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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7일 (수)

텃밭에서 찾은 보약-22

텃밭에서 찾은 보약-22

부추, 두릅, 엄나무 ‘봄의 만찬’
사촌과도 안 나눠먹는 초벌 부추, 관절에 좋은 두릅, 피를 잘 돌게 하는 엄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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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해진 래소한의원장 

<우리동네한의사>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제철에 맞는 음식을 한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텃밭에서 찾은 보약’을 소개합니다. 안전한 먹거리에 관심이 많은 권해진 원장은 텃밭에서 가꾼 식재료를 중심으로 한의약과의 연관성 및 건강관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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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에게 비는 거름이고 보약입니다. 그런 반가운 봄비가 왔습니다. 봄 텃밭에는 먹거리가 많은데 최근에는 워낙 가물어서 풀도 자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기다리던, 너무 반가운 봄비가 내려 땅을 충분히 적셔주었습니다. 그래선지 가늘게 올라오던 부추가 물을 머금고 통통하게 쑥 올라왔습니다. 옛날 어른들이 사촌과도 나누어 먹지 않았다는 그 초벌 부추가 말입니다.


초벌 부추로 만든 겉절이와 부추전, 입맛을 돋우네요.

초벌 부추에 어린 참나물, 아주 작은 머위, 거기에 흰민들레잎까지 텃밭에 올라온 풀들을 모두 넣고 부추겉절이를 만듭니다. 부추가 맛이 강하니 마늘은 빼고 집간장, 식초, 효소, 들기름, 고춧가루, 깨소금까지 넣습니다. 한입 넣으면 봄맛이, 봄향이 납니다.

며칠 후 부추가 더 올라오면 부추전을 부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해물을 듬뿍 넣고 밀가루 반죽을 합니다. 한판 부쳐내고 청양고추를 넣어 어른들이 먹을 부추전도 부칩니다. 부추 수확량이 많아지면 액젓, 생강청, 깨소금으로 버무려서 부추김치도 담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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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과 엄나무, 늘 우리 곁에서 봄을 알려줘요.

또 봄이 되면 식탁에 오르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릅 새순과 엄나무잎-저희 고향에서는 응개라고 부르는-입니다. 봄에 이 두 가지를 먹지 않고 지나가면 섭섭합니다. 어릴 적엔 독특한 맛 때문에 잘 먹지 않았던 봄 새순들입니다. 

할아버지 댁은 불고기로 유명한 언양입니다. 뒷마당에는 두릅나무가, 집 앞 창고 옆에는 엄나무가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봄이면 두 나무에 올라오는 새순을 잘라 오일장에 내다 파셨습니다. 아주 어린 싹이 연하고 맛은 좋지만 시장에서는 어느 정도 커야 제값을 받습니다. 작고 어린 순은 따서 저희 집에 가져다 주셨죠. 저희 어머니에게는 시어머니께서 주시는 봄맛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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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새순 내음새가 그리울 땐 얼려둔 두릅과 엄나무로 나물해 먹어요

시집을 가니 경주에 있는 시댁에도 집 옆으로 두릅나무가 있었습니다. 엄나무는 밭에 한 그루 있다고 하시더군요. 할아버지 댁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웬만한 집은 두 나무를 모두 기르는구나 싶었습니다. 시부모님은 봄이면 나물을 캐서 택배로 부쳐주셨습니다. 한 번 보낼 때마다 듬뿍 보내시니 먹고 남을 만큼 두릅과 엄나무 새순이 많았습니다. 

두 나무의 어린순을 끓는 물에 살짝 데치고 찬물에 헹구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습니다. 나물로도 무쳐 먹고 전도 부쳐 먹었습니다. 엄나무순으로는 장아찌도 담가두지요. 실컷 먹고 남은 두릅과 엄나무순은 데쳐서 물과 함께 얼려두었다가 여름에 봄 새순 향이 그리울 때 꺼내서 나물을 해먹습니다.  

 

두릅은 관절에, 엄나무는 혈액 순환에 좋아요

두릅나무에서 올라오는 새순은 음식으로 먹지만 두릅의 줄기와 뿌리의 껍질은 약용으로 쓰입니다. ‘총목피’라 부르며 이 또한 봄에 채취해서 가시를 제거하고 말려서 씁니다. 두릅은 오가피과인데 이 과의 식물은 관절에 효능이 있지만 약간의 독성도 지닙니다. 

엄나무 또한 봄에 새순을 음식으로 먹지만 나무껍질은 ‘해동피’라 부르며 약재로 사용합니다. 두릅처럼 관절에도 좋고 피를 잘 돌게 하고 진통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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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과 엄나무순을 딸 때는 나무 건강을 위해 남겨두어요.

 

두릅순 엄나무순 모두 가지 끝부분에 난 것이 제일 연하지만 그것만으로 양이 충분하지 않아곁가지순을 많이들 따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나무에 새순을 모두 따버리기도 하죠. 나무의 건강을 위해 곁가지는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두릅은 성질이 찬 편이라 소화기가 약한 분들은 많이 드시면 설사를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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