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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0일 (일)

‘자보 개정안’ 재검토부터 재난·보훈까지…‘제도 밖’에서 ‘정책 안’으로

‘자보 개정안’ 재검토부터 재난·보훈까지…‘제도 밖’에서 ‘정책 안’으로

국정감사와 정부 답변으로 본 한의약 제도 전환의 분기점
“한 해 국민건강 향한 한의계 헌신, 정책 변화로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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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 올해 국회 국정감사는 한의계에 있어 단순한 현안 점검을 넘어 제도적 전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로, 국회 질의와 정부 답변을 통해 공공의료·재난의료·의료기술·보훈의료·관광산업 등 다층적 영역에서 재조명됐다. 

 

특히 여야 의원들의 문제 제기와 정부의 공식 답변은 ‘검토’ 수준을 넘어 ‘수정·보완·추진’으로 이어지며, 내년 한의계 전반에 적지 않은 정책적 기대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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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정재·전용기·이헌승·민병덕 의원

 

◎ “보험사에 치료권 넘길 수 없다”…자보 개정안, ‘원점 재검토’로 전환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추진해 온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강한 비판에 직면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인 ‘교통사고 상해 12~14등급 환자의 8주 이후 치료에 보험사 승인 의무화’에 대해 김정재 의원은 “이는 명백한 치료권·건강권 침해로, 의료계와 소비자단체가 일제히 반대하는 이유는 사회적 합의 없이 보험사 중심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8주 기준과 그 이후 치료 결정 구조 모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며 “개정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공론화 과정을 거쳐 제도를 보완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국토부는 전용기 의원의 서면·대한한의사협회와의 대면 답변을 통해 ‘보험사의 셀프심사 구조’를 공적 기구로 대체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며, 전문가·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 “한의원도 보훈병원 위탁병원으로”…제도 변화 현실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선 국가보훈부가 한의원을 보훈위탁병원 지정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공식화하면서 대상자의 실질적인 의료선택권이 가시화됐다.

 

이헌승 의원은 모든 보훈병원 한의과 설치 촉구와 더불어 의원급 의료기관 중 유독 한의원만 위탁병원에서 제외돼 온 현실을 지적했다. 이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적에 동의하며, 내년부터 독립 한의원을 위탁병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민병덕 의원의 서면질의에 대해 보훈부는 한의원 위탁의료기관 시범사업 추진 계획을 공식화했고, 실제로 한의원 15개소가 내년 신규 위탁의료기관으로 지정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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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정현·서영석·전진숙·장종태 의원

 

◎ 국립소방병원 한의과, 재활·트라우마·지역 특성 고려한 필수과로 부상

 

올해 한의협이 국립소방병원 내 한의과 설치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개최한 데 이어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박정현 의원이 “소방공무원은 근골격계 질환과 정신적 트라우마가 많은 직군으로, 고령층이 많은 충북 지역 특성을 고려할 때 한의진료는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소방청장 직무대행 김승룡은 “한의과 설치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한 데 이어 양방의사 인력 확보 난항으로 개원 자체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한의과 설치는 대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국립소방병원은 내년 6월 정식 개원을 앞두고 시범진료에 돌입했으며, 화상·통합재활·정신건강·건강증진 등 4대 특성화 진료체계와 함께 한의과 설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태다.


◎ 한의사 X-ray 사용…사법 판단 이후 ‘제도 정비’ 단계 진입

 

한의사의 X-ray 기기 사용 문제 역시 올해 사법부 판단에 따른 입법을 계기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사법 판단에서 정책·입법 논의로 이어진 이번 흐름은 한의사의 의료기기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금지·배제 중심에서 관리·안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서영석 의원 등 국회의원 51명이 공동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 자격에 한의사와 한의의료기관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2025년 1월 수원지방법원이 한의사의 X-ray 골밀도 측정기 사용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판결에 따른 후속 입법이다. 

