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최혁용·이하 한의협)가 4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한의진료 권고안(제1판)’을 발표했다.
한의협은 한의진료 권고안의 제정과 관련 “바이러스 질환의 가장 확실한 예방 및 치료법은 백신이지만, 아직까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한의사들의 적극적인 치료와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이에 한의사들의 진료에 도움이 되고자 이번 권고안을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권고안은 △병원학 Etiology △역학적 특성 Epidemiology △임상적 특성 △진단기준 △임상 분류 △감별 진단 △치료 △격리해제 및 퇴원 기준 △예방 및 관리 △본 진료 권고안의 제한점 △한의진료 권고안 개발 방법 순으로 작성됐으며, 사용 약물 처방 설명·구성한약재 안전성 관련 권고안·한약제제약의 항바이러스효과 근거 정리 등이 함께 포함돼 있다.
이 가운데 ‘치료’ 부분은 △병세의 심각한 정도에 따라 치료 장소를 결정 △일반 치료 △중증(重症) 혹은 최중증(最重症) 환자의 치료 △한의 치료(작성원칙 및 대면 진료시 일반 지침(경증 초기(輕症初期)-표열증(表熱證), 습증(濕證) / 경증중기(輕症中期)-이열증(裏熱證), 습중증(濕中證) / 중등증기(中等症期) 및 중증기(重症期) / 최중증기(最重症期) / 회복기(回復期)) △국내 보험제제 및 일반제제(보험제제(전국한의과대학 폐계내과학 권고안) 및 일반한약제제) 등으로 세분화해 제시했다.
특히 한의치료의 경우 코로나19는 한의학에서 역병(疫病)의 범주에 속하고, 역려지기(疫戾之氣)에 감수돼 발생하며, 병정(病情)에 근거해 지리적 및 기후 특징에 따라 병의 정황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권고안에서 제시한 변증론치(辨證論治)를 참조해 치료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의치료의 기본적인 대상은 경증 환자(자가격리 대상) 및 회복기를 대상으로 하며, 중등도 환자나 중증 및 심한 중증 환자(입원 치료 대상)의 경우에는 의과 치료를 우선으로 하고, 필요시 한의학적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한의진료를 원하는 사람은 △무증상과 경증 자가격리 및 생활치료센터 격리자 △경증 자가격리자(기저질환 없는 경우) △경증 자가격리자(기저질환이 있거나 고령자, 소아) △퇴원 또는 자가격리 해제자 △중증 환자(한약 투약 가능한) 순으로 하되, 주치 한의사의 감염질환 전문성과 경험에 따라 역할 구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를 증상별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경증 초기 ‘표열증’에서는 발열이 오한을 겸하며 소화기 이상이 없는 경우에는 형방패독산·구미강활탕·상국음을, 발열이 더 심하며 소화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은교산·갈근해기탕을 각각 활용하는 한편 ‘습증’에서는 기본 증상에 추가적으로 습증의 소화기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곽향정기산·곽박하령탕·달원음 가감을, 기본 증상에 미열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은교산 합 삼인탕 가감을 사용할 것을 제시했다.
또 경증 중기 ‘이열증’에서는 숨가쁨이나 흉통, 흉민(가슴 답답함) 등이 심한 경우에는 도적강기탕·청금강화탕·마행감석탕 합 천금위경탕 합 소함흉탕 가감을, 또한 폐에 가래가 많고 목이 심하게 아픈 경우에는 마행감석탕 합 청기화담탕 가감을 활용하는 한편 ‘습중증’의 경우 중기부터는 전체적으로 습증상이 주증상이 아니므로 초기의 진료에 준해 시행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중등중기 및 중증기에는 청폐배독탕·마행감석탕 가감 △최중증기에는 삼부탕 합 소합향환 △회복기에는 한의사의 임의 변증에 따라 치료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이밖에 보험제제로는 전국한의과대학 폐계내과협의회의 권고안에 따라 성인의 증상 경감 목적으로 연교패독산·형개연교탕·갈근해기탕·생맥산 등을 권고하는 한편 일반 한약제제로는 마행감석탕·쌍황련·은교산·곽향정기산·청폐탕·시경반하탕·황련해독탕 등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권고안은 일반적인 진료지침의 개발방법과는 달리 급성 전염성질환에 대해서는 알려진 지식이 제한적이며, 흔히 golden standard로 제시되는 이중맹검 대조연구(RCT)나 메타분석이 존재하지 않은 만큼 개별 증례에 대한 연구와 선행된 치료 증례의 분석, 기존에 알려져 있는 유사한 질환에서 얻어진 경험 등에 따라 개발됐다.
또한 코로나19의 진단 및 치료에 있어서는 중국에서 첫 환자가 보고되었으며, 전통의학을 활용한 진단 및 치료 경험 역시 중국의 사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중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폐렴 진료방안을 주로 참조했으며, 더불어 미국 CDC, NIH 자료, 한국 질병관리본부 및 유관 학회 권고안 등을 참조해 한의학 관련 분야의 전문가 자문을 토대로 작성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