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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인 영향 줄 수 있는 사람 되고 싶어”김현성 경희대학교 도예학과/시각디자인학과 봉사활동은 타인을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타인을 돕고자 하는 마음보다는 그저 봉사 시간을 채우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한의사 단원으로 참여하시는 아버지의 제안으로, 나는 일반 단원으로서 해외 의료 봉사활동에 참여하게 됐다. 옛날부터 아버지의 의료봉사에 따라간 적이 몇 번 있었지만 그땐 너무 어렸기에 어깨너머로 보기만 하였고 실제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 긴장됐다. 내가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나는 대기실, 진료실, 그리고 약국, 이 세 곳의 사이에 있었다. 초진 차트를 작성한 후 오신 환자분들을 순서대로 대기실에 앉혀드리고, 혈압체크를 해드렸다. 진료를 하고 나오신 분들은 약국으로 안내해 드렸다. 통역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여기로 오세요, 옆으로 붙어 앉아주세요” 등 몽골어 표현을 한국어로 들리는 대로 종이에 적은 후 읽으면서 환자분들을 안내해 드렸다. 기다리기 지루했을 아이들에게는 사탕이나 초콜릿을 주고 머리카락도 예쁘게 묶어주며 먼저 다가가려 노력했다. 아이들이 진료시간을 얌전히 기다리는 모습이 너무 예뻤다. 나중에는 입구에 아이가 보이면 바로 양손에 간식을 쥐고 아이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렸다. 낯을 많이 가리는 아이들의 경우 첫날에는 인사도 잘 받아주지 않았지만, 봉사 기간 중 거의 매일 온 아이는 하루하루 지날수록 장난도 많이 치고, 애교도 부리며 사진도 같이 찍어주었다. 봉사 마지막 날, 진료를 마치고 만족스러운 미소로 나오시는 모습, 손에 선물을 쥐여주시며 고맙다고 인사하시는 모습, 장난치면서 다가오는 아이들의 모습을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이 컸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몽골 현지 주민분들께 필요한 도움을 제공해 드린 만큼, 나 또한 얻어 가는 게 너무나도 많았다.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 새로운 경험을 쌓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준다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느낄 수 있었다. 한의사분들이 진료하시는 모습을 가까이서 보고, 또 그 과정 속에 나의 손길이 조금이라도 거쳐 갈 수 있었다는 게 흔치않은 경험이었다. 앞으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경험하며 여러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
WHO ‘엠폭스 국제보건위기상황’ 재선언…국내 검역·감시 강화[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질병관리청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엠폭스 국제보건위기상황을 재선언함에 따라 위험평가회의를 열어 검역 등 방역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질병청은 16일 WHO의 엠폭스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 선포에 따른 국내 전파 가능성과 이에 따른 대응 방안 등 논의를 위한 학계·의료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위험평가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Monkeypox virus)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발열, 오한, 림프절 부종, 피로, 근육통 및 요통, 두통, 인후통, 코막힘, 기침 등과 같은 증상이 있으며, 보통 1~4일 후에 발진 증상이 나타난다. 올해 아프리카 DRC(콩고민주공화국)지역을 중심으로 엠폭스 발생이 급증하고, 새로운 계통의 변이 바이러스가 부룬디, 케냐 등 인접국으로 확산함에 따라, WHO는 국제보건위기상황을 재선언하고 엠폭스 전반에 대한 관리와 국제사회의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이에 질병청은 신속하게 위험평가 회의를 열어 국내 엠폭스 발생 현황과 신고 감시체계, 진단, 백신과 치료제 비축 현황, 백신 접종체계를 점검하고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한 검역 대책 등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질병청은 민간 전문가들과 국내 유입 가능성과 대비·대응 체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한 결과, 엠폭스는 국내에서 현재의 방역과 일반 의료체계에서 지속적인 감시 및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별도의 위기경보 단계 조정 없이 검역 등 방역 대응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엠폭스는 지속적인 국내 발생 감소 등 상황이 안정화함에 따라 올해부터 제3급 감염병으로 전환해 현행 의료체계 내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지만, 아프리카 DR콩고 등 국제사회에서 