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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한약재(Moneyable Herbs)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강영민 책임연구원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한약은 ‘대한민국약전(KP)’ 및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 각각 165품목 및 436품목이 등재되어 있지만, 실질적으로 한약 처방에 사용되는 숫자는 100여 개 미만이다. 그 중 한국에서 재배가 가능한 한약재도 있지만, 기후·토지 등 환경적 요인으로 재배가 힘들어 수입해 오는 한약재도 상당수 존재한다. 또 우리나라에서 재배할 수는 있지만, 재배 기술이나 재배 농가 수 등의 요인으로 수입하는 것이 경제적이고 약재 효능의 측면에서도 더 좋을 수 있어 그 자리를 수입산에 내어주는 경우도 있다. 현재 한약재 시장이 세계적으로 점점 커져가는 상황에서, 우리 한약재가 경제성, 약효 등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면 ‘신토불이’라는 말처럼 우리 국민들은 우리 땅에서 자라 우리에게 더욱 맞는 한약을 복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 시장에서 한국 한약재가 시장을 선점하여 차세대 캐시카우(Cash Cow)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한의학연)에서는 한약 효능의 과학적인 규명과 대량생산 및 효능 강화를 위한 재배 기술 등을 개발하는 연구가 한창 진행 중이다. 그 중 필자가 속한 연구팀에서 주목하고 있는 한약재는 ‘하수오’이다. 하수오는 마디풀과의 식물로 다년생 초본으로써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과 일본에서 많이 재배된다. 중요하지 않은 한약재는 없지만 생산단가, 유통구조, 국내생산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중요 한약재 10가지 후보군에 선정되었다. 한의학적으로 하수오는 피를 만들고, 간과 위를 보호하여 혈액순환에 도움이 많이 되어 기를 다스리는 보약으로 활용돼 왔으며, 주로 뿌리덩이를 약재로 쓰기에 해당 부위를 비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017년에 시험관에서 식물을 생산하는 기내번식과 특정 배양조성물을 활용했을 때 뿌리덩이가 빠르고 크게 증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연구성과를 논문에 등재했으며,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인정받은 바 있다. 2019년에는 경남 사천시 농업기술센터에 해당 기술을 이전해 최근 일반농가분양을 통해 재배할 수 있게 됐다. 한약재는 효능을 증대하고 독성을 감소시키기 위해 찌거나 볶는 등 다양한 처리 과정을 거친 후 사용한다. 동의보감에서는 하수오를 얇게 썰어 흑두즙(검은콩 즙)에 담갔다가 그늘에 말려 사용하도록 소개하고 있는데, 지난해 해당 처리방법이 하수오의 효능을 높인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연구 결과 일반 하수오보다 흑두즙 포제가공 처리한 하수오가 골다공증 개선 효능이 증대된 것이다. 이러한 성과를 기반으로 나주에 위치한 한의학연 한약자원연구센터는 최근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로부터 ‘하수오’ 품목을 관리하는 ‘산림생명자원관리기관’으로 인증을 받았다. 국립산림품종관리센터로부터 다년간의 예산 및 인프라 지원을 통해 올해부터는 하수오의 우수한 품종 육성 및 기존 확보한 생명자원의 공동보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한 한약재의 가치는 물론 성장하는 세계 한약재 시장선점을 통한 국가적 캐시카우로 성장할 한약재의 가치(Moneyable Herbs)를 기대해본다. -
“따뜻한 나눔, 의료봉사활동에 동참해주세요!”[편집자 주] 보건의료통합봉사회(회장 손창현, 이하 IHCO)가 진행하는 ‘청년과 노년, 도시와 농촌 – 다시, 함께 잇다’ 봉사활동 프로그램의 진료팀장인 연나현 한의사. 연 한의사는 오는 10일 강원도 영월에서 진행되는 농촌 의료취약지역 통합의료서비스 봉사활동에 참여 할 예정이다. Q. IHCO와 인연이 있다고 들었다. IHCO의 회장을 맡고 있는 손창현 대표와 함께 일하면서 처음 이 단체를 알게 됐다. 단체의 의미를 설명하는 그로부터 좋은 뜻으로,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을 하고 있음을 느꼈다. 평소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함께 활동하자는 제안에 기분 좋게 참여하게 됐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봉사활동이 전개되지 못하는 악조건에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오히려 활동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와 함께 통합의료봉사의 가치를 추구하는 다양한 의료인이 한 자리에 모이면 할 수 있는 일은 더욱 많아지고, 나눔의 수명은 길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이런 긍정적인 면들로 인해 IHCO와 인연이 닿았다고 생각한다. Q. 평소 의료봉사활동을 어떻게 생각했는가? 봉사는 곧 진료다. 의료인으로서 행해야 하는 기본적 소임이라 생각한다. 의료봉사는 의료에서 소외돼 자신의 건강을 챙기지 못하는 분들을 찾아 그들의 건강을 체크해주고, 필요한 치료를 해주는 일이다. 한의원을 찾는 환자와 다를 게 없다. 단지 한의원을 방문하기 어려운 환자를 찾아 내 소임을 다하는 것이다. 한의사로서 하고 있는 일, 잘 할 수 있는 일이고, 개인적으로 이것이 한의사의 직능이라고 생각하기에 의료봉사활동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봉사는 보통 나눔이라고 한다. 많은 한의사 분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해 ‘주는 것보다 받는 것이 더 크다’고 느낀다고 한다. 무엇을 받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오는 10일에 IHCO와 함께하는 ‘청년과 노년, 도시와 농촌 – 다시, 함께 잇다’ 봉사활동에 참여해보길 바란다. 의료 소외지역에 계신 어르신들이 주는 배움과 마음이 아주 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Q. ‘청년과 노년, 도시와 농촌 – 다시, 함께 잇다’ 프로그램의 장점은? 