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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금오 김홍경

금오 김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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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락에 수시로 감탄하고, 한의학의 대단한 가치에 경탄”

금오 一代記 (2)



필자는 도저히 한의학의 전통성이 맘에 안 들었다. 다양한 전통침법에 매료되었다가도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이론과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논리에 동감할 수 없어 매번 지치고 삐쳐서 달아나곤 하였다.

그런데 우연히 <사암도인 침구요결>을 접하게 되었고, 전생의 연분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대전에서 개업을 하는 도중에 한 환자를 사암침법의 대장정격으로 신기하게도 일도쾌차케 하였다.

물론 그때 이후로 사암침법을 연구하기 시작하여 새로운 가설을 세우기까지는 약 7년 이상이라는 꽤 오랜 세월이 걸렸지만 말이다. 또한 삼부혈(三符穴), 이부혈(二符穴), 천부혈(天符穴) 이론을 계발하기까지도 시간이 제법 걸렸다.

필자의 사암침법 연구의 기본 줄기는 한의학 이론에 대한 의심을 통째로 하는 것이었다. 전통에 대한 거부 바로 그것이었다. 이론은 돌고 돌아서 끝이 없는데 한의학계 사람들의 유연하지 못한 머리는 새로운 원리가 들어갈 구멍이 하나도 없을 만큼 꽉 막혀 있었다.

한마디로 얘기해서 교수들의 판에 박힌 듯한 살풀이가 싫었다. 그런데 어떻게 반항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한의학에 대한 불타는 반항심은 결국 사암침법의 재발견을 낳았다. 학문적인 반항. 의도되지 않는 반항. 예기치 않는 반항 바로 그것이었다. 하지만 돌이켜보건대 그것은 예정된 반항이었다.



김자! 기자! 양자! 김기양 할아버지의 가호

어릴 적부터 계속 반항을 하는 필자를 한의사이시던 조부께서는 항상 큰 기대와 함께 의문의 눈초리로 관찰하셨는데, 급기야 필자도 대를 이어 한의사의 길로 들어서고야 말았다.

끝없는 방황에 지쳐서 경상도 고성에서 지낼 때 꿈에 조부께서는 요가 수행자로 나타나셨다.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라는 빨간 만장과 벼루에 먹이 없어지도록 갈아 먹물 딱지가 덕지덕지 붙어있는 묘한 장면이 보였다. 여기서 필자는 조부의 가호력을 나름 느끼기도 했다.

조부는 왜정시대에 단골로 드나들던 창구를 통해 일본으로 밀항하여 일본 당국이 개업을 허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불호령 같은 매질과 핍박에도 굴하지 않고 결국에는 개업 허가를 받으셨다고 한다. 이러한 일화를 살펴보건대 일본정부를 상대로 한 할아버지의 똥고집은 심상치가 않았다고 미루어 짐작이 가는 바이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똥고집 같은 것이 아니었다.

이런 핏줄을 이어받은 가계가 어떻게 반항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사실은 역사적으로 증명이 되는데 집안 내력이 반항으로 똘똘 뭉쳐진 예가 바로 그것이다.

훗날에 할아버지께서는 한국으로 돌아오셔서 고향땅인 금산군 복수면에서 돌아가시기 전까지 한약방을 운영하셨는데, 그 공기가 훈훈하게 쐬어서 그 어린 나에게도 입김이 뇌리에 잠재적으로 간직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아련하게 남아있는 기억은 환갑잔치 이전에 무르익었는데 결코 짧지 않는 기억의 편린으로 남아있는 중이다.

할아버지는 정신병 치료로 명성을 드날리셨다고 하는데, 그 처방이 지금 자못 궁금하기도 하다. 정신병 치료는 얼마나 어려운가? 최근까지도 정신병은 난치병에 가깝지 않은가? 할아버지의 비밀작법인 처방은 참으로 두고두고 수수께끼가 아닐 수 없다.

