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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8일 (목)

“과정도, 결과도 납득 안가는 수가협상…문제점은?”

“과정도, 결과도 납득 안가는 수가협상…문제점은?”

협상기간 내내 SGR 모형을 선택적으로 차용해 적용하는 모순 ‘지적’
의협도 SGR 모형의 문제점 지적…수가협상 방식의 개선방안 강구 ‘촉구’

협상1.JPG

“이번 수가협상은 과정도, 결과도 전혀 납득이 가지 않는 협상이었다.”

지난달 31일 저녁부터 시작해 익일 9시까지 7차례의 수가협상을 마치고 협상 결렬을 선언한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의 발언은 수가협상의 문제점을 한 마디로 표현한 의미심장한 발언이었다.

실제 이번 협상에서는 밴드(추가소요재정)가 협상 최종일인 지난달 31일에서야 제시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는가 하면, 건보공단에서는 최근 보건의료 환경을 반영한 SGR모형 개선으로 환산지수를 산출해 2023년도 유형별 환산지수 협상을 진행한다고 했지만 실제 협상과정에서는 SGR 연구가 제대로 활용됐는지조차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협상 최종일에서야 나온 밴드…의견 개진의 기회 자체 박탈

이에 수가협상에 참여하는 한의협 등 보건의료 공급자단체는 지난달 30일 공동성명서 발표를 통해 최종 협상 하루 전까지 밴드의 대략적인 수치조차 공유되지 않은 초유의 사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 단체들은 “2023년도 환산지수를 결정하는 이번 협상과정에서는 협상 당사자인 공급자를 무시한 채 일방적이고 불공정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어, 공급자단체는 큰 실망과 함께 무기력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성공적인 협상 진행을 위해서는 상호 동등한 입장에서 협상의 목표를 설정하고, 최선을 다해 상대를 설득하여 최종적으로 협상타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필요한 데도 불구, 협상 종료일이 되서야 실질적인 논의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상황은 협상에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을 제한해 충분한 의견 개진의 기회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진호 단장은 2차 협상과 최종 협상을 마치고 나온 자리에서 SGR 모형 적용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 단장은 2차 협상 종료 후 “SGR 결과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정량적으로 사용하려고 한다면 전체 똑같은 기준에 따라 적용을 해야지, 부분부분마다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안된다”며 밝힌 바 있다. 또한 최종 협상 후에도 “어떠한 큰 줄기의 원칙이 공통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답을 정해놓고 거기에 필요한 SGR 연구라는 근거들을 선택적으로 차용해 적용하는 모순점들을 협상과정 내내 느꼈다”며 SGR 모형 적용에 대한 강력하게 질타했다. 

 

또한 한의협과 함께 최종 협상이 결렬된 대한의사협회도 3일 건보공단은 수가협상에 대한 개선방안을 즉각 강구하라고 밝히며, “공급자단체뿐 아니라 가입자단체에서도 문제가 제기된 SGR 모형에 대한 조속한 개선을 이뤄내지 못하고 매년 똑같은 형태의 수가협상을 반복하고 있는 것은 건보공단의 역할 방기”라고 꼬집었다.


이름만 협상일 뿐 수가계약의 일방 통보

의협은 이어 “건보공단은 이번 수가협상에서 문제점이 일부 개선된 SGR모형을 적용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의료이용량 감소 등 재정 영향에 대해 어떻게 적용시킬지 제대로 된 사회적 합의가 없었으며, 특히 SGR모형의 경우 거시지표의 선택과 목표진료비 산출 적용시점에 따른 격차 발생, 장기간 누적치 사용에 따른 과대(과소) 편향 가능성, 산출결과의 실효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어 미국 등도 그 사용을 2015년 영구 폐기한 바 있다”며 “그동안 공급자단체들이 지속적으로 SGR모형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개선을 요구해 왔음에도 건보공단은 이러한 SGR모형을 개선 없이 일방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이름만 ‘협상’일 뿐 수가계약을 일방 통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의협 수가협상단은 협상 기간 내내 수가인상의 당위성뿐만 아니라 각종 보험정책에서 한의가 소외되고 있는 부분에 대한 의견 전달을 통해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출범한 새 정부에서는 한의계에도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는 상식적인 정책을 펴나가기를 요청했다.

 

한의의 경우 건강보험 내에서의 낮은 보장률 탓에 한의의료기관 실수진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으며, 2019년 추나요법 급여화로 반짝 증가한 것 외에는 최근 5개년(2017∼2021년) 동안 평균적으로 2.9%씩 감소돼 왔다. 이같은 실수진자 감소는 고령화시대에 한의의료서비스 이용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과는 반대로 한의의료기관의 총진료비 증가율 둔화로 이어지고 있으며, 실제 2014년 건강보험 총진료비 중 4.2%를 차지했던 한의의료기관의 진료비 점유율이 2021년에는 3.3%까지 떨어진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공정한 기회 부여로 국민건강 기여할 수 있는 장 마련돼야

또한 현대 의료·진단기기를 이용한 물리치료, 혈액·소변 검사 등의 진단검사의 목록화 및 급여화도 요원한 실정이며, 더불어 △상병수당 시범사업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시범사업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재활의료기관 지정 시범사업 등 각종 건강보험 시범사업 내에서의 한의 참여는 철저하게 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진호 단장은 “새 정부에서 그동안 각종 정책에서 소외됐던 한의계에 대해 보다 많은 관심을 갖고, 공정한 기회를 통해 국민건강에 기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한의계의 이같은 요구는 한의계만을 위한 불공정한 특권과 반상식적인 혜택의 요구가 아닌, 보건의약계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불공정과 반상식을 정상화해달라는 요구이자 국민건강권 확보를 위한 한의계의 열망”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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