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부터 5년 전인 2008년 8월21일 모건 스탠리 아시아 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디시에는 홍콩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에 기고한 ‘곧 세계재앙이 온다’라는 글을 통해 부동산 가격의 대폭락을 예언했습니다.
이 글에서 ‘세계의 부동산 시장은 일부 석유 수출국가를 제외하고는 어느 곳에서든 약세장에 진입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인플레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은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현재의 부동산 가격은 지나치게 올라 인플레 상황에서도 거품이 꺼질 것이다. 세계 주요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고점 대비 70%, 부동산 시장이 과열됐던 도시의 경우 50%까지 폭락한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가격 분석의 기본은 인구 분석입니다. 부동산 가격은 장기적으로 인구 구성과 비례합니다. 인구가 감소하면 집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 주택 수요가 줄어든다는 것은 부동산 시장에서는 큰 충격입니다.
저출산·고령화 속도가 그 어느 나라보다 빠른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은 너무나 당연한 전망입니다.
저출산의 문제, 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의 문제는 국민들과 경제주체들에게도 심리적으로 큰 충격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무엇인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듭니다. 집을 더 이상 많이 짓지 않아도 되고, 옷도 음식도 기타 등등의 모든 재화와 서비스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는 생각은 우리 경제를 심각한 불안정한 상태로 만들게 됩니다.
‘앤디시에’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을 좀 더 옮겨봅니다. 한국 부동산 거품이 빠지게 되면 경제위기는 ‘97년 외환 위기처럼 한번에 경제 전체가 무너지기보다는 일본처럼 기나긴 저성장의 형태가 될 것이라며 일본형 장기 복합 불황이 닥칠 것이라고 예측했었습니다.
‘유가 등 원자재 값은 오르고 있고, 세계 각국의 경기는 몇 년간 침체를 면치 못할 것이다. 한국은 제조업 기반의 국가인 데다 수출 비중도 높다. 한국은 이러한 구조적 진퇴양난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습니다.
지난 정부는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단기적인 환율정책으로 외형적인 성장에만 집중하는 보여주기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가 축소되고, 이에 따라 소비의 규모가 축소되는 경제구조의 심각한 변화가 예상되는 상황을 외면한 것입니다.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보여지는 몇 가지 증상만 완화시키려는 잘못된 처방을 한 것입니다.
한의학은 질병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고, 체질을 강화해서 우리 몸이 스스로 질병으로 벗어나도록 돕는 의학입니다. 경제 정책도 한의(韓醫)가 사람을 치료하는 것처럼 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닥친 위기는 단기적이고 표피적인 몇 가지 변화로는 벗어날 수 없는 위기이며 기회입니다. 지구촌 인류의 문명사적인 변화가 진행 중입니다. 근대적 유산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세계 각국의 노력은 소리없는 전쟁입니다. 이 전쟁에서 살아남는 길은 우리 땅에서 만들어지고 수천년 우리 동아시아 문화 속에서 다듬어진 우리 사상으로 우리 문제들을 해결해 가는 것입니다.
근대적 유산으로부터 탈피하는 것은 동아시아에서는 탈 서구화입니다. 동아시아에서 태생된 문화가 이제 지구촌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조금 더 적합하다는 학자들의 의견에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명사적 변화는 우리에게 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체질을 개선해서 변화에 대응하라고 주문하고 있습니다.
정치도, 경제도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지 못하고 표피적인 문제에만 집착한다면 그 공동체는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습니다.
공동체 체질을 강화해서 구성원 스스로가 문제를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치도, 경제도 한의(韓醫)가 사람을 치료하는 것처럼 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