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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12일 (화)

글로벌시대 한의사 학술활동을 위한 제언 ②

글로벌시대 한의사 학술활동을 위한 제언 ②

임사비나 교수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교





필자가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대한약침학회 사무국으로부터 회칙 개정(안) 승인 요청을 받았다. 개정 안건 중 가장 중요한 사항은 학회 영문 명칭 변경이었다. 학회를 중심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더 나아가 국제적 교류를 하는 것이 보편화된 요즈음 학회의 명칭에 대하여 논의해 보고자 한다.



우리나라에서 활동 중인 학회 중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에 가입된 학회를 기준으로 그 학회 명칭을 살펴보면 ‘대한’ 또는 ‘한국’이라는 표기가 99%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 학회의 형성 배경에는 주로 외국에서 활동하던 학자들이 한국에 들어와 같은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모임을 만들어 창립한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대한’ 또는 ‘한국’이라는 표기를 하여 다른 나라에 이미 존재하는 학회와 구별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러나 우리 한의학 분야의 경우, 학회 설립이 국제적으로 처음이거나 독창적일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 명칭에 대하여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신경과학회를 예로 들어볼 때 다른 나라들의 신경과학회와는 달리 미국이라는 표현을 생략하고 ‘The Society for Neuroscience’라 칭한다.



이는 본 학회가 단지 미국지역의 신경과학회만이 아니고 국제적 신경과학회라는 의미를 포함하는 것이다. 미국신경과학회가 이렇게 하는 것이 혼자만의 주장에 의한 것인지 아닌지를 분석해 보기 위해 IBRO (The International Brain Research Organization)의 회원학회 리스트를 살펴보자.



IBRO를 간단히 소개하면 국내의 한국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에 과학기술단체들이 가입하고 있는 것처럼, 1960년에 만들어진 국제기구인 IBRO는 각국의 뇌 관련 학회들이 가입하여 활동하는 학회들의 연합회로 우리나라 뇌 관련 학회들도 여기에 가입하고 있다.



미국신경과학회가 이렇게 인정받는 것은 미국신경과학회의 학계에서의 국제적 역할, 가입회원 수, 학술대회 규모, 주관 학회지의 권위 등을 종합 평가했을 때 당연한 결과로 생각된다. 호랑이를 그리려다 고양이를 그리게 될지라도 한국 한의학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국제무대에 알리고 국제학계를 선도하고자 하는 이 때, 우리의 목표를 높고 크게 설정할 필요가 있겠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한약침학회의 명칭으로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아래의 순서이다.



△1안 :The Society for Phamaco puncture(SFP) △2안 :The Society for Phamacopuncture of Korea(SPK) △3안 :The Korean Society for Phamaco puncture(KSP)



약침을 의미하는 ‘Phamacopuncture’는 약침학회에서 여러 전문가들과 상의하고 조언을 얻어 고심한 끝에 만들어 제안했다고 짐작되며 약침을 영어로 표현하기에 적절하다고 생각되어 이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러나 명칭도 브랜드라는 관점에서 바꾸는데 신중을 기해 한번 정해지면 100년, 200년 계승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약침학회를 나타낼 때 ‘학회’를 ‘institute’로 표현하고 있는데 institute라는 표기를 쓰기도 하지만 학회란 모임의 성격을 띠는 조직이므로 연구나 교육기관의 성격이 강한 institute보다는 ‘society’가 더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1안은 구태여 한국을 표기하여 스스로 지역화하지 말자는 뜻에서 ‘of Korea’를 빼고 제안하는 것이고 앞으로 미국신경과학회 만큼의 힘을 지닌 학회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근 경락경혈학회에서도 기존의 ‘대한’과 ‘Korean’을 삭제하여 국제적 학회로 발돋움할 것을 지난 이사회에서 결의한 바 있다.



만일 한국에서 활동하는 학회라는 것을 꼭 포함시키고자 할 경우, 2안과 3안으로 나타낼 수 있겠다. 일반적으로 2안보다는 3안이 더 익숙한 표현으로 느껴지지만 개인적으로는 2안을 추천한다. 다양한 의미를 가진 ‘Korean’이라는 표현보다는 ‘of Korea’라는 표현이 의미 전달에 있어 더 선명하기 때문이다.



2005년 10월22일 대한약침학회와 경락경혈학회가 주관이 되어 러시아·일본·스위스·아프리카·나이지리아·이스라엘 등 10여개국이 동참한 세계약침학회(IPI)를 출범시켰다. 세계약침학회(IPI)가 명실상부한 국제기구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약침관련 학회뿐만 아니라 WFAS(중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침구학회)나 ICMART(유럽을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침구학회)와 같은 국제 침구 관련학회 및 2002년 결성된 미국과 캐나다 교육기관들의 협의체(The Consortium of Academic Health Centers for Integrative Medicine) 등도 적극 참여시켜야 한다.



또한 국가별 약침학회를 결성하고 그 학회들이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약침기술을 보급하고 지원하여 국가별 학회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세계약침학회의 적극적이고 조직적인 활동이 요구된다.

한편 우리나라에는 전통이 가장 오래된 대한침구학회가 있고 그 뒤를 이어 대한약침학회와 경락경혈학회가 활동하고 있다.



한국 한의학의 국제적 위상 정립을 위해 국내의 여러 학회가 서로 서로 손잡고 힘을 모아 국제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각 학회의 역사성과 현재의 활동 성향을 놓고 볼 때 생각처럼 간단한 문제는 아니지만 국내의 침구관련 학회들이 세계약침학회의 회원학회로 등록되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면 각국의 한의학 브랜드를 중시하는 국제적 분위기 속에서 한국 한의학과 침구학의 위상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하게 형성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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