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 바우처 932억원 증발?…6년 새 부정수급 6.7배 폭증[한의신문]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사회서비스 바우처 제도가 ‘복지 사각지대’가 아닌 ‘관리 사각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최근 5년 여간 부정수급 적발액이 6.7배나 급증하며 누적 932억원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장애인활동지원사업에서 전체 부정수급의 70% 이상이 발생해, 복지 재정이 새나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6월까지 사회서비스 바우처 부정수급 적발액이 총 932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바우처 결제액은 2020년 3조원에서 2024년 6.2조원으로, 두 배 증가했으나 부정수급 적발액은 44억원에서 297억원으로 6.7배 폭증했다. 특히 2024년 한 해에만 297억원이 적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업별 현황을 보면 특정 사업에 부정이 집중되고 있었다. 가장 심각한 것은 장애인활동지원사업으로, 2020년 약 38억원에서 2024년 약 225억원으로 급증하며 5년 6개월간 전체 71.1%(663억원)을 차지했다. 이는 장애인 돌봄서비스가 복지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이 174억원(18.6%) △발달재활서비스사업이 53억 원(5.7%)으로 뒤를 이었다. 이 세 사업만으로 전체 부정수급액의 95%를 차지했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컸다. △전북 전주시는 2020년과 2023년에 걸쳐 3차례, 약 27억원 적발 △충남 서산시는 2024년에만 두 차례, 약 25억원 적발 △경북 칠곡군은 2025년 6월 기준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에서 7만건 이상, 약 12억 원 부정수급 적발됐다. 이는 특정 지자체에서 반복적으로 대규모 부정이 발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백종헌 의원은 “최근 5년간 바우처 결제액은 2배 늘었는데 부정수급 적발액은 6.7배나 증가한 것으로,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라면서 “장애인활동지원사업에서 전체 부정의 71%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집중 점검과 시스템 전면 재정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복지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투입되는 국민의 세금이 부정하게 유출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치매 치료 효과 ‘의료용 대마’, 규제 완화해야”[한의신문] 최근 천연물 신약이 세계적 관심을 받는 가운데, 정부가 의료용 대마 규제 완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치매·알츠하이머 등 고령사회 대표 질환의 치료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여전히 엄격한 법규 탓에 연구와 산업화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는 비판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신성범 의원(국민의힘)은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부출연연구기관 대상 국정감사에서 의료용 대마를 활용한 신약 개발 현황과 규제 개선 필요성을 집중 질의했다. 신 의원은 “대마가 전세계적으로 파킨슨병, 치매 등 신경계 질환의 치료 의약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강릉분원을 중심으로 의료용 대마 기반 항암제 및 치료제 연구가 진행 중인데,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이 병행되지 않으면 산업화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은 “강릉에서 의료용 대마를 기반으로 신약 개발 연구를 추진 중이며, 기술 개발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서판길 한국뇌연구원장도 “치매·알츠하이머는 고령화 시대의 최대 사회적 과제인 만큼, 신경정신과학 분야와 협력해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의료용 대마의 연구와 임상 활용은 여전히 법적 장벽에 가로막혀 있다. 