봉사활동은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든다. 주말에도 진료는 있고, 더군다나 봉사활동 지역은 대게 먼 곳에 위치한다. 의료봉사를 진행하려면 준비해야할 물품들이 다수 있고, 위생과 안전에도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너무 감사하게도 이번 봉사활동은 IHCO에서 물품 준비는 물론 모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내가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이 덜어졌다. 아마 봉사활동을 시작하고자 하는 많은 의료인들이 공감하겠지만 시간을 만드는 게 가장 문제일 것이다. 진료 시간마저 빼면서 갈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개인 일정들을 미루고 봉사를 우선으로 생각한다면 시간이 생긴다. 앞서 말씀드렸던 바와 같이 봉사활동을 통해 내가 무언가를 얻으러 간다고 생각하면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동기가 생길 것이다. Q. IHCO는 다양한 의료인이 속한 단체다. 사람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 사람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다양한 분야의 의료인들이 머리를 맞대 고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겁고 재밌다. 이러한 모습들이 시대 흐름에 걸맞은 모습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래도 다른 직역의 사람들이다 보니 입장 차이가 생길 때도 있지만 한 뜻으로 모였기 때문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느낄 수 있다.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다. 결국 미래에는 통합의료를 요구하는 날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 환자들은 통합의료를 제공받길 원할테고, 이를 위해 의료에 대한 지식의 시각을 넓혀야 한다. 지금부터 다른 분야의 의료인과 교류하고, 공부하는 이 봉사활동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Q. 진료팀장으로서 이번 봉사활동 목표는? 첫째는 무조건 안전이다. 안전하게 무사히 마치는 것이 모든 의료봉사에서 가장 중요하다. 둘째는 봉사의 질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진행하다보니 인력이 부족하면 어르신들에게 충분한 시간을 쏟지 못할 수 있고, 이는 우리가 원하는 봉사활동이 아니다. 5일까지 봉사활동에 관심 있는 한의사, 한의대생 분들의 참여를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봉사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의료봉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 통합의료에 관심이 있는 분들, 무엇보다 봉사활동의 참된 의미를 찾고자 하는 분들이 동참하길 기대한다. -
“커피는 어떻게 우리의 건강을 망가뜨리는가?”전미연 만년설한의원장 커피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모든 한의사가, 아니 더 나아가 모든 의료인이 커피의 해악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내가 유독 환자들에게 커피를 끊어야 한다고 그토록 강조하고, 커피가 몸과 마음에 미치는 심각한 해악을 더 널리 알리기 위해 <커피 마약을 끊어야 하는 7가지 이유>라는 전자책을 쓰게 된 배경은 이렇다. 나는 환자를 진료할 때 환자의 상태를 항목별로 면밀하게 체크한다. 다각적으로 수집된 정보를 취합하여 한약 처방을 한다. 많은 한의사 선생님들도 알고 있겠지만 수면의 질과 양은 질병의 회복에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에 수면과 관련되어 커피 혹은 카페인 음료의 섭취량을 체크하는 것도 필수다. 그리고 투약 후 변화를 꼼꼼하게 관찰한다. 그러다보니 커피가 우리 건강에 미치는 진면목을 적나라하게 파악하게 되었다. 커피를 오랫동안 마셔오면서 건강이 말도 안 되게 무너지게 되었던 환자들이 한 둘이 아니다. 피곤하고,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아 아침에 일어날 때 힘들고, 집중이 안되고, 소화도 잘 안되고, 승모근의 뻐근함은 늘 함께하는 너무나 전형적인 만성 피로. 이 만성 피로에 시달리는 환자들의 90% 가량은 모두 커피(카페인) 중독 상태였다. 불면증에 시달리고, 불안장애, 공황장애가 와서 정신과 약을 복용하면서도 커피를 매일 같이 마시는 환자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빈혈을 더욱 악화시키고 갑상선 호르몬 기능의 이상까지 불러일으킨다. 또한 면역 기능을 저하시키는 데도 커피는 대단히 큰 몫을 하고 있다. 그리고 만성 위염, 만성 식도염, 비뇨기 질환, 잘 낫지 않는 피부염 환자들에게 미치는 커피의 영향도 어마어마하다. 나에게 치료를 받으면서도 커피를 끊지 못하는 환자들은 회복이 영 더디었다. 반면 커피를 끊고 수면의 질이 향상된 환자들은 회복 속도가 현저히 빨라졌다. 수년간 괴로워하던 증상이 커피를 끊은 지 일이주 만에 빠르게 없어지는 환자들도 부지기수였다. 이런 현상들을 지켜보면서 커피(카페인)가 어떻게 다방면으로 우리 건강을 망가뜨리는지, 왜 당장 커피를 끊어야하는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이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되었다. ◇카페인, 잠깐 기분좋게 하는 마약에 불과 우리가 잠에서 깨어나 활동하는 동안 뇌 속에서는 에너지 소비를 한 부산물로 아데노신이라는 물질이 쌓이게 된다. 아데노신이 많아지면 아데노신 수용체와 결합해서 졸음을 일으키게 되고, 잠이 든 동안 아데노신은 분해되어 없어진다. 그래서 아침에 깨어날 때 뇌 속에는 아데노신이 없는 상태로 하루를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카페인은 아데노신이 수용체와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고 자기가 수용체와 결합해 버린다. 카페인이 몸에 남아있으면 자는 동안 아데노신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게 된다. 그러면 다음 날, 뇌 속에 이미 아데노신이 상당수 존재하는 상태로 아침을 맞게 된다. 이런 상태는 뇌에 피로가 쌓인 것이고 정신을 차리기 위해 우리는 다시 카페인을 찾게 된다. 