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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이 함께 만드는 ‘행복한 중랑 만들기“중랑구한의사회(회장 정유옹)는 최근 면목4동 및 상봉1동 건강돌봄사업 졸업식을 진행, 총 10회차에 걸친 프로그램을 마무리했다. ‘우리 함께 건강해져요’라는 슬로건 아래 진행된 건강돌봄사업은 민·관 협력을 통해 사회적 고립가구 중 건강돌봄이 필요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사업으로, 한의약적 강의 및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대상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돌보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졸업식에서는 졸업장과 함께 모범상 등을 수여하며 프로그램에 성실하게 임한 참여자들을 격려하는 한편 참여자들은 돌봄사업에 참여한 소감 발표는 물론 프로그램을 통해 배운 오카리나 연주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또한 참여자들은 그동안 사업이 진행된 영상을 함께 보면서 아쉬운 마음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으며, 내년에도 사업이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이번 건강돌봄사업에서는 △사상체질 △경혈마사지 △소통법 △약이 되는 음식 △치매, 중풍, 감기 등의 관리 및 예방법 등에 대한 한의약적 강의는 물론 참여자간 소모임을 만들어 사회구성원으로의 소속감 고취에도 나섰다. 건강돌봄사업에 참여한 A씨는 “혼자 생활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건강을 돌보기 쉽지 않고, 더욱이 정서적으로도 우울감이 심해져 힘든 일상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이번 사업 참여를 통해 같은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면서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평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방법도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에 강의를 직접 진행한 이건호 건양한의원장은 “사업을 진행하면서 처음에는 어르신들 앞에 서기가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어르신들을 만나는 시간이 기다려졌다”며 “올해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며, 내년에도 꼭 다시 만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유옹 회장은 “지난해 ‘고독사 예방 및 관리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것을 바탕으로 올해 보다 많은 주민센터와 함께 이번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직접 강의를 진행하면서 참여자와의 교감을 하고 있는데, 이번 사업이 많은 도움이 됐다는 말을 들을 때면 정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은 “앞으로도 1인 가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건강돌봄이 필요한 대상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건강돌봄사업 진행을 통해 1인 가구원들의 신체적·정서적 건강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사업으로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한의치료로 손목터널증후군 개선…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휴대폰, 마우스 사용으로 일상생활 속에서 수시로 손목 통증과 저림을 느끼는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손과 손목의 통증 및 저림 증상을 호소하며 한의의료기관을 내원해 치료받는 환자가 많으며, 특히 한의약적 치료에 대한 환자 선호도는 높은 편이다. 표준임상경로(Clinical Pathway)는 의료진이 환자에 대한 진료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진단이나 시술 등의 중재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시간 지연 및 자원 활용을 최소화하고 관리의 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된 최적의 경로를 말하는데, 박혜진 부산대한방병원 연구팀이 최근 손목터널증후군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을 기반으로 한의표준임상경로를 개발했다. 박혜진 부산대한방병원 연구팀은 예비 한의표준임상경로를 개발한 후 첫 번째로 전문가 집단의 타당도 검증을 받았으며, 이어 환자들의 한의표준임상경로 초안에 대한 요구도 및 만족도 검증을 거쳐 최종 버전을 확정했다. 확정된 손목터널증후군 한의표준임상경로는 최근 발행된 ‘한방재활의학과학회지’ 제33권 2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우선 실무진, 방법론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적 위원회를 구성하고, 임상 전문가들의 합의를 통해 한의표준임상경로 초안 중재 및 검토 항목을 결정했다. 횡축은 △외래 초진으로부터 치료 종료 시까지 △입원 초진으로부터 퇴원 후 외래 방문을 거쳐 치료 종료 시까지로 설정했으며, 종축은 △목표 △측정·관찰 △감별진단 △중등도 평가 △활동 △의뢰 △치료 △교육 △기타의 총 9개 영역으로 설정하는 등 개념적 준거 틀을 구성했다. 이와 함께 개념적 준거를 형성하고, 그에 맞춰 내용 타당도 검증을 위해 전문가 집단에 자문을 의뢰했다. 전문가 집단은 손목터널증후군 환자 관리에 직접 참여하거나 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한 자로서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침구의학과 전문의, 공중보건한의사 등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20인을 대상으로 선정했다. 전문가 타당도 설문 결과에서 각 기관별로 약간의 차이가 존재했는데, 한방병원 외래의 경우 한의표준임상경로 초안의 내용 전반적으로 중간값이 고르게 높게 나타났다. 반면 한의원 외래의 경우에는 초진시 지역 신경과 혹은 정형외과에의 진료 의뢰, 계통별 문진 및 망문문절 재평가 등의 항목에서 중간값이 다소 낮게 나타났다. 이에 연구팀은 “한방병원과는 달리 한의원에서의 한·양방 협진체계가 아직 자리잡지 않은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으며, 손이나 손목의 통증으로 한의원을 내원하는 환자들이 호소하는 증상의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응급하거나 중하지 않아서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 참여한 15명의 환자에게 임상경로 요구도 및 만족도 등에 대한 설문도 함께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한방병원, 한의원, 협진병원 외래에서 치료받은 환자 총 15명 중 14명의 만족도가 7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났다. 