현행 ‘대마관리법’은 의료·산업 목적이라도 재배와 유통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어 농촌 지역의 시범 재배나 임상 실험조차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신 의원은 “정부 관리하에 의료용 대마 재배가 합법화된다면 신약 개발은 물론, 농민 소득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과기정통부가 관련 부처와의 협의를 주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일본 등 50여 개국에서는 의료용 대마가 합법화되어 통증 완화, 신경 흥분 억제, 뇌전증 및 암성 통증 치료 등 다양한 임상에 활용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여전히 ‘대마’라는 단어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관리 규제로 인해 연구자들이 합법적 실험조차 진행하기 어렵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구혁채 1차관과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관련 연구 동향과 제도 개선 방향을 검토하겠다”고 답했으나 실질적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 의원은 아울러 “의료용 대마는 이미 세계적으로 과학적 효능이 입증된 천연물 신약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으나 여전히 법적 사각지대 속에 갇혀 있다”면서 “치매 치료와 농촌 재생이라는 두 가지 사회적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의료용 대마 규제 혁신’, 이제는 선택이 아닌 과제”라고 강조했다. -
한의약진흥원, ‘2025 한의약 연구 성과교류회’ 개최[한의신문]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직무대행 송수진)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이 25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2025 국제 침구·한의학 학술 심포지엄(ISAMS, International Scientific Acupuncture and Medicine Symposium)’에서 한의약 연구 성과교류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은 매년 다양한 주제로 한의약 연구 성과교류회를 열어 국내외 지식·정보 교류와 협력의 장을 마련해 오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제침술협의회 학회총회(ICMART, International Council of Medical Acupuncture and Related Techniques)와 연계한 성과교류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올해는 전통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 학술행사인 ISAMS와 연계해 진행함으로써 국내 한의약 연구의 위상과 영향력을 한층 높였다. 이번 성과교류회는 ‘한의약 연구성과의 확산과 활용 전략’을 주제로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공동 주최했으며,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 신병철 교수가 좌장을 맡고 국내외 한의학 전문가들이 참여해 한의약의 발전과 표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홍콩 보건부 빈센트 치호 정(Vincent Chi-ho Chung) 중의약 개발위원은 ‘홍콩의 중의약 서비스 발전 현황’을 주제로 발표했으며,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이민정 교수는 ‘한의학 교육에서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PG)의 활용’에 대한 교육적 접근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한국한의학연구원 손미주 책임연구원은 ‘한약제제 이상사례의 공통 보고서식 개발 및 적용 방안’을 소개하고, 박만영 선임연구원은 ‘한의 전자의무기록(EHR)의 OMOP CDM 표준화’를 주제로 한의 임상데이터 공동 활용 전략을 공유했다. 이준혁 단장은 “이번 성과교류회는 한의약 의료기술 개발과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노력해 온 성과를 국내외 연구자들과 공유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실질적 협력방안 모색을 통해 한의약 연구성과가 임상 현장에서 널리 확산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지역사회 의료돌봄 통합 지원 ‘공동 협력’[한의신문] 의정부시(시장 김동근)는 24일 의정부시한의사회(회장 김재우)와 지역사회 의료·돌봄 통합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2026년 4월부터 시행되는 ‘의료·돌봄 지역돌봄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에 앞서 지역사회 돌봄이 필요한 시민의 재택의료 및 돌봄 욕구를 해소하고, 민·관이 함께하는 의정부형 의료돌봄 통합지원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했다. 양 기관은 앞으로 의료돌봄이 필요한 대상자의 △방문의료 지원사업 협력 △방문한의 진료서비스 지원 △서비스 제공 대상자 발굴 및 지역사회 연계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현재 의정부시는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을 통해 의료·돌봄이 필요한 주민에게 찾아가 한의진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관내 한의원 11개소가 참여 중이다. 