그러면 그 날 밤 우리가 자는 사이 또 아데노신이 상당수 축적되고, 다음 날 아침 우린 일어나면서 부터 뇌가 피로한 상태가 되고 또 카페인를 찾고…..이렇게 해서 악순환이 이어진다. 카페인은 우리를 잠깐 기분 좋게 하고 집중력과 수행능력이 향상된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마약에 불과하다. 물론 카페인이 짧은 시간동안 정신을 뚜렷하게 만들고 더 많은 에너지를 쓰도록 만들어주기는 하지만 매일 섭취하는 악순환에 빠져있다면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카페인이 집중을 잘 할 수 있게 해주고 힘을 내주는 게 아니다. 악순환으로 빠져든 이후에는 뇌 활성이 형편없이 나빠졌기 때문에 커피가 더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 뿐이고 실제 작업 능률의 향상은 없는 것이다. ◇카페인, 뇌혈관 수축시켜 만성 두통과 치매 발병에 영향 카페인은 뇌혈관을 수축시켜 좁아지게 만든다. 뇌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면 뇌에 제대로 영양을 공급하기 어렵게 되고 뇌는 더욱 피로해지고 손상을 부추긴다. 만성 두통에 시달리게 되는 것은 물론, 치매까지 당기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카페인은 심장의 혈관도 수축시켜 맥박을 빠르게 하고, 가슴이 두근거리게 한다. 카페인이 신경세포를 과다하게 자극한 결과로 쉽게 초조해지고 불안해지기도 한다. 교감신경을 과하게 활성화해 자율신경실조를 일으키고 호르몬 불균형까지 초래한다.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를 찾는 다는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고 싶다. 카페인은 우리 몸이 계속 스트레스 상태를 유지하게 한다. 인류의 역사 중 대부분의 시간동안 우리는 열매를 따먹거나 동물들을 사냥해 먹고 동굴에서 맹수를 피해서 잠을 자면서 생활했다. 맹수를 만나 있는 힘껏 도망가야 할 때가 바로 스트레스 상황인 것이다. 스트레스가 때때로 우리에게 유익하게 작용할 때가 있지만 스트레스 이후의 이완은 필수다. 그런데 카페인이 몸 안에 있을 때는 이완이 안 된다.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인 것이고 몸은 계속 긴장 속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카페인 중독은 우리를 더 초조하고 더 불안하고 더 자신 없고 더 긴장하게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커피로 인해 건강이 무너진 환자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놓았다. 지금 당장은 내 건강이 좋더라도 언제 내게 저런 심각한 질병들이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무너진 건강은 하루 아침에 되돌릴 수 없다. 무너져 버리기 전에 몸과 마음에 치명적인 해를 입히는 커피(카페인)를 멀리하면 좋겠다. 그리고 수많은 커피를 수많은 나날동안 몸에 집어 넣었는데도 오늘도 무탈하게 살아있는 나의 몸에 감사해야 한다. 커피를 끊는 과정에서 활용해보도록 감정자유기법(EFT)을 소개했다. 많은 환자들에게 적용해 보았고 비교적 쉽고 간단하게 커피를 끊도록 도와줄 수 있었다. 그리고 카페인 금단 현상으로 두통을 심하게 겪는 환자들을 위한 공진단 활용 팁도 수록해 놓았다. 부디 많은 한의사 선생님들이 정확한 사실을 토대로 환자에게 유익한 정보와 치료를 제공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커피가 일상이 아닌 세상을 하루 빨리 맞이 했으면 한다. 한편 PDF 형태의 전자책으로 출간된 이 책은 ‘크몽’(https://kmong.com/gig/317713)에서도 볼 수 있다. -
[시선나누기-1] 무대는 어둡다문저온 보리한의원장 [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공연 현장에서 느낀 바를 에세이 형태로 쓴 ‘시선 나누기’ 연재를 시작한다. 문저온 보리한의원장은 최근 자신의 시집 ‘치병소요록’(治病逍遙錄)을 ‘생존신고요’ 공연에서 한의사가 자침하는 역할로 무대에 소개한 바 있다. 무대는 어둡다. 눈길을 더듬어 단을 오르고 발바닥을 더듬어 가장자리를 가늠해야 한다. 천장에는 수십 개의 조명이 번호가 매겨진 채 매달려 있겠지만 때와 곳을 정해 그것들은 하나씩 혹은 둘, 셋씩 허락될 뿐이다. 바닥에는 조그만 십자 형태의 야광 테이프가 세 개쯤 붙어 있다. 무대 정중앙과 이삼 미터 앞, 뒤. 무대에 오르는 자가 역할에 따라 발끝을 맞춰서 서야 하는 자리다. 그마저 그 언저리까지 다가가지 않으면 눈에 띄지 않는다. 막과 막 사이가 암전으로 어두워지는 것이 언제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는지 모르겠다. 눈을 감았다 뜨면 밤의 끝자락을 물고 새 하루가 와 있듯이 무대에는 새 시간, 새 공간, 새 사건을 위한 검은 커튼이 쳐진다. 암전이 끝나고 조명이 켜지면 거기 새로운 장면이 이미 준비되어 나타난다. 들숨과 날숨 같다. 시간을 흐르는 물살 위의 징검돌, 어떤 점프, 어떤 리듬, 새로운 악센트, ‘그런데 말이야’의 ‘그런데’와 같은. 어떤 줄 바꿈. 숨어 기다리는 나를 위해… 등장과 퇴장을 가린 채 무대는 다시 열리지만, 등장과 퇴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역할을 뚝 멈추고 발소리를 죽여 무대를 벗어나는 조용한 퇴장이 있다. 소품을 챙기고 조명이 들어올 곳에 미리 나가 기다리는 분주한 호흡이 있다. 객석이 가까운 소극장 마룻바닥에서는 더욱 조심스러운 일들이다. 관객이 터져 나오는 기침 소리를 애써 누르는 것처럼. 무대 오른쪽 가림막 뒤에 나는 숨어 있다. 검은 벽, 검은 막, 콩 세 알만 한 엘이디 등이 벽에 붙어 발밑을 희미하게 비춘다. ‘조고각하’(照顧却下). 나는 희미하게 웃는다. 벽 모서리에 작은 야광 테이프가 한 점 붙어 있다. 출입 때 방향을 가늠하게 해주는 표지다. 숨어 기다리는 나를 위해 무대 감독님이 간이의자 하나를 가져다준다. 의자에 앉는 대신 나는 소품들을 가지런히 올려놓는다. 침, 뜸, 알코올 솜이 담긴 트레이, 시집, 무대로 나갈 때 스위치를 올리면 되는 마이크, 그리고 흰 가운을 의자에 입히듯 걸쳐둔다. 이렇게 하는 것이 예의인 것만 같다. 그 곁에 나는 검은 그림자처럼 서 있다. 저 가림막 뒤에도 역시… 무대 건너 마주 보이는 곳에 바이올리니스트가 서 있다. 저 가림막 뒤에도 역시 콩 세알만 한 등이 켜져 있을 것이다. 바이올리니스트의 어깨와 다리가 희미하게 보인다. 공연 내내 그도 서 있다. 무대에서 잘 서 있는 것이 바이올리니스트에겐 중요한 일이라고 그는 내게 말한 적이 있다. 잘 서 있기를 바라는 사람은 무대 뒤에서 앉아 쉴 수 없다. 적어도 내 짐작으로는 그렇다. 