요구도의 경우 한방병원·한의원 외래로 치료받은 환자들 중 과반수가 물리치료의 추가 시행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협진병원 외래에서 치료받은 환자의 경우 75%가 침 치료의 추가 시행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다만 연구팀은 “모집 대상 환자 수가 각 기관별 5명으로 적었으며, COVID-19 상황으로 인해 공공의료기관의 환자 모집이 불가해 해당 기관에 대한 사례 수집을 하지 못했다”며 “또한 환자가 실제로 받은 치료에 대해서만 요구도 및 만족도 설문을 시행했기 때문에 통계처리 시 결측치가 많아 자료의 객관성이 다소 떨어지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한계를 밝혔다. 결론적으로 연구팀은 전문가 타당도 설문 및 환자 만족도 요구도 설문을 통한 임상타당도 검증 등의 과정을 거쳐 양질의 한의학적 치료를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한 한의표준임상경로를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한 손목터널증후군 한의표준임상경로는 치료기간 및 환자의 치료비 지출을 감소시킴으로써 치료 기간 지연 및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실제 임상 현장에서 한의사의 의사결정을 도와 양질의 한의학적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며 “또한 손의 감각 저하 및 근력 저하가 나타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신뢰도 및 이해도를 높여 향후 한의 의료기관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하고 국민 건강 및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502)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99년 3월21일 대한한의학회(이사장 박찬국)에서는 ‘한의학, 감기 이렇게 고쳤다’라는 제목으로 제3차 대한한의학회 학술세마나를 경희대 한의대 중경실에서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 자료집은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에 보관돼 있다. 당시 대한한의학회 박찬국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우리 한방의 경우 감기를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이미 2000여년 전부터 개발돼 전수돼 왔지만 후세인들이 관리를 잘못해 올바로 개발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어려운 암이나 중풍 같은 병도 감기로 인한 합병증으로 발생한다는 사실을 감안해볼 때 양방 치료술보다 앞서 개발된 우리 한방 치료술을 좀 더 연구개발해 감기뿐만 아니라 불치병을 미리 치료하는 데도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2부에서 논문 발표가 이어졌다. 이형구(경희대 한방병원 5내과)의 「감기에 대한 임상적 관찰」, 허부(경남 진해 동화한의원 원장)의 「보험제제를 활용한 소아감기 치료–임상치험례」, 손숙영(장생한의원 원장)의 「유행성 독감의 한방치료–임상치험례를 중심으로」 등이다. 이형구 교수의 논문은 1998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간 내원한 감기환자 76례를 임상적 관찰을 하여 통계적 기법으로 객관적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여성(72%)이 남성보다 많았고, 연령별로 30대(26.4%)가 가장 많았으며, 20대에서 60대까지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였다. 계절적으로 봄(36.1%)에 가장 호발했으며, 겨울을 제외한 기타 계절에도 호발했다. 감기에 걸린 후 본원 폐계내과로 내원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대부분(66.7%)이 1주일 이후였다. 내원 당시의 주소증의 빈도는 咳症(30.2%)이 가장 많은 증례를 보였다. 호흡기와 관련된 과거의 병력을 가진 환자 중 알러지성 비염(23.8%)이 가장 많았다. 외래 통원치료 기간은 2주일 이내(69.4%)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외래환자를 변증해 보면 風熱型(84.7%)이 가장 많았다. 치료에 사용된 처방의 빈도를 살펴보면 加味鎭咳湯(26%)이 가장 많이 사용됐다. 내원한 환자 중 치료경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환자들 중 호전된 경우와 약간 호전된 경우를 합해 총 70.8%의 치료율을 보였다. 허부의 논문에서는 1998년 12월 1개월 동안 본원에 내원한 소아환자를 대상으로 가미소요산, 갈근탕, 갈근해기탕, 구미강활탕, 궁하탕, 보중익기탕, 불환금정기산, 삼소음, 소시호탕, 소청룡탕, 자음강화탕, 향사평위산, 형개연교탕 등 처방을 투여한 횟수를 조사하고 투여 처방에 대해 고찰했다. 손숙영의 논문에서는 독감의 예방원칙과 치료법을 제시한 후 본인의 치료경험 4례를 구체적으로 주증, 처방, 결과의 순서로 서술하고 있다. 3부에서는 이진용(경희대 한방병원 소아과)의 「소아 감기에 대한 임상적 연구」, 박동일(동의대 한방병원 5내과)의 「삼소음 Extract의 감기 치료에 대한 임상적 고찰」, 양인철(명인한의원)의 「외치요법을 활용한 감기, 비강질환의 치험례에 대한 임상보고」, 장규태(동국대 분당한방병원 소아과)의 「소아 외감발열에 대한 가감시평탕의 효과」 등이다. 이진용의 논문에서는 1999년 1월1일부터 2월12일까지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소아과에 감기로 내원한 남아 46명, 여아 35명을 대상으로 자체 설문지를 통해 환아의 성비, 연령 분포, 임상증상, 합병증, 감기 이환빈도, 계절, 증상 지속 기간, 치료기간, 한약 복용 여부, 거주 환경, 양육 방법, 알레르기 여부, 처방 빈도 등을 조사해 통계적 방법으로 연구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박동일의 연구는 1998년 3월1일부터 10월30일까지 동의대 한방병원 5내과에 내원한 환자 중 삼소음Extrct를 투여한 135례를 조사대상으로 하여 남녀성별 및 연령 분포, 자각증상, 투여기간, 치료효과, 자각증상 호전도 등으로 통계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양인철의 연구는 외치료법을 활용한 치험례에 대한 임상보고이다. 장규태의 연구는 1998년 9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동국대 분당한방병원 소아과에 내원한 감기 초기증상으로 발열을 동반해 가감시평탕이 투여된 환자 가운데 전화로 확인하거나 2회 이상 내원해 경과 관찰이 가능했던 97명을 연구대상으로 환자의 특성을 분석한 것이다.