김재우 회장은 “병원 방문이 어려운 주민을 위해 한의사가 직접 찾아가 도움을 드릴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기쁘다”며 “시와 긴밀히 협력해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건강 돌봄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김동근 시장은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 내 민간 의료기관과 공공이 함께 어르신과 취약계층의 건강을 돌보는 지역 상생 모형(모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앞으로도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의정부시는 의료·돌봄 통합지원 시범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내달 18일 경기도 의료원 의정부병원 및 편한자리의원과도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
심평원 전북본부, 뇌졸중 의료이용 분석 결과 공유회 공동 개최[한의신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북본부(본부장 문경아·이하 전북본부)는 27일 전북특별자치도 공공보건의료지원단 및 전북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와 공동 주관으로 ‘전북 중증 응급 뇌졸중 의료 이용 현황 분석 결과 공유회’를 개최했다. 이번 공유회는 전북본부에서 제공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북지역 내 중증·응급 뇌졸중 환자의 의료 이용 현황과 의료접근성을 분석하고, 향후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공유회에서는 △심평원 빅데이터의 개요 및 활용 방안 △전북지역 뇌졸중 의료이용 현황 △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기반 응급심뇌혈관질환 네트워크 시범사업 추진현황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문경아 본부장은 “전북지역 내 뇌졸중 치료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정책적·제도적 개선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이번 공유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보건의료의 지역 격차를 해소하고 지역주민의 건강수준을 향상시키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경기도한의사회, ‘2025 한의약 리더쉽 최고위과정’ 개강[한의신문] 경기도한의사회가 한의사의 전문성과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해 내달부터 ‘2025 경기도 한의약 리더십 최고위과정’을 개설, 김홍신 작가를 비롯한 각계 명사들이 초빙해 인문학·심리학·AI·경제 등 다섯 가지 주제를 통해 통찰과 실천을 겸비한 한의약 리더 양성에 나선다. 경기도한의사회(회장 이용호·이하 경기지부)는 다음달 17일부터 12월15일까지 매주 월요일, 경기지부회관과 온라인(ZOOM)을 통해 ‘2025 경기도 한의약 리더십 최고위과정’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경기지부는 한의사의 리더십 제고와 전문성 확장을 도모하고자, 올해로 4회째를 맞은 ‘한의약 리더십 최고위과정’(한의약미래전략위원장 민상준)을 통해 각 분야의 저명 인사를 초청해 통찰과 실천 역량을 갖춘 한의약 미래 리더를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최고위과정은 시대 변화 속에서 한의사가 갖춰야 할 통합적 사고와 사회적 리더십 역량 강화를 위한 다섯 개 분야의 명사 강연으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 보면 △겪어보면 안다(김홍신 작가) △역사로 보는 리더십(이성원 전남대 사학과 교수) △우리는 왜 미루고, 무엇에 움직이는가?(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한의사가 알아야 할 인공지능 필수 트렌드(이상훈 한국한의학연구원 책임연구원) △2026년 경제전망: 스테이블코인이 가져올 금융혁명(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을 주제로 진행된다. 먼저 내달 17일 개강일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소설 ‘인간시장’의 작가이자 방송인으로도 널리 알려진 김홍신 작가가 강연자로 나선다. 그는 소설가, 국회의원, 방송인, 교수 등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체험이 지식보다 더 큰 깨달음을 준다”는 메시지와 함께 한의사들에게 인간의 상처를 통찰로 승화시키는 법을 문학적 언어로 풀어낼 예정이다. 