필자의 성격이 자랑을 좋아해서인지 하나를 알면 누구에게라도 알려주고 싶어서 안달복달하여 사암침법을 조금씩 터득할 때부터 후배들에게 강의하기를 즐겼다. 그 재미에 젊을 때부터 <사암도인 침술원리 40일 강좌>를 열어 브레이크 없는 모양으로 떠들어대다가 강좌를 마칠 때마다 어금니가 하나씩 빠지곤 한 것은 조부와 퍽 다른 취향인 것 같다.

우리 국민 모두에게 소상혈 하나씩이라도 놓아서 그 효과를 체험하게 하고픈 게 내 유일한 소망 중에 하나이다. 지금도 쥐가 날 때마다 어제혈 지압만으로도 근육이 풀리는 것을 목격하면서 경락의 신비에 수시로 감탄하고 한의학의 대단한 가치에 경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봉사 중에 즉석에서 효과를 보면 환자도 놀라고 시술한 필자도 놀라고 지켜보던 사람들도 믿기지 않은 현상에 놀라곤 하기에 오늘도 지면으로라도 미니강의를 펼치고픈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부류혈과 통곡혈에 대한 충고 한마디

필자는 일찍이 한 경락에 세 가지 오행의 특성을 가진 경혈을 三符穴, 한 경락에 두 가지 오행의 특성을 가진 경혈을 二符穴, 한 경락에 세 가지 오행의 특성이 포개진 혈을 天符穴이라고 명명한 바 있다.

족소음신경은 오행상 水, 육기상 君火의 특성을 지닌 非天符經絡이다.

부류혈은 이 족소음신경의 金穴로 水火金의 오행특성을 가진 三符穴이다.

부처님께서는 일찍이 地水火風 사대원소의 부조화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설파하셨는데, 이는 오행의 부조화가 곧 질병의 원인이라고 보는 한의학의 기본원리와 다르지 않다.

부류혈을 보하는 의미 또한 마찬가지인데, 그 사람의 오행허실을 살펴 木土가 실할 때 水火金의 기운을 보하여 오행의 균형을 맞추어 주는 데에 있다.

뚱뚱하면서 평소 맥이 弦脈인 木土체질을 가진 사람은 水火金의 부류혈과 궁합이 척척 맞는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체질을 가진 사람이 下焦가 냉하고 축축한 경우에 부류혈을 보하는 것은 효과만점의 치료법이다. 건조하면서도 은근한 불이 족소음신경을 따라 올라가서 下焦를 따뜻하게 덥혀줄 것이기 때문이다.

족태양방광경은 오행상 水, 육기상 水의 특성을 지닌 天符經絡이다.

통곡혈은 이 족태양방광경의 水穴로 水水水의 오행특성이 포개친 天符穴이어서 그 효과가 대단히 강력하지만 잘못 운용할 경우 그 부작용 또한 막대한 경혈이다.

통곡혈은 그 보사법에 따라 능히 인체의 寒熱을 조절한다.

사하면 下焦를 따뜻하게 하여 요통을 치료하고, 보할 경우 上焦를 맑혀 두통과 눈병을 치료하는 명혈로써 기능한다. 일컬어서 上病下治이다. 즉 아래의 있는 경혈로 위를 치료하는 상황이다.

또한 통곡혈을 사하는 법은 방광경락을 따뜻하게 덥혀서 일체의 척추질환을 다스리는 신효한 침법이다.



산청봉사 도우미분들께 드리는 당부 한마디

산청봉사에 주목하시어 그때 사암한방의료봉사단이 대대적인 봉사활동을 펼칠 때 협조해주시길 바랍니다. 더구나 의료봉사에 참여하시는 분에 한해서는 사암침법의 요체를 간략하게 일러드리겠음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산도 맑고 물도 맑은 산청엑스포에서 만날 것을 기대하면서 오늘도 웅크린 만큼 펴지기를 고대하고 있습니다. 산청봉사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대하면서 그날까지 모두 건강하시기를 기대합니다. 건강은 알아서 챙기세요. 제발!! 꼭 그때 만납시다. 지리산을 품고 있는 산청에서 만납시다.



2013년 7월 7일 혜암문인 금오 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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