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25김민준 동국대학교 한의학과 3학년 [편집자주]본란에서는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소속 학생들에게 학업 및 대학 생활의 이야기를 듣는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를 게재한다. 경혈학 연구실에 대한 관심 경주에서 한의대 생활을 할 때만 해도 연구를 하거나 논문을 쓰는 것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고, 관련해서 사실 잘 들어보지도 못했다. 그랬던 필자가 연구실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일산에 올라와서부터다. 경주에서 한의대 3년의 생활을 마치고 일산에 올라와서 방을 구하기 위해 우연히 친한 선배 집에서 하루 자게 됐다. 그 당시 일산에 올라왔으니 스스로 ‘이제는 새로운 경험을 해보자’며 이런저런 활동을 찾아봤었고, 특히 ‘연구’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그 선배가 경혈학 연구교실에서 활동 중이라 저녁 내내 연구실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어떤 연구를 해야 하는 건지도 몰랐고, 교수님에 대해서도 아예 몰랐으며 당연히 연구실 분위기도 알지 못했다. 궁금한 것이 많았기에 연구실에 관한 이야기를 몇 시간에 걸쳐 들었다. 그 선배는 컴퓨터 책상 앞에 앉은 채로 논문을 보면서 얘기를 했는데, 영어로 된 논문을 술술 읽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다. 그 선배에게 들었던 내용을 요약하자면 ‘정말 친절하고 재밌는 교수님과 즐거운 연구실 분위기, 그리고 연구할 때만큼은 모두 진심인 곳’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경혈학교실은 실험 보조 위주로 하는 경주 연구 장학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다행히도 필자는 평소 침에 관심이 있었기에, ‘경혈학’이라는 교실이 친숙하게 다가왔고 그렇게 선배의 조언을 받은 채로 연구실에 지원하게 됐다. 학부생 연구원으로서의 첫 과제 간략한 면담을 거치고 연구실의 일원이 됐다. 김승남 교수님께서 읽어보라고 주신 논문들이 학기 중의 첫 과제였다. 평소 영어를 싫어하던 필자는 수능을 마친 뒤 영어를 더 이상 보지 않아도 된다는 기쁨을 가진 채로 살고 있었다. 사실 지금 생각해 보면 연구를 하거나 논문을 쓰기 위해서는 당연히 다른 논문들을 많이 읽어봐야 하는데, 당시에는 많이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영어 자체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었기에 논문 읽기는 매우 어려웠고, 나름 한 줄씩 해석하면서 키워드를 정리해 봤지만,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 수업이 끝나고 저녁에 집에 와서 논문을 읽었는데, 논문 한 편을 읽는데 최소 2∼3일, 많게는 5일까지 걸렸다. 그런데도 이왕 시작한 일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논문에 쓰인 용어들과 친숙해지는 시간을 가졌고, 지금 생각해 보면 헛된 시간이 아니었다. 물론 교수님께서 주신 논문들을 읽어보긴 했지만 어려워서 읽는데 의욕이 점점 떨어지고 당장 필자가 할 수 있는 주제가 뭐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으며 의사소통을 중요시하는 교수님과는 다르게 필자는 평소 메일을 잘 보지 않았기에 많이 잘릴 뻔 했었다. 첫 방학 학부생 연구원으로서 첫 방학을 맞이하고 거의 방학 내내 등교하면서 노트북을 켰다. 일단 연구에 대해 잘 모르기에 가서 오래 앉아있기라도 하자는 생각에 아침부터 등교해서 저녁까지 내내 학교에 있었다. 교수님과의 오랜 상담 끝에 Review 논문을 써보기로 했으며, 그 주제는 평소 필자가 관심이 있던 소화계통 질환에 대해 쓰기로 했다. 처음에는 막막해서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 경혈학교실에서 선배들이 썼던 논문을 열심히 읽어봤다. 물론 주제는 달랐으나 어떤 내용이 들어가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는지 등을 공부할 수 있었다. 한 주제에 대해 그렇게 많은 논문이 있는지 몰랐고, 필자가 생각한 주제와 맞지 않는 논문들을 열심히 제외하는 데에만 며칠이 걸렸던 것 같다. 여름방학 때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Quality assessment’를 작성하기 위해 논문들을 세심하게 읽어본 것이다. 정해진 기준에 따라서 논문들을 평가하는데, 용어도 낯설고 기준에 따라 논문을 읽기 위해선 하나하나 자세히 읽어봐야 해서 시간이 가장 오래 걸렸었다. 이때가 방학 때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지만 경혈학교실만의 분위기가 논문 작성을 하는데 지치지 않도록 큰 도움을 줬다. 연구실에 계신 교수님들과 고희재 박사님, 이세리 대학원생의 논문에 대한 아낌없는 조언 및 격려 덕분에 끝까지 놓지 않을 수 있었다. 추가로 이런 조언과 격려 외에도 방학 때 거의 매일 등교하면서 이쪽 분야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의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듣다 보니 연구실에서는 무엇을 하고 어떤 실험을 하는지 등을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평소 한의대생들만 만나다 보니 세상을 좁게 봤었다는 반성도 했었다. 논문의 완성 2학기엔 크게 활동하지 않고, 겨울방학이 돼서 활동을 재개했다. 겨울부터 논문 작성을 시작했는데, 처음 논문을 써서 그런지 상당히 어려웠다. 일반적인 영어 문장이 아니라 논문에서 자주 사용되는 단어를 써야 하는 것에 괴리감이 컸으며, 글을 쓰는 행위가 오랜만이라 어색했다. 완성이 가까워졌다고 생각했을 때마다 오히려 교수님과의 면담을 통해 수정할 것은 늘어갔다. 나름으로 열심히 수정했다고 생각했지만 계속 진전이 없어서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시기였다. 이세리 대학원생과의 회의를 통해 논문을 차차 완성할 수 있었다. 이렇듯 혼자만의 힘으로는 해낼 수 없었다고 생각하며, 주위 사람들의 도움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호기심과 새로운 경험을 위해 연구를 시작했고 중간 과정은 생각보다 힘들었으나 완성된 논문을 보니 보람이 있었다. 단순히 논문을 끝냈다는 생각보다는 무엇인가 맡은 일을 꾸준히 해서 성공했다는 것에 뿌듯했다. 경혈학 연구교실 동국대는 학부생이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프로그램이 잘 짜여져 있으며, 특히 경혈학 연구교실은 자율성을 중요시하는 연구실 생활이니만큼 방학 때 각자 시간 맞춰 등교해 자신이 원하는 주제와 관련 논문을 찾고, 주제를 깊이 생각해 보며 교수님과 의사소통을 통해 연구하는 곳이다. 단순히 논문을 검색하는 능력이 높아지고 잘 읽게 되는 정도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연구활동을 통해 성실함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었고 다양한 각도로 생각할 수 있던 경험이었다. 마치며 보통 한의학도들에게는 학부생 연구원 혹은 연구장학과 같은 단어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며 필자 또한 그랬었다. 게다가 한의대생은 그 미래를 한의사라는 하나의 길로 한정 지어 생각하기 쉽다. 물론 한의학 공부도 중요하지만, 공부는 학생 때 말고도 쉽게 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뿐만 아니라 한의학의 길은 다양하다. 한의대생에게 당연히 한의대를 왔으니 한의사가 될 것이라는 생각만 하지 말고 연구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활동을 접해보면서 안목을 기르라고 말하고 싶다. 물론 필자도 아직 한의학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한 것은 아니지만, 이런 소중한 경험을 같은 한의대생들에게 알림으로써 생각하지 못했던 분야가 있을 수 있으며 일단 도전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공유하고 싶다. -
