 성분은 매우 많은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다반사였고, 특히 몇몇 약재의 경우 추출 조건에 따라 성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다. 실험실의 한의사, 한약사 연구원들도 같은 약재가 추출 조건에 따라 이렇게까지 달라질 수 있는지 보면서 함께 놀랐던 경우도 많았다. 일반적인 열수추출로는 거의 유효성분이 나오지 않는 약재부터 몇 시간의 차이로 몇 배의 차이가 나는 약재까지 연구가 진행될수록 연구할 대상이 많아졌다. 길고 지루한 연구개발 과정에서 한의학의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방식의 선행 연구가 없었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기도 했다. 특히 단순 연구가 아닌 상용화를 목표로 다빈도 한약재 160여 종을 선별하고 연구하다 보니 7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럼에도 약재 하나하나의 좋은 결과를 얻을 때마다 느끼는 보람과 성취감으로 연구를 지속할 수 있었고, 특히 기억에 남는 약재는 ‘인삼’과 ‘복령’이다. 인삼과 복령은 일반적인 열수 추출로는 한계가 있었고, 가루 내어 먹거나 씹어 먹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고민되었던 약재인데, 다양한 연구 설계와 반복 실험을 통해 만족할 만한 추출 결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인삼과 복령이 들어가는 ‘경옥고’의 조제까지도 관심을 가지게 돼 경옥고의 전통 조제 방식을 다양한 조건별로 연구 실험했고, 이를 토대로 전통 방식의 의미를 살리면서 유효성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조공정을 확립해 효능 성분이 우수한 ‘ES경옥고’를 상용화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연구가 미래 한의약을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 생각하고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탐구해 나갈 예정이다. Q. ES한약 기술의 한의약 발전을 위한 역할은? 수천년 역사의 한의학은 오랜 기간 검증된 효과를 기반으로 소중한 가치를 지닌 훌륭한 의학이다. 특히 최근의 ‘정밀(맞춤)의학’ 트렌드에 부합하는 비전과 세계화의 가능성을 지닌 매력적인 의학 분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한의 임상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실비, 수가, 정책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한의 의료기술 수준이 현대과학의 교육 세대인 현대인들의 눈높이에 다소 아쉬운 점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성분명을 알아도 환자가 개인적으로 구입할 수 없기에 당당하게 처방전을 공개할 수 있는 양약과 달리, 누구나 쉽게 구입하고 달여 먹을 수 있는 한약이기에 한의사들은 처방전 공개를 꺼렸고, 같은 처방이라도 그 성분 함유에 대해서 누구도 담보할 수 없었기에 양방의 폄하와 국민의 질문에 제대로 답을 못하기도 했다. 한약은 한의학 부문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한약의 효과 극대화와 표준화, 정량화는 모든 한의약 산업의 기초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특히 이를 바탕으로 환자들이나 고객들이 접근하기 쉬운 제형으로의 변화를 꾸준히 연구한다면 시장 자체의 성장과 나아가 한의사들의 역할 증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한다. ‘ES한약’을 통해 소중한 한의약의 가치를 떳떳하고 당당하게 내세우는 ‘전문 한의약’으로서 향후 새로운 한약 제형 및 신약 개발로도 이어지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전통적인 한의학을 온고지신의 정신으로 과학화 및 산업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향후 연구 계획은? 현재 약재의 개별 추출 및 농축에 대한 연구를 고도화해 나가고 있으며, 상용화 단계에서 완성도를 높여 나갈 생각이다. 현재 지방분해약침 ‘리포사’, ES한약 방식의 추출 농축 한약 기반 ‘ES경옥고’를 비롯해 탈모 외용제제 ‘리모정’, 아토피 외용제제 ‘리아토’ 등이 이달 상용화될 예정이다. 앞으로 의약품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ES한약’ 기술을 이용해 신규 제형에 대한 연구 및 상용화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첩약건보 시범사업과 발맞춰 ‘ES한약’을 통해 환자들에게 한약의 가치를 더 알리고 한의계 첩약 시장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 Q. ‘한의약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는지? 현재 소속 교실이 10여 년 전 경희대 한의과대학에 신설된 ‘융합한의과학교실’이다. 이후 대한융합한의학회장, 한의디지털융합센터장을 맡게 되며 자의 반 타의 반 ‘융합’이라는 키워드와 관련되게 됐다(웃음). 당시에는 생소했던 ‘융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이유는 내재된 가치가 엄청난 한의학이 발전하기 위해서 타학문과의 융합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 한의계에 유행했던 EBM(근거중심의학)보다는 ‘개인맞춤의학’이 한의학의 특성을 반영한다고 생각해 진단 및 처방 플랫폼에 대해 고민했었고, ‘정체모를 까만물’이라는 폄하에 근거와 가치를 가진 한약 제형을 만들어야겠다고 고민했던 것 같다. 한의사들도 자율주행자동차를 타고,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한의사들도 음료수에 성분표시가 안돼 있다면 믿지 못한다. 이제 한의학도 현대 기술과 적극적으로 융합하고 현대과학과 현대인들이 원하는 수준을 보여줘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융합한다면 한의약의 내재된 가치는 한국을 넘어, 또 하나의 한류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한국만이 가진 한의학의 특성이 있고, 그 가치는 분명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이러한 한의약이 과학화‧표준화를 넘어 글로벌 기준을 겸비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 한의약 혁신 기술을 지원하고, 한의약에 대한 정책적인 뒷받침이 있다면 우리 한의학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라 확신한다. 또한 새롭고 혁신적인 의료기술이란 연구–임상의 긴밀한 협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저희는 꾸준히 연구하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니, 일선에 계신 한의사 회원들도 저희를 알아봐 주시고 많이 사용해 주시면 좋을 것 같다. 특히 저희는 연구–임상으로의 개발을 하고 있지만 거꾸로 임상에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는 다양한 치료 방법이나 치료 제제를 실험실에서 논문으로 입증하고 근거를 축적하려는 기획도 준비하고 있다. 관심 있으신 한의사분들은 대한융합한의학회에 가입하셔서 좋은 영감을 서로 나누면 기쁠 것 같다.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265)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尹用彬 先生(1940〜2006)은 경희대 한의대를 11회로 1962년 졸업하고 원광대 대학원을 수료한 후 원광대 한의대 강사를 역임했다. 