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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149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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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집념’이 일구어낸 매스미디어의 신기원

한의학 드라마의 선구자



며칠 전 경원대 한의대에서 ‘한의학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의 중요성과 한의학의 역사’라는 제목으로 특강을 할 기회가 있었다. 진지한 자세로 경청하고 성실하게 질문하고 토론하는 학생들의 모습 속에서 한의학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이태희· 김도훈 두 분 교수님께서 강의를 경청하여 주시고 뒷풀이까지 남으셔서 격려해 주신 것에 대해 감동을 받았다.



강연하는 가운데 흥미로운 사실 하나를 알게 되었다. 필자의 강의를 듣고 계시던 선배 교수님이신 이태희 교수님께서 1976년 한의대에 입학하시게 된 것이 당시 장안의 화제가 되었던 ‘집념’이라는 드라마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토로하신 것이다. 이 교수님께서 당시 자유경쟁으로 입학한 명문학교인 부산고등학교 출신으로 한의대를 선택하게 된 데에는 ‘집념’이라는 드라마를 보고 감동받으신 부모님의 권유가 크게 작용되었다는 말씀이셨다.



매우 놀라운 일이었다. 한 사람의 인생의 진로가 어떤 식으로 결정되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필자도 재수시절 사설도서관에서 옆 좌석에 앉아 있었던 모 대학 법대생의 영향으로 한의대로 진로를 바꿨던 경험이 있었던 터라 한의대 선택은 극적인 요소들이 많은 것 같다.



‘집념’이라는 드라마는 1975년 MBC에서 방영된 한의학 드라마이다. 극본은 이은성, 주연은 김무생이었다. 이 드라마는 당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당시까지 생소했던 시청자들의 한의학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는데 기여하였다. 당시 이 드라마를 시청한 많은 고교생들이 한의사의 꿈을 꾸게 되었다. 실제로 이 무렵 한의대에 진학한 학생들의 입학동기 가운데 많은 것이 드라마 ‘집념’이었다고 한다.



이 드라마의 극본을 썼던 작가 이은성은 나중에 이 대본을 바탕으로 『소설 동의보감』을 써서 크게 히트가 되었다. 불행하게도 작가가 이 책의 3권까지밖에 완성하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지만 이 소설은 공전의 기록을 세웠다. 현재에도 이 소설은 거의 대부분의 집에 한질씩 가지고 있는 필독서이다. ‘집념’은 1977년 이순재의 주연, 박병호·김창숙·김인태 출연 등으로 영화화되어 제27회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하였다. 이 때 나온 영화포스터를 필자가 얼마 전 골동품 가게에서 구입하였다.



1991년은 국가적으로 허준의 해가 선포되어 각종 행사들로 무성하였다. 고교생들을 상대로 하는 『소설 동의보감』 독후감 대회 등이 열렸고 허준 관련 축제 등이 열려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게 되었다. 이 무렵 한의대는 가장 진학하고 싶은 학과로서 권좌에 앉게 된 것은 물론이었다.



1999년이 되면 새로운 드라마가 나오게 된다. 전광렬 주연의 『드라마 허준』이 그것이다. 본래 36부작으로 끝낼 예정이었지만 폭발적인 인기로 인해 64부작으로 확대 개편되어 제작되었다. 이 드라마는 해외에까지 수출되어 한류열풍을 일으킨 주역이 되었다. 강서구에서는 허준의 호를 딴 구암공원과 허준박물관을 건립하게 되었고, 경남 산청에서는 허준의 고향임을 표방하면서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경남 밀양에서는 허준이 스승 유의태의 시신을 해부했다고 인식되는 얼음골이라는 곳에서 축제를 거행한다.



이와 같은 과정은 허준과 『동의보감』에 대한 국민적 감동을 이어가는 과정이었다. 2009년 『동의보감』이 유네스코에 기록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로 이어지게 된 것은 이러한 과정의 귀결이었다.



결론적으로 현재 한의학과 관련된 제반 콘텐츠의 스토리라인은 197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집념’이라는 드라마로부터 기원한다고 하여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우리가 이러한 스토리라인을 인식하지 못하고 한의학의 국민적 인식의 감소에 대한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으려고 한다면 얼마나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 1977년 영화 ‘집념’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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