등장이 빈번한 그는 나보다 더 예민하게 무대를 살필 것이다. 그리고 몇 걸음 조용히 걸어 나와 배우의 몸짓에 맞춰 팽팽한 현에 활을 떨군다. 징지지지지징……. 그는 즉흥연주가다. “음악이 BGM으로만 소모되는 게 싫어요.” “그래서 저는 비지도 안 먹어요. 하하하.” 유쾌한 그는 이 무대를 위해 동해로 달려가 파도 소리를 녹음해왔다. 그 위에 바이올린을 손으로 뜯는 연주를 덧입혀서 다시 녹음했다. 그리고 그 음악이 흐르는 무대 위에서 직접 바이올린을 켠다. 그 솔로 무대를 위해 파도 소리 위로 내 시집의 몇 구절을 낭독해서 얹은 것도 그다. “산다고 살았는데 산 것이 하루도 안 되는 것 같던 깨침에 대해서라면……. 욕지기가 치미는 몸뚱이 말고는 진실이랄 것 세상에 없던 그 황량한 축복에 대해서라면…….” 아아, ‘오심’(惡心)이다. 그의 인생과 나의 삶이 동해의 파도 소리와 ‘오심’ 위에서 미묘하게 겹친다. 그리고 미어지는 듯한 선율이 흐른다. 그는 이 구절을 왜 골랐을까? “하우스 오픈했습니다.” “관객 입장 시작합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약속된 말과 몸짓 전날부터 시작된 무대 세팅과 리허설 위로 종소리가 울리고 조명이 꺼진다. 객석에서 간간이 들리는 의자 소리, 아는 얼굴과 모르는 얼굴들이 보내고 있을 조용한 눈빛, 어둠 속의 고요, 극장 안에 함께 있으나 가림막 뒤에 홀로 있는 고립과 적막. 내게 주어진 무대, 내가 할 수 있는 약속된 말과 몸짓. 빈 무대를 가만히 넘겨다보는데 건너편에 서서 여기를 바라보고 있을 사람의 마음과 눈길이 느껴진다. 이럴 때 ‘기운’(氣運)이라는 말은 참으로 생생하고 절실하다. ‘나는 지금 여기를 느끼고 호흡합니다. 나는 당신께 나의 기도와 기운을 보냅니다.’ 그리고 콩 세알의 조명 아래 내 발을 본다. ‘나는 쓰고, 나는 일하고, 나는 사람과 더불어, 지금 여기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곧, 나는 저 무대로 걸어 나갑니다.’ 인생에서 우연히 마주친 이야기처럼. ‘그런데 말이야 …….’ -
치매국가책임제의 한·양방 협력중년을 넘어설 즈음부터 급증하는 카톡 메시지가 있다. 바로 치매 관련 건강정보다. 치매 예방 먹거리, 치매 예방 게임, 치매 예방 운동법과 생활습관 등이 넘쳐난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각종 암이나 심장병, 뇌졸중 등의 발병보다도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더 크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최근 캐나다 오타와 대학병원의 예방의학 전문의 연구팀은 83%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치매 위험 계산기’를 개발했다. 이 계산기는 55세가 넘은 사람이 15가지 온라인 설문조사에 답변한 자료를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 향후 5년 안에 치매 진단을 받을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이처럼 치매를 사전에 인지해 예방하려는 것은 치매가 그만큼 치명적 질병이기 때문이다. 기억력 장애로부터 시작되는 치매는 그 증상이 날로 악화되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주변인들이 누구인지를 판단치 못하게 되면서 자존감에 큰 상처를 입는 무서운 정신질환이다. 이 때문에 정부도 지난 2017년 9월 21일 ‘치매 걱정 없는 나라’, ‘치매, 국가가 책임집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치매가 걸려도 안심하고 기댈 수 있는 나라를 만든다는 의미로 ‘치매국가책임제’를 시행, 치매 원인을 진단하고, 치료기술을 개발하는데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치매관리법 시행규칙’은 치매국가책임제에 한의약과 한의사의 역할이 반영된 것으로서 그 의미가 남다를 수 있다. 이번에 고시된 ‘치매관리법 시행규칙’에 포함된 한의사 관련 사항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국공립 요양병원을 운영·위탁을 할 수 있는 개인 의료인 범주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가 포함됐고, 두 번째는 치매안심병원 인력기준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가 포함된 점이다. 이는 그동안 양방 의료계가 치매환자는 뇌출혈, 폐렴, 뇌졸중 등의 심각한 합병증 위험이 높아 반드시 현대의학 전문가의 세심한 치료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의사 참여는 배제해야 한다는 억지를 이겨내고 얻어낸 결과다. 치매 환자에 대한 한의약적 관리가 치매 환자의 증상 개선에 큰 효용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야 관련 법률에 한의사의 참여를 명시했다. 치매 관리에 한의약이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다양한 연구결과와 임상근거를 통한 학술논문 발표로 충분히 검증됐음에도 치매국가책임제와 연계된 한의약의 참여와 제대로 된 역할은 매우 미미하다. 초고령화 사회에서 ‘치매’는 반드시 극복해야 할 국가적 난제다. 말로만 거창하게 ‘치매국가책임제’라고 운운할 것이 아니라 한·양방이 공정하게 참여해 상호 긴밀한 협력으로 치매 환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실질적 방법을 모색해야만 한다. -
“의료광고심의, 행정적 규제보다 자율권 부여해야”“전 세계 각 정부들은 규제를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있다. 그런 차원에서 자율심의제도에 다시 과도한 행정력을 개입하겠다고 하는 것은 정책적으로도 맞지 않고 위헌 소지도 있다. 행정적인 규제보다는 자율권을 부여해줘야 한다.” 대한한의사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 성낙온 위원장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광고심의 관련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나타내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는 의료광고심의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이 총 3건 계류돼 있다. 이 법안들은 이달 중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의를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같은 당 고영인 의원, 김성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개정안이 그것이다. 