그는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구인당한의원 원장으로 활동하면서 대한한의학회 이사, 민족사바로찾기국민회의 이사 등으로 활동했다. 尹用彬의 학술사상을 집약한 책은 아마도 『韓醫學의 神祕』(1997년, 민족문화출판사 간행)일 것이다. 1978년 윤용빈 선생은 『한의약정보』 2월호에 「六味地黃丸에 對한 鴮想」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그 내용을 아래에 요약해 소개한다. 윤용빈 선생은 이 처방을 補眞陰으로 除百病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錢乙이 이 처방을 구성할 때 八味丸에 肉桂, 附子를 減한 것은 小兒가 純陽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기준으로 삼은 육미지황환은 熟地黃(砂仁酒로 九蒸九暴) 3000g, 山茱萸(酒浸乾) 150g, 山藥 150g, 白茯苓(乳浸乾) 100g, 牧丹皮 100g, 澤瀉 100g이었다. 육미지황환의 적응증으로 다음과 같이 4가지를 언급했다. ① 肝과 腎의 기능이 부족하여 眞陰이 虧損하고 精血이 고갈하고 憔悴髓弱하며 腰痛과 足酸하며 自汗과 盜汗, 水泛의 痰에 적용된다(張仲景 先生은 氣虛하면 痰이 생기니 마땅히 腎氣丸으로 補하여 痰을 쫓으라 했고, 朱丹溪 先生은 오랜 병에는 陰火가 상승하여 津液이 痰으로 변하여 血이 적어지니 마땅히 補血로 相火를 제하면 痰은 자연히 없어진다도 했다) ② 發熱咳嗽(腎虛則移熱於肝而咳嗽按之至骨其熱) ③ 頭暈目眩(直指方에 이르기를 淫慾이 과도하여 腎氣不能歸元하여 頭暈함에 吐血, 衄血, 崩漏함은 脾에서 血을 攝하지 못하여 血이 妄行한 소치로 血虛頭暈한 것) ④ 耳鳴, 耳聾, 遺精, 便血, 消渴, 淋瀝, 失血, 失音, 舌燥, 喉痛, 虛火牙痛, 足跟作痛, 下部瘡瘍. 가감법으로서 ① 血虛陰衰에는 熟地黃을 君藥으로 ② 精滑頭昏에는 山茱萸를 군약으로 ③ 小便或少或多或赤或白에는 白茯苓을 군약으로 ④ 小便淋瀝에는 澤瀉를 군약으로 ⑤ 心虛火盛及瘀血에는 牧丹皮를 군약으로 ⑥ 脾胃虛弱, 皮膚乾澁에는 山茱萸를 군약으로 한다고 했다(군은 300g 즉 八兩이니, 이럴 때는 숙지황이 臣으로 150g 감량하면 되는데, 숙지황이 足少陰厥陰經의 藥이기 때문이다). 方解로서 熟地黃은 滋陰補腎, 生血, 生精, 山茱萸는 溫肝逐風, 澁精秘氣, 牧丹皮는 君相之伏火로 凉血退蒸, 山藥은 肺脾의 虛熱을 淸하며 補脾固腎, 能澁精, 白茯苓은 滲脾中濕熱而通腎交心, 澤瀉는 瀉膀胱水邪, 聰耳明目이라고 설명했다(李時珍曰 伏火는 陰火니 陰火는 즉 相火라. 後人이 相火에는 黃栢만 쓸줄 알된 牧丹皮의 약리변화의 공효는 모르는 것 같다. 牧丹皮는 南方의 火로 色이 牡而非牝하여 屬陽임으로 그 氣가 腎經에 入하여 陰火를 瀉하고 無汗骨蒸을 退治하느니라). 한편 윤용빈 선생의 경험에 따른 변방은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탕으로 변방하고 양을 1제로 풀어서 1/20으로 분량을 조정해서 처방의 분량을 새로 제시했다. ① 陰虛火動에 加 녹용, 자하거 ② 陰虛咳嗽에는 구기자, 오미자를 가함 ③ 腎虛腰痛에는 녹용, 우슬, 두충을 가함 ④ 좌골신경통에는 桑寄生, 육계, 金毛狗脊을 가함 ⑤ 변비에는 우슬, 녹용 ⑥ 백대하에 芡仁, 두충, 녹용 ⑦ 婦人陰窒乾燥에 녹용, 현삼, 파고지 ⑧ 消渴에 자하거, 연실, 녹용 ⑨ 淋에 토복령, 호장근. -
엔젤투자 소득공제란?김조겸 세무사/공인중개사 (스타세무회계/스타드림부동산) 3000만원 투자시 종합소득세 신고를 할 때 최대 약 1500만원을 돌려주는 투자가 있다면, 이 투자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 투자수익률로 환산하면, 약 50%가 되는 것인데, 이와 같이 파격적인 혜택을 주는 절세혜택이 있다. 세법에서는 벤처투자조합 출자 등에 대한 소득공제라는 규정에서 정의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엔젤투자 소득공제라 부른다. 이번호에서는 현재 세금걱정이 많거나, 절세혜택에 대해 궁금하신 원장님이라면, 꼭 관심을 갖고 알아야 하는 엔젤투자 소득공제를 설명하고자 한다. 1. 개요 엔젤투자란 주로 창업 초기 기업의 시드머니 투자를 해주는 형태인데, 단어 해석으로만 봐도 알 수 있듯 천사처럼 나타나 필요 자금을 지원해준다는 뜻이다. 사전적 의미로 엔젤은 ‘창업 또는 창업 초기단계의 기업에게 필요한 자금을 투자형태로 제공하고, 경영에 대한 자문을 해주어 기업의 가치를 높인 후 일정한 방법으로 투자이익을 회수하는 개인투자자’를 말한다 2. 내용 벤처기업 등에 출자, 투자하는 경우 출자 또는 투자한 금액 중 3000만원 이하분은 100%, 3000만원 초과분부터 5000만원 이하분까지는 70%, 5000만원 초과분은 30%를 종합소득금액에서 공제한다. 출자일 또는 투자일이 속하는 과세연도부터 출자 또는 투자 후 2년이 되는 날이 속하는 과세연도까지 1과세연도를 선택해 적용할 수 있다. 종합소득금액의 50%를 한도로 하며, 타인의 출자지분이나 투자지분 또는 수익증권을 양수하는 방법으로 출자하거나 투자하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3. 투자대상 기업 (1) 벤처기업 (2) 창업 후 3년 이내의 중소기업으로서, 벤처기업 확인을 받은 기업 (3) 창업 후 3년 이내의 중소기업으로서, 기업신용조회회사가 평가한 기술등급이 기술등급체계상 상위 50%에 해당하는 기업 (4)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벤처기업 (5) 개인투자조합에 출자한 금액을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경우 (6) 온라인소액투자중개의 방법으로 모집하는 창업 후 7년 이내의 중소기업으로서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경우 가령 사업소득이 1억5000만원인 원장님이 개인투자조합을 통해 A벤처기업에 3000만원을 투자(출자)한 경우 과세표준은 1억2000만원으로 줄어든다. 8800만원에서 1억5000만원 구간의 종합소득세 세율은 35%이므로, 총 1155만원의 절세효과를 볼 수 있다(종합소득세 1050만원, 지방소득세 105만원). 만약 사업소득이 3억원이 넘는 경우엔 종합소득세 세율이 40%이므로, 3000만원 투자시 1320만원의 절세혜택이 있는 셈이다(종합소득세 1200만원, 지방소득세 120만원). 4. 출자, 투자한 금액의 10%만 소득공제가 되는 경우 (1) 벤처투자조합, 민간재간접 벤처투자조합, 신기술사업투자조합 또는 전문투자조합에 출자하는 경우 (2) 벤처기업투자신탁의 수익증권에 투자하는 경우 (3) 창업, 벤처 전문 사모집합투자기구에 투자하는 경우 위와 같은 대상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출자, 투자한 금액의 10%만 소득공제가 적용된다. 엔젤투자소득공제는 이처럼 세제혜택은 크지만, 유의할 사항도 있다. 즉 3년간 사후관리가 있어 3년이 지나야, 투자한 벤처기업 회사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기존에 받은 소득공제 혜택이 추징이 된다. 만약 투자한 회사가 잘못되면, 투자원금에 대한 손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한 회사가 IPO 등을 통해 EXIT가 된다면 높은 양도차익과 투자대상에 따라 양도세 면제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스타세무회계 카카오톡 채널] http://pf.kakao.com/_bxngtxl E-mail: startax@startax.kr, 연락처: 010-9851-0907 -