이어 24일에는 ‘황하문명에서 제국의 출현까지’ 등 다수의 세계사 저서를 펴낸 이성원 전남대 사학과 교수가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정치사를 통해 위기 상황에서의 결단, 공감과 도덕성, 집단 리더십의 조건 등을 분석하고, ‘권력보다 책임, 명령보다 설득’이라는 리더십의 본질을 재조명할 계획이다. 12월1일에는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 ‘어쩌다 어른’ 등에 출연한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행동심리학과 뇌과학에 기반한 자기조절 전략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한다. 그는 실제 사례와 실험 데이터를 통해 개인의 의지력 강화, 습관 형성, 자기 동기 부여 방법 등을 심리학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12월8일에는 한의학과 인공지능 융합 연구의 선도적 연구자 중 한 명인 이상훈 연구원이 한의 임상과 연구 현장에서 AI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을지를 중심으로, AI 진단 알고리즘의 원리, 한의 임상데이터의 디지털화, 생성형 AI의 의료 응용 등 한의사가 알아야 할 최신 AI 동향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12월15일에는 KBS와 연합뉴스TV 등 주요 뉴스 프로그램에서 경제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이 강연에 나선다. 그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안정, 금리 전환기, 블록체인 기반 금융 혁신을 배경으로 향후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전망할 예정이다. 이용호 회장은 “올해에도 리더십 최고위과정을 통해 전문성과 인문학적 소양, 디지털 감각을 두루 갖춘 한의사 리더를 양성하고자 한다”며 “급변하는 의료 환경 속에서 한의약의 미래 전략을 함께 설계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리더로서의 통찰과 비전을 확장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과정에는 각 분야에서 깊은 통찰과 실천을 보여온 명사들을 직접 모셨다”며 “바쁘신 일정에도 한의사들과 소통을 위해 귀한 시간을 내주신 강사님들께 깊이 감사드리며, 전국의 한의사 회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매주 월요일 총 5회(강의 90분, 질의응답 30분)에 걸쳐 경기지부회관 2층과 온라인(Zoom) 동시 진행되는 이번 최고위 과정은 경기지부뿐만 아니라 전국 한의사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강신청은 오는 27일부터 11월3일까지 QR코드 또는 구글 신청서를 통해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경기지부 사무처(☎031-242-1409)로 문의하면 된다. ▶ ‘2025 경기도 한의약 리더십 최고위과정’ 신청하기(클릭)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dMAqQbsWPi4zD9mfnfe7icfCj5A8FsGm4iMFqfKhrhcYG3fw/viewform -
[자막뉴스] X-ray로 보는 척추 균형, 한의공공의료의 진단 패러다임 전환대한공중보건한의사협의회는 '2025 추계학술대회'를 열고 엑스레이를 활용한 근골격계 한의 진단법 교육에 나섰습니다. -
단계별 맞춤 골관절염 치료 임상 적용 ‘본격화’[한의신문] 대한융합한의학회(회장 양웅모)가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용 약침제제 ‘플렉사(FLEXA)’가 경희대 한방병원에 도입,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단계별 맞춤치료가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플렉사’는 골관절염 부위에 직접 작용해 염증을 완화하고 통증을 경감시키는 한의학 기반 약침제제로, △염증 감소 △통증 경감 △연골 보호라는 세 가지 주요 효과를 통해 관절 기능의 근본적 회복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골관절염은 대표적인 퇴행성 관절 질환으로, 연골이 닳아 통증과 기능 저하가 발생하며 계단 이동 곤란, 아침 관절 뻣뻣함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큰 제약을 준다. 이러한 측면에서 플렉사는 근본 원인을 단계적으로 관리하는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플렉사는 환자의 증상과 병기에 따라 튜닝된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단계별 맞춤 관리 약침제제’로, 임상 현장에서 보다 정밀하고 표준화된 한의약 치료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라는 설명이다. 대한융합한의학회 관계자는 “플렉사의 경희대한방병원 도입은 한의학과 현대과학 간 융합연구 성과가 실제 임상에 적용되는 의미 있는 성과”라며 “향후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플렉사의 임상적 활용을 확대하고, 한의학 기반 골관절염 치료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성인 ADHD의 세밀한 진단 및 통합적 치료 방향 논의[한의신문]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PI 서주희) ADHD연구팀은 23일 온라인 플랫폼(ZOOM)을 통해 미네소타의과대학 정신의학 및 행동과학부 소속 ADHD 클리닉의 전문가들을 초청, ‘성인 ADHD의 진단과 Whole Person Care 접근’을 주제로 웨비나를 개최했다. ADHD는 어린 시절에 시작되는 대표적인 신경발달장애지만 절반 이상은 성인기에도 증상이 이어지며, 단순한 주의력 부족 문제가 아닌 감정 조절의 어려움과 일상관리 능력 저하, 신체 리듬의 불균형 등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성인 ADHD는 삶 전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복합적 질환으로 이해되고 있다. 