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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6월 19일 (금)

一鍼 二灸 三藥

一鍼 二灸 三藥

김길회 대표(스마트예담탕전·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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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의 치료수단에는 침과 뜸과 약물이 있는데, 언제 어디에서부터 유래된 말인지는 몰라도 한의치료를 얘기하면서 일침 이구 삼약(一鍼 二灸 三藥)이라고 말한다.

 

글자 그대로 보면 첫번째가 침이요, 두 번째가 뜸이요, 세 번째가 약이란 말이다. 그런데 그 첫째 둘째 셋째란 순서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빠른 치료 효과의 순서인지, 근본적인 치료 작용의 순서인지, 우선 손쉬운 치료 방법의 순서인지, 응급질환을 치료하는 순서인지, 병의 깊이에 따른 순서인지…. 혹자는 침이 가장 좋은 치료법이며, 뜸이 그 다음이고 ,약은 가장 덜 좋은 치료법으로 해석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런데 기록을 살펴 보면 이는 중요도의 순서라기보다는 병의 깊이에 따른 용도나 시술하는 순서로 보인다.

 

손사막(581∼682)의 ‘천금방’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침뜸을 놓고 약물을 써야 한다. 약물만 쓰고 침을 쓰지 않으면 훌륭한 의사라고 할 수 없다. 침을 놓고 약물을 알아야지 진정 훌륭한 의사다. 이것은 침뜸과 약물이 서로 돕는 작용을 한다는 말이다.”

 

양계주(1522∼1620)가 저술한 책인 ‘침구대성’ 중의 ‘제가득실책(諸家得失策)’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병이 장위(腸胃)에 있으면 약물이 아니면 건질 수 없고, 병이 혈맥(血脈)에 있으면 침이 아니면 미칠 수가 없으며, 병이 주리(理)에 있으면 뜸이 아니면 도달할 수 없다. 의사에게는 침과 뜸과 약물 어느 하나도 빠뜨릴 수 없다. 많은 의사들이 병을 치료함에 단지 약물만 사용하고 침뜸은 버리고 있는데 그래서야 어떻게 환자의 원기를 보전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의가들의 주장은 침과 뜸과 약물은 각각의 적응증이 있으며, 의사는 마땅히 질병과 필요에 따라 모든 치료수단을 적절하게 활용할 줄 알아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므로 급성병이나 구급질환은 병사가 표부 혈맥에 있을 때는 침을 사용해 치료하는 것이 좋고, 오래된 병이나 난치성질환 병사가 주리에 있고 한성 질환일 때는 뜸으로 치료하며, 병이 장부에 있거나 신체 내부의 혈과 진액이 부족할 때는 약을 써서 치료한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

 

물론 어떤 질환이든 침이나 뜸이나 약물로 치료할 수 있다. 어떤 방법이 손쉽고 간편하고 효율적인가 하는 문제인 것이다. 운동하다 다치거나 삐었는데 언제 탕약을 달이고 있겠는가. 우선 간편하게 침과 뜸으로 치료하는 것이 효율적인 것이다. 게다가 어혈을 치료하는 탕약을 병행한다면 더 좋은 효과가가 있으리라는 것은 불문가지이다. 또한 환자의 체력이 비실비실한 데다가 어찌 치료효과만 바라보고 침으로 강자극을 하거나 평소에 열이 많은 사람에게 백회에다 뜸을 떠서 불을 지를 수 있겠는가.

 

전체적인 숲을 보고나서 일부 증상이나 질환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쓰러져가는 집에 망치질을 해대는 것이나 불난집에 불을 지르는 일도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침과 뜸과 약은 비교대상이 될 수 없다. 다만 용도에 따른 효용성이 있을 뿐이다.

 

현대의학에서 약물과 운동치료, 물리치료와 수술이 비교대상이 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즉 一 수술, 二 운동 물리치료, 三약 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다. 질환의 상태에 따라 병소의 위치에 따라 그 역할이 다른 것이다.

 

옛날 명의들이 침으로 질환을 빠르게 치료한 이야기들이 전해진다. 그것은 치료행위와 결과가 명확하고 빠른 작용 때문에 드라마틱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실 약물로도 침처럼 빠른 효과를 낼 수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침이든 뜸이든 약물이든 그 어느 것이 먼저가 아니라 사람이 고통스럽지 않고 부작용과 해가 덜하며 빨리 환자의 불편이 해소되고 치료가 잘되며 재발이나 후유증이 없는 치료방법이 그 첫 번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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