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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1일 (월)

정 우 열 원광대 한의대 명예교수

정 우 열 원광대 한의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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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열의 노자이야기 5



不尙賢, 使民不爭, 不貴難得之貨, 使民不爲盜, 不見可欲, 使心不亂.



‘상(尙)’은 높이 떠받든다는 뜻이고, ‘현(賢)’은 원래 ‘어질 현’자이지만 여기서는 잘난 사람, 재주 있는 사람, 뛰어난 사람 따위로 보는 것이 좋겠다. 재주가 있어 뛰어난 사람을 떠받들지 말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좀 잘났다고 해서 뛰어난 사람을 떠받들어 상을 주거나 특별대우를 하면, 너나없이 상을 받으려고 다투게 되기 때문이다.



잘나고 못난 것이 어디 따로 있는가? 모두가 상대적인 것인데. 그런데도 어느 한쪽을 떠받드는 것은 결국 다른 한쪽을 멸시하는 것밖에 안 된다.



그 다음 ‘불귀난득지화(不貴難得之貨)하여 사민불위도(使民不爲盜)’하라 하였다. 즉 얻기 힘든 것을 귀하게 여기지 않음으로써 백성으로 하여금 도둑질을 하지 않게 하라는 말이다. 앞의 대목이 정치적 각도에서 말한 것이라면 이 대목은 경제적 측면에서 한 말이다. 요즘 세상은 화폐경제 속에서 돈 버는 것만이 전부인줄 알고 돈만 있으면 다 해결되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전쟁이 나서 피난 갈 때는 아무리 돈이 있어도 물건이 없으면 그 돈이 쓸모가 없다. 그러니 가장 귀한 것은 벌기 어려운 돈이나 얻기 어려운 금과 같은 것이 아니라 오히려 쉽게 구할 수 있는 물이나 식량일 수가 있다.



흔하지 않은 것은 숫자가 적어 저마다 가질 수 없다. 그런데 그걸 좋다고 하니까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이 생기고 그래서 그걸 도둑질 하는 거다. 욕심(慾心)에서 도심(盜心)이 생기게 마련이다. 흔해빠진 풀이나 돌멩이를 훔치는 놈은 없다. 사람들은 흔한 건 귀하지 않고 흔하지 않은 건 귀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오히려 반대로 가장 흔한 것이 가장 귀중한 것이고 좀처럼 구할 수 없는 것은 별로 귀중하지 않다고 생각하라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백성들이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는 불현가욕(不見可欲)하여 사심불란(使心不亂)하라 하였다. 여기서 ‘見’은 ‘볼 견’이 아니라 ‘나타날 현’으로 보아야 한다. 욕심낼만한 것을 백성에게 보여 그 마음을 어지럽게 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스리는 자가 무엇을 보고 욕심을 내면 그것을 보고 백성도 똑같이 욕심을 부리고 그러면 자연 그 마음이 어지러워지게 된다. 욕심낼만한 것[可欲]을 보이지 말라[不見]는 것은 사물을 가려서 보라는 것이라기보다는 사물의 진면목(眞面目)을 보라는 말이다. 사물을 겉만 보고 이것은 좋고 저것은 나쁘고 하면서 가려내지만 본래자리에서 보면 그게 그것이지 따로 뭐 더 소중하다고 할 것이 없다.



이 말은 분별심에 갇혀서 보지 말라는 그런 뜻이다. 따라서 “욕심낼만한 것을 나타내 보이지 않음으로써 마음을 어지럽히지 말라”는 말은 무엇을 보지 말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모든 것을 제대로 보라는 뜻이다. 제대로만 보면 어느 것을 봐도 욕심이 날 까닭이 없다. 그러니까 다스리는 자가 어떤 것을 보고 욕심을 내면 자연히 그것을 백성에게 ‘욕심낼 만한[可欲]’ 것으로 보여주게 되고, 그러면 백성의 마음이 어지러워지니까 그러지 말라는 것이다. 일을 그르쳐 놓고 나서 뒤처리를 하느라고 억지를 부리지 말고 잘못될 소지는 아예 없애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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