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난임 시술비 지원이 대폭 확대된 2024년, 감소세를 이어오던 불임·난임시술 환자가 전년보다 20% 안팎 증가한 가운데 주요 비급여 가격도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자채취 및 처리는 전년보다 52.8%, 배아이식은 28.2% 상승하는 등 보조생식술 관련 비급여 가격 상승폭이 크게 확대되면서 늘어난 재정지원이 환자의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가격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부의장)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불임·난임 건강보험 진료현황’을 분석한 결과, 불임 환자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1% 감소했지만 2024년에는 전년 대비 20.4% 증가했다.
난임시술 환자 역시 2021~2023년 연평균 2.1% 감소했으나 2024년에는 전년보다 19.0% 늘었다.
◆ 소득기준 없애고 체외수정 20회까지…시술비 지원 확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사업은 2022년 지방이양사업으로 전환돼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24년 1월부터는 광역 시·도에서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였던 소득기준을 폐지하면서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시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지원횟수도 늘어났다. 같은 해 2월 체외수정 시술의 신선배아·동결배아 간 지원 칸막이를 없애고 지원횟수를 기존 16회에서 20회로 확대했다. 신선배아 9회와 동결배아 7회에 추가 지원 4회를 더한 규모다.
11월부터는 연령에 따른 지원금 차등도 폐지됐다. 이에 따라 45세 이상 여성에게도 44세 이하와 동일하게 신선배아 110만원, 동결배아 50만원, 인공수정 30만원의 회당 지원 상한액이 적용됐다. 둘째아 이상 출산에 대한 지원횟수도 확대됐다.

◆ 재정지원 확대됐는데…정자채취 52.8%·배아이식 28.2%↑
문제는 보조생식술에 대한 지원 범위가 확대된 시기에 관련 비급여 가격의 상승폭도 커졌다는 점이다. 남 의원이 심평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난임 관련 비급여 항목별 가격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주요 비급여의 의료기관 신고 평균가격은 대체로 연평균 1~4%대의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4년에는 정자채취 및 처리 가격이 전년보다 52.8% 상승했고 배아이식도 28.2% 올랐다. 일반 체외수정은 14.2%, 난자채취 및 처리는 12.9%, 세포질내 정자주입술은 7.4% 각각 상승했다.
이는 지원 대상과 횟수를 넓혀 보조생식술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것만큼 지원 확대에 따른 가격 변동과 실제 환자 부담을 함께 관리할 제도적 장치가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공적 재정이 투입되는 시술에서 비급여 가격이 크게 오를 경우 지원 확대분의 일부가 환자의 부담 경감이 아닌 가격 상승으로 상쇄될 가능성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지원 확대가 비급여 가격 상승을 직접 초래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의료기관별 시술 구성과 비용 등 다른 변수가 있는 만큼 현재 자료에서 확인되는 것은 보조생식술 지원 확대와 의료이용 증가, 비급여 가격 상승이 같은 시기에 나타났다는 점이다.
남인순 의원은 “난임 지원 확대는 꼭 필요한 정책이지만, 지원금만 늘리고 비급여 가격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재정지원이 환자의 실질적인 부담 완화로 이어지지 않고 가격 상승에 흡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지원의 효과가 비급여 가격 상승으로 잠식되면 국민이 체감하는 혜택은 제자리걸음에 머물 수 있다”며 “특히 공적 재정으로 의료비를 직접 지원하는 사업은 지원 확대와 함께 비급여 가격 변동을 상시 점검하고 적정한 관리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