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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원광대 익산·산본한방병원 폐원 결정, 무엇을 위한 것인가?

원광대 익산·산본한방병원 폐원 결정, 무엇을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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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건강권 및 한의대생 교육권 피해 우려

준비없는 조급한 추진, 갈등만 심화시킬 뿐

익산시의회서도 우려의 목소리 나와

원광한의대생 전면투쟁 선언



최근 원광학원이 컨설팅 결과를 근거로 익산·산본 한방병원 폐원을 결정하고 ‘통합 암 병원’ 설립 방침을 내놓자 내부 반발은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특히 원광한의대 학생들은 비대위를 구성, 비민주적 의사결정과정과 학습권 침해 및 시민 건강권 침해 이유를 들어 전면투쟁에 나설 것을 천명했다.



그러자 원광학원측은 곧바로 계획대로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번 사태는 원광학원이 지난 1월23일 엘리오앤컴퍼니의 병원 컨설팅 결과를 발표하고 그 다음날 이사회에서 ‘통합 암 병원’ 설립 계획과 함께 3월1일부로 익산·산본 한방병원 폐원을 결정하면서 갑자기 불거졌다.



컨설팅 결과에 대한 어떠한 논의나 협의 과정도, 구체적 시행 계획이나 대책도 없이 급작스런 통보만 있었기에 한의대 및 한방병원 구성원들은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원광한의대 학생들은 서둘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하고 2월10일 기자회견을 통해 부당성을 규탄하며 전면투쟁 의지를 밝혔다.





비대위는 학생과 교수들이 배재된 컨설팅의 비민주적 의사결정과 불투명성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익산·산본 한방병원 폐원은 명백한 한의대 학생들의 교육권 침해이자 시민들의 건강권 침해임을 주장했다.



특히 비대위는 “학교측은 익산·산본 한방병원을 2월 말까지 폐원하라는 무책임한 결정만 내렸을 뿐 이후 인력 재배치와 투자계획 등 아무것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은 결정이 철회되지 않으면 전면투쟁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가 기자회견을 마치자 원광학원 측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컨설팅 보고서대로 추진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한데 이어 “익산과 산본의 한방병원을 폐원하더라도 광주와 전주에 있는 한방병원에서 실습을 비롯한 교육기능과 연구기능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며 한방병원을 폐원하되 그곳에 암센터와 건강검진센터를 설치하고 원광대병원 산하조직으로 한방과를 두면서 양방을 중심으로 협진체계를 수립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원광학원의 계획에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원광학원이 여러 가지 이유를 들고 있지만 사실 이번 계획의 목적은 재정 악화를 좀 더 줄여보자는 차원에서 구조조정한 것에 지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익산한방병원의 경우 2009년도 경영컨설팅에서 인건비가 높다는 지적을 받은 후 꾸준히 인건비 조정 및 인원 감축, 새로운 수익모델 창출 등 자구노력을 기울였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19%의 성장을 이뤄냈다.



이제 막 재정 안정기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 폐원 통보를 받은 이시형 익산한방병원장은 많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적으로 익산한방병원장으로서의 입장임을 전제한 이시형 병원장은 먼저 준비기간이 너무 짧다고 지적했다.



한·양방 통합진료라는 것이 바로 이뤄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존중과 이해를 기반으로 한 긴밀한 협력이 필요한 것으로 충분한 교류와 준비과정이 필수적임에도 한의사와 양의사간 교류가 없는 상태에서 한달만에 ‘통합 암 병원’을 만든다는 자체가 너무나 이상적인 목표만을 제시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원광대병원 산하조직에 한방과를 둘 경우 기존의 한방병원을 찾던 환자들이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우선 3차 의료기관이 되기 때문에 시민들의 본인부담금이 85%나 증가하기 때문이다.



입원기간도 줄어들게 된다. 뇌경색 환자의 경우 양방병원에서는 입원기간이 30일, 한방병원에서는 90일까지 건강보험 적용을 인정받을 수 있는데 원광대병원 산하 한방과로 가게 되면 30일만 적용받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학생들에 대한 교육 여건이 열악해 지는 것도 피할 수 없다.



그동안 전주·익산·광주한방병원 3곳에서 교육이 이뤄지던 것을 현재도 공간이 비좁다는 지적이 있는 상황에서 2곳으로 줄어들게 되면 교육 여건과 환경이 나빠질 것임은 당연한 일이다.



병원 구성원들도 불안해 하고 있다.



고용승계를 보장한다는 말은 있었지만 공식적인 문서를 받지 못했고 폐원이 한달도 남지 않은 시점인데도 어느 곳으로 가게될 것인지 어느 것 하나 알려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



이시형 병원장은 “1978년에 개원해 역사와 전통이 있는 한방병원이 폐원 조치되는 것은 전반적으로 한의학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전체 한방병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슬림화·전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된다. 하지만 구체적인 타임스케쥴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는 안된다. 하루 빨리 내부 구성원과 학교 당국이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현재 익산한방병원 교직원들은 출근시간 도로 옆 인도에서 오전 8시부터 8시30분까지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익산·산본 한방병원 폐원에 대해 지역 시민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그동안 원광대를 이만큼 발전시킨 주축이 한의대였고 더구나 시민의 건강과 학문의 교육 및 연구를 위해서라면 일정 부분 적자를 감수해야 함에도 경영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한방병원을 폐원한다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운 결정이라는 것.



익산시의회에서도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10일 열린 본회의에 앞서 이경애 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40년 전통의 원광한방병원은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수준의 한의학을 자랑하는 병원이고 익산에서 배출되는 한의학도들을 성장시키는 모체가 되어왔다”며 “원광학원은 병원 청산이 아닌 익산시민과 구성원이 공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의계 일각에서는 한의과가 의대병원의 일개 부속 한 과로 들어가는 것은 그동안 양의계가 한의학 흡수를 통한 의료일원화 모델로 제시해온 형태라는 점에서 자칫 의료일원화 모델 시범케이스가 되는 것은 아닌지 이번 사태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의료기관 특히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대학병원은 그 어느 곳보다 공공적 역할을 높게 요구받는 분야다.



원광학원은 한의대 교수 및 학생, 한방병원 구성원, 시민사회와 함께 지혜로운 해결책 모색에 나서야 한다.



아프리카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다. 지금 원광학원이 되새겨야봐야 할 말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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