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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5월 09일 (토)

57회 전 일본 침구학회를 가다

57회 전 일본 침구학회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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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를 따먹으려는 사람만 가득하다”



324편 논문 발표…시민과 함께한 일본 침구강연 눈길

침을 통한 안면성형 양국 공동연구 기대



지난달 30일부터 6월1일까지 교토에서는 제57회 전일본침구학회가 개최됐다. 침구사와 의사들이 주축이 돼 해마다 300여 편의 논문이 발표되는 일본 침구계의 가장 큰 학술대회 중 하나로 손꼽힌다.



특히 올해는 국내의 침구학회와 한의안면성형학회 회원들이 다수 참석했고 특별강연 순서에서 두 학회 모두 논문을 발표하는 자리가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3일간 324편의 논문이 포스터와 구술을 통해 발표됐다. 또 주제별 특별강연과 침구대학의 재학생들을 위한 효과적인 진맥이나 경락경혈 교육방법론에 대한 토론, 침구사들의 개원형태와 진로에 대한 선배침구사들의 마케팅전략에 대한 강의와 보다 대중화된 의료분야로서 침구치료를 정립하기 위한 시민대상 강의가 마련됐다. 한의사 중심의 국내의 여타 한의학 관련분야의 학술대회와 비교할 때 차별화된 구석이었다.



전 일본 침구학회에서는 한일협력연구(소제목 ; the Japan-Korea Workshop on Acupuncture and EBM)의 일환으로 ‘요통’을, 한국측에서는 김성철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교수가 ‘사암침의 요통치료’에 대해서 발표를 하기도 했다. 득기(得氣)나 심자(深刺)의 개념이 없는 일본 침구계에 변증별 처방에 따른 사암침은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김용석 강남경희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미소 안면침을 통한 주름성형 사례를 발표했다.



최근 일본 임상가에서 미용침법(美容針法)이라는 이름으로 소규모 세미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서양에서 기원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Cosmetic Acupuncture에 대한 보다 올바른 이론 정립과 임상경험의 공유 차원에서 두 나라간의 학술 교류의 필요성이 느껴졌다.



특히 송정화 한의안면성형학회 회장은 전 일본 침구학회 矢野忠(타사시야노) 회장과 즉석좌담회를 통해 “지금은 걸음마 단계이지만 성형수술보다 안전하고 지속적인 효과를 보장하는 안면성형분야의 침 치료를 매우 낙관하며 향후 이에 대한 양국간의 상호 교류 및 학회 동반개최를 하자”는 약속을 받아냈다.



학회 주최자와 참석자들을 위한 마지막 만찬회에서는 최승훈 WHO(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부 전통의학자문관과 이건목 대한침구학회 회장(원광대학교 산본한방병원 병원장)이 주최측의 내빈으로 초청돼 한일간 우호도모와 협력연구를 위한 축사를 교환하는 시간을 가졌다. 불과 몇 년 전과는 달라진 한국 한의계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30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해 그 큰 강당을 학회가 끝나는 시간까지 꽉 채우고 있었던 전 일본 침구학회의 회의장의 광경이 학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국제’라는 글자를 꼭 채워 넣은 한의학 관련 국내학회의 썰렁한 강의실은 과연 누가 메워야 할까. 기초학의 연구 성과나 학회를 치룰 만한 논문제출 없이 그저 획기적인 치료효과로 치장된 요란한 신문광고 속의 한의학을 반성해본다.



“한의계에는 나무를 심고 물을 줄 사람은 없는데 오직 열매를 따 먹는 사람들만 가득한 것 같다”는 최승훈 자문관의 한의계에 대한 자조 섞인 자평이 못내 씁쓸하게 느껴진다. 전 일본침구학회의 융숭한 대접을 뒤로 하고 국내 한의계가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제현들의 강도 높은 토론과 비판의 장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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