엠폭스의 확산이 우려된다”면서 “이에 따라 아프리카 발생국에 대한 정보를 신속히 공유하고 국내 검역체계를 선제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의치료받은 협착증 환자, 10년새 7.9배 급증”[한의신문=주혜지 기자] 한의의료기관(한방병원‧한의원)에서 척추관협착증 치료를 받는 환자가 10년 사이 8배 가량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의치료 등 통합의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는 우리나라 척추관협착증과 디스크 탈출증 등 대표적인 척추질환에 대한 한의의료서비스 활용 동향을 연구, SCI(E)급 국제학술지 ‘Medicine (IF=1.3)’에 관련 논문을 게재했다고 20일 밝혔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양명열 한의사 연구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19년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HIRA)에서 제공하는 국민환자표본(NPS) 통계를 활용하여 연 1회 이상 한의진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및 요추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환자에 대한 한의의료서비스 활용 추세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한의의료기관을 찾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수는 증가세를 보였으며, 2010년 대비 2019년에 7.85배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국내 척추관협착증 환자가 83만 명에서 172만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한 것과 비교해 한의의료기관을 찾은 협착증 환자수가 큰 폭으로 증가한 점이 눈에 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중앙에 위치한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허리를 구부릴 때 일시적으로 척추관이 넓어져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에 구부정한 자세로 걷거나 오래 걷지 못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허리디스크와 비슷하게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이 압박돼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가 터질 것 같은 통증과 저리거나 감각이 무뎌지는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Journal of Clinical Medicine (IF=3.303)’에 게재된 최근 논문에 따르면 침‧약침, 한약, 추나요법 등의 한의통합치료는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통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협착증 환자군의 허리통증 NRS(통증숫자평가척도)와 다리통증 NRS뿐만 아니라 ODI(허리기능 장애지수)가 크게 개선됐다. 특히 ODI는 치료 전 45.72였지만, 3주간 한의치료를 마친 후 퇴원 시점 ODI는 33.94로 낮아졌다. 그로부터 3년 후에는 28.41까지 떨어져 일상에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호전됐다. 여기에 한의의료기관을 찾는 요추추간판탈출증 환자수도 늘어나 2010년 대비 2019년에 1.36배 증가했다. 요추추간판탈출증은 흔히 ‘허리디스크’라고 부르는 척추 질환이며,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있는 추간판(디스크)이 퇴행이나 외상성 손상을 입은 후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협착증은 걷거나 서있을 때 통증이 악화되고 앉으면 통증이 완화되지만, 요추추간판탈출증은 평소 통증이 느껴지다가 걷거나 서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양명열 한의사(사진)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척추 질환 환자들의 한의의료 이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한의통합치료에 대한 보장성과 접근성을 높여 척추 질환 환자들의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 몽골서 사랑의 한의인술 전파[한의신문=기강서 기자]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회장 심진찬)가 10일부터 15일까지 5박6일의 일정으로 진행된 ‘전북특별자치도 해외의료봉사단(이하 봉사단)’ 해외의료봉사에 동참, 몽골 울란바토르 송기로히르한 종합병원에서 한의의료봉사를 진행했다. 봉사단은 전북특별자치도한의사회를 비롯해 전북도 치과의사회, 물리치료사회, 치과기공사회, 치과위생사회, 방사선사회, 작업치료사회, 보건의료정보관리사회 등 8개 보건의료단체 26명으로 구성, 지난달 출범식을 갖고 이번 해외의료봉사 활동을 수행했다. 입국 첫 날인 10일에는 송기노히르한 종합병원 본관 로비에서 송기노히르한 종합병원장 등 병원 관계자들과 송기노히르한 구청장 등의 환대 속에서 현지 출범식 및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국의 기관들은 봉사단의 활동에 필요한 행정 지원과 더불어 양국의 의료 분야 교류, 현지 주민들을 위한 보건교육 실시 등을 위해 적극 협력할 방침이다. 