먼저 남 의원의 대표 발의한 의료법개정안의 경우 의료광고사전심의 대상을 현행 일일 평균 이용자 수(10만 명 이상)와 관계없이 모든 인터넷 매체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고영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법개정안에서는 의료광고 자율심의기구의 불법의료광고 모니터링 결과에 따른 처벌 조항을 강화했다. 보건복지부가 의료광고 주체를 대상으로 시정명령·업무정지 등과 같은 처벌을 내릴 수 있도록 해 현행 모니터링 제도가 보다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했다. 광고심의대상 확대, 모니터링 강화 찬성 하지만 김성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개정안의 경우 자율심의제도기구에 대한 책임규정을 신설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한의협을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각 협회 의료광고심의위원회들의 반발이 매우 거센 상황. 개정안에 따르면 자율심의기구는 월평균 심의건수 대비 20%이상 의료광고의 모니터링을 수행하도록 규정했으며, 만약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1년의 범위에서 해당 기구를 업무정지 또는 1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성 위원장은 “심의대상 매체 확대나 모니터링 강화에는 찬성하지만, 별도의 모니터링 직원을 둬 심의건수 대비 20% 이상 모니터링을 수행하도록 강제하는 건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정책”이라고 말했다. 성 위원장은 한의협 의료광고심의위원회가 처음 탄생한 지난 2007년부터 줄곧 위원으로 활동하며, 한의계 내에서도 의료광고 심의 업무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현재는 위원장 직을 맡으며 공공의 기준에 따라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광고심의를 통해 공정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협, 치협, 변호사, 소비자단체, 환자단체 등 외부 위원과도 함께 소통하면서 위원회를 잘 이끌고 있다는 내외부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성 위원장은 “2007년부터 의료광고심의를 시작한 의협이나 치협 역시도 출범 당시 실무진들이 여전히 해당 위원회에서 광고심의를 맡고 있을 정도로 위원과 실무자 모두 전문성을 갖고 업무에 임하고 있다”며 “모니터링을 하는 기관에 제재를 가하기보단 심의도 받지 않은 채 법의 사각지대에서 의료광고를 하는 일부 의료인, 기관에 대한 제재 법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성 위원장은 “현재 한의협 의료광고심의위원회의 경우 열악한 구조 속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광고 모니터링 업무와 회원 대응에 있어서는 부족한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실무인력 확충·공정 시스템 유지 위해 최선” 성 위원장은 “첫 의료광고심의를 시작한 2007년과 달리 현재 의료광고심의원회에서는 월 평균 400건의 광고를 심의하고 있다. 이는 2007년보다 5배 늘어난 수치”라며 “우리 나름대로 열심히 하지만 현재 한의협 의료광고심의 실무 인원 3명만 가지고는 모니터링 업무에 한계가 있다. 월 800건을 심의하는 의협의 경우 실무자가 6명, 우리의 절반인 월 200건을 처리하는 치협도 실무자가 3명”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의협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논문이 많다보니 정형화된 광고가 대부분이라 실무인원 6명으로 회원 응대,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하지만, 한의계의 경우 이런 부분에 있어 한계가 있다”라며 “따라서 회원들도 모니터링이나 회원 응대에 있어 불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의료광고 실무 직원을 확충하던지 전담 이사회를 만들어 업무 과다를 줄여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게다가 남 의원의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 따라 의료광고사전심의 대상이 전 매체로 확대된다면, 의료광고심의 건수는 현재 월 400건에서 최소 3배에서 7배까지 달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인력 확충은 필수적인 상황이라는 것. “광고심의 문안, 설득할 근거 갖춰야 한다” 성 위원장은 위원회는 의료소비자인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심의를 의뢰하는 한의 회원이나 의료기관의 양해를 당부했다. 그는 “의료행위에 대한 과도한 광고, 홍보를 막고자 의료광고심의위원회는 여러 단체가 들어와 있는 혼합기구다. 그럼에도 이 심의기구는 네거티브 시스템이기 때문에 안 되는 것들만 거르고, 될 수 있는 건 최대한 될 수 있게끔 하고 있다”며 “따라서 회원들도 광고에 대해 너무 자의적인 생각에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광고심의는 전적으로 위원들끼리 합의에 의해 하기 때문에 광고 문안 등에 있어 모두를 설득할 근거가 있어야 한다. SCI 논문 게재 등 한의학의 객관화, 과학화를 위해 전체 한의계가 공동노력을 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의계의 광고 수준도 한 층 더 올라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