여성의 기미에 경구용 한약 치료는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김규석 경희대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KMCRIC 제목 여성의 기미에 일반적인 기미 치료에 add-on 치료로서 경구용 한약 치료는 효과적인가? 서지사항 Tang Q, Yang H, Liu X, Zou Y, Lv X, Chen K. Efficacy and Safety of Oral Herbal Drugs Used as Adjunctive Therapy for Melasm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of Randomised Controlled Trials. Evid Based Complement Alternat Med. 2021 Dec 6;2021:9628319. doi: 10.1155/2021/9628319. 연구 설계 여성 환자의 기미에 대한 일반적인 기존 치료 대조군과 기존 치료에 경구 한약을 추가 적용한 시험군을 비교해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 연구. 연구 목적 여성 환자의 기미에 대한 기존 치료에 한약을 추가해 그 효능과 안전성을 조사하기 위함. 질환 및 연구 대상 19세에서 55세 사이의 성인 여성 기미 환자. 시험군 중재 일반적인 기미 치료+경구 한약 add-on 치료: 당귀작약산 3건, 홍화소요정(Honghua Xiaoyao tablet) 3건, 팔진캡슐(Bazhen capsule) 1건, 경천거반캡슐(Jingtian Quban capsule) 1건, 청간건비거반산(Tiaogan jianpi quban powder) 1건, 조중소반탕(Tiaochong Xiaoban decoction) 1건. 대조군 중재 일반적인 기미 치료(비타민 C, Tranexamic acid 정제, 클루타치온, 비타민E 캡슐 등 내복약이나 비타민C 초음파 요법, 하이드로퀴논 크림, 비타민E 크림 등 외용·외치 요법 중 단독 혹은 병용 치료). 평가지표 1. 일차 평가지표: 의사가 평가한 기미 호전 반응률. 2. 이차 평가지표: 치료 이상 반응+기미 면적 및 중증도 지수(MASI) 점수, 피부 병변 점수, 에스트라디올 혈청 수준(E2)의 변화. 주요 결과 1015명의 여성 기미 환자를 대상으로 한 10개의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 포함. 1. 일반적 기미 치료와 경구 한약 병행 치료군이 기미 호전 반응률(OR: 4.49, 95% CI: 3.25∼6.20, p<0.00001), 피부 병변 점수(SMD: -0.56, 95% CI: -0.79∼-0.33, p<0.00001)의 감소, 혈청 E2 수준의 개선(SMD: -1.58, 95% CI: -2.62∼-0.55, p 0.003) 측면에서 일반적 기미 치료군보다 기미에 대해 유의하게 더 나은 효능을 나타냈다. 2. 일반적 기미 치료+경구 한약 병행 치료군과 일반적 기미 치료군 간의 이상반응(AE) 발생률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OR: 0.92, 95% CI: 0.53~1.58, p 0.76). 저자 결론 일반적 기미 치료에 추가로 경구 한약을 사용할 경우 일반적 기미 치료만 시행한 경우에 비해 치료 효과를 유의하게 개선했고, 안전성 프로파일은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기미에 대해 적용 가능한 보완 치료 선택지의 하나로 한약 치료를 고려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KMCRIC 비평 기미는 안면의 이마, 뺨 등에 짙은 황갈색 혹은 갈색반을 특징으로 하고, 특히 피부 타입이 어두운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는 후천성 과색소 침착 질환이다[1]. 이전에는 표피형과 진피형으로 분류했지만 최근에는 멜라닌세포를 넘어 각질세포, 비만세포, 유전자 조절 이상, 신생 혈관 및 기저막 파괴 사이의 복잡한 상호 작용의 결과로 기미가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2]. 기미의 정확한 발병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 염증, 호르몬 분비, 활성산소, 자외선 노출 등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과민성 멜라닌세포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뿐만 아니라 각질세포로의 멜라노솜 전이, 피부 장벽 결함에 작용하는 약물, 비만세포, 혈관계, 에스트로겐 수용체에 작용하는 약물 및 항염증, 항산화 활성이 있는 약물 등이 새로운 치료법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결과가 일관되지 않고 효과가 불충분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최근 다중 표적에 작용하는 한약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반적인 기미 치료와 병행해 한약을 적용한 임상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하지만 그 효능과 안전성에 관한 충분한 근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본 연구는 일반적인 기미 치료와 한약 병행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 제공을 목적으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을 시행한 연구다. 본 연구에서는 선정 기준을 만족하는 10개의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를 포함해 분석을 실시한 결과, 1차 평가지표인 의사의 평가에 의한 치료 반응률에서 odds ratio(OR)가 4.49(95% CI: 3.25∼6.20, p<0.00001)로 일반적 기미 치료에 비해 경구 한약을 병행 치료한 경우에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10개의 연구에 적용된 한약에는 당귀작약산 3건, 홍화소요정(Honghua Xiaoyao tablet) 3건, 팔진캡슐(Bazhen capsule) 1건, 경천거반캡슐(Jingtian Quban capsule) 1건, 청간건비거반산(Tiaogan jianpi quban powder) 1건, 조중소반탕(Tiaochong Xiaoban decoction) 1건 등이 포함되었는데 이들 한약 종류에 따르는 하위 분석시 홍화소요정(OR: 2.89, 95% CI: 1.61∼5.21, p 0.004)의 효과 크기는 전체 평균 효과 크기보다 작은 반면 당귀작약산의 효과 크기(OR: 8.10, 95% CI: 4.58∼14.33, p<0.00001)는 전체 평균 효과 크기보다 컸다. 또한 피부 병변 점수 변화를 통한 효능 분석(3건의 임상연구 포함)에서도 일반적 기미 치료보다 한약 병용시 피부 병변 점수 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쳤고 표준화된 평균 차이(SMD: –0.56, 95% CI: -0.79∼-0.33, p<0.00001), 2개의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를 포함한 기미 면적 및 중증도 지수(MASI) 분석에서도 일반적 기미 치료보다 한약 병용시 더 크게 감소했으며(SMD: -2.20, 95% CI: -3.92∼-0.48, p 0.01), 에스트라디올 혈청 수준(E2) 수준의 변화도 더 크게 감소했다(SMD: -1.58, 95% CI: -2.62∼-0.55, p 0.003). 안전성에 있어 10건의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 중 5건의 연구에서 위장 반응, 가려움증, 홍반, 따끔거림 등 부작용 보고가 있었으나, 일반적 기미 치료시 부작용 발생률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심각한 부작용 보고도 없었다. 