특히 만성피로, 두통, 수면장애, 과민성장증후군 같은 신체 증상이 함께 나타나며, 여성은 임신·출산·폐경 등 호르몬 변화 시기에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웨비나에서는 이 같은 성인 ADHD의 특성을 고려, ADHD를 전인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통합치료의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첫 강연에서 Michael Bloomquist 교수는 ‘성인 ADHD의 진단’을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성인 ADHD는 단순한 집중력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조절 능력의 전반적 어려움”이라며 “아동기와 달리 성인에서는 불안, 충동적인 결정, 일의 우선순위 혼란, 감정 기복 등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또한 Bloomquist 교수는 진단에서 ‘면담과 행동평가가 핵심’이라고 강조하며, “검사 수치보다 실제 생활 속 어려움을 세밀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ADHD의 대부분은 우울,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등과 함께 나타나기 때문에, 이러한 동반 질환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면서 “약물치료에 더해 인지행동치료와 습관 형성 훈련을 결합한 맞춤형 치료가 성인 ADHD의 기능 회복에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Lidia Zylowska 교수가 ‘Whole Person Care for Adult ADHD’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ADHD를 신체와 마음, 사회적 관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전인적 질환’으로 설명한 Zylowska 교수는 “ADHD는 지식이 부족해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실행이 어려운 ‘수행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특히 Zylowska 교수는 “ADHD를 치료할 때 개인의 강점을 살리고, 자기이해와 자기연민을 회복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약물치료에 더해 생활습관 관리, 마음챙김 훈련, 기능의학적 접근을 통합적으로 병행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이날 소개된 ‘MAPs(Mindful Awareness Practices for ADHD) 프로그램’은Zylowska 교수가 개발한 것으로, 명상뿐 아니라 일상 속에서 스스로를 관찰하고 다독이는 ‘마음챙김 자기코칭’을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강연을 들은 경희대 한방신경정신과 김윤나 교수는 “현재 한의ADHD 임상진료지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번 강의를 통해 ‘치료의 병합’이 단순한 기법의 나열이 아니라, 환자 개인의 삶의 맥락과 기능 수준에 따른 맞춤형 재구성임을 알 수 있었다”면서 “더불어 침 치료 근거와의 연결점도 의미 있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ADHD 임상진료지침 개발 연구에서 침 치료는 특히 과잉행동·충동성 증상에서 일관적으로 개선을 보였으며, 약물치료나 다른 비약물치료와 병용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나타냈다”며 “또한 성인ADHD에서는 침 치료에 대해 아직 근거가 제한적이지만, ADHD 증상 개선과 함께 자율신경 조절, 기능적 손상(functional impairment) 회복이 보고되고 있는 만큼 오늘 강연에서 강조된 정서조절과 자기이해, 통합적 회복 개념과 일맥상통함을 확인할 수 있었던 매우 귀중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톨릭관동대 학생상담센터 정정애 교수는 “부적응 대학생들을 만나보면 ADHD를 스스로 의심하는 학생들도 있고, ADHD가 의심되는 학생들이 가끔 있는데, 학생들은 지원체계의 빈약으로 혼자서 힘들어하는 경향이 많다”며 “성인 ADHD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이번 강연이 실제 지원 방향을 제시해줬고, 미국에서 10월이 ADHD의 달이라는 점과 ADHD에 대한 의료계와 학문적 연구에 깊이 감동받았다”고 전했다. 