“한의학의 정수 ‘辨證論治’, 八綱의 진단표준과 용도 확립”지규용 교수 동의대 한의과대학 한국한의약진흥원(원장 정창현)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단장 이준혁)에서 지원·개발한 ‘팔강변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최근 발간됐다. 팔강변증(八綱辨證)은 ‘내경’과 ‘상한론’으로부터 17세기 청과 조선에 이르기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 완성됐으며, 현재 국제질병분류체계(ICD-11, U Code) 및 국내 한의질병분류(KCD-8)에도 수록된 진단이론이다. 팔강은 인체 모든 상태 분류의 기초로서, 정확한 팔강 진단은 치료중재 원리와 수단을 결정할뿐 아니라 치료성과에도 직결된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팔강증후(證候) 진단은 환자 임상증상에 대한 의사의 감각적인 판단에 의존하기 때문에 주관적이라는 문제가 있다. 이에 팔강증후를 객관적으로 판별할 수 있는 지표 근거와 도구를 수립하고 팔강변증의 임상적 유의성 근거를 확립하고자 팔강변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하게 됐다. 팔강변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에 근거해 핵심질문 설정, 문헌검색 및 평가, 한의 전문가 델파이합의를 통한 권고안 도출 순으로 개발됐으며, 한의병리학회의 승인 및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단 총괄조정위원회의 추인으로 방법론적·임상적·기술적 타당성 등을 인정받았다. 이 지침은 현장 요구사항을 반영하기 위해 팔강을 구성하는 음양표리한열허실(陰陽表裏寒熱虛實)의 8가지 변증 개념과 용도를 구별하고 증후(症候) 표기 원칙을 제안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고전에 근거한 전문가 합의를 통해 한증 14개, 열증 15개, 표증과 반표반리증(半表半裏證) 각 7개 등 총 팔강9증(證)의 변증지표가 선정됐다. 진단도구에 있어서는 한열·허실설문지, 복진기기의 사용을 문헌평가에 근거해 권고했으며, 맥진기와 설진기 사용 및 팔강변증 활용은 전문가 합의로 권고했다. 또한 이 지침에서는 그동안 중복되고 용도가 모호했던 음양증의 의미를 한열증 및 허실증과 구별해 독자적인 정의를 제안하고 용도를 세 가지로 나눠 증후지표와 임상경로를 제시했다. 마찬가지로 한열변증과 허실변증의 정의를 생리학적 개념과 함께 제시해 임상시험에서의 증후측정을 위한 이론적 근거 및 증형(證型) 변별논리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팔강변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개발한 연구팀의 세밀한 의도는 ‘진단과 평가’ 부분에 반영되어 있으므로 반드시 권고안과 함께 분석돼야 한다. 팔강변증은 특성상 외감(外感)과 내상병(內傷病)의 미병(未病)부터 말증(末證)까지, 질환(illness)이나 질병(disease)의 전 기간에 걸쳐 실조(失調)와 성쇠 상태를 감별하는 것이다. 질환별 진료지침에서 변증 분류 및 치법 결정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임상의뿐만 아니라 진료지침 관련 연구자의 관심과 임상자료 피드백에 의한 지속적인 개선작업이 필요하다. 아울러 향후 상세한 팔강복합변증 분류표준과 진단을 위한 측정, 검사 및 평가지표를 생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논리적 일관성을 갖춘 정량 데이터를 고도화하는 연구가 요구된다. 이를 통해 근거중심의학으로서 한의학의 위상도 제고될 수 있을 것이다. ‘팔강변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전자 파일과 홍보용 리플릿, 인포그래픽 등은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www.nikom.or.kr/nckm)에서 무료로 내려받아 활용할 수 있으며, 현장 임상의는 물론 일반 국민의 한의 접근성 향상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
정부, “임신·출산의료비 바우처 대폭 확대”정부가 임신·출산의료비 바우처를 대폭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난임‧다둥이 맞춤형 지원대책’을 27일 발표했다. ‘난임‧다둥이 맞춤형 지원대책’은 난임‧다둥이 가정의 임신‧출산‧양육 부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중점과제 4개, 임신‧출산‧양육 지원과제 8개 등으로 구성돼 있다. 중점과제 첫 번째로는 임신‧출산의료비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 임신‧출산 진료비 바우처는 태아 한 명을 임신한 경우 100만 원, 다둥이를 임신한 경우 일괄 140만 원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다둥이 임신의 경우 의료비 지출이 늘어나는 현실을 반영하여 다둥이 임신에 대해 바우처 지원 금액을 태아 당 100만 원씩으로 확대한다. 만약 네쌍둥이를 임신한 경우 현재는 쌍둥이와 동일하게 140만 원을 지원받지만, 앞으로는 400만 원을 지원받게 된다. 두 번째로는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확대한다. 현재 임신으로 근로시간 단축 신청(임금 감소 없이 하루 2시간 이내)은 임신 3개월(12주) 이내 혹은 임신 9개월(36주) 이후에만 가능하다. 하지만 다둥이 임산부는 임신 9개월 이전 조산하는 경우가 많아 제도의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조산 위험으로부터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시간 단축을 신청할 수 있는 기간을 임신 3개월(12주) 이내 혹은 8개월(32주) 이후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한다. 또한 세쌍둥이 이상을 임신한 임산부는 평균 출산 시기(평균 32.9주 출산)를 고려하여 임신 7개월(28주) 이후부터 근로시간 단축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한다. 세 번째로는 다둥이를 출산한 임산부의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확대한다. 