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학을 연구하는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됐으면 한다”
미국 LA에 거주하며 30여년 필생의 작업으로 ‘원색 세계 약용식물도감’을 출간해 화제가 됐던 한미허브연구소 김기현 대표(87세)가 최근 한국을 방문, 약용식물도감이 한의학을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김 대표가 출간한 ‘원색 세계 약용식물도감’은 970쪽에 이르는 올 칼러 편집의 방대한 분량으로 열대·아열대 식물을 포함해 세계 각국의 약용식물 2320종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있어 학문적으로도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김기현 대표는 “이렇게 힘들 줄 알았다면 시작도 안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하면 그래도 시작하여 끝을 보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자생하는 약용식물 외에 세계 도처에 산재해 있는 수많은 약용식물을 집대성한 것 같아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파라과이, 브라질, 칠레 등 6개국 식용작물 상세 소개
그는 전남대 농대 임학과 졸업 후 국내에서 농촌진흥청, 임업시험장에서 근무하다 1975년 남미 파라과이로 이민을 가 젖소 농장을 경영하면서도 언제나 가슴 속에 품었던 약용식물도감을 만들어 보겠다는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단신으로 아마존 정글 속으로 들어갔다.
독충, 파충류, 맹수가 우글거리는 밀림에서 5년간 본초를 탐사하고, 브라질 상파울루대학 도서관에 파묻혀 각 식물이 갖는 학명과 분포지, 모양새, 약효, 사용법 등 학문적 연구를 통해 세계약용식물의 대백과사전이 될 수 있는 평생의 역작 ‘원색 세계 약용식물도감’을 완성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발간한 ‘약용식물도감’에는 파라과이, 아르헨티나, 칠레, 볼리비아, 페루, 브라질 등 남미 6개국에 서식하는 열대 식용작물 1610종이 상세히 소개돼 있고, 여기에 더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710종의 약용식물이 추가돼 그의 말대로 ‘세계’ 약용식물도감이 빛을 보게 된 셈이다.
김 대표는 “갈수록 자원주권화를 향한 자원전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약초도 소중하지만 이제는 시야를 세계로 넓혀 우리와 다른 환경에서 서식하는 우수한 약용식물을 들여와 우리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 약용식물도감에 나타난 약초명은 영어, 스페인어, 포르투칼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일본어, 불어, 러시아어, 국어 등으로 등재돼 있다”며 “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그가 이처럼 다국어로 정리된 도감 발간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과연 우리나라 학자 중에 세계 각국어를 이해하고, 사용하여 도감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어를 할 수 있는 학자가 매우 드문 것은 물론이거니와 미치지 않고서는 30여년을 한 작업에 매달릴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는 김 대표.
다국어 학명 표기, 분포, 약효, 사용법 등 소개
도감에서는 ‘살구나무’의 경우 맨 앞에 우리나라 이름으로 ‘살구나무’라고 표기했으며, 그 다음으로 ‘Prunus armeniaca L var Maxim. [장미과]’라고 학명을 표기한 후 ‘英 ;Apricot-tree 西;Ciruelo 葡;Damasqueiro 獨;Aprikosen baum 佛;Abricotier 伊;Amoscino’ 등을 덧붙였다.
또한 ‘낙엽 활엽 교목으로 높이 6~10m로 자란다. 잎은 어긋나고 엽병이 있고 길이 8cm로 난형 또는 타원형으로 밑은 둥글고 끝은 날카롭고 톱니가 있다. 꽃은 분홍색 단엽 또는 쌍생이다. 과실은 핵과로 둥글고 황색으로 1개의 씨를 내장한다. 분포;중국 원산으로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에서 남아메리카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에서 생산하고 새 품종을 육성하고 있다. 약효;기침, 거담, 결장염, 윤하, 변비를 치료한다. 사용법;과실을 식용종자 15g을 물 1L로 달여 일2잔 마신다’ 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학명을 구글이나 야후 등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하며 거기에 따른 상세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이 바탕이 돼 한의학의 연구가 더 풍성하여 지고, 그 결과가 국민의 건강 향상으로 이어진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자신의 연구결과가 남을 위해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김 대표. 그의 바람대로 ‘원색 세계 약용식물도감’이 본초학을 연구하는 관계자들에게 새로운 세계의 약용식물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선물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