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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8일 (금)

신미숙 교수

신미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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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1TV <뉴스 & 이슈> 뉴스 감상문

“문닫는 한의원, 활로를 찾아라”



연기자 김성민, 방송인 신정환, 개그맨 황현희... 모두 마약, 도박, 음주운전 등으로 최근 경찰서에 출동하신 분들이다. 방송 생활에 지장이 생겼음은 물론이다. 이들의 가십성 신문기사들을 읽는 독자들은 대부분 “잘 나갈 때 조심했었어야지.. 스트레스 조절을 저렇게 못해서 무슨 연예인을 하겠다고 &#63584;n.&#63584;n...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해”라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우리가 “잘 나갈 때 조심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할 때 조심해야 할 점들은 과연 무엇일까?



항공모함에서 전투기가 이륙하고 착륙하는 장면을 자세히 살펴보면 이륙보다 착륙이 힘들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착륙에 실패해서 전투기는 망가지고 조종사는 실종되는 사고가 종종 일어난다고 한다. 뜨기도 어렵고 떠서 날기도 어렵지만 무사히 착륙하는 것은 그보다 10배는 더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 전투기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어떤 아이템이 유명세를 얻는 날이 있다면 분명히 어느 이유로든 그 유행은 빛을 발하는 날이 올 것이고 잘 나갈 때 조심만 한다면, 그리고 착륙 준비를 꼼꼼하게 잘 한다면 지나간 과거의 유행어가 아닌 영원한 스테디셀러로 자리잡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2000년 필자가 대학 한방병원에서 인턴을 시작했던 해, 그야말로 한방병원은 르네상스 시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뇌경색 초기, 뇌출혈 초기 환자분들도 급성 발병기에 한방병원을 찾는 것은 정석이었다. 재활기 중풍환자, 급성 통증환자, 구안와사 환자 등등 요즘처럼 사보험이 활발하게 퍼지기 이전인 시기였음에도 병실마다 환자들은 넘쳐났다. 2011년 겨우 11년이 지난 요즘 한방병원에는 사보험으로 실비의료비를 챙겨가기 위한 보험을 위한, 그래서 입원을 위한 입원을 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중풍 급성기 환자가 사라진 건 오래 전 일이고 웬만한 노인환자들은 요양병원으로 모두 흡수되었다. 겨우 11년 사이에 보험과 병원의 생리에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는데 한의계는 어떤 준비를 얼마나 해오고 있었는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이다. ‘진정 한의계는 제대로 떠서 날아보지도 못했는데 이렇게 날개가 꺾이고 마는 것인가?’, ‘아니, 시작도 제대로 못한 것 같은데 이렇게 <THE END>를 맞이해야 하는가?’하는 불안감을 발빠른 언론에서 바로 터트려 주신다. 감사하게도.



2011년 2월2일 설날을 하루 앞둔, 그것도 연휴가 시작되어 약간은 들떠있을, 혹은 모든 가족들이 옹기종기 모여앉아 단체로 TV 시청을 하고 있을 정확한 그 타이밍에 KBS 1TV <뉴스 & 이슈>는 기획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문닫는 한의원’ 이야기를 내보냈다. 2008년 9월 13일, 14일 바로 3년 전 추석특집 2부작으로 ‘구당 김남수 선생의 침뜸이야기’를 내보낸 방송사도 바로 KBS 1TV이다. 어김없이 민족 대명절이면 타이밍을 맞추어 한의계에 선물을 준비해 주시는 KBS 1TV. 방송국의 기획 특집 프로그램들!! 우연일까? 애정일까? 채찍일까? 걱정일까? 조롱일까? 폭탄일까? 과연 어떤 의도가 깔려 있을까? 한의학에 대한 국민채널 KBS의 무한 사랑이라고 믿고 싶다. 아니 분명 무한 관심의 표현이리라.



뉴스내용의 핵심은 이렇다. IMF 때 엘리트 직장인들이 직장을 때려치우고 다시 한의사를 하겠다고 몰려들었던 그 때, 전문직에 평생 안정적인 고소득이 보장되는 한의사는 그 당시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직업 쯤으로 여겨졌지만 2011년 현재 한의원은 건강보조식품 열풍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보험이 되지 않는 한약을 환자들이 점점 외면하고 있다는 것. 월급의사 자리도 30:1의 경쟁률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나마 월급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는 것. 전체 건강보험의 5%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의과, 치과 외래 병의원의 수입에 비하여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는 것. 그나마 양·한방협진의 활성화된 대학 한방병원, 음악치료를 병행하는 독특한 치료 공간을 만든 어깨질환 전문 한의원 혹은 가슴 성형 등 다른 활로를 찾지 않으면 폐색 짙은 이 분위기는 반등되기 어렵다는 것이었고 마지막으로 ‘한약재 이력추적제’를 언급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한의학의 활로 찾기가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로 뉴스는 클로징을 맞는다.