현재는 다둥이를 출산한 임산부와 한 명을 출산한 임산부의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은 10일로 같았으나, 다둥이를 출산한 임산부는 더 오랜 회복 기간이 필요함을 고려하여 배우자가 충분히 출산 후 휴식을 지원할 수 있도록 다둥이 출산의 경우 배우자 출산휴가 기간을 15일(주말 포함 최대 21일)로 확대하는 내용으로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다. 또한 고용보험에서 중소기업(우선지원 대상기업)에 지원되는 배우자 출산휴가 급여가 5일분에 한정되어 기업에 부담이 크고, 이에 따라 배우자가 출산한 경우에도 휴가를 신청하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고용보험법’을 개정하여 지원기간을 10일로 확대한다. 네 번째로는 다둥이 가정에 대한 산후조리 도우미 지원을 확대한다. 현재 산모‧신생아 도우미 지원은 돌봄 난이도가 높은 세쌍둥이 이상 가정에도 도우미를 최대 2명까지 최대 25일간만 지원하고 있다. 또한 미숙아의 경우 퇴원일로부터 60일, 출산일로부터 120일 이내에만 도우미 지원이 가능하여 120일 이상 장기 입원한 미숙아는 제도를 이용할 수 없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24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별로 상황에 맞게 세쌍둥이 이상 다둥이 가정에 대한 도우미 지원 인원과 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한다. 우선 지원기간은 세쌍둥이 이상 가정에 대해 최대 40일로 확대하고, 지원인력도 신생아 수에 맞춰 세쌍둥이는 3명, 네쌍둥이는 4명의 도우미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만약 공간적인 한계 등으로 세쌍둥이 가정에서 도우미 인력을 2명만 요청하는 경우 도우미 인력의 업무량 및 난이도를 고려하여 수당을 25%까지 높여 지급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번 대책은 임신 준비과정부터 △임신‧출산 과정 및 영아의 건강관리 △출산 후 양육 지원까지 모든(全) 과정에 대한 지원 대책도 포함하고 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 등에 대해 필수 가임력 검사비용을 지원한다. 결혼을 늦게 하는 경향이 심화되면서 난임 인구는 증가하고 있으나, 임신 계획이나 가임력에 대한 인식은 부족하여 임신 준비 단계부터 건강한 임신을 준비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2024년부터 임신을 준비 중인 부부 등에 대해 필수 가임력(생식건강) 검진비를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2025년에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여성에게는 △난소기능 검사 △부인과 초음파 등 검사에 최대 10만 원까지, 남성에게는 △정액검사 등 검사에 최대 5만 원을 지원하게 된다. 난임 시술비 지원도 강화한다. 현재 난임시술비 지원은 지방에 이양된 사업으로 시‧도에 따라 일부 소득계층에게만 시술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일부 지역에서는 난임부부가 임신‧출산을 희망하여 시험관‧인공수정 등 난임 시술을 받을 때 과도한 비용부담을 하고 있으며, 지역에 따른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전국 어디서나 난임에 소요되는 비용에 대해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와 협의하여 난임시술비 지원의 소득기준 폐지를 추진한다. 냉동난자 활용한 보조생식술 비용도 지원한다. 임신‧출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가임력을 보존하기 위해 난자를 냉동하는 시술이 증가하는 추세이나 냉동한 난자를 활용한 임신 시도에 대한 지원은 부재한 상황이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임력 보존 목적으로 냉동한 난자를 실제로 임신을 위해 사용하는 경우 보조생식술 비용 중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임산부가 태아 검진시간을 적절히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 ‘모자보건법’에서는 다둥이 임산부는 기준에 따른 ‘임산부 주기별 건강검진 횟수’를 초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일부 사업체에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검진 횟수를 인정하고 있다. 예컨대 다둥이 임산부는 조산하는 경우가 많아 33주부터 매주 태아검진 시간을 받을 필요성이 있는데, 현장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에 정부는 임산부가 태아검진 시간을 받는데 필요한 시간을 사업주에게 요구하는 경우 사업주는 이를 허용할 수 있도록 ‘모성보호 알리미 서비스’ 등을 통해 행정지도를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는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를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에만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고위험 임신 질환은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모든 가정에 경제적 부담을 주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2024년부터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지원에 대한 소득기준을 폐지한다. 미숙아와 선천성 이상아 등에 대한 의료비 지원을 강화한다. 현재 미숙아·선천성 이상아 의료비 지원과 난청검사‧보청기 지원은 기준 중위소득 180% 이하 가구에만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24년부터 가구의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의료비 등을 지원하고, 선천성이상아 의료비 지원기한도 1년 4개월에서 2년으로 확대한다. 미숙아 지속관리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한다. 현재 6개 지역(서울, 부산, 광주, 인천, 대구, 경기남부(수원))에서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을 퇴원한 미숙아에게 전문인력(간호사)을 배정하여 건강상담 및 영아발달을 추적관리 하는 ‘미숙아 지속관리 시범사업’을 제공하고 있으나 정부는 2026년까지 해당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이돌봄서비스 지원을 확대한다. 다둥이·다자녀 가구는 부모 외 돌봄 인력이 꼭 필요하나 아이돌보미 지원은 소득수준에 따라 정부지원 수준이 제한되어 다둥이 가구의 비용부담 완화에 한계가 있다. 정부는 이러한 다둥이 가정의 부담을 덜기 위해 2024년부터 다자녀 가구에 대한 비용부담 경감을 위해 정부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간 단태아 중심으로 제도가 설계되어 있었으나, 난임부부가 증가하고 다둥이 출산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하여 다둥이 가정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지원체계를 마련했다”면서 “이번 대책을 시작으로 저출산을 완화하기 위해 임신‧출산을 희망하는 부부들에게 체감도 높은 정책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
