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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 시대, 공정한 의료자산 사용으로 국민 건강 지켜내야“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 바이러스의 위험이 상존하는 ‘뉴노멀 시대’가 열렸습니다. 특히 고령화가 더욱 심화될 한국 사회에서 공정한 의료제도의 운영과 의료자산의 효율적 분배로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내는 일이야말로 정치인의 역할이 아닐까요?” 총선을 열흘 남짓 남긴 시점, 한의사 중 유일하게 비례대표(14번)에 배정된 진용우 국민의당 후보는 한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선거운동이 최소화된 새로운 시대, 정치인의 역할을 새롭게 정의했다. 정치는 한정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분배하는 과정인 만큼 서로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때 역지사지의 입장으로 상대의 절심함을 이해하고 국민의 요구를 해결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것이다. 1961년생으로 경희대학교 한의학과를 졸업한 그는 3살 때 앓은 소아마비 탓에 보행 장애를 겪게 됐으나 신체적 장애를 딛고 지역사회에서 30년 넘게 한의원을 운영하며 대한한의사협회 감사를 역임하는 등 한의계 내에서 활발한 활동을 해 왔다. 대외적으로는 서울시장애인배드민턴협회장, 대한장애인올림픽위원회(KPC) 위원 등을 비롯해 소외계층을 위한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한의사로서 32년 동안 큰 대과(大過)없이 지역주민들의 건강을 살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는 그는 “이번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하든 그렇지 못하든 뼛속깊이 체화된 한의학과 한의사로서의 정체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의사로서 긍지를 유지하고 주변을 위해 베푸는 삶을 살고 싶다는 진용우 후보로부터 출마 소감과 포부를 들어봤다. ◇4.15총선에서 한의사 출신으로는 유일하게 비례대표 후보에 배정됐다. 이번 국민의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개혁성향이 강한 보통사람들’에 대한 공천을 언급했고, 당의 취지에 부합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에게 2022년 대선 공약의 일환으로 고령사회 국민건강 증진정책을 담은 의정활동 계획서를 제출했는데 비례대표에 배정됐다는 것은 해당 정책을 완성하라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의학과 한의학, 생활체육과 문화예술, 사회복지를 유기적으로 접목시켜 국민건강을 증진시킬 정책들이 포함될 것이다. 국민의당이 추구하는 ‘이념과 진영을 넘어선 실용적 중도정치’를 통해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일조하고 싶다. ◇서초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걸로 알고 있다. 선거운동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선거운동이 개시되기 전에는 외부 선거운동이 어렵기 때문에 그동안은 SNS 등 온라인을 통한 활동을 해 왔다. 이제 본격 운동이 시작되는 만큼 당분간은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에 소속돼 선거운동을 하는 일에 집중하게 될 예정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도전이라 할 수 있는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장애를 가졌음에도 다방면에서 활동을 한 덕에 편견을 허물었다는 말을 듣지만 사실 처한 환경 속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을 뿐이다. 사회 여러 곳에서 활동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정치권과도 연결이 되고 입문 권유도 받게 되더라. 그러나 무엇보다 내면에 더 나은 사회를 향한 갈망이 있던 것은 확실하다. 본래 지닌 개혁 지향적 사고에, 하는 일에 대한 재미를 느끼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 ◇왜 국민의당인가? 기성 정치권의 벽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그 장벽이 높고 거대하다. 두 번씩이나 지역구에 도전해 경선에서 승리까지 했는데도 공천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 이게 바로 대한민국 기성 정당의 벽이다. 반면 국민의당은 ‘이념과 진영 논리로 기득권에 안주하는 구태정치를 끝내고 실용적 중도를 통해 행복한 국민,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는데 그 진정성에 끌렸다. 기득권 정치에 물든 당이 아닌, 양당의 기득권을 무너뜨리겠다는 새로운 물결에 힘을 보태고 싶었고 국민의당이야말로 4차 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정치세력이 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평소 예방의학에 관심이 많다고 들었다. 코로나19 시국에 예방의학으로서의 한의학 역할에 대해 제언한다면? 한의사라면 누구나 가슴에 담고 있을 법한 말이 있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 나오는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이라는 말이다. 이미 병이 된 것을 치료하지 말고 병이 나기 전에 치료하라는 뜻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힘들수록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바이러스는 개인의 면역력이 충분하면 침범하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한의학은 5장6부의 균형을 통해 몸 안의 면역기능을 높이는 의학이다. 앞으로 심화될 고령사회에서 한의학이 해야 할 역할, 한의사가 해야 할 일이 무궁무진하다고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기고 싶은 말은? 의료인들의 업(業)은 아프고 힘든 사람들의 고충을 듣고 세밀하게 살피면서 질병을 치료하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에 세상의 어려운 상황을 분석하고 대안을 찾는 눈도 조금 더 밝다고 생각한다.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분들의 어려움을 가슴으로 느끼면서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 선거에서 승리해 국회의원이 된다면 전문 직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의사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