이러한 결과는 보완 치료로서 경구 한약을 사용할 수 있는 근거를 일정 부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으며 추가 선택지의 하나로 한약 치료를 고려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저자들이 밝혔듯이 연구에 포함된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연구의 질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고, 메타분석에 포함된 임상연구 수와 연구 대상자 수의 크기가 작은 편이며, 중재 적용 기간이 12주 이내로 짧아 장기적인 효과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 따라서 연구 결과의 신뢰성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더 긴 추적 기간을 가진 보다 엄격히 잘 설계된 대규모 임상연구가 포함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Rajanala S, Maymone MBC, Vashi NA. Melasma pathogenesis: a review of the latest research, pathological findings, and investigational therapies. Dermatol Online J. 2019 Oct 15;25(10):13030/qt47b7r28c. [2] Sarkar R, Bansal A, Ailawadi P. Future therapies in melasma: What lies ahead? Indian J Dermatol Venereol Leprol. 2020 Jan-Feb;86(1):8-17. doi: 10.4103/ijdvl.IJDVL_633_18. Erratum in: Indian J Dermatol Venereol Leprol. 2020 Sep-Oct;86(5):608. KMCRIC 링크 https://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SR&access=S202112072 -
[시선나누기-30] 무대를 읽다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 무대는 15도쯤 비뚤어져 있다. 정면에 보이는 벽이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튀어나왔다. 이 사선의 구조가 무대 전체에 특이한 긴장감과 생동감을 준다. 수평과 수직을 조용히 거스르는 사선의 움직임. 내 시선은 사선을 따라 흐른다. 객석에서 먼 왼편 구석에서 이야기는 무대 가운데로, 오른편으로 흐르리라. 배우의 동선도 시간의 흐름도 저기 비좁고 먼 과거에서 피할 데도 숨을 데도 없는 지금 여기로. 정면에 ‘카페 디오니소스’라는 글자가 보인다. 글자 또한 사선으로 올려 썼다. 디오니소스. 술의 신. 이 이름 하나가 무대 공간과 작품의 성격을 한꺼번에 보여준다. 붉게 적힌 디오니소스. 이제 술과 신과 사람이 어우러질 것이다. 좋게 말해 어우러질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엉망으로 취해 헝클어질 것이니, 같이 취할 준비를 하시라. 빛은 약하고 어둠은 짙다 벽에서 객석까지는 겹겹의 공간을 만들어 좁은 극장 무대가 훨씬 넓어 보인다. 무대 중앙의 커다란 의자 둘은 원탁을 가운데 놓고 떡하니 네 다리를 벌리고 있다. 여기 중요한 인물이 초대될 것이다. 팔걸이와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거만하게 앉을 사람이 올 것이다. 의자 둘은 멀찍이 떨어져 있어, 그들은 서로 어색할 것이다. 탁자와 의자 사이도 멀어 그들은 수시로 일어나고 앉고 뒤돌아 서성일 것이다. 그 옆에는 등받이 없는 의자 두 개. 네모난 탁자를 끼고 있다. 기댈 수 없는 의자. 기댈 데 없는 사람. 아슬아슬하고 위태로운 사람이 여기 앉을 것이다. 뾰족한 모서리를 사이에 두고 두 사람은 삐걱대는 대화를 나눌 것이다. 스탠드 조명이 탁자 끝에 있고 불은 켜지지 않았다. 어쩌면 불은 영영 켜지지 않을 것이다. 객석을 등지고 바를 향해 높은 의자들이 있다. 저기 앉을 사람의 등이 보인다. 말상대가 없는 사람이 홀로 술을 마신다. 바에 앉은 주인을 향해 말을 걸거나 술을 권하지만, 그들 사이에는 가로놓인 구조물이 있다. 그는 혼자 취하다가 의자를 돌려 무대 가운데로 걸어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 것이다. 고독한 하루에 대해, 그전부터 고독했던 인생에 대해, 비틀거리며. 1인용 의자, 외다리로 서 있는 작고 좁은 의자에 걸맞은 불안한 이야기를. 왼쪽 천장에서 조명 두 개가 무대를 비춘다. 덕분에 역시 사선의 그림자들이 여기저기 생긴다. 사물 하나하나마다 검은 그림자를 만들어 바닥을 점거하고 있다. 빛은 약하고 어둠은 짙다. 단 한 번의 난장을 빼면 여기는 내내 어두울 것이다. 저것들은 무슨 역할을 할 것인가 왼쪽 벽면에 창틀로 보이는 커다란 테두리가 보인다. 한 귀퉁이가 열려 있는 특이한 형태의 창틀로 또 다른 조명이 들이치고 있다. 저 테두리 하나가 이 무대에 바깥이 있음을, 이 무대 바깥에 ‘바깥’이 있음을 말해준다. 마치 목재가 부족한 것 같은 미완성의 창틀. 저 열린 귀퉁이로 바깥이 들어올 것이다. 햇살이 비치고 새소리가 들리고 바람이 드나들고 그 결에 꽃향기가 묻어올 것이다. 이 연극의 제목은 ‘목련 아래의 디오니소스’다. 그대가 연출이라면 저 창 아래 목련 나무를 심을 것이다. 그리고 막을 수 없는 한 귀퉁이로 상처가 흘러들 것이다. 창틀 아래 탁자. 탁자 아래 의자. 탁자와 의자는 마치 창을 향한 계단처럼 놓여 있다. 극의 후반에 이르면 넥타이를 매고 위스키를 마시던 건장한 남자가 저 창으로 뛰어들 것이다. 의자를 딛고, 탁자를 딛고, 창틀을 넘어서, 쿵. 남자는 틀의 한 귀퉁이를 부수고 생을 던진다. 창틀 아래 구석에 야전침대가 있다. 검은 담요가 있다. 이 넓은 공간을 다 놔두고 숨듯이 놓여 있는 야전침대에는 누군가가 쥐 죽은 듯 잠들 것이다. 카페와 인생의 부수적인 존재로 한쪽에서 조용히 취침하고 일어날 것이다. 사랑을 구걸하고 과거에 주눅 든 사람일 것이다. 하지만 카페와 ‘디오니소스’를 버리지는 않는 사람일 것이다. 더욱 어두운 왼편 구석에는 객석에 닿을 듯 마이크가 서 있다. 오른쪽 구석에는 새 인물이 등장할 출입문이 있다. 출입문 옆에는 술병들이 진열된 선반이 있고, 선반 위에는 알 수 없는 소품들이 보인다. 양쪽으로 방울이 늘어진 어릿광대 모자, 태양의 신이 머리에 쓸 법한 장식 띠. 저것들은 무슨 역할을 할 것인가. 그것이 그의 삶을 지탱하게 할 것이다 바닥에는 제멋대로 잘린 천이 카페 바닥을 만들고 있다. 귀퉁이가 모자란 창틀처럼 무대 바닥의 천도 들쑥날쑥하다. 미완성과 불안감 혹은 자유와 격의 없음이 느껴지기도 한다. 바닥이 말한다. 여기까지가 연극 무대예요. 객석에서 보시는 이것은 ‘연극’ 무대랍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놀 거예요. 이 이야기를 거기서 한번 들어보세요. 여기도 거기도 어차피 들쭉날쭉하고 울퉁불퉁한 인생들 아닌가요? 조명이 꺼진다. 어둠과 적막이 들어찬다. 왼편 조명이 켜지고 야전침대에서 검은 물체가 담요를 걷으며 부스스한 머리를 내민다. 그에게는 오늘 일생일대의 손님이 찾아올 것이다. 손님은 취할 것이다. 이곳은 카페 디오니소스이므로. 손님은 한 사람만이 아닐 것이다. 충돌과 난장과 눈물과 비명을 만들 축제이므로. 그게 인생이니까. 그리고 그는 한 사람 겨우 올라설 외딴섬 같은 무대에서 마이크를 붙들고 십 분짜리 연극을 펼칠 것이다. 검은 담요를 두르고 어둠의 신으로 분할 것이다. 그것이 그를, 그의 삶을 지탱하게 할 것이다. -