"한의학으로 한국이 우주의학에 우뚝 설 수 있도록"전유전 만년설한의원장 [편집자주] 지난 6월 여수에서 열린 '제1회 우주학술대회'에서 전유전 만년설한의원장은 '체액순환에 기반한 한의학으로 우주의학에 새로운 비전 제시'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본란에서는 전유전 원장에게 우주 및 우주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우주학술대회에서 발제했다. 우주와 우주의학에 대한 꿈을 간직하고 있다가 27년 만에 드디어 첫발을 내딛게 돼 감격스럽고, 학술대회장에서 발표까지 진행한 것이 꿈만 같다. 하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많다. 한의학적 아이디어로 우주의학에 공헌할 수 있는 부분은 산재해 있는데, 일개 로컬 원장으로서 어떻게 연구의 길을 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난관이다. 때문에 관련 연구를 함께 진행할 파트너 또는 후원자를 빠른 시일 내로 만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Q. 우주학술대회란? 1964년부터 한국항공우주학회가 창단돼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독자적 발사체 개발의 성과를 이뤄냈다. 우주로의 도약을 한층 가속화하기 위해 올해 제1회 우주학술대회가 열리게 됐고, 학·연·군·관 등 우주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이나 기관의 연구원들이 다양한 연구정보를 교환하고, 국가 우주기술 개발과 산업 발전 전략에 대해 토론하고 협의하는 행사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1000명 가까이 되는 참가자들과 함께 △우주탐사 △우주임무활용 △기반공학 △우주인문사회 등의 여러 분야에서 총 345편의 논문이 발표됐으며, 국내 과학계에서는 상당히 큰 규모의 학술대회로, 향후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우주 및 우주의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어려서부터 과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고, 고등학교 때는 우주소년단장으로 활동했었다. 망원경을 통해 별을 보면서 항공우주공학의 길을 꿈꿨지만, 대학을 진학할 때 부모님의 압력에 못 이겨 한의과대학에 입학하게 됐고, 때문에 예과 때는 방황도 했었다. 하지만 본과 1학년 어느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각자 꿈을 적어보라고 하신 일이 있었고, 그때부터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연구해 우주의학에 응용해서 NASA에서 일하는 과학자가 돼보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 아직도 그때가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러다 2006년 국내에서 우주인 선발대회가 열리고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해 당당히 도전해서 1차 합격자 245명 안에 들게 됐다. 자본도 기술도 부족한 우리나라지만 미국, 유럽, 러시아에는 없는 한의학으로 우주의학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는 한의사가 꼭 우주인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당시 우주인으로 선발되지는 못했다. 이후로도 대회 1차 합격자 245명과 꾸준히 교류하면서 우주에 대한 꿈을 꼭 붙들고 있었으며, 지금과 같이 성장하라고 그 당시 우주인으로 뽑히지 않았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Q. 한의학이 우주의학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NASA에서 규정한 우주비행이 인간에게 주는 위험요소는 △방사선 △고립과 갇힘 △지구와 떨어짐 △마이크로 중력 △폐쇄된 환경으로 총 5가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마이크로 중력에 초점을 맞춰 발표를 진행했다. 근육과 골 감소, 멀미, 두통, 뇌의 변화, 뇌회색질위축, 혈액순환 저하, 부종, 심장부담, 소화장애, 방광폐색, 충수폐색, 피부건조, 불면증, 우울감, 불안감, 스트레스호르몬 상승, 면역이상, 암 발생 확률 증가 등 이 모든 변화들은 노화에 따른 변화와 대동소이하지만, 우주에서의 변화가 지구에서의 노화와 다른 점은 진행속도가 빠르다는 것이다. 이에 우주에서 받게 되는 인체의 변화를 'rapid aging'이라고 명명했다. 한의학은 노화에 따른 인체의 변화를 아주 훌륭하게 치료해온 의학이다. 근육과 골 감소, 부종의 경우 황기나 방기가 떠오르며, 몸이 노화함에 따라 척추관협착증으로 하체 근육과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통증과 불편을 호소하는 많은 환자들이 황기나 방기제를 복용하면서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림프순환을 증가시키는 한약들로 멀미를 감소시키며, 뇌의 열을 낮춰 두통을 치료하고, 호르몬 생성을 향상시켜 면역을 향상시키는 한약 치료들은 이미 오랫동안 훌륭하게 시행돼 왔다. 이와 함께 불면증, 우울증, 불안장애 등의 정신과 영역에서도 한약이 우수한 효과를 내고 있으며, 수면의 안정화는 다른 많은 증상들의 개선을 도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최근에 제가 뇌과학과 호흡 연구를 통해 밝혀낸 코호흡(부비동)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바로 코호흡을 통해 부비동으로 들어온 공기 순환이 뇌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식혀주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같은 질환을 가지고 있더라도 코호흡(부비동)의 기능이 위축된 환자들은 예후가 훨씬 좋지 않으며, 위축이 오래된 환자들은 그 증상이 매우 심각하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부비동의 기능을 활성화해주는 치료뿐만 아니라 뇌의 열을 냉각시켜주는 치료는 우주의학의 근간으로 삼을 만큼 중요한 의의를 가질 것이며, 노화 의학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부비동의 기능과 뇌의 상관관계를 밝힐 수 있는 연구들을 수행하고 싶으며, 한의학을 통해 한국의 우주의학이 도약하는 큰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 또한 우주의학에 적용한다는 것은 곧 노화의학에 적용되는 것이기에 관련 연구를 지속해 온 인류의 건강에 기여하고 싶다. Q. 한의약 발전을 위해 조언한다면? 보다 큰 비전을 갖고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기본이 돼야 하는데, 그 기본이 한의학 용어들을 현대의학적 용어로 변화해서 사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판만 두드릴 줄 아는 사람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을 따라갈 수는 없다.