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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3월 30일 (월)

조선 3대 의서로 손꼽히는 ‘의방유취’, 현대적인 활용방안은?

조선 3대 의서로 손꼽히는 ‘의방유취’, 현대적인 활용방안은?

한국 한의학의 양생의학 정립 및 식치에 대한 풍부한 내용 수록
동대문구·세종대왕기념사업회, ‘의방유취와 양생’ 학술세미나 개최

의방유취1.JPG


백성들의 건강을 염려한 세종대왕이 의학진흥정책의 일환으로 편찬한 의학백과사전인 ‘의방유취’에 대해 한의학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현대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동대문구와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사)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의방유취와 양생-보제원 터에서 세종의 애민사상을 논하다’를 주제로 한 학술세미나가 지난 13일 서울한방진흥센터 다목적강당에서 진행됐다.


이번 학술세미나에서는 △‘의방유취’의 한의학적 가치(김남일 경희대 한의대 교수) △‘의방유취’와 원명 양생 사상(리우칭 일본 히로사키대학 교수) △‘의방유취’와 식치, 생명을 기르다(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동의보감사업단장) △세종 시대의 의료복지 사상 연구(박현모 여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등의 내용이 발표됐다.


김남일 교수는 발표를 통해 “‘의방유취’는 세종·문종대에 걸쳐 1차 초고본, 세조대에서 2차 교정본, 성종대에 이르러 3차 초간본이 만들어지는 오랜 과정에서 출판에 관여한 인물들은 이미 의학에 조예가 깊은 유학자와 학술적으로 뛰어난 의관 등 당대 최고의 유의들이었다”며 “이를 통해 신유의(新儒醫) 계층이 등장했으며, 이는 조선 전 시기를 통틀어 후학 양성을 통한 학문적 전통을 만들어내는 활동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또한 김 교수는 “‘의방유취’에 기록된 양생의학의 내용은 당시 중국, 한국에 산재해 있던 양생의학 분야의 연구실적을 총망라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양생적 요소는 동의보감으로 계승돼 한국 한의학만의 양생의학의 전통을 수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일본으로 전해진 ‘의방유취’는 탄바 모또타네에 의해 연구돼 ‘중국의적고’의 성립에 기여했으며, 더불어 현재 없어져서 그 실체를 알 수 없는 의서들의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어 ‘의방유취’를 통해 복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한 토론에 나선 차웅석 청강한의학역사문화연구소장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한의학 의서는 ‘동의보감’이지만,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의서는 바로 ‘의방유취’”라며 “‘의방유취’는 당시 동아시아 의학의 가장 큰 데이터베이스인 만큼 동의보감과 마찬가지로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의 등재 등 보다 다양한 활용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의방유취2.JPG


이와 함께 안상우 단장은 ‘의방유취’의 편찬과정 등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식치를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안 단장은 “‘의방유취’는 조선 세종 27년(1445년) 365권으로 편찬됐으며, 여러 차례의 교정을 거쳐 성종 8년(1477년) 동활자본으로 간행됐다”며 “이는 ‘경국대전’보다 앞서 말현한 조선 최대의 의학지식 DB 구축 프로젝트이며, ‘향약집성방’·‘동의보감’과 함께 조선조 3대 의서로 손꼽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의방유취’는 전체적으로 91門으로 나눠져 있으며, 각 문은 또 理論, 方藥, 食治, 禁忌, 鍼灸, 導引 등의 내용 순으로 수록돼 있다. 또한 理論과 方藥 이외에 食治, 禁忌, 鍼灸, 導引 등의 내용은 매 문마다 일률적으로 적용된 것이 아니며, 인용방서의 서명을 門마다 대제목으로 하고, 원서의 인용제목을 중제목을 삼고 있다.


안 단장은 “‘의방유취’는 개인적인 주장이 아니라 정부에서 주도한 서적으로, 당대 의학지식을 총망라한 후 효과가 확실하고 안전한 것만을 등재시켜 대중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용처방을 제시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즉 중국에서는 ‘의방유취’가 자신들의 의학을 베낀 것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주장으로 ‘의방유취’는 동 시대의 의학지식을 모은 뒤 당시 조선시대의 상황에 맞게끔 재가공된 한국 한의학만의 의학서적”이라고 밝혔다. 


이어 안 단장은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고 초고령사회 진입을 목전에 두면서 이제는 먹는다는 행위가 단순히 주린 배를 채우고 허기를 면한다는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생리적인 욕구를 넘어, 이제는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라는 화두가 건강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관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고 운을 떼며, 음식이 지니고 있는 치료 효능과 음식으로 치료하는 방법을 다룬 ‘식치’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안 단장은 연구를 위해 ‘의방유취’ 식치편에 존재하는 850여개의 처방을 전산화해 ‘의방유취’ 식치 원문편 및 원문 영인편을 발간한 바 있으며, 현대적 의미로 번역 및 교정 작업도 수행했다. 또한 식치 처방 구성 약재의 출현 빈도를 조사하고, 질환별로 배치돼 있는 식치 처방들을 증상 중심으로 재분류해 식치 처방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안 단장은 “동의보감에는 ‘건강의 근본은 올바른 식사에 있으며, 병을 고치는 길은 약에 있다. 음식의 올바른 것을 모르면 우리의 생명을 온전하게 할 수 없고, 약성을 분명히 모르고는 병을 고칠 수 없다’고 게재, 식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식치의 전통은 ‘향약집성방’에 신선복이방이 수록된 이후 조선 중기 ‘의림촬요’, ‘동의보감’, ‘제중신편’ 등을 통해 식치의 전통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고 밝혔다. 

 

특히 안 단장은 ‘의방유취’ 식치편의 의의와 관련 “14∼15세기 동아시아의 음식문화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가능하게 하는 한편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식치방을 적극 이용함으로써 약물치료에 대한 부작용을 줄이는 등 의료비용 감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더불어 다른 의서에 비해 식치에 대한 내용이 풍부하게 수록돼 있는 만큼 다양한 약재와 식료의 결합을 통해 현대적으로 응용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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