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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7일 (목)

통합의학, 한의학에 더 가깝다

통합의학, 한의학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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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통합의학에 대한 세계 의료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의계에서는 통합의학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장이 마련돼 관심을 모았다.

경희대 한의학임상연구센터와 경희한의대 근거창출사업단이 주최하고 대한통합한의학회, 경희대 보완의학연구센터가 주관해 15일 경희대학교 법과대학 국제회의실에서 개최한 ‘통합의학과 근거중심 한의학 국제심포지움’에서 경희한의대 인창식 교수는 통합의학의 개념이 한의학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설명했다.



인창식 교수에 따르면 ‘통합의학’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때 ‘치유’와 ‘힐링’이 중요한 개념으로 제시된다.

‘힐링’의 원천은 외부에서 제공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개체의 내부에 있는 치유의 힘을 도와주거나 그 힘을 방해하는 요인을 제거해 주는 것이 의학적 개입의 목표이자 의미라는 것이 기본적인 관점이다.



또 통합의학을 하는 일부 의사들이 강조하는 부분은 치유가 국한적으로 세팅된 의료환경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을 포함한 치유과정이 진행돼야 한다는 점과 침습적 개입이나 인위적 개입보다 자연적 방법들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치료’보다 ‘치유’를 지향하며 치료법의 성과보다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방향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설사 불치병이라 하더라도 환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보는 케어 중심의 관점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의사와 환자의 관계와 비특이적인 특징까지 중시하고 비록 강한 과학적 증거를 갖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충분한 과학적 합리성을 가진 치료법이라면 받아들여 활용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보완의학이나 대체의학과 차별성을 갖는다.

그래서 인창식 교수는 이러한 것들을 종합해 보면 ‘통합의학’이 새로운 용어인 것 같고 이 시대의 유행어 같지만 사실은 르네상스가 그러했듯 오래 전부터 통용되고 노력해 왔던 것을 세련되게 다시 등장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개념은 한의학과 기본적인 인체관, 임상구도, 철학적 구도가 비슷해 한의학에서 자체 학문을 체계화하거나 다양하게 발전시켜 나가는데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기존에 한의계가 가지고 있던 인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탕으로 새롭게 효과적인 방법들을 발굴하고 정착시키는 것은 물론 연구를 통해 한의계 내부로 통합시켜가려는 노력이 중요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심포지움에서는 미국 LA 남가주대 노리스 종합암연구소 데바시쉬 트리패시 박사가 천연물을 이용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천연물에 대한 현대적 연구전략은 화합물의 경우에서처럼 조기 임상 또는 실험실 관찰을 바탕으로 한 가설을 세워야 한다”며 “약물 상호작용 모델은 임상 테스트하기 전에 적용해야 하며 천연물 연구의 신약 프로세스는 더 투명하고 점점 더 제품의 일관성을 증명하는 서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그는 황기, 무단피, 산수유 등 22개의 한약 복합제인 MF101을 이용한 유방암 전이 관련 전임상실험과 갱년기 증상 개선 효과에 대한 연구 사례를 들어 천연물에 대한 연구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연구방법론에 대해 발표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장보형·현민경·이동효 박사는 근거 종합(evidence synthesis), 근거 생성(evidence generation), 비교효과연구(Comparative Effectiveness Research:CER)에 대해 각각 설명했다.



장보형 박사는 “한의학 분야 논문을 찾다 보면 대부분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혹시 RCT 연구만 조사해 그러한 결론이 나온 것은 아닌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RCT 논문만 찾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연구방법론을 포함해 조사하고 설사 그렇게 했음에도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과를 얻게 된다면 그 부분에 evidence gap이 있는 만큼 오히려 우선순위를 정해 향후 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근거로 삼아 체계적으로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동효 박사는 “최근 의학계에서도 근거 적용에 있어 모든 진료환경에 획일적인 기준을 적용할 수 없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일반 진료환경을 반영한 연구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실제 임상에서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세팅된 임상실험에서는 불리한 입장인 한의학으로서는 이러한 추세가 유리한 방향이라고 판단되는 만큼 이러한 트랜드에 맞춰 연구 디자인을 세팅하는 것을 충분히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민경 박사는 병원 차트나 EMR 자료, 청구자료와 같은 2차 자료원을 활용한 다양한 연구방법들을 제시했다.

학술지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미국 UCLA의과대학 에드윈 쿠퍼 교수는 2004년 처음 발간된 eCAM이 8년만에 인용지수 4.7이 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편집위원인 자신이 논문을 접수시켰음에도 최종 게재가 될 때까지 4차례의 리뷰를 거쳐야 했을 정도였다며 이러한 절차의 공정성과 엄격성을지금의 저널이 있도록 한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한국한의학연구원 김종열 박사는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가 올해 12월에 첫 출판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진행 중인 사상체질 관련 과제 2단계를 추진하면서 SCI급 논문 30개를 발표하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현재 CAM저널에 뭔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외부에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한의학의 정체성을 뒤로한 채 변증에 입각한 연구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중국 중의사의 경우 양방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병증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의료체계가 이원화돼 있는 한국 한의사만이 변증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실제로 변증 관점을 넣은 높은 수준의 논문이 가장 많이 쓰여지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외국에서 인정하지 않고 논문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1년에 4번 발간될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에서는 변증 또는 체질에 기반한 임상연구는 물론 패턴분석과 변증에 대한 연구, 복합 한약에 대한 연구, 통합의학에 기초한 약물론, 전통의학의 총체적 접근, 醫史 등에 관한 연구 성과물을 게재할 예정이며 한번에 10편 정도의 수준 높은 논문만 게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스템 한의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김종열 박사는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가 시스템 생물학과 시스템 한의학, 시스템 의학이 어우러지는 장이 되기를 기대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움에 앞서 대한통합한의학회 박종형 회장은 “적용 대상에 유익성을 주지 못하는 기술은 자체적으로 소멸되거나 거부되기 때문에 기술은 계속 진화, 발전될 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한의학도 그 특성을 살리면서도 객관적으로 측정, 평가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며 수평적으로는 한의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술을 통합하고 수직적으로는 일반 생명과학과 의과학을 도입해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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