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그 프로그램들은 어마어마한 일들을 수행한다. 우리 한의학도 음양오행·기혈허실과 같은 용어에만 더 이상 얽매여 있지 말고 현대인다운 한의학을 운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저는 한방 같은 거 안 믿는다고요”김은혜 경희대학교 산단 연구원 (전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임상교수) <선생님, 이제 그만 저 좀 포기해 주세요> 저자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한의사로서의 직분 수행과 더불어 한의약의 선한 영향력을 넓히고자 꾸준히 저술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혜 경희대 산단 연구원의 글을 소개한다. 진료실에서 다음으로 들어올 환자를 기다리는데 불쑥 노부부가 얼굴을 비추며 말했다. “곧 저희 아들이 올 건데, 조금 완강한 모습을 보여도 이해 부탁드립니다.” 완강하다는 말을 이해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스테이션에서 들리는 큰소리 때문이었다. “어머니! 저는 한방 같은 거 안 믿는다고요! 또! 또! 저를 속여서 데리고 오신 거예요?” 노부부는 거부감을 강하게 내비치는 아들을 진정시키며 뭐라 설득하고 있는 듯했지만, 어르신들의 작은 목소리까지는 나에게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대화의 결론이 부모가 원하는 대로 되지는 않은 게 분명한 것이, 몇 분 뒤 스테이션을 박차고 쿵쿵 나가는 아들의 걸음 소리는 확실히 들렸다. 결국 진료실에 둘이서만 들어온 부모의 말로는, 항암 치료도 안 하겠다는 아들을 속여서 대체요법을 하는 몇몇 병원으로 데리고 갔던 것이 아들에게 상처로 남은 것 같다고 했다. 끝까지 아들을 감싸며 당신들의 탓이었노라 말하는 부모의 모습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부모는 우리 병원에서 하던 연구의 홍보 글을 우연히 보고 방문했다고 했다. 생애 첫 항암 치료가 예정되어 있는 4기 췌장암 환자에게 항암 치료 일정에 맞춰 같이 복용하는 한약을 제공하는 연구였다. 노부부는 아들이 4기 췌장암을 진단받은 지는 몇 주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예후가 가장 좋지 않아서, 치료받지 않는 4기 췌장암 환자의 평균수명은 6개월 이내로 알려져 있다. 그나마 의학의 발전으로 항암 치료를 받게 되면 그 기간은 13개월 정도로 늘어난다. 하지만 30대 창창한 나이의 아들을 설득하기에 13개월이라는 시간은 여전히 너무 짧았다. 부모는 항암 치료를 하지 않아도 연구에서 사용하는 한약을 받아 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나는 드릴 수는 있지만 항암 치료 없이 한약만 드시는 건 솔직히 기대하시는 효과가 거의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친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며 끝내 6개월 치 약을 받아 갔다. 나는 모친의 요청에 맞춰 약 처방을 하면서, 곧 노부부에게 수납 설명을 할 간호사 선생님이 볼 수 있도록 기록을 한 줄 더 남겼다. ‘약 다 못 드시고 남으면 환불 가능하다고 꼭 설명 부탁드립니다.’ “너 살려 보겠다고 받았던 약이다” 지금부터는 최근의 이야기다. 며칠 전이었다. 진료실 밖에서 남자와 간호사 선생님이 나누는 대화가 어딘가 익숙하게 들렸다. “예전에 연구 글 보고 부모님이랑 왔다가 조금…… 소란 피우고 나갔던 환자인데요. 혹시 그때 어머니랑 말씀 나누신 선생님 아직 계시나요?” 거의 일 년 만이었다. 다시는 오지 않을 것처럼 소리를 지르고 나간 아들은 일 년 만에 완전히 달라진 말투로 나를 찾고 있었다. 스테이션으로 나가서 얼굴을 보이자 환자는 나를 알아보며 말했다. “저번에 어머니께 주셨던 그 연구 약, 지금도 더 받을 수 있나요? 며칠 전부터 항암 치료를 시작했는데…….” 일 년 사이에 많은 심경의 변화가 있었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모친이 돌아가셨다. 방구석에 틀어박혀서 죽을 날만 기다리던 아들은, 어느 날 모친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서 정신을 번쩍 차렸다. 갑자기 쓰러지신 건 오래전부터 있던 지병의 악화가 원인이었고, 이미 몸과 마음이 노쇠해져 있던 어머니는 결국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며칠 지나지 않아 돌아가셨다고 한다. 유품을 정리하던 중에 부친이 본인 앞에 한약 봉투 하나를 툭 던지며 말했다. “자, 너희 엄마가 너 살려 보겠다고 받았던 약이다.” 그제야 아들의 머릿속에는 “자기의 마음도 모르고 치료에만 집착한다”며 흘려들었던 모친의 말들이 하나씩 떠올랐다. 너무 늦게 정신이 든 자신이 한심해서 차라리 따라 죽고 싶은 심경이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마음을 몰라준 것이 너무나도 죄스러웠다고 한다. 아니, 어머니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오롯이 아들만을 위한 것이었음을, 그때에도 사실은 알고 있었음에도 귀를 닫고 눈을 가리며 그녀를 밀쳤던 것이 너무 죄스럽다고 말했다. 돌아가신 엄마의 발자취를 쫓고 있었다 “자식이 할 수 있는 최악의 불효가 부모보다 먼저 죽는 거라고 하잖아요. 근데 아니더라고요. 어머니는 그 불효한 자식을 끝까지 살려주려 하셨어요. 그런 어머니를 어떻게 보면 제가 죽음으로 내몬 것 같아서, 그런 제가 최악의 아들이에요. 진짜 따라 죽을까 생각했는데 아버지도 계시고…… 이제는 어떻게든 이 췌장암에서 살아남는 것만이 어머니께 용서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일 것 같아요.” 비집고 나오는 눈물을 끊임없이 훔치며 하는 아들의 말이었다. 약을 처방받으러 왔다지만, 사실 아들은 돌아가신 엄마의 발자취를 쫓고 있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환자는 6개월 뒤 예약을 잡고 떠났다. 그때에도 얼굴을, 이왕이면 이제는 죄책감에서 조금은 벗어난 얼굴을 볼 수 있길 기도해 본다. -
“스포츠한의학의 치료효과에 매료된 선수·임원들 많아져”전재천 스포츠한의학회 교육위원 (올바른한의원장) [편집자주] 대한스포츠한의학회에서는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2023 세계태권도연맹 월드그랑프리 챌린지 대회’에서 한의진료실을 운영, 전 세계 태권도인들을 대상으로 한의치료의 우수성을 널리 알렸다. 본란에서는 이번 한의진료에 참여한 전재천 스포츠한의학회 교육위원(올바른한의원)으로부터 참여하게 된 계기 및 스포츠한의학의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한의의료 지원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평소 스포츠한의학에 관심을 가지고 스포츠한의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역 내 선수 및 유망주 등을 진료하며, 치료를 통해 부상이 회복되고, 기량이 높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고 있다. 