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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자살 위험 사각지대 ‘아역치 우울증’…한의일차의료 조기 역할 주목

자살 위험 사각지대 ‘아역치 우울증’…한의일차의료 조기 역할 주목

권찬영 동의대 한의대 교수, 한국의료패널 기반 연구 연구논문 발표
“국가 자살 예방 전략에서 한의사의 역할 반드시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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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식 기분장애 진단을 받지 않은 ‘아역치 우울증(Subthreshold depression)’ 환자들이 자살 예방 정책의 주요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특히 이들 환자는 자살 위험 수준이 정식 기분장애 환자와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한의의료기관을 포함한 일차의료 현장에서의 조기 발견과 대응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권찬영 동의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는 한국의료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성인 1만1591명을 분석한 ‘Overlooked risk of suicide in subthreshold depression: Findings from a nationally representative sample in South Korea’라는 제하의 연구논문을 SCIE급 국제 학술지 Asian Journal of Psychiatry 최신호에 게재했다.


■ “자살 생각 유병률 큰 차이 없어”…전문가 도움은 극명한 격차


연구팀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우울감을 2주 이상 경험한 958명 대상 분석을 진행, 이 가운데 의사로부터 기분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군(162명)과 정식 진단을 받지 않은 아역치 우울증군(796명)을 구분해 비교했다.


분석 결과 두 집단 간 자살 생각 유병률은 기분장애군 46.3%, 아역치 우울증군 37.9%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p=.052).


이는 정식 진단을 받지 않았더라도 아역치 우울증 환자들이 경험하는 심리적 고통과 자살 위험이 기분장애 환자와 유사한 수준임을 시사하는 결과다.


하지만 전문가의 도움을 받은 비율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확인됐다.


기분장애 환자의 경우 98.1%가 전문가 상담 경험이 있었으나 아역치 우울증 환자는 17.7%만이 상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p<.001).


즉 자살 위험이 비슷한 수준임에도 상당수 아역치 우울증 환자들이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는 현실이 확인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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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 생각 영향 요인도 달라”…아역치군은 ‘경제적 취약성’ 영향


연구팀이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을 통해 자살 생각의 영향 요인을 분석한 결과, 두 집단 간 위험 요인 구조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기분장애군에선 배우자와 함께 거주하는 경우(OR=.275, p=.036)와 규칙적인 신체활동(OR=.332, p=.024)이 자살 생각을 낮추는 보호 요인으로 확인됐다.


반면 매우 높은 스트레스 수준(OR=9.254, p=.028)과 불안감(OR=16.669, p<.001)은 자살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나타났다.


아역치 우울증군에서는 기초생활수급 여부(OR=1.913, p=.026)와 흡연 여부(OR=1.735, p=.020)가 자살 생각과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다.


또한 주관적 건강 상태가 좋을수록 자살 생각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OR=.583, p=.046)도 확인됐다.


권 교수는 “이는 아역치 우울증 환자의 경우 정신의학적 요인뿐 아니라 경제적 취약성이나 건강 인식과 같은 사회·생활 환경 요인이 자살 위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 “한의 임상, 숨겨진 자살 고위험군 발견하는 거점 될 수 있어”


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가 일차 의료 현장, 특히 한의 임상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역치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을 환자로 인식하지 않거나 사회적 낙인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를 쉽게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신 근골격계 통증이나 신체 불편을 이유로 한의원 등 문턱이 낮은 일차 의료기관을 먼저 찾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임상 현장에서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한의사들이 아역치 우울증의 위험성을 인지하고 선별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통증이나 신체 증상 뒤에 숨겨진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나 연계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한의 임상이 지역사회 심리 안전망의 실질적 거점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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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 외래 환자 자살 생각 7.5%…국가 전략에 한의계 역할 확대 필요”


이번 연구의 제언은 권 교수가 2024년 국제 학술지 Heliyon(SCIE급)에 발표한 연구와도 맥을 같이한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한의 외래 환자의 자살 생각 유병률은 7.5%로 나타났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노년기 12.4%), 스트레스 수준이 높을수록(매우 심함 24.8%) 그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당시 기초생활수급 여부, 만성질환 유무, 스트레스 및 우울 수준, 삶의 질 등을 포함한 자살 생각 위험 예측 모델을 개발해 한의 임상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제시했다.


아울로 권 교수는 “한의 외래 환자 가운데 자살 생각을 경험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 않다”며 “경제적 취약계층이나 고령층, 만성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 자살 예방 전략에서 한의사의 적극적인 참여와 역할이 반드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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