경남 지역사회 ‘돌봄’의 중심, 김해시한의사회<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한한의사협회 산하 분회 회장으로부터 분회 활성화를 위한 주요 추진사업과 향후 계획 등을 소개한다. “경남 김해는 도농접합지역으로 노인인구가 많아 요양병원이 유난히도 많은 지역인데, 방문진료를 통해 환자가 요양병원이 아닌 각자의 집에서 편안히 진료를 받음으로써, 삶의 질 향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김해는 보건의료단체간 협력은 물론, 보건소와 협력이 잘 돼 좋은 사업 모델이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오는 8월부터 일차의료 한의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이 시행될 예정인 가운데, 그동안 지역 밀착 방문진료를 통해 ‘찾아가는 한의약’의 선례를 만들어놓은 분회가 있다. 바로 김해시한의사회다. 2019년 김해시보건소와 함께 실시한 갱년기 질환자 대상 ‘한방으로 갱년기 제로교실’, 장애인 대상 ‘한방으로 건강날개 달아주기, 한방으로 나빌레라’ 프로그램이 모두 한의약건강증진사업 우수사례에 선정되며 갱년기질환과 장애인 질환에서 한의약의 높은 효과를 입증했다. 김해시가 지난 2019년 커뮤니티케어(통합돌봄) 선도사업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이후에는 가야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김해시한의사회 소속 4명의 회원이 가야대 물리치료학과 학생들과 장애인 방문진료도 실시했다. 이렇게 체계적으로 방문진료에 꾸준히 참여하고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김무진 김해시한의사회장은 “김해시는 비공식적이지만 오래전부터 지역 내 건보공단을 포함한 보건의료단체들과 ‘지역사회 통합돌봄 협의체’ 라는 조직을 결성했다”며 “덕분에 김해시 보건사업에 민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 의논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위기가 일찌감치 형성된 것 같다”고 전했다. 다음은 김무진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대한한의사협회 중앙대의원, 김해시한의사회 학술이사·총무이사·부회장·수석부회장 등 다양한 회무 경험을 쌓아왔지만 ‘단체장’은 처음이다. 기존 경험과 분회장의 차이는? 규모가 작은 분회의 특성상 회무경험을 꾸준히 쌓다보니 자연스레 직책도 오르더라. 짧지 않은 시간 동안 김해분회의 사업이나 활동들을 지켜본 덕에 사업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바람직한 형태가 된 것 같다. 100여명의 회원들을 이끄는 자리로, 조직 자체는 소규모인 것 같지만 분회장을 맡다보면 대외적으로 김해시 보건의료단체의 한 수장으로서 결정권자가 갖는 말과 행동의 무게를 매일 새롭게 느끼게 된다. ◇지난해 코로나19와 함께 임기를 맞이했다. 취임 첫 해 윤곽을 잡아왔던 여러 사업들이 취소돼 많이 아쉽고 섭섭하다. 임기 2년차를 맞아 하반기 정도에는 그동안 못했던 행사나 사업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단 회원들과 얼굴이라도 마주하고 식사부터 시작해 상황이 좋아진다면 가벼운 등산이라도 함께 하고 싶다. ◇한의약건강증진사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김해시보건소 내 공중보건한의사들이 주로 맡아 진행한 사업이었지만 전임 김정철 회장 이하 김해시한의사회에서도 힘을 보탰다. 장유반회 회원들은 2018년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장유 후포마을 경로당을 방문해 진료봉사를 했고 그 외 반회 회원들도 돌아가며 월 1회 김해지역 면단위 경로당을 찾아 의료봉사를 했다. 또 보건소에서는 갱년기 교육을 10여 차례 실시하고 매주 1회 기공체조 교실, 분성산 숲 체험하는 힐링교실 등을 코로나 전까지 실시해 왔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비대면으로 밴드를 개설, 기공체조나 수련 등을 영상촬영해 운영하고 있다. ◇최근 김해시민의 날 ‘김해 아름다운 얼굴상’에 한의사 회원이 선정됐다. 김현석 김해시한의사회 부회장(장유반회 반장, 열린한의원 원장)이 수상했고 지역사회 통합돌봄 협의체에서 축하하는 자리를 가졌다. 2018년부터 진행된 장유반회의 후포마을 경로당 방문진료 봉사를 비롯해 그간 지역사회에서 했던 여러가지 봉사 덕에 김해시한의사회를 대표해 수상하게 됐다. ◇방문진료에 대한 개인적 경험은? 동국대학교 재학 중 ‘청심회’라는 의료봉사 동아리를 통해 방학마다 봉사를 다녔다. 주로 경상북도 농촌마을을 다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의 봉사 활동 경험이 개원해 환자를 보는데도 큰 움을 준 것 같다. 근골격계 질환을 늘 지닐 수밖에 없는 어르신들의 고통을 공감할 수 있었고,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가 그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드릴 수 있다는 걸 배운 값진 경험들이었다. 졸업한 뒤 김해에 자리잡은 이후에는 보건소 관계자와 한림면 덕촌마을에 순회진료를 갔다. 사실 그 지역은 예전 나(癩)환자들이 많이 거주했던 곳이라 당시에도 환자들이 제법 있었다. 나병 환자는 발을 내놓기를 싫어해 병원 가기를 꺼려했는데, 한의사가 마을에 직접 찾아와 진료하고 침 치료도 해주는 것에 매우 고마워하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10년 넘게 실시한 김해분회 대표사업인 ‘사랑의 한약 사업’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해마다 지역 내 저소득층, 건강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매년 50명을 선정해 한약을 지원했는데 어느덧 누적 대상자가 500명을 넘었다. 시에서 대상자를 선정해 한약 증서를 전달하면 이를 지참해 지정된 한의원으로 환자가 방문하는 형태다. 올해는 총회를 개최하지 못한 관계로 4월 김해시청을 방문해 허성곤 김해시장과 이종학 보건소장, 송유인 김해시 의회의장과 함께 증서를 전달했다. ◇임기 내 꼭 추진하고 싶은 회무가 있다면? 거창한 회무나 사업보다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 월례회를 개최하고 회원들과 시원한 맥주 한잔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다. -