“최고의 ‘약선(藥膳)’은 체질에 맞는 음식이죠”[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사상체질 등 한의학적 지식에 기반해 체질에 맞는 음식을 추천해주는 푸드 큐레이션 마켓 ‘바이츠’의 대표 오현진 춘의생한의원 원장에게 바이츠 설립과 식품 공장 설립 계기,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부천에서 춘의생한의원과 푸드 큐레이션 마켓 ‘바이츠’를 운영하고 있는 한의사 오현진이다. Q. ‘바이츠’는 어떤 기업인가. 건강에 대한 검증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분석해 식품을 추천하는 반찬 배달 서비스다. 이런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로 자신에게 맞는 식품을 선택해 일상생활을 건강하게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Q. 설립 계기는? 춘의생한의원에서 암 환자의 입원치료를 맡고 있다. 이때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에게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 “이런 음식, 저런 음식은 먹어도 될까요?” 였다. 그런데 여쭤보시는 식품의 대부분은 TV 프로그램이나 유튜브, 인터넷의 커뮤니티를 통해 떠도는 음식이었고, 이를테면 ‘암세포를 죽이는 강력한 음식’ 등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있는 경우였다. 그런데 환자분들이 TV 프로그램이나 인터넷으로 접한 식품을 드시다 건강과 식품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에 노출돼 사회적인 가치 혼란이 불거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봤다. 이런 상황은 개인에게 신체적인 문제와 더불어 경제적인 문제까지 초래하기도 했다. 의료인으로서 환자분들의 식생활이 건강 상태 개선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매일 느꼈지만, 실제로 환자분들이 실천을 하기 위해 어떻게 식사관리를 하면 좋을지에 대한 믿을 만한 정보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을 체감한 순간이다. Q. ‘푸드 큐레이션 서비스’를 소개한다면.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춘 식생활 관리가 가능하게끔 현재 내 몸의 건강 상태를 분석하고, 식품이 가지고 있는 영양성분을 분석해 내 몸에 맞는 정도를 ‘푸드테라피 점수’로 수치화해 제시해주는 서비스다. 치료식을 만드는 음식점으로 시작한 바이츠는 처음에 ‘약선(藥膳)’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아마 이런 접근은 어떤 한의사라도 비슷할 것이다. 하지만 식품영양학을 공부하고 한의학의 음식 관련 이론들을 공부해가며 결국은 내 몸에 맞는 음식을 먹는 것이 ‘약이 되는 음식’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시중에 한식 위주의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반찬가게들은 짜거나 자극적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짜지 않고, 많이 달지 않으며,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생산하는 곳을 찾았지만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고 결국 ‘내가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식품 제조 공장을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Q. 식품 생산 단계에서 적용한 한의학 지식이 있다면. 바이츠 식품에 사용하는 맛간장은 공장에서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현대인들이 가지고 있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한약재로 사용되는 ‘치자’를 소량 사용해 화를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되는 간장으로 만드는 등 바이츠에서 사용하는 식재료 하나하나에 한의학을 녹여냈다. 하지만 식품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방향성은 설정할 수 있을지라도 약만큼의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바이츠가 만들어가는 식품은 식품이 건강에 미치는 좋은 영향을 극대화하고, 한약으로의 접근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했다. Q. 치료를 업으로 삼는 한의사로서 기업을 운영하는 과정이 벅차진 않았는지. 혼자였다면 바이츠를 시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옆에서 묵묵히 도와주는 춘의생한의원과 바이츠의 식구들이 있었기에 미약한 발걸음이나마 내디딜 수 있었다. 더 많은 분들의 건강을 지켜주기 위해 희생하고 함께하는 우리 직원들이 보다 건강한 삶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한의원과 공장에서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Q. 기업 경영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 일주일에 4일 가량을 공장에서 시간을 보낸다. 공장이 한의원 바로 옆에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게 알차게 채워나가고 있다. 시간뿐만 아니라 업무에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공장을 설립하며 영양학적 접근을 위한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에 식품영양학과에 입학했다. 레시피 개발에서부터 상품이 배송되어 나가기까지 조리를 제외한 모든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Q. 바이츠의 중장기 목표와, 목표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바이츠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본인의 건강 척도가 어느 정도에 머무르고 있는지 쉽게 인식하도록 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생각하고 있다. 본인의 건강 상태를 인지하기 시작하면 개선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바이츠가 일상 속에 녹아 개인의 건강관리에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 앞으로 바이츠는 커머스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일상 속 건강관리를 해 줄 애플리케이이션 개발을 염두에 두고 있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이제 사 먹는 음식도 건강해야 할 때다. 반찬 더하지 말고 바이츠 하시라. -
