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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최승훈 교수

최승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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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善若水”



며칠 전 한반도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老子 23장에 “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회오리바람은 한 나절을 못 불고, 소나기는 하루 종일 몰아치지 못한다)고 했었는데, 이를 비웃기나 하듯이, 7월 26·27일 양일간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 쉴 새 없이 쏟아 부었다. 그 중에서도 엄청난 토사를 동반한 우면산의 산사태는 우리의 뇌리에 쓰나미처럼 밀려들어 왔다.



우면산은 해발 293미터로 그다지 높지도 않고 비교적 완만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십여 년전 한의신문에 썼던 칼럼 가운데 한 꼭지가 “우면산에 오른다”였다. 이름 그대로 소가 잠을 자는 듯 평온하고 친근한 모습의 만만한 산이다. 그런데 이번 산사태로 주변에 사는 이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올 여름방학 시작하면서 학생들의 요청으로 노자를 강독하였다. 2009년부터 대학에서 의욕적으로 전개했던 ‘讀而考’(한의대 추천도서 100권 읽기)의 첫 학년인 본과1학년 학생들의 요청에 의해서였다. 그들은 주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30명 전원이 예과 2년간 20권 이상의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였는데, 그 중의 한 여학생은 100권을 모두 읽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그들에게 7월 3주 동안 오전 세 시간을 선물해주었다.



노자 5천여 자 가운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글귀가 있다. “上善若水”, “天地不仁”이다. “천지불인” 역시 십여 년 전 칼럼의 제목이다. 그 해 여름 내 가뭄이 들어 지방에서 기우제를 지냈다는 뉴스를 접하고서 썼던 기억이 있다. “痲木不仁”은 중풍의 대표적인 증상인데, 바로 거기의 “不仁”을 “어질지 않다”고 해석할 것이 아니라, “仁”을 느낌 감정 등으로 이해해야 한다. 마목불인은 지체의 감각 상실, 마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한의학은 도가적인 사상배경을 가지기 때문에 “어질다”는 儒家的 해석 보다는 “감정, 느낌이 없다”는 道家的인 해석이 적절하다. “天地不仁” 즉 자연은 감정이 없다, 인정사정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들의 기대와는 무관하게 가뭄이 계속되어 기우제를 지냈고, 그러다보면 결국 비가 내리기도 했었다. 그러다보니 기우제가 영험하다하여 또 가뭄 끝에 기우제를 지내게 되었고, 인류의 역사는 그렇게 흘러왔다.



이번의 산사태를 보면서 새삼스러이 天地는 不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동시에 “上善若水”는 왜일까? 노자 8장에 “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之所惡, 故幾於道(최상의 선은 마치 물과 같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 싸우지도 않으면서,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곳에 머문다. 그래서 도에 가깝다)고 하였다. 노자는 여러 군데에서 道를 물의 德에 비유하고 있다. 물은 만물 속으로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이 적시면서 영양을 공급하고 항상 낮은 곳으로 임하는 이로운 존재인데, 왜 이번에는 물이 그토록 무섭게 변했을까? 우면산에서는 왜 水를 剋하는 土를 실고 그 엄청난 재앙을 일으켰을까? 오행상 剋하는 바를 오히려 이기는 것을 侮라고 한다. 산사태는 바로 물이 흙을 밀어내 더 큰 재앙을 일으키는 水侮土의 현상이다. 그러한 侮가 일어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해외토픽에서도 소개된 것처럼 모두가 공감하듯이 man-made disaster(人災)라고 해야 할 것이다.



노자 46장에서 “禍莫大於不知足, 咎莫大於欲得.” (만족함을 알지 못하는 것보다 더 큰 재앙은 없고, 얻고자 욕심을 내는 것보다 더 큰 허물은 없다)고 한 것처럼, 심하게 “不知足”하고 “欲得”하는 우리 인간의 욕심이 자연의 水로 하여금 土를 侮하게 한 것이다. 우면산에는 여기저기 적지 않은 인위적 근린 시설과 공사의 흔적들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이미 작년에 작은 규모의 산사태가 있었다. 그렇다면 그러한 경고에 주의하여 철저한 대비를 해야 했던 것이다. 지나친 욕심, 무관심, 무방비, 무대책,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천지는 불인해지는 것이다.



천지가 이처럼 일반 백성들에게는 불인하게 보이지만, 聖人에게 천지는 전혀 불인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는 天地의 道, 즉 자연의 이치를 통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에는 이처럼 聖人에 해당하는 개인이나 조직이 필요하고, 또 그가 파악하고 있는 법도와 이치를 조용히 겸손하게 실천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들은 수시로 불인의 대상이 되고 만다.



6월말 한의계가 한의약육성법 개정안의 통과로 축제 분위기에 사로잡혀 있을 바로 그 무렵, 의협에서는 회장이 직접 감사원에 한국한의학연구원(한의학연)에 대한 감사청구서를 제출하였다. 물론 두 협회간의 갈등이라는 정치적인 배경이 주로 작용하였지만, 한의학연이 빌미를 주었기 때문에 그러한 불미스런 경우를 당하게 된 것이다. 의사들로부터 한의학연이 타깃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고 한의학연에서 2007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원정대에 관한 기사를 지난 4월 초 청년의사라는 전문지에 실은 것이 그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팀당 9백만 원씩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성과가 달랑 신변잡기식의 보고서 한 장이라면서 성과나 예산 사용내역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한 바 있다. 그리고 그 이후로 계속 한의학연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서 감사원으로 가기 직전 같은 전문지에 한의학연의 의문점 열 가지라는 기획기사를 실은 적이 있었다. 최근 한의계 공격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의협이 지적한 내용이 모두 정당한 것은 아니지만, 일부 내용은 한의학연이 성찰해야 할 대목들이 있었다.



한국 의료계의 양대 협회가 서로 반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그에 앞서 우리 한의계 스스로를 돌아보고 역량을 다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면산의 산사태와 같은 쓰나미가 한의학연에 또 우리 한의계에 언제든지 밀어 닥칠 수 있다.



지금 한의계는 장기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 오랜만에 대통령 주치의 부활, IMS 관련 대법원의 원심 파기, 한의약육성법 개정, 한약재 카드뮴 기준 개선 등 부활의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이쯤에서 마냥 좋아만 하다가 64장의 “民之從事, 常於幾成而敗之”(사람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이 항상 거의 다 될 것 같다가 망가진다)할 것이 아니라, “愼終如始, 則無敗事”(시종일관 신중하게 하면 일이 망가지지 않는다)와 63장의 “聖人猶難之, 故終無難矣”(성인은 전전긍긍 어려운 듯이 하기 때문에 끝내 어려움이 없다)처럼 기본에 충실하면서 항상 신중한 자세로 더 나은 내일을 도모해야 한다. 그래야 “上善若水”가 우리들에게 좀 더 편안하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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