또한 봉사단은 지속 가능한 해외의료봉사 활동을 위한 논의도 이어갔다. 송기노히르한 종합병원 부병원장을 비롯한 양국의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상호 의료체계를 이해하고 의료봉사의 확장과 지속적인 교류 방안에 대해 함께 심도 있게 논의했다. 봉사단은 파견기간 동안 1000여 명의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의진료 및 치과진료 등 의료서비스 제공과 함께 테이핑, 치매 예방, 틀니 수리·세척, 구강 보건 교육 등 우수한 보건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주민들의 질병 완화 및 건강한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특히 한의과 진료에서는 심진찬 회장(전주시 우주한의원)·장민호 원장(전주시 사랑해한의원)이 참가해 3일간 3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침·약침·부항·추나 치료 및 한약 처방 등을 진행해 현지인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심진찬 회장은 “단복에 붙은 태극기를 보면서 대한민국 한의사를 대표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비록 짧은 기간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몽골 환자분들에게 한의진료를 시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심 회장은 “첫날 치료 후 오래된 증상이 호전돼 3일 내내 한의진료를 받으러 오신 환자분들도 있었다”며 “특히 송기로히르한 종합병원 내 전통의학센터에 근무하는 전통의학 전공의사들이 본인과 본인의 가족까지 한의치료를 받고 호전돼 엄지손가락을 세우며 환하게 웃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
윤성찬 회장 등 전진숙 의원과 간담회(19일) -
정부, 코로나19 치료제 추가구매비 3,268억 원 편성[한의신문]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추가구매를 위한 예비비 3,268억 원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치료제 약 26.2만 명분을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최근 코로나19 여름철 재유행으로 치료제의 사용량이 1달간 40배 이상 급증함에 따라, 질병관리청과 기획재정부는 7월말부터 긴급하게 추가구매를 위한 예산 확보 절차를 진행했다. 질병관리청은 추가 도입되는 물량을 다음 주까지 전국 담당 약국에 충분하게 공급하여 이달 내로 치료제 공급을 안정화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추가 구매한 치료제 26.2만 명분은 10월까지 고위험군에게 안정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며, 10월 이후부터는 일반의료체계 내에서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 등재를 소관 부처와 함께 신속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
제주특별자치도, 농촌 왕진버스 ‘출발’[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제주특별자치도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농촌왕진버스 공모사업’에 선정돼 20일부터 제주감귤농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추진에 나선다. ‘농촌 왕진버스’는 기존 ‘농업인 행복버스’에서 의료 지원이 확대되면서 새롭게 명명된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제주도·농협중앙회가 협력해 공동으로 운영한다. 이 사업은 교통과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농촌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직접 찾아가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주요 서비스는 한·양방 진료를 비롯해 안과·치과 검진, 물리치료, 질병관리 및 예방 교육 등이다. 제주도는 이 사업에 8400만원을 투입해 △제주감귤농협 △효돈농협 △제주안덕농협 △제주남원농협 △한경농협 등에서 총 5회 운영할 계획이며, 읍·면 지역 1000여 명의 주민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재섭 제주도 농축산식품국장은 “이번 지원사업을 통해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농촌 지역의 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주민의 질병 예방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는 더 많은 농촌 주민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사업을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
