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멈(MUM) 효과와 현명한 리더
너기의 병원경영 <23>
최근 공중파 방송국에서 100부 정도되는 중국의 고전 ‘삼국지’ 드라마를 방영한 적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흥미롭게 보았는데요. 많은 제후국들이 기울어지고 망해갈 때 공통적으로 나오는 현상들이 있습니다. 바로, 임금이나 군주가 듣기에 좋은 보고들은 들어가고, 듣기에 안좋은 보고들은 들어가지 않는 현상입니다. 그렇게 되면 군주들은 나라가 잘 굴러간다고 생각하게 되고 갑자기 나타난 부정적인 상황들에 대해서 당황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첨하던 신하들을 원망하게 됩니다. 그리고 나라가 망합니다.
공자는 “천자는 바른 말로 간쟁하는 신하가 일곱 명만 있으면 아무리 무도해도 천하를 잃지 않고, 제후는 다섯 명만 있어도 그 나라를 잃지 않는다” 라고 하였습니다. 직언과 듣기 싫은 소리라도 바른 말을 해주는 신하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한의원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의원의 작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직원이나 간호사들이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원장님에게 바로 보고할 수 있거나 직언으로 진심어린 조언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현실에서 이같은 경우는 흔히 벌어지기 힘듭니다. 자신보다 높은 사람에게 직언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니까요.
비행기 사고는 존댓말을 쓰는 국가들 즉 수직적 언어체계에서 훨씬 많이 일어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수평적 언어체계에서는 쉽게 대화를 주고받지만, 수직적 언어체계에서는 윗직급의 사람에게 말하기가 훨씬 어려우니까요. 이를 ‘MUM 효과’라고 합니다. 침묵하고 있는 것을 ‘멈(MUM)’이라고 합니다. 멈 효과는 자신에게 힘을 행사할 수 있거나 강력한 강제력을 가진 존재에게 정보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듣기 좋은 내용만 전달하고, 직장상사나 원장님이 듣고 기분이 상하거나 비판이나 충고는 전달하지 않는 현상을 말합니다. 업무상 잘못된 일이 발생하더라도 강제력을 가진 상사를 두려워하기 때문에 아랫직원은 침묵(멈)하게 됩니다. 업무의 잘못이 있으면 수정되어야 하는데, 잘못된 부분이 그대로 있으므로 이후에 큰 실패의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듣기 싫은 조언을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따라서 아랫사람들이 직언을 하지 못하는 것은 도리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따라서 직원에게 직언을 기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말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안좋은 보고를 내가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다면 굳이 안좋은 소식을 굳이 내가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따라서, 아랫직급의 사람이 원장님이나 상사에게 직언을 할 수 있도록 하려면 리더 즉 원장님의 문화와 태도가 매우 중요합니다. 멈 효과를 없애기 위해서는 먼저 리더인 원장님의 태도와 사고가 중요합니다.
고전에도 날카롭게 지적되어져 있습니다. 이익의 ‘성호사설’에는 “임금은 바른 말을 하는 신하가 없는 것을 근심할 것이 아니라 바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함을 근심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원장님인 리더가 너무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모습은 부하직원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보고하기 힘들게 만듭니다.
또한, 만약 실수로 잘못을 한 직원이 발생했을 때, 지나치게 잘못을 꾸중하거나 무안을 주거나 인격적으로 공격하게 되면 다음에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 직원은 침묵하게 됩니다. 따라서 잘못이 발생하게 되면 직원과 면담을 하시는 것이 좋지만, 면담의 의미가 야단을 치거나 면박을 주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개선이 목적임을 분명하게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무리 권력을 가진 오너 즉 원장님이라고 해도 장기적으로 볼 때 업무적인 측면이나 직장환경에서 강제력은 될 수 있으면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강제력을 자주 사용하게 되면, 직원들은 더더욱 침묵하게 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위의 구절에서 아랫직원이 윗사람에게 직언을 하기가 어렵고 그게 당연하고 보편화될 수밖에 없는 것처럼, 역으로 윗사람 역시 강제적인 힘을 사용하여 아랫사람을 다루는 것이 단기적으로는 가장 손쉽고 빠른 방법입니다. 실제로 부모로써, 상사로써, 형-동생 사이로써, 교사로써 많이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특히 코칭능력이 부족하거나 인내력이 부족하며, 능력이나 지식, 인간적 매력에 자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지위나 경제력을 이용한 강제력을 자주 행사하게 됩니다. 도저히 다른 방법으로는 사람을 움직일 수 없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힘이나 지위 위협으로 강제로 누르는 것입니다. 그러면 조직은 더더욱 경직되고 강제력이 사용되어질수록 멈 효과는 심화됩니다.
평상시에는 직원들과 ‘펀 경영’처럼 즐겁고 존중하며 부드럽게 대하시고,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때는 가볍게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충직한 직원을 뽑아 좋은 조언을 듣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좋은 리더가 되어 직언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원장님이 되시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