또한 좌장으로 참석한 서주희 국립중앙의료원 한방신경정신과장은 웨비나 총평을 통해 “성인 ADHD는 생애주기와 환경에 따라 증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단순한 증상 조절을 넘어 삶 전체를 돌보는 Whole Person Care 접근이 필요하다”며 “이번 웨비나가 한의학적 관점에서 정신건강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방향을 제시한 의미 있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번 웨비나에는 한의사, 의사, 임상심리사, 공공의료 관계자 등 34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참가자들은 성인 ADHD의 통합치료 모델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활발한 질의응답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내부연구사업(과제번호 202500040001)의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를 통해 향후 한의학 기반의 정신건강 공공의료 모델 구축을 위한 학술·임상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
신미숙 여의도 책방-69신미숙 국회사무처 부속한의원 원장 (前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편집자주] 『신미숙의 여의도 책방』은 각 회마다 1개의 키워드에 5권의 도서를 추천하는 형식으로 이어갑니다. ‘나무를 심기에 가장 좋은 때가 20년 전이었다면 그 다음으로 좋은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중국 속담이 있다. 배우 조승우의 목소리로 수백번도 더 들어본 뮤지컬곡이자 나의 노래방 애창곡인 『지금 이 순간』을 좋아하는 이유는 “참아온 나날 힘겹던 날/ 다 사라져간다 연기처럼 멀리/ 지금 이 순간 마법처럼/ 날 묶어왔던 사슬을 벗어던진다”라는 가사에서 느껴지듯이 힘든 시기 이후에 찾아오는 희망의 기운 때문이다. ‘그 때 그 종목을 사 두었어야 했었는데’, ‘그 때 그 집을 팔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때 그 사람을 멀리해야 했었는데’, ‘그 때 한의대를 안 갔었어야 했는데’ 등등 5060의 후회는 때로는 20대 초반이었던 그 시절로 우리의 손목을 끌어 당기기도 한다. ‘만약에…’라는 무의미하고 비생산적인 상상이 정신건강에 나쁘다는 것과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잘 하면 된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이 어렵다보니 『죽기 전에 반드시 해야 할…』류의 책들이 저자 이름만 바꿔가며 지속적으로 출판되고 있는 모양이다. 모든 책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지금 이 순간을 후회없이 살아라”이다. 아버지께서는 생전에 적적하실 때마다 같은 학교에 근무하셨던 동료분들에게 안부 전화를 자주 하셨다. “별일 없지요? 식사는 하셨고?” 아버지의 오프닝 멘트는 늘 동일했다. 별일 없다는 건 심심하고 따분한 일상과 특별히 나쁠 것도 좋을 것도 없는 수평선같은 평화를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어르신들에게 별일 없다는 것은 최상의 컨디션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었겠다. 행복이란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닌 零에 수렴하는 가치 그래서 다시 들어보면 장기하의 『별일 없이 산다』가 대단한 노래이다. “뭐 별다른 걱정 없다/ 이렇다 할 고민 없다”로 시작했다가 “하루하루 즐거웁다/ 나는 사는 게 재밌다/ 매일매일 신난다”로 끝난다. ‘별일 없이 산다’는 경지에의 도달과 이 ‘별일 없이 산다’는 모드의 안정적인 유지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행복은 어쩌면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닌 영(零)에 수렴하는 가치일 수도 있다. 있고 없음이 아닌, 많고 적음도 아닌 제로의 상태 말이다. 올해 초 달력을 받자마자 10월의 빨간색 숫자들에 동그라미를 그리며 결심했다. ‘가자, 치앙마이!’ 작년 겨울에 여고 동창들과 맛집 투어를 다녀온 언니가 치앙마이 여행책자를 건네주며 “치앙마이야말로 너가 딱 좋아할 분위기더라. 꼭 다녀와라”라고 등을 떠밀기도 했고 치앙마이 한두달 살이를 경험하고 돌아온 지인들이 전해준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었다. 그렇게 도착한 치앙마이에서의 여행은 심플 그 자체로 진행되었다. 식사, 커피, 망고 아사이볼, 산책 그리고 마사지를 한 세트로 설정하고 여행 내내 시간과 장소만 바꿔가며 이 세트를 무한반복하는 방식으로! 치앙마이 카페의 시그니춰 메뉴로 알려진 더티라테와 나의 최애메뉴인 아이스라테를 동시에 시켜 카페마다의 특징을 비교해가며 커피를 맛보았다. 하루 몇 잔을 마셨는지 카운트할 수 없을 정도로 정말 원없이 커피를 마신 것 같다. 카페인 과다 복용에도 나의 수면과 위장의 루틴은 유지되었다. 긴 연휴를 보내고 있다는 행복감이 모든 이슈를 압도해버린 느낌이랄까?! “치앙마이에서 딱 하나의 카페를 고르라면 저는 이 곳입니다”라는 구글 한줄평을 읽고 귀국날 아침 방문할 마지막 카페를 결정했다. 걸어가기에는 거리가 좀 있어서 볼트앱으로 택시를 호출해서 오전 8시 오픈 시간에 맞춰 도착한 Asama coffee & Roastery라는 카페는 레이크랜드 빌리지라는 주택단지 안에 위치해 있었다. 