“회원들의 십시일반으로 성금 마련”[편집자 주] 홍준호 공주시한의사회 분회장으로부터 코로나19 극복 성금 전달 과정을 들어봤다. 홍준호 공주시한의사회장 Q. 성금이 모이기까지의 과정은. 며칠 전 지역에서 오랜 세월 진료하신 원로 원장님이 한의신문에서 코로나 19 기부금 모금 내용을 보시고 대구에서 봉사활동 하시는 회원님들을 위해 개인 명의 보다는 공주시한의사회 명의로 기부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주셨다. 너무 감사한 일이다. 원장님은 바로 100만원을 보내 주셨고, 공주분회는 임원 회의를 통해 모든 회원 분들이 기부에 참여하는 방법으로 분회비 50만원을 보태서 150만원을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Q. 보건소에도 쌍화탕, 경옥고 등을 전달했다. 2월 중순 충남지부가 도청의 방역 담당자에게 경옥고를 지원하게 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분회 차원에서도 뜻을 모으는 게 좋을 것 같아 임원과 회원의 뜻을 모아 고생하시는 공주 보건소 직원 분들을 위해 경옥고와 쌍화탕을 지원했다. 직원 분은 우리에게 감사하다는 인사와 함께 편지까지 써 주셨다. 그리고 한 회원은 개인적으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마스크를 제작하는 자원 봉사자분들께 쌍화탕 200포를 전달했다. Q.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할 부분은. 현재 서울·대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코로나 19 환자에 대한 한의 치료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가능한 권역별로 현재의 경증 환자 치료 시스템을 확대해 더 많은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방법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재난 사태에서 한의학의 공공의료에서의 역할을 조금씩이나마 넓혀가는 길이라 생각한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공주분회 한 회원이 얼마 전 일요일 대구센터에서 의료 봉사 진료를 하셨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통화를 했는데, 무척 감동을 받았고 이 회원이 자랑스러웠다. 국가적인 재난 속에서 한의사로서의 박탈감과 무기력도 느끼지만, 반대로 불안감에 몇 번씩 고민하고 내원하시는 환자분들을 대할 때마다 고귀한 생명을 성심으로 치료하는 한의사로서의 사명감도 다시 더 새기게 된다. 전국의 회원들이 자랑스럽고 분회 회원들의 진료 현장과 지역사회에서의 봉사와 희생에도 감사할 따름이다. 전 국민과 전 회원들의 의지로 빠른 시간 안에 코로나를 이겨 낼 것이라 확신한다. -
4.15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일(4.15)이 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건의료단체의 총선 공약화 요구 및 각 직능의 출마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협회,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등 보건의료인력지원법상 보건의료인력으로 명시된 15개 직종의 대표단체들로 구성된 보건의료단체협의회는 지난 달 30일 국민의 건강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8대 분야 29개 정책과제를 각 정당이 총선 공약으로 반영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협의회는 △독립적인 보건의료인력지원기관 설립, 운영 △보건복지부 내 보건의료자원정책국 신설 △보건의료인력지원 예산 확대 △의사인력 확대 및 간호사인력 수급 불균형 해결 △보건의료 직종 역할 강화 △보건의료인력 처우 개선 △법정인력 준수 및 적정인력 기준 마련 △보건의료인력 확대에 대한 적정보상체계 마련 등 8대 분야를 각 정당이 주요 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총선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한 각 직능별 보건의료단체 소속의 많은 출마자들이 국민의 선택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한의사는 7명(지역 6명, 비례 1명)이 출마했다. 이에 반해 의사는 모두 15명(지역 12명, 비례 3명)이 출마했고, 치과의사는 8명(지역 7명, 비례 1명), 약사는 11명(지역 8명, 비례 3명), 간호사는 7명(지역 3명, 비례 4명)이 출마해 여의도 입성을 꿈꾸고 있다. 보건의료단체의 후보자 면면이 중요한 것은 4.15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이들 중 상당수가 보건복지위원회를 비롯한 주요 상임위원회에 배정돼 국가의 보건의료정책 방향을 쥐락펴락할 수 있는 입법기관의 역할을 맡게 되기 때문이다. 대한한의사협회도 각 주요 정당에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한의약 정책을 제안한 바 있다. 주요 제안 사항으로는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한의의료의 커뮤니티케어 사업 참여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 관련 의료법 개정 △장애인 건강권 확보를 위한 한의사 장애인주치의제 참여 △한의의료기관의 일차의료강화 정책 참여 △공공의료기관의 한의진료 의료선택권 확대 △실손의료보험 한의과 보장 등이 그 예이다. 이 같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선 국회라는 입법기관의 도움이 절실하다. 따라서 4.15 총선에 출마한 한의사 출신의 후보자들 모두가 국회 입성을 이뤄낸다면 한의약 발전에 큰 도움이 되겠지만, 이와는 별개로 전국의 한의사들도 소속 지역구에서 적극적인 선거 운동 참여로 한의계의 권익을 수호하는데 앞장설 필요가 있다. -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 대한 단상정동기 정담한의원 원장(전 대한한의사협회 보험이사) 제가 한의원을 개원하고 있는 지역이 대구이고, 지난 3월9일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개소 당시 중앙회 이사직을 맡고 있어, 개소 준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하게 되었습니다. 실제 전화 진료봉사도 11일 정도 함께 하면서 100여명의 환자를 직접 진료해보기도 했습니다. 