어? 이건 뭐지?- 사진으로 보는 이비인후 질환 <29>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이번호에서는 구강에 흑모로 내원한 환자의 모습과 치료에 대해 함께 살펴보려고 한다. 지난해 12월11일 입이 마르면서 혀가 아프고 한달 전부터는 혀가 까맣게 보인다는 66세 여자 환자가 내원했다. 입이 마르고 혀가 아프다고 느껴진 것은 6년 전부터이고, 당시 타 병원에서 구강작열감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고 했다. 이후 동일 병원에서 구강가글용제를 장기간 써오는 중이지만 별 호전이 없어 한달 전 한의원에서 약침 치료를 몇 번 받았고 공교롭게도 약침 치료 이후 혀가 까맣게 변한 것으로 환자는 인식하고 있었다. 이 환자의 경우는 장기간의 구강작열감증후군과 이로 인한 흑모설이 나타난 경우다. 구강작열감 증후군은 구강 내 타는 듯한 통증, 특히 혀의 통증을 주로 호소하면서 구강점막이나 혀에 작열감을 느끼는 증상이다. 더불어 환자에 따라 혀가 갈라지거나 지도 모양의 태가 보이기도 하고, 미각이상으로 쇠맛이 느껴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혀에 통증으로 고려해야 할 질환은 상당히 많은데, 우선 구강내 염증이나 구강 건조증 또는 악성 빈혈, 비타민 부족,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나 잘 맞지 않는 의치, 설하의 정맥류나 스트레스 등을 고려하고 하나씩 배제해 나가면서 진단에 접근해야 한다. 구강에 육안상 특이사항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경우에는 진단이 어려워, 최근에는 신티그램을 이용해 신티그래프로 진단을 이끌어 내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임상현장에서는 아직까지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의존해 진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관적인 증상은 강한데 객관적인 소견이 부족하므로 항우울제·항전간제·진통제 계통 대증약을 상당히 오랜 기간 복용하기도 한다. 많은 경우 구강건조와 안구건조, 피부 건조감을 호소하는 50∼60대 여성에서 호발한다. 더불어 흑모설은 대부분 무증상이지만 구강작열감, 미각장애, 구취, 구역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고 발생하는 원인은 항생제 같은 약물복용, 구강건조, 후천성 면역결핍증, 진행성 암 등이 있다. 미용상의 문제가 아니라면 대부분 치료를 요하지 않지만 구강건조를 동반하는 경우 흑모설의 상태로 열증 또는 한증, 음허증 또는 양허증으로 한열허실을 판단하는 진단요소가 되기도 한다. 환자는 입이 마르다고 느낀 것은 상당히 오래되었는데, 최근 더욱 마르는 듯하면서 화끈거리는 느낌보다는 혀 배부가 전체적으로 아픈 데다 최근 새로 생긴 흑모설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했다. 혀가 까매진 이후 혀를 칫솔로 구석구석 닦아보지만 전혀 변화가 없어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호소했다. 일단 환자는 소화기 증상을 포함해 여타의 기저질환이 없으며, 특별히 복용하는 약이 없고 구강가글제도 몇 달 동안 사용을 중단한 상태였다. 구강건조감은 식사나 말을 하는데 지장이 크지는 않지만 물을 마시지 않으면 입이 마른다는 느낌이 강했다. 고려해야 할 질환들을 하나씩 배제했을 때 남은 상태는 연령에 따른 생리적인 타액 감소가 진행 중으로 황정경에서 말한 “玉池淸水灌靈根 玉池者 口也 淸水者 津液也 靈根者 舌也”에서 타액의 부족으로 혀가 열해진 상태로 음허 열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부족한 타액을 보충해주기 위해서는 한약과 침 치료가 필요했다. 60대 후반의 여자 환자이면서 몸의 진액은 줄어들고 스트레스는 많은 상태를 고려해 생진양혈탕을 투여했고, 타액선을 자극할 수 있는 침 치료 및 입술 주위 전자뜸을 처방했다. 혀 주위 혈자리인 염천, 협거, 지창, 승장혈을 주된 혈자리로 하는 침치료와 뜸치료를 통해 혀의 혈액순환을 증가시켜주며 침샘 지배신경에 자극을 주어 타액분비 활성화로 구강상태를 개선시키려 했다. 다만 침 치료를 무서워하는 환자 특성상 피내침을 이용해 일반 침 치료시간보다 약간 유침시간을 늘려 치료를 진행했다. ‘生津潤口 導引法’에서 설명하는 타액선 마사지로 적극적으로 관리할 것도 설명해 외래치료시에는 아로마 오일로 대타액선 마사지를 내원시마다 시행했다. 또한 가정에서는 소타액선 자극을 위해 감잎차를 머금은 상태에서 혀를 이용해 구강점막 구석구석 굴려주는 운동을 하루 2회씩 규칙적으로 하는 것도 함께 설명했다. 환자는 약 10일간에 걸쳐 4회 치료를 받았고, 치료 10일째 되던 21일에 혀의 통증과 구강건조감이 VaS 5 이하로 줄었고 무엇보다 흑모설이 거의 소실돼 치료를 종료했다. 물론 구강작열감 증후군이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마무리되기는 어렵다. 다만 이 환자의 경우에는 흑모설이 호전돼 자각적 만족감이 높았던 경우이고, 보통 구강작열감 증후군은 3개월에서 5개월 정도의 적극적인 치료를 요한다. 50∼60대 여성들에게 주요 구강건조의 원인으로 보이는 타액의 부족을 혈액의 보강과 혈액순환 강화를 이용한 한의치료를 통해 증상 해소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임상사례였다. -
내과 진료 톺아보기⑤이제원 원장 대구광역시 비엠한방내과한의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방내과 전문의인 이제원 비엠한방내과한의원장으로부터 한의사가 전공하는 내과학에 대해 들어본다. 이 원장은 내과학이란 단순히 몸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라 질환의 내면을 탐구하는 분야이며, 한의학의 근간이 곧 내과학이라면서, 한방내과적으로 환자를 어떻게 진료할 것인가의 해답을 제시해 나갈 예정이다. 한의사에 의한 내과학인 한방내과학은 양의사의 내과학과 대척점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한방내과학이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과 같은 생활습관병에 대해 새로운 목표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당뇨 나을 수 있을까요? 한방내과에서 당뇨를 치료하고 싶어서 내원했어요.” 50대 여성 환자가 내원했다. 약 4개월 전 양방내과에서 당뇨를 진단받고 약물을 처방받아 복용 중이었다. 부모님 모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있었고, 이로 인한 뇌경색 및 심근경색의 가족력이 있어 크게 걱정된다고 했다. 그래서 양방내과와 달리 한방내과에서 당뇨를 치료할 방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 보고 싶다고 내원한 것이다. 그런데, 환자는 말하는 내내 표정이 없었고 불안한 기색이 역력했다. 환자의 병력과 약물 복용 내역에 대해서 꼼꼼하게 조사했다. 환자는 초진설문지에 당뇨병과 고지혈증의 병력이 있다고만 답했다. 하지만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하여 약물 복용 내역을 조회해 보니, 당뇨병과 고지혈증에 대한 약물인 메트포르민, 로수바스타틴 외에 프로프라놀롤, 로라제팜, 에스조피클론, 독세핀, 티볼론 등 모두 아홉 종류의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이 약물들을 처방받은 과정에 대해 살펴보았다. 약 2년 전 편두통으로 프로프라놀롤을, 약 1년 전 발생한 수면장애로 로라제팜, 에스조피클론, 독세핀 등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지인을 따라 내원한 의료기관에서 호기심으로 여성호르몬 검사를 시행했고, 그 후 여성호르몬제인 티볼론을 처방받아 복용하고 있다고 했다. 부적절한 다약제 복용이 의심됐다. 진단의학적 검사에서는 AST 80 IU/L, LDH 656 U/L, BUN 33 ㎎/dL, Creatinine 0.5 ㎎/dL, Hs-CRP 4.70 ㎎/L, ESR 24 ㎜/hrs, Hb A1c 6.2 %, WBC 0.7×103/㎕ 등의 이상 소견이 관찰됐다. 환자의 舌質은 紅, 舌苔는 燥하였고, 脈象은 虛•澁•緩했다. 이를 바탕으로 心脾兩虛證 또는 氣陰兩虛證으로 辨證하였다. 환자가 가진 질병의 내면을 들여다본 결과, 단순히 혈당만 조절하는 것으로는 당뇨를 치료하거나 건강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이에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 듯, 질병의 내면이라는 퍼즐에 한 단계씩 접근하는 치료 계획을 수립했다. 먼저, 치료와 동시에 로수바스타틴 및 티볼론은 중단할 것을 권고했다. 메트포르민 역시 치료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저혈당증을 감안하여 복용을 중단하고, 혈당은 하루 네 번 측정하여 관찰했다. 