 

현재 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검토 중이며, 서영석·전진숙 의원의 서면질의에 복지부는 “환자 방문·진료비에 미칠 영향과 지원책 등을 포함해 이해당사자와 관계 전문가 의견을 폭넓게 수렴, 업무범위 관련 쟁점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겠다”며 “의견 수렴 결과에 따라 필요 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의 안전관리에 관한 규칙’ 개정 등 설치·운영 관련 제도 개선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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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난 현장에서 입증된 한의약…“구호·회복 단계 제도적 포함 검토”

 

특히 올해는 대형 재난이 잇따른 해이기도 했다. 전남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경북 산불·충청권 수해 현장에서 대한한의사협회·시도한의사회, 사암한방의료봉사단 등은 한의약 중심의 심신 의료지원을 수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에 장종태·최보윤 의원이 재난 상황에서 한의약을 제도적으로 포함할 것을 요청하자 복지부는 “구호·회복 단계에서 한의약이 민간 의료자원으로 역할을 해온 만큼 제도적 포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실제 해당 내용은 ‘제5차 한의약 육성발전 종합계획(2026~2030)’에 반영, 재난 장기화 국면에서 협진 체계를 통해 초기 응급치료 이후 만성적·심신적 후유증 단계의 회복과 장기 치료를 지원하는 한편 공공의료 정책에 한의 정신건강 진료를 포함해 트라우마와 PTSD 등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제도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K-컬처와 만난 한의약 의료관광·체험형 모델로 확장 가능성

 

한편 글로벌 흥행을 기록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 속에서 한의의료를 관광 자원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국회에서 제기됐다.

 

이개호·최보윤 의원은 K-컬처와 연계한 한의약 체험형 의료관광 모델 마련 요청에 복지부는 “외국인환자 유치를 위해 한의의료기관에 진료 코디네이터와 통역 인력 지원을 확대하고, 비만·피부미용·건강상담·약침 등 외국인 선호 분야의 특화 진료 프로그램을 발굴·지원하고 있다”며 “향후 해외 전통의약 제도·인허가 가이드북 제작과 현지 법률 자문, 제품 홍보 등 해외 진출 지원을 병행하고, 의료관광과 연계한 진료·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한의약을 문화·관광·보건 융합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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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개호·최보윤·이수진·남인순 의원

 

◎ ‘한의약임상연구센터·한방병원’…“공익적 임상연구 인프라 필요성 공감”

 

한의협이 추진해온 국립한의약임상연구센터 및 연구특화 한방병원 건립과 관련해 복지부가 필요성에 공감하며 사전 연구 추진 의사를 밝힘에 따라 한의약 임상연구 인프라 확충 논의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종태 의원의 서면질의에 복지부는 “공익적 임상연구 촉진과 한의약 신기술·의료기술 발굴을 위한 건립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기존 한방병원 임상연구센터와의 기능적 차별성과 사업 타당성을 종합 검토하기 위한 사전 연구를 추진하고, 이를 토대로 구체적인 모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천연물 원료 의약품의 안전·품질관리 지원 업무를 수행하는 ‘천연물안전관리연구원’ 설립 근거를 담은 ‘약사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따라 천연물신약에 대한 한의사의 역할도 재조명됐다.

 

이수진·이개호 의원의 천연물신약에 대한 한의사 처방 및 급여 인정 질의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의료법상 명시적 규정은 없으나 한약재 원료 천연물신약을 한의사가 사용할 수 없는 현행 제도 개선에 공감한다”며 “올해 ‘한의약 제도발전협의체(5월)’와 ‘한약제제 간담회(9월)’에서 문제의식을 공유한 만큼 향후 사회적 논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남인순 의원이 한약제제 시장 침체와 한약재 수급조절제도, 원외탕전실 관리체계 등 한의약 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서면으로 주문한 데 대해 복지부는 △한약제제 활성화 TF 구성 △한약재 수급조절제도 정비 △추적관리시스템 도입 검토 등 다각도의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

 

올해 확인된 일련의 변화는 국민건강을 향한 한의계의 꾸준한 헌신이 정책 변화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장과 공공의 영역에서 축적된 한의약의 역할이 제도 안으로 반영되면서 내년 한의계의 정책 환경에 대한 기대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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