개소 준비와 함께 전화진료를 직접 해보면서 느낀 점이 있어 지면을 통해 한의사 회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신종 전염병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지는 않았나? 실제 한의원에서 보는 환자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이다 보니 대부분의 젊은(?) 한의사들은 근골격계 질환을 제외한 다양한 질환을 접할 기회 자체가 적었고, 또한 감염병을 관리할 다양한 치료 도구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경험하지 못한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언론 등을 통해 나오는 중국과 이탈리아 등지의 코로나19 치사율은 거의 10%대에 육박, 코로나19에 대한 공포를 심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물론 한국의 진단 능력의 월등함으로 모집단이 많아진 것과 다양한 원인들로 인해 한국의 치사율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확산력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실제 환자와 통화하고 처방하고 관리해본 결과, 소수의 위중한 환자를 제외한 대다수의 환자들은 한의치료로 관리가 가능해 보였고, 위중한 환자도 협진이 가능하다면 사망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번 전화진료를 통해 직접 환자를 보면서 그동안 나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었던 코로나19 등과 같은 전염병이 주는 막연한 두려움 자체는 많이 줄어든 것 같습니다. 신종 전염병에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제제 필요 이번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고 있는 한약은 △청폐배독탕1 연조제 △청폐배독탕2(마황 제외) 연조제입니다. 하지만 이는 양방의 한의치료 공격에 대한 방어와 실제 중국 임상에서 사용한 근거 등을 위해서 전략적으로 선택한 최선의 방법입니다. 당연히 이보다 더 좋은 처방도 있겠지만,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공통된 진료를 하고, 후일 통계를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서는 이 두 가지 제제 이외에 많이 처방되는 비급여 한약제제로는 △향사육군자탕 △곽향정기산 △경옥고 △청폐경옥고(경옥고+상백피, 오미자, 길경, 사삼) △은교산 △목향 공진단 등 다양합니다. 전염병의 초기에서부터 중기, 위중기, 회복기 까지 커버할 수 있는 다양한 제제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한약제제가 급여화 되어야 함은 당연한 것입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향후 보험 한약제제의 확대를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탕약(첩약)의 급여화도 반드시 필요 위와 같은 다양한 한약제제 이외에도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는 다양한 비급여 탕약들도 함께 구비돼 있습니다. 대표적인 처방은 △익기보폐탕 △자음보폐탕 △옥병풍산 △가미귀비탕 등이 있습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3〜5일간 투여하고, 다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면서 처방을 바꾸거나 추가 처방을 하고 있는 식으로 진료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물론 비용이 발생하지 않기는 하지만 환자들의 만족도는 매우 좋은 편임을 환자들과의 통화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비용적인 부분만 환자가 감당할 수준으로 제도가 정착된다면 환자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향후 첩약건보가 기본 10일분 정도로 셋팅이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혹여나 5일분 정도로 셋팅이 되더라도 그 댓가로 다양한 질환에 대한 첩약 건강보험이 확대 적용된다면 실보다 득이 훨씬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환자도 놀라고, 한의사도 놀라고… 사실 이번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개소하면서 걱정도 많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한의계 역사상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는 사업이기도 하고, 코로나19에 대해 알고 있는 게 너무 적기도 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막상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개소 3주가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환자들의 만족도와 호전도는 물론 감염병에 대한 한의치료의 효율성과 한의사로써의 보람감 등에서 환자나 한의사 모두가 놀라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찌보면 중국처럼 새로운 신종 전염병에는 한의와 양의가 같이 협진하고 노력해서 싸워나가야 하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양방의 폄훼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인 것 자체가 너무나도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그러나 이번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가 마무리 되고 나면 역사의 한 페이지에 코로나19 극복에 한의계의 노력이 일조했다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현재까지의 경과를 보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종식되지는 않을 것 같은 상황이긴 하지만, 코로나19를 이겨내는 그날까지 모두들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또한 한의사 회원이라면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 동참해 보는 것을 적극 권하고 싶습니다. -