치료 4주 차가 되자, AST 26 IU/L, LDH 206 U/L, BUN 25 ㎎/dL, Creatinine 0.8 ㎎/dL, Hs-CRP 0.40 ㎎/L, ESR 3 ㎜/hrs, Hb A1c 6.0 %, WBC 7.3×103/㎕ 등 거의 모든 검사 수치가 개선되었다. 특히, 메트포르민 중단 후 오히려 당화혈색소가 6.0 %로 감소한 것은 치료가 효과적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결과였다(그림 1). 다음 단계로 歸脾湯加味方을 투약하면서 로라제팜, 에스조피클론, 독세핀 및 프로프라놀롤의 점진적 감량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환자는 항불안제, 최면진정제(수면제) 및 베타-차단제 감량에 따른 금단 현상으로 수면상태 변화, 손 저림 등 증상을 호소했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첩약에 九味羌活湯을 合하거나, 침구치료를 시행하는 등 대증요법을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그와 함께 약물을 서서히 줄여나갔다. 결국, 치료 12주차에 복용 중이던 양약을 모두 중단할 수 있었다. 금단 현상으로 인한 증상이 완화된 후 혈당변동성에 대한 정확한 평가와 혈당 추이 관찰을 위해 연속혈당측정검사를 시행했다(그림 2). 이를 통해 식단과 혈당 변화의 상관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하여 보다 적극적인 혈당 조절 및 관리를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환자는 치료 기간이 종료된 후 당화혈색소 5.8%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혈당 조절에 대한 한약 또는 양약의 사용 없이 당화혈색소는 6.5% 미만을 유지했다. 당화혈색소는 서서히 5.6% 이하의 정상 범위로 회복돼 현재까지 정상 범위에서 잘 유지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환자는 치료를 시작한 후 당뇨와 고지혈증에 관련된 약물을 사용할 필요가 없었고, 장기간 복용 중이던 양약을 모두 중단했음에도 편두통이 발생하거나 수면장애가 나타나지 않았다. 부적절한 다약제 복용으로 인한 문제 역시 해결된 것이다. 현재 환자는 생기발랄한 표정의 밝은 모습으로 내원하고 있다. 환자가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 내원했으므로 혈당과 당화혈색소라는 숫자 관리에만 목표를 두고 치료계획을 수립했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었을까? 한의학적, 한방내과적 관점에서 우리 몸의 각 부분과 장기는 유기적인 상호연결성을 바탕으로 생명활동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당뇨라는 복잡한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숫자 관리에만 목표를 두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관점으로 질병의 내면을 탐구하여 치료해야 한다. 한의사에 의한 내과학은 당뇨의 완화(remission)를 목표로 치료 계획 수립이 가능하며, 이를 통해 환자는 더 건강해질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받을 수 있다. -
[젊터뷰] “한의약 가능성 무궁무진…국제경쟁력 충분”[한의신문=강준혁 기자] 198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MZ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MZ세대는 전체 인구 중 약 34%를 차지, 경제활동인구로만 보면 60%를 넘어서고 있는데요. 한의계에서도 MZ세대들이 진출해 다양한 트랜드를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본란에서는 2년차 새내기 의과학자인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 전가윤 학생(본과 3학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전가윤 학생은 2022년 3월부터 김승남 동국대 한의대 교수의 지도 하에 동국대 경혈학교실에서 학부 연구생으로 활동 중입니다. <편집자주> Q. 미국신경과학학회가 주최한 2023국제신경과학학술대회서 포스터를 발표했다. 운 좋게도 학부생 신분으로 국제학술대회에서 ‘침 치료의 항우울 효과와 순환 엑소좀 microRNA 발현 변화’에 대해 포스터를 발표하게 됐다. 국제학술대회에서의 포스터 발표 경험은 처음이었지만, 함께 연구를 수행한 김승남 교수님의 열정적인 지도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경험을 통해 해외 신경과학자들과 교류할 수 있었고,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Q. 발표한 연구를 소개한다면? 이번 연구는 쥐에게 신경 염증 물질을 투여해 우울증을 유발한 후 족삼리(ST36)에 침 치료를 해 항우울 효과를 밝힌 것이다. 이때 침 치료가 혈액 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분석해 침 치료의 기전을 밝히고 혈액 내 바이오마커를 확인했다. 침 치료를 하지 않은 쥐와 침 치료를 한 쥐의 혈액을 비교 분석해, 족삼리 자침이 항우울 효과를 유도할 때 혈액 내에서 나타나는 변화 등을 연구했다. Q. 학술대회 현장에서의 반응은? 전시 및 발표 시간은 짧았지만, 전시 시작부터도 많은 관심을 받았고 발표 시간 이후에도 지속적인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침에 대해 사전에 알면서 최신 연구 동향을 궁금해하는 동양문화권의 연구자가 절반, 침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 엑소좀 관련 연구자가 절반 정도 왔던 것 같다. 항염증 효과를 위해 왜 족삼리를 선택했는지, 침 치료의 다른 부정적인 영향은 없는지, 쥐가 아닌 사람을 대상으로 침 치료를 해본 적은 있는지 등의 질문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침 치료 자체에 대한 질문이 많았는데, 평소 일반인에게 침 치료의 기전에 대해 어떻게 쉽게 설명할 수 있을지 고민하면서 많은 연구를 찾아봤던 터라 어렵지 않게 답변할 수 있었다. 침 치료 효과를 국제적으로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돼 열정적으로 답변했는데, 이러한 열정이 많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어 질문이 계속 이어졌던 것 같다. 앞으로 동국대 경혈학교실 연구실에서 어떤 연구가 나올지 궁금하다며 명함을 주고 연락을 달라는 과학자들도 많았다. 또한 침 치료 기전 연구가 앞으로 더 활성화돼 한의학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을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는 응원도 받았다. Q. 한의대생으로서 한의약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은? 한의약은 한국만의 독창적인 의료체계로 국제적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한의약의 근거를 갖추기 위한 지속적인 연구들이 근거를 갖추는 것을 넘어, 새로운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침 치료나 한약의 기전이 하나의 이론으로 확립되지는 않아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그만큼 기회의 장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Q. 올해 중점을 두고 추진할 연구가 있다면? 