택시에서 내려 카페 안으로 들어서니 호젓한 호수, 호수 중앙의 과하지 않은 분수대, 호수 건너편의 울창한 숲 그리고 띄엄띄엄 놓여진 테이블까지 한 폭의 수채화가 완벽하게 현실로 구현된 풍경을 마주하게 되었다. 밀크푸딩 위에 쌉싸름한 에스프레소가 곁들여져 있는 대표 메뉴를 입에 머금은 채 눈으로는 초록뷰를, 이마로는 바람을 느끼며 귀로는 장기하의 『별일 없이 산다』를 들으니 술맛보다 커피맛이 좋음을 깨달았다. 치앙마이에서의 마지막 커피를 음미하며 지난 며칠간의 여행을 복기해 보았다. 이 행복을 그 어떤 문장으로 감히 표현할 수 있으랴? 『백만장자와 승려』 (비보르 쿠마르 싱, 다산초당, 2022년 2월) - 비영속성이야말로 인간 존재의 본질이다. 우리는 거대한 영혼으로부터 태어나지만, 오로지 한정된 시간 동안만 세상을 살아가며 감각을 통해 존재를 경험한다. - 행복으로 가는 본질적인 방법은 중요한 것에 생각을 집중하는 것이다. - 자연과 대면하는 것이 우리의 일상을 다양한 행복의 색채로 채워준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 행복과 아름다움은 외로운 고요함 속에서만 느껴질 수 있는 법이다. - 본인 인생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 남을 탓하기 시작하는 순간, 통제력을 타인에게 넘겨주고 행복해질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는 직업적인 목표를 행복과 일치시키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행복은 단순 도달할 수 있는 수량적인 목표가 아니라 스스로 얻어내야 하는 삶의 질적 상태이다. - 깊은 행복이란 감사한 마음으로 잘 보낸 하루하루 속에서 평범한 요소들이 만들어낸 총합일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긴 행복 탐구 보고서』 (로버트 윌딩거, 비즈니스 북스, 2023년 10월) - 우리 삶에서는 우연한 만남과 뜻밖의 사건이 늘 일어난다. - 다른 사람과의 접촉 빈도와 그 질이 행복을 예측하는 두 가지 주요 변수이다. -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항상 있을 거라고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현재의 순간만 있다. - 에우다이모니아(eudai monia)라는 용어는 사람이 자신의 삶에 의미와 목적이 있다고 느끼는 깊은 행복 상태를 말한다. -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 더 고립된 사람은 다른 이들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사람보다 건강이 빨리 나빠진다. 외로운 사람은 수명도 짧다. - 좋은 인생은 바로 눈앞에 있고 때로는 팔만 뻗으면 닿을 수 있다. 그리고 지금부터 시작된다. - 평생에 걸친 종단 연구의 장점 중 하나는 한 사람이 평생 걸은 모든 길을 지도로 그릴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리처드 J. 라이더, 북플레저, 2024년 3월) - 사람들은 활기와 행복에 꼭 필요한 미묘하고도 결정적인 요소를 잃어버렸다. 그것은 바로 독창성이다. - 사람들이 대부분 겪는 비애는 자기만의 성공관을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 바람직한 삶은 여행과 같다. 그것은 한번 성취하면 평생 고이 모셔두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동안 끝없이 변하는 것이다. - 인생의 중반기에 이르면 대부분 꿈을 이루었거나 이루지 못했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가 된다. 그리고 어느 쪽이든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다. - 삶에는 우리가 위기라 부르는 순간을 포함하여 변화가 필요한 여러 국면이 있다. - 바람직한 삶을 찾아가는 여정은 일상과 꿈의 합작품이다. 하지만 그런 삶을 살 수 있으려면 바깥세상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 『행복은 발가락 사이로』(이광이, 삐삐북스, 2024년 10월) - 인간사 행이며 불행이며, 즐거움이며 노여움은 무엇이냐? 나고 죽음까지 다 뜬구름 같은 것이로되! - 공자는 함[爲]으로 이루고, 노자는 하지 않음[無爲]으로 이룬다. 둘은 함과 하지 않음에서 다른 듯하지만 긴 시간 끝에 이르러 같아진다. - 공자는 계곡과 비탈을 걸어 다니고, 노자는 봉우리에서 봉우리로 날아 다닌다. 전에는 공자가 좋더니, 무릎이 아픈 뒤로는 노자가 좋다. - 반야는 지혜다. 지혜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 속에 있다. 금도끼, 은도끼를 봤으면서 무심코 쇠도끼를 집는 사람에게 행복과 불행이 따로 있겠는가! - 불가역, 퇴행성 이런 말들은 과거로는 못 간다는 뜻이다. 몸이 조금 더 좋았던 어제 혹은 그제, 그러니까 내가 태어나던 방향 쪽으로는 못가고 몸이 점점 더 나빠질 내일과 모레, 그러니까 죽음 쪽의 방향으로 밖에 못 간다는 뜻이다. - 세상에 깨달음이 따로 있지 않고, 행복과 불행이 다름 아니며, 기쁨과 고통 또한 그러하니, 헛것 좆지 말고 바로 지금 곁을 돌아보라. - 세월은 아침에 세수하는 손가락 사이로 왔다가 저녁에 양말을 벗는 발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고 없다. 