한의학 교육의 현재와 미래 ⑯한 상 윤 한의학 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 교실 코로나 바이러스(COVID-19)로 인해 전국이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각종 모임이나 행사와 종교적 집회의 취소, 경색된 경제, 사회적 거리 두기 등 어색하고 불편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초, 중, 고등학생의 개학은 유례없이 미뤄져 학사 일정에 비상이 걸렸고, 신학기의 설렘으로 가득해야할 캠퍼스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늦춰진 개강에다 온라인 강의 대체 등 부랴부랴 마련한 대책에 대학생들도 적응이 잘 안 되는 듯하다. 때마침 모 인터넷 업체가 개학이 늦춰진 유치원생과 초등학생들을 위해 홈스쿨링 콘텐츠를 무료 제공한다고 한다. 그 중에는 ‘초통령’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전 세계의 유, 소아에게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국산 캐릭터 애니메이션 ‘뽀로로’가 포함되어 있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뽀로로는 그 인기에 힘입어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홍보 목적으로 사용되어 왔는데, 그렇다면 한의학 교육에도 뽀로로가 활용될 수 있을까? 한의학 교육에도 뽀로로 활용할 수 있을까 지난 1월, 상당히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되었다. SCI 저널 European Journal of Integrative Medicine에 게재된 ‘Teaching Yin-Yang biopsychology using the animation, “Pororo the Little Penguin”(애니메이션 뽀로로를 사용한 음양 생리심리학 교육)’이 그것이다.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루피’와 ‘패티’ 두 캐릭터를 분석하여, 부산대 한의전 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음양 생리를 교육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논문이다. 한의학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로서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음양’이라는 개념에 대해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이해시키며, 학생들이 음양을 새롭게 적용해 보는 이러한 교육 모듈의 개발은 한의학 교육에 있어서 매우 고무적이라 생각한다. 단순히 암기하고 그 내용을 평가하는 방식의 획일화된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에게 익숙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하여 스스로 음양의 개념을 생각하게 하고 한의학 원전의 내용과 매치시키는 새로운 방식의 교육 모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듈을 다양하게 제작하여 여러 과목에 적용한다면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와 참여도를 높이고, 결과적으로 학습 목표 달성을 더욱 용이하게 할 것이다. 그러나 논문에 대한 언론 기사가 나가면서 한의대생과 한의사 사이에서는 격려와 칭찬과 더불어 우려와 비난이 섞여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실제 한의계의 소통을 장려하는 인터넷의 모 사이트에서는 이 논문을 두고 다소 갑론을박이 있었다. 부정적인 의견들을 살펴보면, ‘뽀로로’라는 애니메이션 속의 캐릭터를 사용해서 대학생을 교육한다는 데 대한 불편함, 현 시대에 맞지 않는 ‘음양’을 아직도 한의계는 벗어나지 못했다는 투의 비아냥, 이러한 교육 방식이 한의학의 과학화와 표준화에 배치된다고 보는 시각 등 다양한 목소리가 있었다. 그 안에는 저자들이나 SCI 저널의 수준을 문제 삼는 원색적 비난도 더러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의학 교육효과 위해 무엇이든지 활용 가능 참으로 안타깝고 한숨이 나오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부정적 의견을 낸 사람들의 대다수가 논문을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제목이나 소재만 보고 논문을 평가하고 폄하하는 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일반적으로 게재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는 해외의 학술지에, 엄격한 심사를 거쳐 당당히 게재된 논문을 읽어보지도 않고 저자와 학술지를 비난하는 것이, 명예 훼손은 차치하더라도 한의계를 위해 어떤 이득이 될지 모르겠다. 과연 유아용 컨텐츠와 캐릭터는 성인 교육에 사용될 수 없는 것인가. 해외에서는 이미 만화를 사용하여 의대생에게 의학 교육을 하고 있으며 그 효과 역시 뛰어나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몇 년 전, 서울의대 소아과에서는 ‘뽀로로’를 활용하여 소아 환자들의 수술 전 불안감을 경감시켰다는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사회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부적절한 소재가 아니라면, 그 교육 효과를 위해서 무엇이든 한의학 교육의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음양’의 존재와 가치를 여기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지만, 정식 커리큘럼 안에 있는 내용을 정해진 시간에 교육한다는 것이 비난받을 이유가 되어서는 안 된다. 참신한 소재로 교육 모듈을 구성한 것을 효율적 교육을 위한 노력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실제로 이 논문에서는 음양 개념의 교육 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교육 모델 만들어 커리큘럼에 반영 한의학의 ‘과학화’, ‘표준화’는 참 익숙하면서도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대체 누가 ‘과학화’할 것이며, ‘표준화’는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 혹시 우리는 ‘과학화’나 ‘표준화’를 아직도 실험실의 수치결과로 연결시키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교육 모듈의 제작과 개선을 통해서 오히려 한의학 교육의 과학화, 표준화를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학문의 발전에는 언제나 건전하고 발전적인 논의와 비판이 필요하다. 그를 위해서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은 객관적 시각이 전제되어야 한다. 한의학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주저하거나 교육적 노력을 바탕으로 한 어떤 성과를 폄하하는 것은 매우 모순적이다. 학생들의 한의학 개념 이해와 활용에 도움 되는 다양한 교육 모듈이 만들어져 커리큘럼에 자리 잡는다면, 학습의 즐거움이 배가되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그러나 모듈 자체보다는 큰 틀에서의 교육 목표와 방향성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뭇가지와 잎에 매몰되어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