현재 동국대 경혈학교실에서는 침 치료의 항염증 기전과 관련해 혈액 속 전달 기전에 대해 규명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염증 기전은 파킨슨 질환과 같은 다양한 뇌신경 질환의 원인으로 연구가 되고 있어, 침 치료의 항염증 기전이 규명된다면 뇌신경 질환에서의 주요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연구 중 생물정보학(bioinformatics) 부분을 맡아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들을 활용해 혈액 내 변화를 수학적으로 분석한 뒤, 이후 그 변화의 의미를 생물학적 지식을 활용해 해석하고 있다. 현재 파킨슨 질환에 집중해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메타 분석과 침 치료 기전과 관련된 실험 연구를 하고 있는데, 내년에 출판될 예정이니 국제 유명저널에서 저와 교수님의 이름을 주목해 주길 바란다. Q. 앞으로의 목표나 각오가 있다면? 올해에는 현재 진행 중인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좋은 결과를 도출하는 것이 제1차 목표다. 과거에는 특정 부분에 과도하게 집중해 궁금증이 해결될 때까지 찾아보는 습관이 있어 진도가 조금 늦었다. 이번에는 연구 계획에 맞춰 흐름을 유지하며 전체를 완성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근 코로나 위기를 겪으면서 ‘바이오 초전선’에 있는 의과학자가 새로운 질병에 대처하기 위한 Key Factor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러나 주변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한의대 졸업 후 의과학자로 가는 길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저 또한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는 잘 알지 못했는데, 학술대회를 통해 많은 의과학자와 소통하면서 많이 알게 됐다. 의과학자가 한의계에서 매우 유망한 진로라고 생각이 들어 독자들에게 꼭 전하고 싶다. 의과학자는 기초과학에서 나온 연구 성과를 실제 환자 치료와 의약품 개발에 활용하는 일을 하는 연구자인데, 한의약은 수천 년간 축적된 임상 데이터에 비해 기초연구가 매우 적어 연구할 부분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직 연구한 지 2년차인 새내기 의과학자지만 저도 금방 알 수 있었을 정도로 한의약은 연구할 수 있는 분야가 많은 블루오션이다. 새로운 연구 결과는 실제 환자 치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며, 새로운 한의약 치료제도 개발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러한 연구를 하는 의과학자가 되는 것은 어떨지 다들 한 번쯤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이번 학술대회 한인 신경과학자 모임에서 보건복지부 주최의 의과학자 해외 연수 지원 사업에 대해 안내받았다. 해외에서 연구를 해보고 싶은데 경제적으로 고민이 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 함께 전하고 싶다. -
보건의료원장의 눈으로 본 한의 공공의료의 현주소는?[한의신문=주혜지 기자] 지난해 12월 보건소장 임용 대상자에 한의사를 비롯해 치과의사, 간호사, 조산사, 약사를 포함하는 지역보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본란에서는 2017년부터 화천군 보건의료원장으로 재직 중인 이재성 한의사로부터 보건의료원 내 한의약 관련 사업 등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이재성 화천군 보건의료원장 Q. 간단히 자신을 소개한다면? 대구한의대 86학번으로 1992년도에 한의사면허를 취득한 후 2000년 3월까지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했다. 이후 2000년 4월부터 2017년 12월까지는 화천군보건의료원에서 진료부장으로 근무했으며, 중간에 서울대보건대학원에서 보건정책관리학 석사학위를 공부했다. 2017년 12월부터 지금까지 화천군 보건의료원에서 원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공공보건의료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Q. 보건의료원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공무원으로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여기저기 채용정보를 알아보던 중 화천군보건의료원에서 진료부장으로 한의사를 뽑는다기에,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공직 생활의 명분도 좋았고, 보건소니까 무료로 진료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지원하게 됐다. 이후 ‘한 3년 정도 군대 갔다 생각하고 해보자’한 것이 지금에까지 이르게 됐다. Q. 보건의료원장이 임상 한의사와 구별되는 장·단점은? 보건의료원장은 임상을 거의 하지 않고, 보건의료행정 위주의 일을 많이 한다. 지역의 공공보건의료 행정을 많이 알게 돼 좋은 점이 있다. 지금은 직접 임상 진료를 못하고 있으니, 치료할 수 있겠다 싶은 환자를 보고도 직접 치료해 주지 못해서 답답한 것은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Q. 보건의료원에서 진료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은? 하루에 환자 수가 적을 때는 매우 적을 때도 많았고, 그와 반대로 많을 때는 80여명이 넘을 때도 있었다. 방문진료, 순회진료 등 찾아가는 진료도 많이 했다. 치료 과정에서 부작용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었던 적도 있었고, 치료효과가 좋아 무척 기뻐하기도 했다. 이는 보통의 임상 한의사가 진료하면서 겪는 보편적인 내용이 아닐까 싶다. Q. 한의학이 고령화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방법은? 방문진료가 제일 강점인 것 같다. 침만 들고 가도 고령 노인의 일차의료로 매우 좋다고 생각한다. 침 시술은 대부분의 흔한 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처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방문 진료나 이동 진료에서 한의사가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Q. 화천군 보건의료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한의약 관련 사업은? 환자를 직접 방문해서 진료하는 방문진료가 잘 운영되고 있다. 마을을 직접 찾아가서 진료하는 ‘행복노년 순회진료’에 한의사의 진료를 주민들이 반긴다. 작년에는 42개 경로당을 방문해 노인 800여 명의 건강을 살폈다. 화천군은 2015년부터 순회진료를 시작해 지금까지 매년 10~30회씩 진료를 했다. Q. 이외에 강조하고 싶은 말은? 한의사로서 보건의료원의 원장인 것이 자랑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이 같은 개인적 성취 이외에, 한의사 신분의 원장으로서 보건의료원에 한의 역량을 더 강화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아 있다. 이와 함께 한의계의 발전을 위해 개인적 경험이 큰 도움이 되주지 못한 점도 조금은 아쉽다. 앞으로도 제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한의학, 한의사 그리고 국민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언젠가 국산 한약재 지도를 만들고 싶다”최수지 보건연구관 [한의신문=하재규 기자] 본란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인삼특작부 기획실장을 맡아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는 한의사 출신의 최수지 보건연구관으로부터 현재 맡고 있는 업무와 공직 한의사로서의 책임과 보람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Q. 