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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최병학 원장

최병학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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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한국 한의학 전파하는‘거점’ 역할 하겠다”



지난 2011년부터 와세다대학 학부생을 대상으로 강의를 시작해 우리나라의 한의학을 꾸준히 전파해온 최병학 한나라한의원장(와세다대학 인간과학연구센터 초빙연구원 겸 강사)이 이번 가을 학기부터는 기존 학부생 강의뿐 아니라 오픈칼리지 회원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시작, 일본 유력일간지 등에 소개되는 등 한국 한의학을 알리는 전도사로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일본 대학의 교육레벨은 ‘대학→대학원→연구센터’ 순으로 진행되고 있어, 가장 우수한 인재들에게 한국 한의학을 알린다는 의미는 물론 향후 대학의 정규과정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최병학 원장은 “‘한국 한의학’을 주제로 일본 대학, 그것도 일본인의 자존심이라고 일컬어지는 와세다대학에서 정례적인 강의가 개설되는 것은 아마도 처음 있는 일”이라며 “앞으로 일본인에게 ‘漢醫學’이 아닌 ‘韓醫學’이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 원장은 와세다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지만, 지금과 같은 성과를 이뤄내기까지 그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최 원장은 동국대 한의과대학 재학시절 학생회장을 맡으면서 총장 재적결제만 3번이나 당하면서까지 본과 3·4학년의 서울캠퍼스 강의를 이끌어 내었고, 그 뒤 한약분쟁 때는 한의사협회 섭외이사를 맡아 한의사의 의권을 지켜내기 위해 최일선에서 투쟁했었다.



한약분쟁을 겪으면서 최 원장은 앞으로 다가올 업계의 여러 위기를 감지, 그 중 한약재 문제는 가장 우선시되고 시급한 문제로 하루 빨리 한의사의 손으로 정비하지 않으면 ‘한의학’이라는 학문 자체의 존망이 위협받을 수도 있겠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의사의 손으로 한의학적인 원리에 의해 한약재를 재배·세척·절단·가공·포장해 그것을 한의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한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홍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한 최 원장은 전국을 돌며 적합한 장소를 물색하던 중 제주도를 선택하고, 이후 10여 년에 걸쳐 한약재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의욕을 갖고 시작한 한약재 사업은 큰 실패를 하게 되고, 최 원장은 인생의 밑바닥 아니 인생의 땅 속까지 떨어지는 시련을 겪게 된다.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 의욕만 앞서 준비 없이 사업을 시작했었던 것 같다.마음이 급했다. 한약분쟁을 겪으면서 보니 이 부분이 너무나 예민한 부분이라 외부에서 이 부분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시스템을 갖추어 놓지 않으면 공멸할 것 같은 위기감이 들었다. 실패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지만, 결국은 모두 내 책임이었던 것 같다. 인생을 알기 위해 너무나도 큰 대가를 치룬 것이다. 사업부도 후에는 한때 ‘자살’만을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잠자리에 들면서 ‘제발 내일 아침에 눈이 떠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정도로 정말 인생의 끝자락에서 생활했던 순간들이었다.”



이러한 인생의 끝자락에서 견디게 해준 것은 다름 아닌 ‘가족들’ 이라고 말하는 최 원장은 “사업 실패를 통해 ‘돈’이라는 하나는 잃었지만, ‘인생’이라는 아흔 아홉 가지를 얻을 수 있었다”며 “아내와 아이들은 단 한 번도 나를 실패자로 생각지 않았다. 단지 새롭게 도전한 일이 잘 안 됐을 뿐이라고 생각해 주었고, ‘돈 하나 잃은 대신에 다른 많은 것들을 느끼고 보았으니 남는 장사다’라고 했다. 아내가 경제적으로 말로 할 수 없는 너무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오히려 늘 내게 ‘노후연금 드는 것이다’라며 웃어주었다”며, 사업 실패는 또 다른 인생을 살 수 있게 해준 기회였다고 회상했다.