“파킨슨병 치료에 한의학의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며…”박성욱 교수 통합뇌질환학회 회장(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4월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World Parkinson’s Day)이다. 파킨슨병은 치매와 더불어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으로,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발병률과 환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질병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수는 2004년 3만9265명에서 2017년에는 10만716명으로 10여 년 사이에 2.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흑질의 뇌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면서 발생한다. 도파민은 우리 몸이 적절한 동작을 하도록 조절하는 물질이다. 흑질의 신경세포가 파괴되어 도파민이 분비되지 않으면서 몸이 떨리고, 근육이 경직되고, 움직임이 느려지며, 자세가 불안정해진다. 파킨슨병은 이러한 운동장애가 가장 주요한 증상이지만 이외에도 통증, 우울증, 불안, 수면장애, 변비 등 운동과 관련이 없는 증상들도 흔하게 나타나 환자의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된다. 5년 이상 도파민 보충요법시 70% 이상 환자가 어려움 겪어 파킨슨병은 노화와 관련되어 발생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인류가 아직 노화를 극복하지 못한 것처럼, 현재까지는 파킨슨병의 완치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그런 까닭에 파킨슨병 치료는 완치가 아니라 증상을 조절하고 병의 진행을 늦추어서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유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양의학에서 사용되는 파킨슨병 치료제들 역시 이러한 관점에서 사용되는 약물들이며, 효과도 좋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약물들로 조절되지 않는 증상들이 많고, 부작용 등으로 장기간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사례 또한 많은 것이 현실이다. 5년 이상 장기적으로 도파민 보충요법을 받은 환자들을 조사한 연구에 따르면 70% 이상의 환자들이 약효 감소나 운동동요, 이상운동증 등으로 약물을 통한 증상 조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이러한 현황을 반영하듯 세계 각국에서 40〜76%까지의 많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기존의 약물치료 이외에 다양한 보완대체 요법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인적 관점의 한의치료 효과 입증 속속 이뤄져 한의학적 치료는 전인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질병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고, 질병을 가진 사람들의 삶의 개선 자체를 치료의 목표로 삼는 자연 친화적이고 조화적인 특성이 있다. 약물로 인해 발생하는 한계와 문제점을 보완하고, 삶의 질 유지와 향상이라는 파킨슨병의 치료 목적을 달성하는데 한의학적 치료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이유이다. 파킨슨병은 이미 한의학적 치료영역 안에 들어와 많은 연구와 임상이 진행되어 왔다. 그동안 떨림이나 경직, 보행장애나 운동기능 개선 등에서 이미 다양한 치료방법들을 제시했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 최근에는 한의학적 치료가 파킨슨병에 매우 큰 효과가 있음이 치료결과와 연구들을 통해 확인되고 있다. 한의학의 치료전통과 최신의 연구결과들을 통합해서 고찰해 보았을 때 파킨슨병 관리에 있어서 한의치료의 역할은 크게 세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도파민 신경세포를 보호하여 파킨슨병의 진행을 느리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비임상 및 임상연구들은 다양한 한약물과 침치료, 봉독약침 치료가 뇌신경세포를 보호하여 파킨슨병의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일본에서는 파킨슨병 환자 203명을 대상으로 5년간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도파민 보충요법과 침 치료를 같이 받은 환자들이 도파민 보충요법만 받은 환자들에 비해 파킨슨병의 진행이 의미 있게 지연된 것으로 밝혀졌다. 한의치료, 삶의 질 개선 및 개선효과의 장기간 지속 ‘확인’ 두 번째는 파킨슨병 환자들의 다양한 임상증상들을 개선시킴으로써 삶을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운동기능, 일상생활 수행능력, 균형잡기와 보행기능, 통증, 우울 증상 등 환자들의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다양한 증상들이 한의치료를 통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연구들을 통해 검증되었다. 필자가 수행했던 임상연구에서는 파킨슨병 환자에게 약물치료와 한의치료의 병행으로 운동기능, 균형유지능력, 우울증 정도와 삶의 질이 개선되며, 치료 종료 후에도 그 효과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 또한 통증, 근육경련, 수면장애, 무기력 등 파킨슨병의 다양한 증상들을 경감시키는 청간탕, 억간산, 작약감초탕, 육균자탕 같은 한약의 효능을 확인한 연구결과들이 계속 축적되고 있다. 세 번째는 파킨슨병의 표준치료제인 도파민과 한의치료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도파민을 복용하면서 침치료나 한약물 같은 한의치료를 동시에 받으면, 적은 양의 도파민으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한의치료를 통해 도파민 복용량을 줄일 수 있으며, 도파민 복용으로 인한 이상운동증 등의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장기적 관리가 필수인 파킨슨병…한의의료 다양한 역할 가능 이처럼 파킨슨병 환자의 관리에 있어서 한의치료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임상 현장에서 한의계의 역할이 크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파킨슨병 환자들 중에서 한의치료를 받는 비율은 2012년 6.9%에서 조금 증가하기는 했지만 2016년 8.7% 정도에 그치고 있다. 