기획실장으로서 하고 있는 주요 역할은? 기획실은 부 전체 업무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이면서 서포터이고 저희 인삼특작부의 전략기획, 부서 간 업무조정 등을 주로 담당하는 부서로서, 각 부서가 이미 연구와 행정 업무에 대한 전문가 집단이지만 이를 더욱 잘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저는 기획실장을 맡아 고위공무원단이신 인삼특작부장님을 보필하면서 우리 부 동료들이 맡은 일을 잘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Q. 특용작물이용과에서 추진했던 주된 사업 내용과 성취는? 특용작물이용과는 기능성 소재 개발을 위해 유용한 약용식물자원을 수집해 평가하거나 이미 재배되고 있는 약용작물로부터 유용한 활성 성분들을 분석하고, 새로운 기능을 밝혀내는 연구를 수행하는 부서이다. 특용작물을 활용한 기능성 원료개발을 위해 현재 대학, 기업체와도 활발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포제법(炮製法)을 현대적으로 해석하여 응용하고 있는데, 지황, 단삼, 영지버섯과 같은 특용작물에 숙성, 가열 등 가공 처리를 함으로써 기능성을 증진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그중 일부는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했다. Q. 농촌진흥청에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때는? 신규 기능성 소재 발굴을 위해 전통의약문헌이나 임상 경험 및 치험례를 토대로 과제를 설계하고 예상하던 실험 결과가 나와서 농업계와 산업계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보일 때 보람을 느꼈다. 넓게 보면 이러한 연구 결과들이 우리 한의학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Q. 공직 근무 시 가장 힘들거나 어려운 점은? 공직에 와서 네트워킹의 중요성을 많이 느끼는데 3년 이상 코로나가 계속되면서 만남과 소통 기회가 적어 어려웠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기억에 남는 일 중 하나는 한의약진흥원에서 있었던 ‘한의약 공공의료 역할 강화 관련 한의사의 공직 진출방안 및 역할 논의를 위한 세미나’에 참여한 것이었다. 각계각층에서 근무하시는 한의사 동료들을 만나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볼 좋은 기회였고 다음번에는 더 많은 분이 오셔서 좋은 의견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Q. 한의약 홍보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떤 방법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그것에 대한 성과 내지 미흡한 점은? 신문, 잡지, 라디오, 유튜브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의약을 홍보해 왔고 최근 2년 사이에는 특히 기고문 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전원생활」과 같이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프라인 잡지, 「팜앤마켓매거진」과 같이 네이버에 노출되는 온라인 잡지, 그리고 「국민영양」 등 대한영양사협회 기관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독자들과 글로써 만나왔다. 정말 많은 분이 한의약에 관심이 있고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제 본연의 업무인 연구와 행정으로 더 많은 기고문 작성 요청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올해에는 제 역량이 더 쑥쑥 자라서 더 많은 니즈를 수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Q. 공직자가 바라보는 한의계의 강점과 약점은? 우리는 한의약이라는 멋진 무기를 가진 한의사들이고 우리의 장점은 맞춤 의학이라고 생각한다. 체질이나 증상에 따라 약재를 선택하고 같은 약재라 하더라도 용량을 다르게 쓰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은 깊게, 그리고 오래 공부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분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에게 한의학 전문 용어가 더욱 쉽게 설명되었으면 좋겠다고 요구받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보혈(補血)이라는 용어를 설명한다고 가정하면, 혈의 개념이 현대의학에서 말하는 혈액으로 100% 설명되지 않지만, 혈액이라고 딱 잘라 말해주기를 요구받는 것이다. 한의학이 대중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것도 이미지 제고를 위해 일부 필요하겠지만, 그러다 오해가 생겨 한약재 오남용이 발생할까봐 조심스럽기도 하다. 전문 분야가 쉬워지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국민들이 한의학, 한의약, 한의치료의 장점을 알고 더 많이 이용하게 하려면 이런 부분을 같이 고민하고 개선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직장인으로서, 개인으로서, 앞으로의 계획 내지 개인적 목표는? 자원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기후변화가 엄중하므로,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언젠가 국산 한약재 지도를 만들고 싶다. 정부에서 매년 발행하는 자료 중 농림축산식품부의 ’특용작물 생산실적‘과 산림청의 ’임산물 생산조사‘가 있다. 이 자료를 토대로 제가 직접 발품을 팔아서 지역별, 고도별로 어떤 작물이 얼마나 생산되는지 정리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싶다. 이런 자료가 마련된다면 수입 한약재 수급 불안정 문제가 생기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식품의약품안전처 소관의 제주 생약누리에 방문해서 관람한 내용인데, 같은 제주도 내에서도 고도별, 지역별 생약자원이 크게 다르다고 한다. 예를 들면 한라산 아래 해안지역에는 문주란과 해국이, 해발 600~1,400m에는 제주조릿대와 천남성이 자란다. 다른 지역 자원들에 관해서도 이러한 연구가 더 필요하며 기후변화가 각 작물의 생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Q. 이외에도 남기고 싶은 말은? 2024년은 청룡의 해이다. 청룡의 기운을 받아 하시는 일마다 잘 되어 하늘로 날아오르는 한 해가 되시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자신의 건강을 잘 챙기시면 좋겠다. 우리 한의사들은 각자 조금씩 다른 방법이더라도 대부분 다른 사람의 건강을 챙기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과로와 사려가 지나치면 정작 가장 중요한 우리 자신의 건강을 놓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다들 스스로를 잘 다독이는 한 해가 되시면 좋겠고 저도 그러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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