또한 최 원장은 “사업 실패 후 주위 사람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더니, 대화할 사람조차 없을 만큼 사람들이 멀어져만 갔다”며 “하지만 평소 그다지 친분도 없었던 대성의학사 권오현 사장은 사업에 망했다는 소문을 듣고 수소문해서 찾아와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줬고, 또 어떤 사람들은 우리 아이들을 맡아서 키워주겠다고 하는 등 정말 어려울 때 남는 사람들이 소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계기도 되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어 “현재 한의계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들을 볼 때면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그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은 ‘오늘을 버텨내야만 내일이 올 수 있다’는 것과 ‘어려울수록 가족만이 가장 큰 힘이다’라는 것”이라며 “즉 현재의 고통이 참기 어려울 만큼 힘들겠지만 가족들과 서로를 보듬으며 견디다보면 고통은 지나가며, 미래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미래는 결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최 원장은 사업 실패 후 수년간 도서관에서 전공과 일본어 공부를 하게 되는데 지금 와세다대학에서 강의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최 원장은 “그 당시만해도 제가 와세다대학에서 일본어로 한의학 강의를 하게 될 줄은 꿈도 꾸지 못했었다”며 “때문에 지금의 고통을 잘 견뎌내면 반드시 한번쯤은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 인생인 만큼 후배들도 현재의 어려움에만 힘겨워하지 말고, 다가올 미래를 위해 충실한 하루 하루를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힘겨운 과정을 거친 최 원장은 지난 2011년 와세다대학 인간과학부 객원연구원으로 시작해 현재에 이르기까지 대학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한국 한의학을 일본에 소개하고 있다.



최 원장은 첫 강의시간에는 어김없이 한국의 의료제도와 교육과정 등 전반적인 한국 한의학 현황에 대한 설명을 통해 한국에서의 한의학의 위상, 한의사의 수준, 중의학과 일본의학과의 차이점 등을 인지시키고 강의를 시작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한의사제도가 없는 일본에서는 의과대학에서 전통의학 과목을 몇 시간 이수하는 것으로 끝나고 있어, 한국 한의학 역시 그러한 수준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며 “이러한 인식을 바꾸지 않고서는 한국 한의학에 대한 제대로 된 인식이 심어줄 수 없다는 판단에서 첫 강의에는 무조건 한국 한의학의 현황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 원장은 한국의 실력있는 임상 전문가들을 초청해 와세다대학 강단에서 강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우선 이번 가을학기 10월 첫 주에는 황재옥 원장(맥진기 활용)·김성균 원장(동안침법)의 초청강의가 진행될 계획이다. 또 와세다대학측에서는 내년 봄학기부터 한국 한의학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견학프로그램과 e-school 강좌 등도 기획 중에 있다. 또 그동안 최 원장이 강의했던 내용을 모아 ‘21C, 한국의 한의학: 와세다대학 인간과학부 강의록’도 발간하는 등 한국 한의학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최 원장은 “이제는 한의사들도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때”라며 “남들보다 조금 먼저 일본에서 한의학을 소개하고 있는 만큼 향후 와세다대학을 기점으로 해서 일본 전역에 한국 한의학이 전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병학 원장은 현재 한의계에 아쉬운 부분으로 ‘소통의 부재’를 들고 있다. 한의계뿐 아니라 세상이 변했는데 그 변한 세상과 세대에 맞춰 공감이 없다면 외부세력들과 싸울 힘이 어떻게 나오겠는가 하는 걱정이다.



순탄치 않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족 및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그 당시의 인생경험으로 배웠던 교훈들을 현재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주고 싶다는 최병학 원장. 앞으로도 일본에 한국 한의학을 전파하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최병학 원장처럼 모든 한의인들이 각자 자신의 맡은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나간다면, 한의학은 반드시 또 한번의 비상의 날개를 활짝 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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