파킨슨병 환자는 이미 국내에서만 1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인구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됨에 따라 환자수는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의계가 파킨슨병 관리에 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파킨슨병처럼 장기적으로 진행되며, 일상생활과 병행되어야 하는 형태의 병일수록 환자의 병과 삶에 대해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전인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따라서 환자들 곁에 가까이 자리한 많은 한의의료기관들이 주치의가 되어서 환자 개개인의 주요 증상이나 병의 진행상태, 환자의 일상생활과 삶을 질을 동시에 고려하면서 파킨슨병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치료와 관리가 가능한 것이 한의의료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한의학이 한국사회에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파킨슨병 치료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뇌질환으로 인한 두려움이 없는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파킨슨병으로 고생하시는 분들께 마음을 담아 응원을 전하며, 한의학이 파킨슨병 치료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시 다짐해 본다. -
의료노련 “친노동·생명존중 후보 지지할 것”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의료노련)은 1일 성명서를 통해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노동존중사회를 앞당기는 친노동 생명존중 후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코로나19 국가적 재난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적, 제도적 개선 요구과제로서 4·15 총선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과의 한국노총 정책협약 체결, 보건의료시민사회단체인 무상의료본부를 통한 총선 정책 질의, 한국노총과 보건복지부, 노동부장관 코로나19 대응 협의 등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에 공공병원의 확충, 의료인력의 확대, 국가감염병 방역대책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 등 보건의료정책 과제를 제기해 왔다”며 “전세계가 한국의 코로나19의 공개적이고 투명한 국가적 방역대처를 주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미국에서의 확산 추세, 일본의 국가적 비상사태의 잠재적 위기 속에 현재 우리나라의 4·15 총선은 전세계의 국가들과의 개방경제, 국가적 공공의료시스템, 사법, 언론, 정치 개혁을 통한 지속가능한 민주주의 확장과 지속가능한 사회를 추동해 나갈지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6 정기대의원 총회를 통해 이수진 노련위원장의 국회 진출과 친노동 후보 지지결의를 다졌으며 한국노총 지침에 의거 노동존중 43명 후보를 노련과 단위노조로부터 추천받아 3월 24일부터 노동존중 생명존중 정책 협약을 체결하고 인증서를 전달했다”며 “4·15 총선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노동존중사회를 앞당기는 친노동 생명존중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우리나라의 개혁과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동하고 민주주의를 확장할 수 있도록 전 조직과 함께 총선투쟁을 가열차게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국립보건연구원, 코로나19 치료제 적용 위한 임상연구 추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 국립보건연구원(원장 권준욱)은 지난달 31일 추경을 통해 확보한 예산으로 임상시험을 포함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연구와 신종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국가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 기본 운영계획을 수립한다고 2일 밝혔다. 이번에 추진되는 연구는 약물재창출 연구로 제시된 치료 약물효능 확인을 위한 임상시험, 확진자의 항체생성과 감염력을 확인할 수 있는 항체 진단제 개발, 코로나19 유행 전파특성에 관한 역학적 연구, 범부처 국가 감염병 연구조직의 컨트롤타워 강화를 위한 국가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 기본 운영계획 수립 등으로 구성돼 있다. 임상시험에 사용되는 약물 중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말라리아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를 대상으로 선제적 예방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또한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치료제인 칼레트라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병합해 경증환자에서의 바이러스 차단 효과도 분석할 예정이다. 이번 임상시험은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 승인(Investigational New Drug, IND) 또는 과제 공모 기간 내 IND를 신청 중인 약물과 회복기 환자 혈장을 치료에 적용하는 연구에 한정해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국가바이러스·감염병연구소 기본 운영계획을 마련해 국가 감염병 연구·개발 컨트롤타워 역할의 비전을 제시하고, 향후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국가보건안보를 위협하는 신종감염병에 대한 선제적·능동적 대응 기반을 확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성순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과제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료와 바이러스의 차단 등 의료 및 방역 