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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7일 (토)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26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26

“학기 중 원주에서 서울까지…힘들지만 알찬 시간”

양희준.jpg

양희준 상지대 한의학과대학 본과 4학년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에게 학업 및 대학 생활의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2023년 1학기 개강이 얼마 남지 않았던 2월 말, 학교 카카오톡 채팅방에 공지가 하나 올라왔다. ‘2023년 제1기 2학기 통합뇌질환학회 부설 행산 한의학 & 뇌질환 아카데미’


통합뇌질환학회. 사실 처음 들어보는 학회였다. 그러나 한때 인기 있었던 의학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신경외과 교수 채송화를 보며 신경과·신경외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채팅방에 올라온 2학기 강의 일정표를 찬찬히 살펴보았다.


강의 일정은 △Module A(20분): 황제내경과 한의학 원리론 △Module B(60분): 뇌신경계 증후의 분석과 감별진단 △Module C(60분): 뇌질환의 병태별 체질처방 운용 및 뇌질환 관리를 위한 약침 활용 등이었다. 황제내경부터 신경과학, 사상의학, 그리고 약침까지. 이렇게 다양한 주제를 다루는 학회 강의는 처음이었다. 마침 사상의학에도 관심이 있던 터라 신경계 질환과 사상의학을 다룬다는 점에서 구미가 당겼다. 약침도 본과 3학년 때 이론만 배우고 실제로 사용해볼 기회는 없었기 때문에 약침 실습시간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우연히 접한 ‘한의학 & 뇌질환 아카데미’

강의는 매주 화요일 저녁 7시40분, 강동경희대병원에서 총 15차시로 구성됐다. 방학 때 짧은 기간 동안 진행하는 학회 강의는 몇 번 본 적이 있지만, 이렇게 학기 중에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하는 강의는 처음이었다. 원주에서 강의를 들으러 다니려니 시간과 장소 때문에 약간 고민이 됐지만 같이 듣자는 친구들이 있어 여럿이 다니면 괜찮을 듯 싶어서 고민 끝에 신청했다.


3월14일 첫 수업 날, 타 대학병원은 처음 가봐서 좀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 마음으로 강동경희대병원에 갔다. 강의는 통합뇌질환학회 회장이자 강동경희대병원 뇌신경센터 한방내과 교수님이신 박성욱 교수님께서 진행하셨다. 강의실이 굉장히 넓고 좋아서 수업을 듣기 쾌적한 환경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교수님의 강의가 굉장히 좋고 알찼다. 특히 첫 시간의 3교시(Module C) 사상의학 강의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교수님께서는 ‘육경구조론’을 통해 사상의학의 이론체계를 설명해주셨는데, 지금까지 들었던 여느 수업과는 달리 뜬구름 잡는 느낌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해설이었다. 작년 본과 3학년 사상의학 강의를 수강한 후 시험 공부를 하면서 가졌던 의문점들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원래도 사상의학에 관심이 있는 편이었는데, 교수님 강의 후 사상의학에 더욱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

 

치험례 소개 등 흥미롭고 알찬 강의

매 회차의 강의는 A, B, C 파트 3교시로 나눠 진행됐다. 1교시(Module A)에는 황제내경 원문을 강독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학부 원전학 강의와는 다르게 원문을 가볍게 읽으면서 황제내경을 현재에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임상에 활용해야 하는지를 위주로 설명해주셨다.


2교시(Module B)는 신경계 질환의 주요 증후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한의학적 내용보다는 KCD 바탕의 양방 의학적 내용 위주로 진행되었고, 특정 증후가 발생하는 기전, 관련 질환, 질환별 감별 진단 등의 내용들을 다뤘다. 작년 본과 3학년 심계내과학 강의에선 질환별로 수업이 진행되었고 그에 맞춰 공부했었는데, 이번에는 주요 증후별로 다시 정리하면서 복습하는 기회가 되어 좋았다. 그리고 교수님의 치험례도 소개해주셔서 더욱 생동감이 있는 강의였다.


3교시(Module C)에는 1차시부터 9차시까지는 사상의학 강의가 진행되었고, 10차시부터 15차시까지는 약침 강의가 진행됐다. 사상의학 강의는 앞서 말했듯 육경구조론의 관점에서 진행되었고, 체질별-병태별로 어떤 처방을 쓸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매 시간마다 교수님의 치험례를 소개해주셔서 더욱 흥미롭고 알찬 강의였다.

 

약침 활용시 가장 중요한 것은?

약침 강의는 교수님의 저서인 ‘약침의 정석(우리의학서적)’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특히 교수님께서는 강의를 통해 △‘아시혈’이란 단순히 환자가 아프다고 가리키는 부위가 아니라 환자의 병태를 유발하는 원인이 되는 혈자리이며, ‘압통이 있는 경결점’이다 △약침 치료는 환자가 아프다고 가리키는 곳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시술자가 ‘아시혈’을 찾아서 촉진한 후 정확한 위치에 치료해야 한다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약침 강의는 이론 수업 후 실습을 진행하는 순으로 이뤄졌다. 예를 들어 10주차에 두경부 약침치료 이론수업을 진행하고, 11주차에 두경부 약침치료 실습수업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사상의학 강의만큼 약침 강의도 매우 알차고 좋았다. 우선 뇌질환 환자의 치료에 약침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 알게 되어 좋았고, 약침 실습 시간이 있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작년 본과 3학년 약침학 강의에선 약침치료의 이론에 대해서는 배웠지만 아쉽게도 실습 시간은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직접 약침을 써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학기 중에 15주 동안 매주 수업을 들으러 가는 것이 힘들긴 했지만, 힘들게 다닌 만큼 보람이 있는 너무 좋은 수업이었다. 통합뇌질환학회 아카데미는 총 2년, 4학기제로 구성된 강의로, 이번에 진행된 강의는 4학기 과정 중 2학기에 해당되는 강의였다. 4학기 전체 과정을 수료하고 시험에 합격한 경우, 뇌질환 인정의 자격이 부여된다고 한다. 인정의 자격 부여도 좋은 이력이 되겠지만, 강의 자체가 매우 유익하므로 평소 신경계 질환에 관심이 있거나 한의학적 치료에 진심인 사람이라면 강의를 수강할 것을 매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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