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成周鳳의 東醫學 사랑
“민족 전통의학을 중흥시키자”
“顧今西醫의 科學萬能이라난 時代에 我東醫學의 衰退함은 우리가 다갓치 痛歎하난 바이올시다. 拙者此書을 編纂하기난 五百餘年 우리의 傳來하던 醫學을 여러분과 心力을 갓치 傾注하야 中興코자 하옴인니 古來醫書가 許多하나 講習하난 次序로 下學上達하난 規程이 無한지라. 此書난 自易至難하난 規模로 解釋하기 便利케한 것이오니 여러분은 硏究에 硏究를 加하야 學術이 世上에 表現하기을 期圖하시고 本書中에 未解處가 有하시거든 葉書로 下問하시면 卽時解答해드리겟삽나이다. 此筆을 投하고 在天하신 農黃聖帝前에 東洋醫學이 中興되기를 禱 하나이다.”
위의 글은 1935년 간행된 『漢方醫學講習書』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謹告同志諸位’라는 제목의 글이다. 저자인 成周鳳(1868〜?)이 적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이 글에는 일제시대 식민지 백성으로 살면서 東醫學의 쇠퇴를 못내 아쉬워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成周鳳은 일제시대인 1935년 8월에 『忠南醫學』이라는 학술잡지를 간행하여 한의학의 발전을 위해 노력한 한의학자이며 한의학 교육자이다. 『忠南醫學』은 1937년에 『漢方醫藥』이라고 이름이 바뀌어 1942년까지 50호까지 간행되게 되는데, 그는 이 잡지의 편집 겸 발행인으로 활동한다.
『漢方醫學講習書』는 모두 6권이며 모두 279개의 課로 구성되어 있다. 279개의 課의 내용은 陰陽五行, 四氣五味, 氣血, 臟腑, 五運六氣, 經絡, 中風, 傷寒六經, 雜病, 婦人, 小兒, 藥性 등 한의학 전반에 대한 내용들이 주종을 이룬다. 이 책 한권만 제대로 독파하여도 기본적인 한의학 이론을 이해할 수 있게 해 놓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분명 기왕의 한국 한의학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成周鳳은 自序에서 다음과 같이 탄식한다. “애석하도다. 우리나라의 의약가들이 이러한 어지러운 때를 만나서 어찌 위축되고 한발짝 물러나서 조용히 있을 것인가. 내가 이에 진실로 삼가하여 강구하는데 뜻을 두어 뜻을 같이하는 동지들을 모으는데 힘썼다.”
그가 위의 글에서 “在天하신 農黃聖帝前에 東洋醫學이 中興되기를 禱하나이다”라고 ‘農黃聖帝’라고 하여 許浚이나 李濟馬를 醫聖으로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이 시기가 한의학이 일제의 차별정책으로 신음하고 있었던 일제시대였던 것을 감안한다면 수긍이 가는 면이 있다.
교육용 교재로 만들어진 이 책은 한의학 교육을 위한 사설기관에서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리게 한다. 279개의 課를 1개의 課를 삼일동안에 첫날에는 강의만 하고, 둘째날에는 복습하고, 셋째날에는 문답하는 식으로 3년동안 끝내고 다시 1년동안 全課를 다시 강습한 다음에 시험을 보아서 1등부터 6등까지는 합격을 시켜서 졸업증서를 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또 1년을 강습하여 다시 시험을 봐서 1등부터 6등까지는 합격을 시키고 또 나머지 사람들은 또 1년을 강습하여서 도합 6년을 채우면 모두 졸업을 시킨다는 것이다. 아마 이런 식으로 공부해서 6등 안에 든 사람이라면 이 책을 거의 암기할 정도가 될 것이다.
당시 일제시대 말기로 넘어가는 1935년 무렵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 책의 내용이 한국 한의학의 내용이 위주이고 日本式 傷寒論의 흔적이 거의 드러나지 않는 점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成周鳳이 마음 속에 꼽은 것은 식민지 韓醫들에게 한국 한의학의 진수를 체득하게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 한방의학강습서에 나오는 성주봉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