『만약 우리가 천국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까?』(토마스 힐란드 에릭센, 레디투다이브, 2025년 3월) -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밋밋하고 지루한 일일지도 모른다. 또 바로 그 때문에 우리는 끊임없이 새롭게 불평할 거리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 적당한 시간 내에 적절한 선택의 자유를 경험하게 될 때 사람들은 만족감을 얻는다. - 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를 손에 넣게 되면, 사람들은 무언가 다른 의미 있는 일이나 활동에 눈을 돌리기 마련이다. - 만족과 실망의 반복 속에 행복이 있다. - 여행을 떠난다고 했을 때 중요한 것은 여행지가 아닌 바로 우리 자신이다. - 관광지의 매력은 실제 경험이 10퍼센트이고 우리의 기대감에 나머지 90퍼센트가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기대의 힘은 경험의 힘보다 강하다. - 실현할 수 없는 야망과 그 어떤 야망도 찾아볼 수 없는 무덤덤함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그 부분에서 1인자가 되지 않더라도 그 삶은 얼마든지 가치있는 삶이 될 수 있다. - 행복이란 다른 어떤 일을 하던 중에 얻을 수 있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긍정적 부작용 같은 것이다. 관심있는 감독들 혹은 배우들의 작품들은 개봉 예정일을 메모해 두었다가 개봉 당일날 보는 것이 나의 영화 관람 원칙이다. 스포 영상을 접하지 않고 개봉 첫날 영화를 관람하면 최대한 싱싱한 상태의 작품에 보다 몰입할 수 있어서 좋고 관람 후 평론 영상 두세개를 연달아 학습하고 나면 그제서야 영화를 완전히 이해하게 된다. 지난 9월24일 문화의 날 개봉한 『어쩔수가없다』는 영화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영화관람 할인권 발급까지 더해져서 1000원이면 볼 수 있다는 광고 덕분인지 개봉일 영화관은 빈 좌석이 거의 없었다. 이런 풍경은 『기생충』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조용필의 『고추잠자리』가 흐르던 처절한 싸움씬과 생경했던 가면무도회의 춤씬 그리고 “어쩔 수가 없다”를 랩처럼 무한반복하며 이마를 두들기던 클로즈업된 이병헌의 얼굴 등 시각적으로 또렷하게 기억되는 선명한 장면들이 유독 많았다. 흘러간 옛 가요를 OST에 꼭 등장시키고 영화 미술에 조예가 남다른 박찬욱 감독의 취향이 장면 하나하나에 묵직하게 배어들어 있었다. 『어쩔수가없다』 제목에 띄어쓰기를 안 한 이유에 대해서 감독은 하나의 감탄사처럼 보이기를 원해서 일부러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붙여서 발음해보니 숨 쉴 틈도 없는 절박함을 표현하는 감탄사로 느껴지기도 한다. ‘어쩔 수가 없다’…행복의 다른 이름은 아닐지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경우에 “어쩔 수가 없다”라고 말하는가? 피할 수 없고 외면할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누릴 것보다 책임질 일이 더 많은 어른의 삶은 막다른 골목처럼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는 절망적인 기운을 품은 절박함 일 수도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삶을 사는 이들을 위로하는 의미로 ‘받아들임’ 또는 ‘내려놓음’의 희망적인 의미로는 해석될 수는 없을까? 좌절이 아닌 자족의 애티튜드. 억지스럽게 일부러라도 ‘어쩔 수가 없다’는 행복의 다른 이름이 되어야 한다는 자기암시를 시도해본다. 지난 10월10일 서영석 의원 등 51명의 국회의원이 한의사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사용을 허용하는 취지의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지난 1월 수원지방법원에서 받은 엑스레이 골밀도 측정기 사용을 한 한의사의 무죄 판결이 개정 추진 이유 중 하나로 언급되었다. 의협은 의원들이 한의사들에게 속아서 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이자 국민건강에 위험천만한 법안 발의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한의사 엑스레이 사용, 국민 대상 실험과 다를 바 없다』 병원신문, 2025년 10월20일 /『한의계, 엑스레이 사용 시도.. 한의사 정체성 포기하나』 메디컬타임즈, 2025년 10월23일) 정체성마저 의심 받아야 하는 한의사들은 2025년 지금 이 순간 과연 무사한가? 대세를 거스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동작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요구된다. 그래도 튼튼한 튜브 하나 부여잡고 있으면 물살이 아무리 거세도 살아 돌아갈 방향을 찾으며 잠시 숨을 돌릴 여유가 생긴다. 어쩔 수 없이 선택했고 그렇게 운명지워진 삶이라도 끝까지 멋지게 살아내고 싶다. 버티고 버티다보니 파란색이었던 주식창이 최근 드디어 붉게 타오르고 있다. 행복이 뭐 별건가? “나는 별일 없이 산다/ 나는 사는게 재밌다/ 매일매일 하루하루 아주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