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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30일 (월)

“한의학에게 ‘조예린’이란”

“한의학에게 ‘조예린’이란”

내게 한의학이란?
한의혜민대상 장학생

조예린.jpg

 

조예린

가천대학교 한의과대학 본3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은데요, 삼수생이었던 저는 수험생 신분을 벗어날 때까지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시험점수라고 생각하는 결과주의자였습니다.

 

그렇게 성적에 맞춰 입학한 한의대에서 방황을 하게 됩니다. 특히 예과 시절 뼛속까지 이과인 저는 동양철학과 거리가 멀었기 때문에 한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머리로 이해하고 마음으로 받아들이는데 다른 학생들보다 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는 낮은 학업성취도로 고스란히 드러나게 되었고, 결과주의자였던 저는 만족스럽지 못한 한의대 생활을 보내게 됩니다.


가치 있는 경험, 가치 있는 한의학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과 선배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인생은 결과가 아닌 방향과 과정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한의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성공한 한의사라고 말할 수 있는 데에는 특정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모습의 한의사가 되는 것이 최고의 한의사가 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많은 치료 경험이 한의학을 증명하듯이, 가치 있는 경험들이 한의학에 대한 제 생각을 정리해 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이에 시험 하나하나에 연연해 하는 학부 시절을 보내는 대신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많은 것을 느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예과 2학년부터 본과 2학년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에 제한이 생겼고, 무엇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기준을 잡기 어려웠습니다. 다행히도 학과 학생회 활동, 학술봉사동아리 운영진 활동 등 꾸준히 해온 교내 활동 덕분에 다양한 선배님들을 뵐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제가 느꼈던 것은, 한의사분마다 본인이 정의하시는 한의학의 가치와 이상적인 방향이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마치 나만의 한의학이 모여 모두의 한의학이 깊고 넓어지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제가 한 명의 성공한 한의사가 되기보다는, 한의학이 발전하고 빛을 발하여 환자와 한의사 모두가 행복하길 원하고, 그 가치를 이끌어내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의학 기술의 발전, 한의학의 발전

 

본과 2학년 갈무리 때 방제학교실에서 학부 연구생을 모집했고, 연구로 한의학의 가치를 발견하고 탐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학부연구생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1년간 연구실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기회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포트폴리오 부문을 준비하면서 제 관심 분야와 관련된 연구계획을 세울 수 있었고, 전국한의학학술대회에 참석해 최신 연구 및 임상 트렌드를 파악하고 포스터 발표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몸 담고 있는 방제학 연구실에서는 한의 디지털 융합 과제 및 이를 기반으로 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다양한 실험을 보조하면서, 주제 질환과 관련 있는 통합뇌질환학회의 아카데미와 파킨슨병 연수강좌를 수강하며 연구 주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몇 년간 참여해 온 의료봉사활동 역시 저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져다 주었는데요, 한의학 연구가 개인적인 학문적 성장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는 데에 진정한 가치가 있음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

 

한의 의료봉사 활동은 많은 환자들과 대면하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다양한 질환을 접하고 불편함을 공감하는 상호작용을 통해 건강과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연구자로서 어떻게 노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임상 과목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다양한 한의원 및 한방병원을 참관하고, 여러 학회에서 열리는 보수교육 및 학생 특강을 수강했습니다. 제가 직접 확인하며 느낄 수 있었던 것은 한의 임상은 현대 의과학 기술의 속도와 흐름에 맞추어 함께 성장하고, 치료 범위 역시 확장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에 한의학과 다양한 기술의 접점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이에 코엑스에서 개최한 국제병원의료산업박람회(KHF)에 다녀오고, 한의 의료기기와 관련해 한국한의약진흥원에서 주최한 한의약 창업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하면서 아이템의 기술 특허 출원을 준비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한의학과 첨단 기술의 융합 가능성을 보았고, 새로운 기술적인 아이디어가 연구로 시작해 실제 임상에 적용되기까지의 과정을 간접적으로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조예린1.JPG

 

나의 가능성, 한의학의 가능성

 

한의학은 환자들의 건강을 총체적으로 이해하고,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중요한 의학입니다. 저는 그동안의 학업과 봉사 경험을 통해 한의학의 잠재력과 가능성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환자를 직접 돌보는 임상도 중요하지만, 한의학 연구를 통해 미래의 의료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회를 찾고자 했습니다.

 

저는 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응용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러한 능력과 열정을 활용해 한의학 연구 분야에 기여하고, 환자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더 나은 치료 방법과 접근법을 개발하고 싶습니다.

 

저처럼 한의대에 와서 진로 고민이 많은 분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 계신다면 과거 그리고 앞으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이 한의학의 어떤 면모에 매력을 느끼는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한의학은 대학입시와 같이 정해진 진도와 범위가 없습니다. 깊은 역사를 가진 만큼 미래의 무궁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본인이 탐구하고 기대하는 만큼 다양한 가치가 발견될 것입니다. 특히 다른 학문과 융합하여 발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망설이지 말고 더 넓게 꿈을 펼쳐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본인이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떠한 삶을 살고 싶은지 답을 찾고자 한다면 한의학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한의학에게 나는 어떤 사람으로 남고자 하는지 고민하면서 동시에 여러분들의 가능성 역시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저 역시 나에게 ‘한의학이란?’이라는 질문으로 시작하여 한의학에게 ‘조예린’이란?’의 문장을 완성하기까지 끊임없는 열정과 탐험으로 남은 학부시절을 장식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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