‘벼랑 끝에 몰린 한의학’이라. 정말 그런가? 한의학이 그 정도, 또 저 지경인가? 정신이 번쩍 든다. 내가 속해 있는 한의학계가 벼랑 끝에 몰려 있었었구나. “그걸 이제 알았남?”하고 뒤통수에서 조소를 날릴 동료 한의사들도 있겠지만, 아직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해야 하는 교직에 몸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이런 9시 뉴스를 100% 받아들여 학생들에게 두려움을 전하고 싶지는 않다는 고집이 있다. <문닫는 한의원>의 현실에 대해 우리 부산대 학생들에게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줘야 할까? 너네들도 가슴 성형에 매달려야 해!! 너네들도 한의원에서 음악회를 열어보렴!! 협진을 할 수 있도록 너네들이 다시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서 의사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이미 면허를 받고 환자를 보건, 연구를 하건 선배라는 이름을 단 전국의 2만명이 넘는 한의사 선후배님들에게 묻고 싶다. <문닫는 한의원>, 작금의 뉴스에 어떤 댓글을 달고 싶은지 아니면 “답은 없다. 희망은 없다. 고마 하자. 그동안 많이 묵었다 아이가... ”하며 깊은 침묵과 겨울잠으로 일관할 것인가?



이번 KBS 뉴스에 대한 감상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설 하루 전날 방송된 <문닫는 한의원> 관련 KBS 뉴스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특히 타이밍이 적절했냐 이 말이다. 다른 의도는 없었는가? 이 뉴스로 방송사가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었으며 국민들에게 어떤 유용한 정보를 주었는가? 그렇게도 설 전날 기획보도를 할 내용이 없었을까? 구제역으로 대한민국 전역의 돼지 1/3이 살처분 되었다. <구제역과 폭등하는 육류가격>, <설선물 인터넷사기 급증>,<제사는 짧게, 여행은 길게> 등등 이 시기에 뉴스아이템은 넘쳐나고 또 넘쳐난다. 분명히 KBS 내에는 한의학을 과도하게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는 게 분명하다.



둘째, 이 뉴스에는 전문직이라는 단체에 대한 범사회적 ‘질투의 심리학’이 작동 중이다. 어떤 동일한 범죄라고 하더라도 의사들이 저지르면 훨씬 더 빛나 보이는 현상이 그것이다. 살인사건에 연루된 의사이야기, 혼수 적게 해 왔다고 장모를 두들겨 팬 의사이야기, 경영 악화로 자살을 한 의사이야기, 간호사랑 바람난 의사이야기, 의료사고로 도망다니는 의사이야기 등등에 사회부 기자라면 누구나 상당한 취재욕이 발동할 것이다. 다른 직업보다도 망해가는 의사, 한의사에 열광하는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 어떻게 하면 낱낱이 까발려서 철옹성처럼 보이는 이 전문직들의 자존심을 내려깎을까? 물론 그 기자는 “나는 대중들에게 알려야 할 것을 알리는 것이다”라는 자부심에 어깨가 으쓱했을 것이다.



이번 뉴스도 한의사와 그 가족들 빼고는 모두가 좋아했을 뉴스라는 생각이 든다. 홍삼업체도 좋아했을 것이고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 소속된 ‘한까’(한의학을 무참하게 까대는 의사들의 부류를 일컫는 인터넷 속어) 닥터들은 손뼉을 치면서 기뻐하셨을 것이다. “두고보자. 한의학 곧 망한다”하시면서.



셋째, 이번에는 우리에게 화살을 돌려보자. 이는 김성민, 신정환, 황현희가 다시 연예계에 복귀할 수 있을까와도 직결되어 있는 문제이다. 전투기가 높이 날았다가 다시 항공모함에 착륙할 수 있느냐 없느냐와도 직결되어 있기도 하다. 9시 뉴스에서 까발렸던 문닫는 한의원은 결국 가리고 싶은 우리의 속살 아닌가? 불량 한약재 이야기를 고발했던 이후락 피디의 <소비자고발>, 비만환약의 제조과정이 낱낱이 공개되었던 <불만제로>, 모두 우리에게는 기회였을지 모른다. 3년 전 구당의 침뜸 방송도 한의계에는 절호의 찬스였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의계 곳곳은 지뢰밭이다. 제도도 용어도 법도 그 어느 하나 제대로 잘 정비된 구석이 없이 활화산처럼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불안감만은 아닐 것이다.



환골탈태(換骨奪胎). 지금의 한의계에 필요한 것은 변화와 희망의 아이콘이다. 거북이 등껍질, 사슴뿔, 박제된 꿩, 먼지 쌓인 고려인삼 종이박스로 가득차 있던 80년대 초반의 동네 한약방의 쇼윈도우가 과거의 한의학의 이미지였다면 2011년 한국 한의학은 어떤 그림을 그려가고 있는가? 이번 뉴스를 보도한 기자 이름이 ‘박대기’이다. 이름을 거꾸로 돌리면 ‘기대박’이다. 우리 모두 한의계의 ‘대박’을 기대해보자. ‘기대밖’의 성과를 여기저기서 이뤄내자. 우리는 절대로 의과와 동등할 수 없다. 우세하거나 열등하거나 뿐이다. 싸울 수도 없고 싸워서도 안된다. “one medicine” 안에서 우리는 그들과 분과가 다를 뿐이다. 함께 가야 멀리 간다. 아닌 건 아니라고 꼬리도 내리고 모르는 건 모르겠다고 이야기하자. 대신, 우리가 잘 하는 건 정식으로 도전장을 내어보자.



디스크수술실패증후군 환자들을 모아서 직접구만으로 치료를 하고 있다. 6주째 진행 중이고 환자들에게 웃음이 번지기 시작했다. 이번 작업은 내게 의미와 재미와 가치 세 가지를 모두 줄 것으로 기대한다. 내년 설날에는 한의학계에서도 굿뉴스 한 번 터뜨려보자. 팡팡팡*^^* WHY NOT?! MISSION POSSI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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