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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이수진 교수

이수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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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하늘을 날기 위해 뼈 속을 비운다



작년 늦가을의 어느 날 한 친구가 SNS에 올려놓은 찌르레기떼의 군무 영상을 본 적이 있다.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찌르레기들이 날이 추워지면 영국이나 아일랜드로 모여들기 시작해 수만 마리가 한 지역에서 겨울을 나기도 한다는데 이들이 잠자리에 들기 전 어두워져 가는 하늘을 수놓는 멋진 장관을 보여준 것이다.

동영상을 올린 사람들이 멋진 음악까지 배경으로 깔아놓아 요즈음도 울적할 때면 가끔 페이스북에 링크시켜 놓은 사이트로 들어가서 찌르레기떼가 만들어 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곤 한다. 늦가을부터 겨울 사이에 영국의 브라이튼 피어에서는 그리 보기 힘든 광경이 아니라 하니 영국에 가게 된다면 한번 가 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멀리 영국에 갈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도 시베리아에서 겨울을 나러 천수만으로 모여든 가창오리떼의 군무가 이제는 꽤 유명하여 여러 TV 프로그램에서 다룬 바 있다.



이 철새들이 무슨 이유로 수만, 수십만 마리씩 모여서 겨울을 나며, 또 무슨 이유로 잠자리에 들기 전에 멋진 군무를 추는지를 새 전문가가 아닌 나로서는 알 수가 없다. 아니 이유를 알기 위해서 찾아보고 싶은 생각도 없다. 과학적인 또는 진화론적인 이유를 안다고 해서 새들의 움직임이 더 멋있어 보이지도 않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이 새들이 만들어 내는 황홀한 광경을 보고 그 감동이 어느 정도 사그라든 후 내게 떠오른 말은 멋있지도, 그렇다고 그리 과학적이거나 이성적이지도 않았다. 내게 떠오른 말은 “새는 하늘을 날기 위해 뼈 속을 비운다”는 구절이었다.



머리 나쁜 사람을 ‘새 머리’라고 칭할 때가 있는 것처럼 근래에 새는 좋은 의미로는 그리 많이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사실 새는 동물 중에서 지능이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한다. 또한 고대에는 풍년이나 마을의 수호를 기원하고 마을의 경사를 축하하기 위해 세우곤 했다는 솟대의 위에 까마귀나 기러기 같은 새 모양을 만들어 앉히기도 했던 것처럼 새는 사실 천상과 지상을 연결해 주는, 죽음과 삶의 경계를 연결해 주는 신비스러운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고도 한다. 철새들이 편대비행을 할 때만 생각해 보아도 새들은 머리가 나쁘다는 편견을 지워버려야 한다. V자 편대비행을 하게 될 때 앞서 날아가는 새의 날개 끝에서 생긴 맴돌이류가 뒤따라가는 새에게 상승기류를 만들어 주어 뒤쪽의 새들은 바람의 저항을 덜 받게 된다고 하며, 2000년대 초 미국의 코넬대에서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늘을 나는 물체가 V자 편대비행을 할 경우 공기저항을 41%까지 줄여준다고 하니 머리가 나빠서야 날기 위해서는 몸을 가볍게 해야 하고, 그러니 뼈 속을 비워 몸을 가볍게 하는 쪽으로 진화해 오거나 V자 모양으로 대열을 지어서 날아간다는 근사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을까 싶다.



인간은 나이가 들어 뼈 속이 비게 되면 바람이 들어 무릎이 시리다느니, 골다공증으로 약해졌다느니 하면서 뼈를 든든하게 하는데 몰두하는데 새는 날기 위해 오히려 뼈 속을 비웠다는 사실은, 늘 하늘로 날아오르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과 견주어 볼 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뼈를 깎는 아픔이라는 뜻으로 ‘각고지통(刻苦之痛)’이라는 말이 있다. 뼈를 깎아내는 아픔과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새는 날기 위해 뼈 속을 텅 비우고, 그 밖에도 불필요하고 무게가 많이 나가는 곳은 모두 비우려는 노력을 했고 그 결과 하늘로 비상할 수 있었으며 하늘과 인간 사이의 전령으로 여겨질 수 있었다는 사실은 목표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해 준다.



이렇게 뼈를 깎아내는 것과 같은 노력을 나는 해오고 있는가. 과연 나는 한의사로서, 교수로서, 학자로서, 인간으로서 치열하게 살아오고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 볼 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이는 마치 오행 사이의 관계는 서로 북돋아주고 도움을 주는 相生관계 뿐이 아니라 서로 제어하고 견제하는 相克관계도 반드시 존재한다는, 상생과 상극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정상적인 건강상태의 유지가 가능하다는 사실과도 유사한 것 같다. 상극은 마치 부모가 아이를 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매를 드는 것과 같다고, 나무들이 굵은 가지를 잘 뻗고 자라도록 가지치기를 하거나, 실한 열매를 맺으라고 어린 열매들을 솎아 주는 것 같은 것이라고, 상생 관계만 가지고서는 부족하며 정상적인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서 상극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으면서도 나는 과연 내게 그렇게 엄정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각고의 시간을 견뎌왔다 할 수 있을까? 나도 남들 못지않게 치열한 삶을 살고 있다고 이야기하면서도 그 실상은 혹시 내가 하고 싶고 쉬운 길로만 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러한 것들이 이제 교직 9년차를 맞이하여 스승의 날을 맞이한 교수로서, 모임을 만들어 2년간 함께 공부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던 학생들이 가져온 분홍색 카네이션 다발을 연구실 책상에 놓고 바라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오래된 서류들을 정리하다가 몇 년 전 교과과정 개편에 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던 설문지를 발견했다. 학생들의 설문지를 보니 그들이 제시했던 문제점들 중 많은 부분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내가 학생일 때도 교과과정에 다 만족하지는 못했고, 학생들의 꿈과 열정과 요구는 점점 더 높아져만 가고 있는데 현실이라는 핑계로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이켜 볼 일이다. 또한 선생으로서 학생들에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고 롤 모델이 될 수 있도록 꾸준히 치열하게 노력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발레리나 강수진은 발레를 시작한 지 30년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아침마다 스트레칭을 2시간이 넘게 한다고 하며 강수진이 재능만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고 그만큼 뼈를 깎는 노력을 거듭한 결과라는 걸 보여주는 거의 발을 찍은 사진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그는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할 때 그 사람의 예술인생은 끝나는 것이라고, 하루하루를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사는 것이 인생의 목표였다고 어느 인터뷰에서 말한 적이 있다. 그 말을 바꾸어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할 때 그 사람의 발전은 끝나고 퇴보하게 되는 것이니 하루하루 치열하게 사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바꾸면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황동규 시인은 ‘천사와 새’라는 시에서 천사들, 그들도 날기 위해 뼈 속을 비웠을지 물었다. 나는 과연 정지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그러한 인고의 세월을 보내고 있는가? 비록 그렇다고 선뜻 말하지는 못할 지라도 그러한 질문을 던진다는 자체가 내가 정지하는 것을 거부하고 나아가고자 애쓰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 하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으며 비상하고자 하는 노력을 멈추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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