“시대에 적합한 ISOM 정체성 확립 위해 노력할 것”[편집자주] 본란에서는 최근 국제동양의학회(ISOM)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송호섭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에게 사무총장으로 선출된 소감과 앞으로의 추진 사업 등을 들어봤다. Q. 가천대 한의대 학장 연임을 축하드린다. 최근 ISOM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ISOM과의 인연은 2010년 40대 대한한의사협회 국제학술이사로서 ICOM 서울대회 조직위와 실행위에 참여했을 때부터다. 벌써 10년이 훌쩍 지났는데 그 시간이 개인적으로는 매우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ISOM 사무총장에 선출된 것이 영광이라 생각하면서도 사무총장의 중요성을 잘 알기에 양 어깨 위에 드리워진 무게감을 느낀다. 앞으로 이 자리에서 ISOM의 역사성과 시대에 적합한 정체성을 확립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Q. 국제적으로 전통의학 분야의 현안은?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모든 의학 이슈들이 집중되다보니 상대적으로 전통의학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으로 감소한 경향이 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춘 의료 패러다임이 정밀의료로 변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전통의학은 존재가치가 분명하므로 이를 증명하기 위한 많은 연구와 다양한 학술 활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전 세계 팬데믹 상황을 전통의학의 역할 정립을 위한 계기로 삼아, 동양의학 중심으로 각국의 지혜를 모아 극복방안을 마련한다면 세계보건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Q. ISOM을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현재 ISOM은 최승훈 회장을 필두로 부회장인 한국지부장 홍주의(대한한의사협회 회장), 사무총장 송호섭(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 가천대 한의과대학 학장), 부사무총장 유준상(상지대 한의과대학 학장), 한국지부 이사 이승언(대한한의사협회 보험·국제이사, KOMSTA 단장), 서병관(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이사, 대한한의학회 보험이사), 이상훈(대한침구의학회 국제협력위원회 위원장, 경희대 국제한의학교육원장), 남동우(대한한의학회 기획총무/국제교류이사), 이예슬(자생의료재단 척추관절연구소 연구원장, ICHI위원) 등을 중심으로 여러 분야 전문가들이 이사회를 이루고 있다. 본 이사회에 명실상부한 현장 실무전문가를 포진시키고 한의협과 한의학회의 긴밀한 유대관계를 극대화해 ICOM을 한의약 세계화 실현 플랫폼으로, ISOM을 한의약 세계화 전초기지로 삼고자 한다. 또한 ISOM을 통해 세계전통의학대학 협의체를 만들어 상호교류와 학문발전을 도모하면서 ISOM 내 각국 학술위원회를 구성해 위원들이 능동적으로 학술 활동에 참여하도록 기회의 장을 부여하고 다양한 학술 활동을 펼침으로써, ICOM을 세계 대표성 있는 콘퍼런스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고 싶다. Q. 올해 ISOM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내년에 한국에서 개최될 제20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ICOM)를 온라인으로 진행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20회라는 상징성이 있는 만큼 이를 기념하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성대하게 치르는 것이 좋겠다는 결정이 이뤄졌다. 팬데믹 상황의 안정화 추세에 맞춰 대회 개최 준비에 온 힘을 쏟도록 하겠다. 그리고 ISOM 홈페이지 개편, 정관 개정, 명예회장 및 고문 위촉, 학술위원회 구성과 활성화, 세계전통의학대학 협의체 구성 및 활동 추진 준비, SNS를 통한 각국 지부의 상시소통 강화 등에 착수할 계획이다. 진행할 사업들이 많으므로 한국지부를 중심으로 모범적이고 적극적으로 회무에 참여하는 문화를 형성해 각국 지부의 활동을 촉진하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다. Q. ISOM 이사국과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는? 전통의학이 더욱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세계 전통의학 전문가들이 ISOM에 참여하고 그 참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수 있도록 다양한 학술 사업을 추진해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또한 ICOM을 지역과 전통의학의 한계를 벗어나 세계 의료인이 참여하는 학술 연구 발표의 장으로 발전시켜 ISOM과 ICOM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어 세계 보건의료에 전통의학의 존재가치를 다시 한번 확고히 심어줘야 할 것이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오늘날 ICOM이 세계 최고의 전통의학 학술대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것은 헌신적으로 ISOM을 이끌어 오신 원로 선배님을 비롯한 역대 회장님, 현 최승훈 회장님과 6개국 26명의 이사 여러분, 그리고 인류의 건강을 위해 끊임없이 전통의학을 연구, 발전시킨 세계 각국의 전통의학 전문가들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전통의학의 역사와 가치를 재평가하고 세계 보건의료에서 전통의학의 현 위치 확인과 발전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앞으로 전통의학이 나아가야 할 비전을 제시하는 세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ISOM, ICOM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동영상·실시간 온라인 수업 병행하며 코로나19 견뎠죠”[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전국 11개 한의대·1개 한의전 학(원)장에게 한의학 교육의 현주소와 각 대학의 발전 방향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 호에서는 유준상 상지한의대 학장에게 앞으로의 한의학교육 방향과 상지대 한의대 학사일정 운영 계획 등을 들어봤다.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올해 2월부터 상지대학교 학장을 맡은 유준상 교수다. 상지대학교 한의과대학 2기로 졸업하고 상지대 한방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수련과정을 마친 후 사상체질과 전문의가 됐다. 이후 한의 군의관으로 3년을 보내고 동의대학교 한의대와 세명대 한의대 교수를 거쳐 2006년에 상지대학교로 다시 돌아와서 재직하고 있다. Q. 지난해 학사일정 진행에 가장 어려웠던 점은? 