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란에서는 최근 ‘Energy&Environmental Science 저널’에 게재된 별도의 배터리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뇌자극장비를 구현한 내용을 담은 논문의 공동1저자로 참여한
김영수 연구원(한국과학기술원 의과학대학원 박사과정·한의사)으로부터 연구 내용 및 의의와 함께 한의학의 과학화에 대한 견해를 들어본다.
압전소자 이용한 반영구적 뇌자극 장비 구현 연구 참여…‘Energy&Environmental Science’에 논문 게재
신경신호 측정, 특정신경회로의 조절 통한 기능 연구 등에 대한 한의약적 활용방안 강구
한의학과 신경과학의 통합적 접근방식 통해 운동질환의 기전 이해 및 효과적 치료법 찾는 것이 ‘최종 목표’
Q. 논문의 내용 및 의의와 함께 활용방안은?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별도의 배터리 없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뇌자극장비를 구현한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한국과학기술원 이건재 교수님 연구팀에서 개발한 고효율의 압전소자를 이용한 반영구적 심부뇌자극술(DBS) 장비를 활용해 외부 전원 없이 압전소자를 굽히며 생기는 전기만으로 살아있는 생쥐에서 팔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기능적인 신경활동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즉 기존의 배터리 방식을 개선 및 대체해 생체이식 의료장비들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인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고, 신소재 개발과 신경생물학 분야의 융합을 통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압전소자 등과 같은 신소재 분야의 연구성과들을 한의진료를 위한 기기로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방의료행위를 효과적으로 진보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것과 같이 동물모델에서 전기생리학과 행동분석을 결합한 방식은 전통의학에서의 치료효과를 검증하거나 새로운 질병모델을 제안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이번 연구에 활용된 방법 이외에도 학위기간 동안 수행했던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물에서의 신경신호측정(in vivo neural recording), 특정 신경회로의 조절을 통한 기능연구(neural circuit modulation) 등도 다양한 한의학 연구 분야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Q. 경희대 한의과대학을 졸업 후 카이스트에 입학하게 된 이유는?
한의대 과정에서부터 기초연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생들의 연구자로서의 꿈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된 ‘미래한의과학자 프로그램’을 통해 기초연구에 대해 직접적인 경험을 쌓은 것이 졸업 후 카이스트로 진로를 결정하게 된 큰 계기가 됐다.
뇌신경과학의 연구방법을 습득해 한의약 연구에 적용하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의료인들의 연구활동을 적극 지원해주는 제도를 갖춘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을 선택하게 됐고, 이곳에서 최신 뇌신경과학 연구들을 배울 수 있는 기회와 함께 학위 과정동안 좋은 경험과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Q. 한의학·신경과학·전기생리학·행동신경학을 전공으로 선택한 이유는?
한의약 진료의 상당 부분은 신경학적 기전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같다. 때문에 뇌신경과학을 바탕으로 한의약 진료를 해석함으로써 기전을 이해하고 보다 나은 한방의료행위를 개발해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최근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고 있는 뇌신경과학 분야를 적극적으로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 현재의 전공을 선택하게 됐다.
최근 뇌신경과학 분야에서 중요한 질문 중 하나가 ‘우리의 행동이 어떻게 조절되는가?’하는 것이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신경과학계에서는 특정 타입의 신경세포 혹은 신경회로의 활동이 어떤 행동과 연결되는지를 적극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도 빛으로 선택적인 신경활동을 조절할 수 있는 광유전학이나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을 측정하면서 개체의 행동을 분석하는 기술 등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기존에 실험적으로 구현이 어려웠던 한의약 연구주제들을 새롭게 시도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최근 트렌드인 다학제 공동연구가 한의약에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현대의학 연구는 현재까지 개발된 최선의 기술을 사용해 이뤄지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 있어 다른 기초 분야의 연구성과들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 기초와 임상을 연계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성과들은 대부분 여러 분야의 협력연구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때문에 한의약에서도 타 분야의 최신 연구성과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기존에 실험적인 접근이 어려웠던 주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한의약 연구에서도 다학제 공동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특히 공동연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자들 사이의 소통이다. 즉 서로의 아이디어를 정확히 이해하고, 상호간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을 명확히 해야 효과적인 협력이 가능하며, 우수한 연구성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의약 연구는 다른 분야들에 비해 특수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어려움을 개선키 위해서는 타 분야와 연결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력 양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제 경우와 같이 한의대를 졸업하고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 사람들이 앞으로 이 같은 연결고리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해 나간다면 한의약 연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Q. 한의약의 과학화를 통해 얻어질 수 있는 것은?
한의약의 과학화를 추진함에 있어 우선은 ‘과학화’의 목표를 잘 설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과학화를 분자생물학과 같은 제한적 관점의 접근방식으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현실에서 ‘한의약의 과학화’란 보다 폭넓은 관점에서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 한의약의 우수성을 증명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
기존의 서양의학적 접근방식이 아니더라도, 한의약 주제에 대해 독창적인 실험 결과로 자신의 주장을 명확히 얘기할 수 있다면 그 또한 훌륭한 과학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하는 것은 결코 한의학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체적으로 과학적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현재 ‘한의약의 과학화’가 대면한 과제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이러한 과정을 잘 수행해 나간다면, 한의약을 보다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방법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Q. 다른 분야 진출에 관심이 있는 회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조언을 드리고 싶다.
특히 연구 분야의 진출에 관심있는 한의사들에게는 처음 시작할 때는 연구라는 것이 너무 어렵게 느껴지지만 열정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가졌으면 한다. 또한 연구자들은 기본적으로 남들을 돕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들로, 도움이 필요한 회원은 부담 없이 손을 뻗어 문의하시는 것도 언제든지 환영한다.
Q. 내년 2월 박사과정 졸업 후의 계획은?
학위과정 동안 앞서 소개한 연구결과 외에 광유전학적 방법을 활용한 본태성진전증(손떨림증) 등 운동질환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졸업 후에도 당분간은 현재 연구실(행동유전학연구실·연구책임자 김대수 교수)에서 박사 후 과정으로 기존 연구를 마무리하는 한편 앞으로의 연구 주제들을 찾아볼 계획이다.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면 한의약에 뇌신경과학 연구 방법을 통합하여 여러 운동질환의 기전을 이해하고 보다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는 것이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카이스트에 진학하기까지 큰 도움을 주신 KBS한의원 조선영 원장님과 영국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최환호 선생님에게 지면을 통해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한의과학자로 성장하게 된 꿈을 심어주신 이상훈 교수님과 고성규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또한 학위과정 동안 무한한 가르침을 베풀어준 김대수 교수님과 연구와 인생의 선배로서 이끌어준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의 이호성 선배님에게도 더불어 감사드리고 싶다. 이제 연구자로서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만큼 한의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좋은 연구들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