울산시한의사회, 회장배 골프대회 성료[한의신문=강준혁 기자] 울산광역시한의사회(회장 황명수)는 18일 회원 간 결속을 다지기 위해 ‘제18회 회장배 회원친선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경북 경주시 외동읍 소재 서라벌GC에서 열린 이번 골프대회는 총 28명 참석, 7조로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대회에서 우승은 정양수 새날한의원장이, 준우승은 강락원 동인한의원장이 각각 차지했다. 또 △메달리스트 박종흠(보한당한의원) △3위 김강태(한마음한의원) △롱게스트 권대원(광동제약 대표) △니어리스트 이창완(형제한의원) △최다버디 김홍길(홍성한의원) △최다파 박충서(제일한방약품 대표) △최다보기 최상천(북구보건소) △잉꼬상 이병기(대동바른) △행운상 이호영(키즈쉬즈) 등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울산시한의사회장배 골프대회는 울산시한의사회가 회원들의 건강과 친목 도모를 위해 매년 개최하는 스포츠행사다. 황명수 회장은 “울산시한의사회장배 골프대회는 해를 거듭할수록 회원들의 관심 속에 알차고 내실 있는 대회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회원 간 교류와 단합을 통해 지부에 대한 관심과 지원도 더욱 커졌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골프대회는 △광동한방유통 △화림제약 △나눔제약 △㈜원바이오 △명가녹용 △제일한방약품 △메인팜 △광명당제약 △신우메디칼 △HK메디칼 △365메디칼 △㈜옥천당 △퓨어마인드제약 등이 후원한 가운데 이뤄졌다. -
[시선나누기-36] 나의 가수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나누기’ 연재를 싣습니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 (治病逍遙錄)을 연극으로 표현한 ‘생존신고요’, ‘모든 사람은 아프다’ 등의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대여, 그 무엇을 찾아 바삐 걸어가는가? 세월은 그대 뒤를 따라서 째깍째깍 가는데.’ 누군가 이렇게 묻는다면 무슨 생각이 떠오를까? ‘아무리 아름다운 날도 다시 오지 않는걸, 아무리 빛나는 청춘도 다시 오지 않는걸.’ 이런 말을 들으면 내 안에서는 어떤 마음이 일어날까? 녹슨 쇳조각이거나 탁하게 고인 웅덩이같이 ‘마음’이란 것이 거기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면서. 청춘 시절에 이 말을 들었다. 정확하게는 이 노래를 들었다. 아아, 나는 그 시절보다 나이 먹고, 이 글을 쓰느라 오래 잊고 있었던 노래를 읊조린다. ‘그대여, 그 무엇을 찾아’ 노랫말을 떠올리느라 두 번 세 번 읊조린다. 읊조리는 내 얼굴에 가벼운 미소가 번지는 것을 나는 느낀다. 오랜만이다. 얼마나 오래 이 노래를 잊고 살았나. 노래는 뒤이어 말한다. ‘꿈을 안고 살아가는 삶이 때론 바보같이 보여도, 꿈꾸는 사람만이 세상을 뜻대로 가질 수 있지.’ 그대여, 그 무엇을 찾아 바삐 걸어가는가? 무대의 한 장면이 떠오른다. 이 부분을 노래할 때 가수는 왼손에 마이크를 붙잡고 오른손을 하늘로 뻗어 올린다. 집게손가락을 곧게 펴서 어딘가를 가리키면서, 마치 높은 어딘가에 꿈이란 게 있다는 듯이, 나는 지금 꿈꾸고 있다고 말하는 듯이, 얼굴 가득 웃음을 머금으면서, 사람들을 향해 우리 함께 꿈꾸자는 듯이. 마지막엔 선율이 사라지고, 드럼 소리와 손뼉 소리가 박을 짚으며 가수의 목소리를 데리고 허공으로 뻗어간다.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발밑만 보며 걷던 무렵이었다. 출근과 퇴근과 수입과 지출과 어제와 오늘에 급급하던 날들이었다. 첫 소절을 들으며 나는 나를 향해 묻는 것이다. ‘그대여, 그 무엇을 찾아 바삐 걸어가는가?’ <직녀에게>를 부른 가수였다. 풋풋하고 치기 어린, 그러면서도 한없이 어리숙하던 이십 대의 내가 좌충우돌 비척거리며 듣던 노래였다. 멋모르고 서럽던, 그래도 알 수 없는 힘이 생겨나던 노래였다. 세상을 배우느라 머릿속은 뒤죽박죽이고,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진리는 무엇인지 헤맬 때였다. 역사와 개인은 무엇인지, 인간은 무엇이고 산다는 건 무엇인지, 허방에 발이 빠지면서도 당장 오늘을 살아야 하던 때였다. 그런 때에도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는 노래는 나를 잠시 사람이게 했다. 그 가수를 만난 것이다. 가수는 여전히 세상과 꿈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책을 출간하고 가수에게 시집을 보냈다. 가수는 먼데 살고, 소소한 인연으로 가끔 소식을 전하고, 축하공연 무대에 초청하기도 하며 세월이 흘렀다. 책을 받았다는 답도 없이 일 년이 지났다. 내 글이 그다지 마음에 닿지 않았나 보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드문드문 있었다. 그리고 새봄에 연락이 왔다. 내가 사는 곳에서 콘서트를 한다고 했다. 시간이 있으면 보러 오라고 했는데, 그 말끝에 아무렇지 않은 말투로 이렇게 덧붙였다. “보내준 시로 노래를 만들어 봤어요. 괜찮다면, 오늘 처음 무대에서 부를 건데, 본인 노래니까 와서 한번 들어봐도 좋을 거 같아요.” 아니, 운영위원이라면서요? 잠시 말을 잃었다. 시집 보낸 것도 잊은 무렵이었다. 내가 쓴 시에 곡을 붙인 것도 놀랍고 고마운데, 그걸 공연에서 부른다고 한다. 그것도 내가 사는 곳에서, 처음으로. 그걸 사흘 앞두고 연락을 해서는, ‘괜찮다면’ 불러도 되겠냐고 묻는 것이다. 부랴부랴 표를 예매하려는데 매진이었다. 코로나 시절이었다. 금지되었던 예술 공연들이 객석을 한 칸씩 띄우는 조건으로 다시 열리던 즈음이었다. 대공연장을 한 칸씩을 비우느라 표가 일찌감치 동났다. 내 시로 만든 노래 공연에 가수에게 직접 초대받았는데 정작 표가 없어서 못 가게 생겼다. 허탈하게 웃었다. 얘기를 들은 가수는 스태프 명단에 나를 올려놓겠다고 배려해 주었다. 결국 나는 추가된 스태프 인원으로 입장해서 공연을 볼 수 있었을까? 가수가 전화했다. “아니, 운영위원이라면서요? 참, 나. 알아서 들어오쇼!” 