현장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유용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게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뜸 치료가 일차성 불면에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정선용 강동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 KMCRIC 제목 뜸 치료가 일차성 불면에 효과적인가? ◇ 서지사항 Sun YJ, Yuan JM, Yang ZM. Effectiveness and safety of moxibustion for primary insomnia: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BMC Complement Altern Med. 2016 Jul 13;16:217. doi: 10.1186/s12906-016-1179-9. ◇ 연구설계 뜸 치료를 양약이나 한약, 또는 다른 한의학 중재와 비교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대상으로 수행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 분석 연구 ◇ 연구목적 일차성 불면증에 대한 뜸 치료의 효과(effectiveness)와 안전성(safety)을 평가하기 위함이다. ◇ 질환 및 연구대상 일차성 불면증 ◇ 시험군중재 단독 또는 병용요법으로 사용된 모든 뜸 치료 ◇ 대조군중재 양약, 한약, 다양한 혈위 자극요법(경혈 마사지, 혈위 약물요법, 두침, 이침, 일반침)을 포함하는 한의학 중재 ◇ 평가지표 유효율과 GCTNPCM(Guideline for Clinical Trials of New Patent Chinese medicines) 기준을 평가변수로 추출하였고 위해 사건에 대해 정성적으로 기술했다. ◇ 주요결과 1. 유효율 · 뜸 치료와 모든 활성 대조군의 비교 RR = 1.17, 95% CI 1.12 to 1.23, P < 0.00001(RR이 높을수록 좋음) · subgroup analysis에서 뜸 치료와 양약의 비교 RR = 1.16, 95% CI 1.09 to 1.24, P < 0.00001 · 뜸 치료와 한약의 비교 RR = 1.11, 95% CI 1.04 to 1.18, P = 0.002 · 뜸 치료와 다른 한의학 중재의 비교 RR = 1.22, 95% CI 1.15 to 1.30, P < 0.00001 2. GCTNPCM criteria · 뜸 치료와 모든 활성 대조군의 비교 RR = 1.21, 95% CI 1.14 to 1.28, P < 0.00001 · subgroup analysis에서 뜸 치료와 양약의 비교 RR = 1.24, 95% CI 1.11 to 1.38, P = 0.0002 · 뜸 치료와 한약의 비교 RR = 1.15, 95% CI 1.03 to 1.28, P = 0.01 · 뜸 치료와 다른 한의학 중재의 비교 RR = 1.23, 95% CI 1.13 to 1.34, P < 0.00001 ◇ 저자결론 높은 비뚤림 위험도, 적은 샘플 수, 위해 사건 보고의 부족 등 불충분한 근거로 인해 일차성 불면증에 대한 뜸 치료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해 확실히 말하기 어렵다. 뜸은 불면증의 새로운 치료법으로 고려되어야 하며, 평가를 위해 추가적인 임상연구가 필요하다. ◇ KMCRIC 비평 일차성 불면은 양약의 부작용(내성, 치매 위험도 증가)에 대한 걱정으로 대체요법에 대한 요구가 많은 질환이다. 본 연구에서는 여러 가지 중재 중에서 뜸 치료가 일차성 불면에 유효한지를 평가하기 위한 메타 분석을 시행했다. CENTRAL, PubMed, EMBASE, Web of science, CNKI, VIP, and Wanfang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통해 23개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선정했다. 23건의 연구 중 비뚤림 위험도 평가 및 메타 분석이 가능한 22건의 연구를 대상으로 메타 분석을 시행한 결과, 뜸 치료군이 대조군(양약, 한약, 다른 한의학 치료)에 비해 더 유의한 효과가 있었다(RR=1.17, 95% CI 1.12-1.23, P<0.00001). 하위 그룹 분석에서는 뜸이 양약에 비해서 더 효과적이고(RR=1.16, 95% CI 1.09-1.24, P<0.00001), 한약에 비해서도 효과적이며(RR=1.11, 95% CI 1.04-1.18, P=0.002), 다른 한의학 치료에 비해서도 효과적이었다(RR=1.22, 95% CI 1.15-1.30, P<0.00001). 또한 뜸 치료와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이 보고되지 않아 부작용 발생률은 낮은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포함된 문헌의 비뚤림 위험도가 높아서 효과에 대해 확실히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질 높은 임상연구가 더 많이 누적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불면증의 비약물적 치료로는 인지행동 치료가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인지행동 치료는 양약 치료보다 부작용도 적고, 효과면에서 더 나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외 한의학적인 접근으로는 침 치료의 체계적 문헌고찰이 진행된 바 있는데, 33건의 무작위 대조군 연구들을 종합하여 메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침 치료는 무처치에 비해 수면의 질을 유의하게 개선시켰고(OR=13.08, 95% CI 1.79-95.59) 플라시보 침에 비해서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OR=6.62, 95% CI 1.78-24.55). 다른 치료를 단독요법으로 실시한 것과 침과 다른 치료를 병용요법으로 실시한 것을 비교했을 때도 침 치료 병용요법이 유의한 수면의 질 개선을 보였다(OR=3.08%, 95% CI 1.93-4.90). 하위 그룹 분석에서 오직 일반침만이 효과를 보였고 전침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침 연구 역시 방법론적으로 질이 낮아서, 침 치료의 효능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는 못한 상황이다. 뜸 치료뿐만 아니라 기타 한의학적 중재들에 대해서도 향후 질 높은 연구가 수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 참고문헌 [1] Cheuk DK, Yeung WF, Chung KF, Wong V. Acupuncture for insomnia. Cochrane Database Syst Rev. 2012 Sep 12;(9):CD005472. doi: 10.1002/14651858.CD005472.pub3. https://www.ncbi.nlm.nih.gov/pubmed/22972087 ◇ KMCRIC 링크 http://www.kmcric.com/database/ebm_result_detail?cat= SR&access=S201607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