지난해 1학기부터 시작된 코로나 사태로 1~2주마다 학사행정을 조정하는 모습을 봤다. 당시 보직을 맡고 있지 않았지만 전임 학장, 현재 학과장, 예과 학과장께서 수고를 많이 하셨다. 당시에는 온라인 수업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주로 동영상 수업이 진행됐다. 그러다 2학기가 되면서 일방적인 방향의 수업에 한계가 있어 점차 동영상 수업과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병행하는 방식을 취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시험이 가장 큰 문제였다. 시험을 온라인으로 치른다는 것은 거의 오픈북으로 시험을 보는 것과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학과장들은 휴대폰으로 시험 보는 학생 주위를 촬영하도록 하면서 컴퓨터로 시험을 보게 하고, 실시간으로 감독하는 형태를 취했다. 그래도 기발한(?) 방법으로 부정행위를 하는 학생들이 있었고 이를 잡아내 유급을 주기도 했다. Q. 백신 접종 등으로 코로나19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교육부에서 2학기부터는 초중고의 경우 대면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했고, 서울대 등 국립대도 대면 수업을 예고하고 있다. 상지대도 대면 수업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 아마도 한의과대학의 경우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전체 6개 학년 모두 대면 수업에 참여하리라 예상한다. Q. 학장 취임 후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올 3월부터는 본과 3학년 외에 5개 학년이 대면 수업을 진행했다. 학과장들이 강의실을 배정하고 시간표를 조정해 최대한 대면 수업을 진행했으며 온라인과 대면 수업을 병행한 과목도 일부 있다. 또한 온라인의 경우에도 최대한 실시간 온라인수업을 진행해 동영상 수업의 단점을 보완하려고 했다. 이번 여름방학 동안 교육과정 혁신위원회 회의를 거의 매주 시행해 교육과정을 실기, 실습 위주로 바꾸고 이론수업을 줄이며 학년별 연계과정, 양방과목 확충, 선택과목 증대 등을 목표로 바꾸어 나가도록 하고자 한다. 실험 실습비를 사용해 실물 크기의 화면에 해부 이미지를 볼 수 있고, 터치와 조작을 통해 얕은 층부터 깊은 층까지 실제 해부를 하듯이 볼 수 있는 시스템을 구매해 실제 해부학 실습과 화면을 이용한 실습을 병행하고자 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조별로 쉽게 해부학을 공부할 수 있게 하고, 관련 과목도 해부학에서 침구학·경혈학·재활의학·안이비인후피부과학 등 다양한 과목들이 이 시스템을 이용하리라 생각한다. 현재 1학기에 토요일을 이용해 표준화 모의환자를 대상으로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임상술기시험(CPX)을 실시했다. 2학기에도 몇 종의 CPX를 추가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상지대학교 직제규정을 개정해 한의학교육실을 신설했고, 곧 운영규정을 만들어서 그동안 학과장이 관여하던 많은 부분을 한의학교육실에서 일관성 있게 진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방제학 실습 부분을 보강하기 위해서도 준비하고 있다. 현대 학생들에게 적합한 방제학 실습 부분이 무엇일지를 고민하면서 기자재를 보강하고 있다. Q. 한의학 교육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방향은? 한의학교육평가원의 평가를 통해서 인증평가를 통과하기 위해서 그동안 많은 것이 바뀐 것은 사실이다. 다만 내부적인 고민과 합의를 바탕으로 했는지는 고민이 필요한 것 같다. PBL, TBL, OSCE, CPX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해 학생들이 이론수업에서 실제 해 볼 수 있는 수업을 구현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한다. 다만 기존의 서양의학 교육에서 했던 것을 처음에는 따라가겠지만, 한의학 고유의 진단방법을 체계화하고 진찰과 술기를 하는 부분들이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환자 사례를 보면서 서로 토론하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는 가운데에서 좀 더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한다. 한의과대학은 한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이 되어야 하는데 한의사 반, 양의사 반으로 섞여 있는 한의사를 양성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양의학이나 관련 의학지식을 배우는 것은 당연하지만 어디까지나 한의학적 진단과 치료를 하기 위한 것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본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코로나 상황으로 대면 수업이 줄어서 학생들의 실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면서 평생학습으로 이어지게 할지가 고민이다. 한의학에는 우리가 발견하지 못한 많은 것이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 -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협약대전대 대전한방병원(병원장 김영일)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상호협력 및 공동발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협약을 통해 대전한방병원은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협약 병원으로 지정되었으며, 직원 및 회원 등을 대상으로 의료지원 및 건강강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김영일 병원장은 “최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여 직원 및 회원의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대전의 문화‧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와 함께 지역 사회 발전과 사회 공헌 방안을 지속적으로 도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