내가 운영위원이라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대관을 투표하는 한시적인 자격인 데다, 운영위원이면 표 한 장쯤 구할 수 있다는 생각도 못 해 본 숙맥이었다. 나는 웃었다. ‘날개가 붙어 있던 자리, 가려워 긁으면, 늘 손가락 한 마디가, 한 마디가 모자란 그곳’ 노래를 들은 친구가 어땠을 것 같아요? 가수는 <견갑>을 노래했다. 가슴을 후비듯 파고드는 목소리였다. 나는 날았던 적이 있었지... 그 아래 계단처럼 숨어 있는 날개를 상상해, 상상해... 가수의 말로 들려오는 또 다른 <견갑>을 나는 벅차게 감상했다. 마임이스트가 절박하게 숨죽이며 날갯짓하던, 툭 꺾어 내리던 야윈 팔이 떠올랐다. 그리고 한참 뒤 그가 매달 벌이는 공연 무대에 나를 초대했다. 나는 내가 쓴 시를 읽고 얘기를 나누었다. <바위섬>의 가수는 여전히 그가 사는 지역과 사람과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노래하고 있었다. 시집을 받고 나서 그저 잘 받았다 인사하는 것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오래오래 시집을 읽고 밑줄을 긋고, 그러다가 밑줄 그은 말들이 노래가 되었다고 했다. 노래를 만든 뒤에야 연락한다고 했다. 그저 고마웠다. 연극 하는 친구가 있는데, 오래 고생하다 드디어 조그만 극장을 열게 되었는데, 개관식에 못 가보고 뒤늦게 찾아가 친구를 위해 <견갑>을 불러주었다고 했다. “노래를 들은 친구가 어땠을 것 같아요?” 친구는 울음을 터뜨렸다고 했다. 시가, 노래가 한없이 고마웠다. -
“국민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 절대 반대!”[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등 500여 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건강보험 빅데이터 민간개방 저지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19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의 동의 없는 개인정보 활용은 절대 안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제2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4∼‘28)에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민간보험사에 제공하는 것을 명시하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 빅데이터 개방을 추진 중에 있다. 건보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정보 빅데이터는 20여 년간 구축된 시계열적 자료로 개인의 가족관계, 재산 및 소득은 물론 의료행위별 상세 진료 및 처방내역, 건강검진결과 등을 포함한 의료정보까지 망라한 데이터다. 즉 개인정보 빅데이터 개방은 모든 국민의 매우 민감한 개인정보를 개별 동의 없이 민간보험사에 제공하는 매우 위험한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공동행동은 “7월25일부터 8월2일까지 진행한 설문조사(글로벌리서치, 전화조사 1015명 응답, 95% 신뢰수준 ±3.1%p) 결과 응답자의 75.0%가 빅데이터 개방에 반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대다수의 국민이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민간보험사에 제공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이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전 국민의 개인정보를 민간보험사가 영리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라는 것”이라며 “정부는 이러한 여론을 수렴해 현재 추진 중인 정책을 중단해야 하며, 더불어 국회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법안의 조속한 개정을 통해 향후 이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공동행동은 “2023년말 기준 민간보험사의 실손보험 가입자는 3997만명이며, 여기에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추가된다면 민간보험사는 사실상 전국민의 모든 개인정보를 보유하게 되는 것”이라며 “민간보험사는 영리 목적의 기업으로 보험료 수입보다 보험금 지급을 적게 해야만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빅데이터가 민간보험사에 제공된다면 민간보험사의 보험료 인상, 보험금 지급 거부 등 지금보다 더 많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민간보험을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민간보험은 국민건강보험을 보완하지 못한다”며 “오히려 국민건강보험을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식 의료민영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건강보험 빅데이터 제공은 민간보험사를 더욱더 키우기 위한 지원정책임과 동시에 의료민영화-영리화의 시작을 알리는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출범한 공동행동은 앞으로 정부의 빅데이터 민간보험사 개방 폐기와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포함한 공공데이터의 민간 제공을 엄격히 제한하도록 하는 법 개정을 위해 활동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