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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2일 (목)

‘수술실 CCTV’ 한 발 물러선 의협…“설치 막아낼까?”

‘수술실 CCTV’ 한 발 물러선 의협…“설치 막아낼까?”

의료계-정부-정치권-환자단체 참여하는 논의기구 구성 요청
의협 바람과 달리 여당 23일 법안1소위서 강행 의지 피력
“환자 신뢰 회복 위해”…수술실 CCTV 설치 병원 등장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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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수술실 CCTV 설치 관련 법안을 6월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의료계가 “논의기구 구성을 통해 정책 추진 여부를 결정하자”며 기존 ‘결사반대’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섰다.

 

수술실 CCTV 설치 관련 국회 법안 심사를 앞두고 최근 인천과 광주 척추전문병원에서 병원 행정직원 및 간호조무사 대리수술 정황이 잇달아 터지면서 국민여론이 의료계에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국회는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 개정추진을 즉각 보류해달라”며 “이해 당사자인 의료계·정부·정치권·환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논의기구를 구성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충분한 논의를 갖고 정책추진 여부를 결정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의협 산하단체인 대한병원의사협의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도 18일 각각 성명서와 입장문을 내고 수술실 CCTV 설치 법안 논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는 성명에서 “수술실 CCTV 설치 정책은 국민의 알 권리를 제대로 충족시키지도 못하고, 오히려 환자와 병원 종사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정책이므로 폐기해야 마땅하다”고 밝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도 입장문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다른 수단으로 달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며 “의료진 간 대화를 포함해 수술 기구의 움직임, 환자 혈압, 체온, 심박동수 등을 기록하는 장치인 수술실 블랙박스를 도입하자”고 제시했다.

 

강병원 의원 “국민 89%가 설치 찬성”

수술실 CCTV 설치 법안 강행을 잠시 보류하자는 의료계의 바람과 달리 정치권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특히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3일로 예정돼있는 국회 보건복지위 제1법안심사소위에서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명시한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14일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6차 최고위원회에서 강병원 최고의원은 “이번 국회에서는 국민의 생명이 달린 민생과제인 수술실 내 CCTV 설치와 불사조 의사면허 폐지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수술실은 밀폐된 공간이며 전신이 마취된 환자는 그 무엇도 알 수 없는 불가항력이기 때문에 수술실 CCTV는 환자의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며 “차량용 블랙박스가 사고가 났을 때 결정적으로 나를 지켜주는 보호막이 되듯 수술실 내 CCTV는 환자의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의료진의 권리를 지키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일 뿐만 아니라 수술실 CCTV 설치에 89%의 국민이 찬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같은날 모두발언에서 “국민 10명 중 8명이 찬성하는 수술실 CCTV 설치법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유령수술·의료사고 은폐·수술실 내 각종 범죄를 막아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수술실 CCTV 설치가 의사 고유의 권한 침해인 것처럼 침소봉대하며 반대하는 것은 배타적 특권의식에 불과하다”며 “환자들이 원하는 것은 '고의적 위반행위 방지'로 최소한의 보호”라며 찬성 입장을 보였다.

 

수술실 CCTV 설치에 줄곧 찬성 입장을 보여 온 이재명 지사를 비롯한 여당 지도부 모두 수술실 CCTV 설치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이번 6월 국회에서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수술 장면 실시간 시청 가능한 병원 등장도

대리수술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확산되자 환자 신뢰 회복을 위해 아예 선제적으로 수술실 CCTV를 설치한 병원도 등장했다.

 

인천 부평 소재의 한 관절전문병원은 지난 9일부터 모든 수술실 6곳에 CCTV를 전면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운영에 들어갔다. 이 병원은 원하는 환자에 한해 모든 수술에 대한 녹화를 진행하는 동시에 환자 보호자가 대기실에서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도록 이원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단 환자 신체의 민감한 부분에 대한 노출을 막기 위해 수술 준비 과정은 제외한 수술장면부터 녹화를 진행하고, 녹화 영상은 환자의 동의하에 최대 30일간 보관 후 폐기한다고 방침을 정했다.

 

이처럼 대리수술로 의료계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아지고 의료계 내부 스스로 자정 운동에 나서면서 수술실 CCTV 설치 ‘반대’를 외치고 있는 의협의 입장은 점차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CCTV법은 대리수술, 성범죄, 의료사고 은폐 등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확보 수단이기 때문에 신속한 입법화가 필요하다”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무자격자의 대리수술이나 유령수술을 교사한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의 신속한 통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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