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부, 의료금융 도입 및 발전방향 심포지엄
회계사 송형석씨는 모친의 임플란트 시술비용 1000만원을 내야 하는데 당장 목돈이 없어 의료비 분납프로그램을 신청했다. 파이낸스 케어와 하나 금융그룹의 ‘하나 N 라이프케어론’(100만원 이상 비급여 진료비일 경우)을 이용, 우선 30만원(의료비의 10% 선 지급)을 납부하고 나머지는 10개월에 걸쳐 이자 없이 매달 27만원씩을 갚아가는 식이다.
이같은 의료비 분납프로그램은 이미 영국, 스위스,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의 경우 전체 의료시장의 10~20%를 점유할 만큼 활성화 돼 있다. 환자들은 의료비 부담을 덜어 진료를 포기하는 경우가 줄어들고 병원들 역시 미수금이 감소하고 마케팅 차원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부는 지난 19일 상공회의소에서 ‘의료금융 도입 및 발전방향’ 심포지엄을 개최, 의료금융에 대한 기대효과를 전망하고 사회 각계의 견해를 경청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박남기 하나은행 신사업추진부 차장이 외국의 사례를 빌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의료비 분납프로그램을 사용한 병원은 평균 25.3%의 연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도입하지 않은 곳에 비해 6배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수금 또한 37.7% 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병원으로서는 상당히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또 지난 2월28일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비급여대상을 할인하는 것은 의료법 위반이 아니기 때문에 의료법 제27조 제3항의 환자유인 알선행위 금지조항에도 저촉되지 않는다.
관계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도 의료금융 자체가 의료산업을 발전시키고 활성화시키는데 역할을 기대했다. 김강립 의료정책팀장은 “가계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킬 뿐만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의료복지정책의 또 하나의 대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회 각계에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조윤미 녹색소비자연대 본부장은 “법 위반 요소가 없다는데 일단 공감한다”며 “비급여에 적용되는 환자 유인알선행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게 적용되지 않으면 환자와 의료인 모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전철수 대한의사협회 보험부회장은 “의료금융은 의료 이용에 대한 소비자의 접근성이 강화되고 비제도금융의 의료 진출에 따른 폐해를 방지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상당히 많다”며 “순기능이 강조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 시키려는 섬세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의협의 입장을 전했다.
경제학계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에 무게를 뒀다. 신종각 경희대 의료경영대학원 교수는 “고액의료비의 분할 납부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경감되고, 그로 인해 잠재적 의료수요 증가로 병원 매출신장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정부당국 입장에서도 국민건강 증진과 국민의료비 절감 정책을 펼치는데 보탬이 될 수 있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도입 초기를 고려해 볼 때 부정적인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의료서비스 공급자간 과열경쟁을 촉발시키고 할부이자비용과 수수료 부담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과 대출금 상환문제 등에 대한 분쟁이 발생될 우려 때문이다. 또 개인별로 특정금융과 거래하기 때문에 협회 회원간의 상대적 불평등이 초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절제한 의료금융 이용으로 진료를 조장한다는 사회비난도 예상할 수 있다.
한편 K한의원 경영자는 “병원 등 의료금융 공급자의 참여가 아무리 활발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참여가 따라주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인 제도가 될 것”이라며 “소비자를 겨냥한 홍보가 제대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출’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곱지 않은 시선 또한 해결돼야 할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