한의약진료가 스포츠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을 느끼고 있지만, 아직까지 스포츠한의학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많은 선수들이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을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이번 의무 지원을 통해 보다 많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고, 스포츠한의학의 이점에 대해 알리고 싶은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 Q. 참여 전 미리 준비한 부분은? 태권도 종목 특성상 하지부 손상이 많다는 것을 논문을 통해 참고하여 진료를 준비했으며, 스포츠한의학회 팀닥터프로그램 자료에서 스포츠손상에 대한 침·추나·밸런스테이핑 등의 치료 자료들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또한 선수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진료실 영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틈틈이 공부하고 연습을 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대한한의사협회에서 최근 진행한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예비교육에서의 한의사 의무지원 사전교육 자료가 많은 도움이 됐다. Q. 진료에 참여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는지? 한의진료실에서는 선수들은 물론 코치진, 운영진 그리고 자원봉사팀을 대상으로 침·추나·밸런스테이핑 치료를 활용한 진료를 실시했다. 어려웠던 점은 현장에서 진료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했지만 전문적인 치료공간이 아니다 보니 치료받는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현대한의학에는 침·추나·테이핑 치료말고도 다양하고 좋은 한의학 치료기술이 있는데, 현실적인 여건상 활용하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다. 점차적으로 스포츠한의학이 전파되고, 다양한 한의학의 치료기술들이 보편화되면 다른 치료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Q. 치료받은 외국선수들의 반응은? 침 치료효과에 대한 논문이 세계적으로 많이 발표됐고, 침 치료가 전 세계적으로 많이 전파됐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외국인 선수들에게는 생소한 진료일 것이다. 그러나 한번 경험해본 선수들은 그 뛰어난 효과를 알기 때문에 계속 치료를 받기를 원하는데, 경험해보지 않은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다보니 쉽게 접근하기 어려워 하는 것 같다. 침 치료를 경험하고 좋은 효과를 본 선수들이 점차 늘어난다면 조만간 많은 선수들이 침 치료를 포함한 한의진료를 많이 원할 것이다. Q. 진료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태권도하는 사람 중에 아는 사람이 없는데, 낯익은 사람이 진료실로 들어왔다. 그래서 ‘어디서 봤지?’하고 멍하니 있다가 보니 바로 대한민국 태권도 레전드 이대훈 선수(현재 한국 국가대표 코치)였다. 이대훈 선수는 “근육질환, 힘줄질환은 침 치료가 최고”라고 얘기하면서 평소에도 한의진료를 많이 받고 있고, 좋아한다고 했다. 무주에도 한의진료실이 있어 너무 반가워 진료를 받으러 왔다는 것이었다. 이후 진료를 받고 매우 만족스러워 하면서 갔던 기억이 가장 남는다. Q. 태권도 종목에서 한의치료의 장점이 있다면? 태권도 종목의 특성상 반복적으로 뛰며, 두발이 공중에 떠 있는 경우도 많아 낙상의 위험도 크다. 그렇다보니 반복적인 움직임으로 인한 근골격 조직의 만성적인 손상과 타박 및 염좌, 좌상 등의 급성적인 손상이 나타나기 쉽다. 이러한 다양한 조직 손상의 회복에 침, 약침, 한약, 추나, 부항, 뜸, 밸런스테이핑 등을 이용한 한의약적 치료는 빠르게 통증을 줄여주고, 치료기간을 단축시켜주는 장점이 있다. Q. 생활스포츠가 확대되면서 일반인들의 스포츠손상도 늘고 있다. 스포츠한의학의 장점은? 요즘은 생활스포츠 인구가 참으로 많은 것 같다. 특히 한국인의 특성은 생활스포츠를 즐기더라도 프로선수들처럼 열심히 하기 때문에 더 많이 다치는 경우도 있다. 스포츠 종목마다 동작에 따라, 주로 쓰는 근육에 따라 손상이 주로 나타나는 부분이 있고, 선수에 따라 사람마다 그 사람만의 약한 지점이 있기 때문에 많이 쓰는 부위, 약한 부위에 손상이 잘 발생하게 된다. 스포츠한의학은 각각의 스포츠 종목 특성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질병이 생기기 전에 선수의 근골격 상태, 신체균형 등을 미리 진찰해 질병이 잘 발생할 수 있는 부위를 예견하고, 다치지 않도록 예방치료를 할 수 있다. 또한 손상이 생겼을 때는 그 손상 부위 및 관련 부위에 대해 빠르게 치료를 도울 수 있다. 더불어 손상 회복기에도 한의학 치료 및 다양한 스포츠재활기법을 통해 재활을 도와 빠르게 정상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다. Q. 향후 스포츠한의학의 전망은? 스포츠한의학회에서는 평창동계올림픽, 인천아시안게임을 비롯해 여러 스포츠행사에 의무지원으로 참여, 한국 스포츠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나가고 있다. 시간이 지나며 행사가 거듭될수록 스포츠한의학 진료를 받으려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한번 받아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은 반복해서 치료를 원하고, 코치진이 치료효과에 놀라 담당선수들을 함께 데리고 와서 치료를 받게 하는 경우도 많다. 과거에 비해 여러 선수들, 코치진들, 운영진들이 스포츠한의학의 우수성에 대해 공감하는 바가 점점 늘어나고 있어 향후 보다 다양한 스포츠행사에서의 스포츠한의학 참여 가능성 및 위상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앞서 말한 것처럼 향후 스포츠한의학의 전망은 밝게 보인다. 스포츠를 사랑하고, 관심있는 한의사 회원이라면 스포츠한의학을 공부하고 연구해 앞으로 수많은 스포츠 선수들이 훌륭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스포츠손상이 생겼을 때 많은 선수들, 그리고 더 많은 사회체육인들도 한의학 진료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스포츠한의학의 좋은 효과를 느껴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
"가짜뉴스에 속지 않는 법… 계속 묻고 정보 찾아야"[편집자주] AKOM-TV에서는 인플루언서 한의사들을 비롯해 사회 각계각층의 유명인을 대상으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열다섯 번째 초대손님으로는 40년 가까이 기자와 앵커로서 언론인으로 활약한 권재홍 전 MBC플러스 대표를 초청해 가짜뉴스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전문기자를 꿈꾸는 한의사들에게 조언하고픈 말 등을 들어봤다. Q. 오랜 기간 언론인으로서 활약한 비결은? 기자와 앵커로서 오랜 기간 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시청자들이 좋아해주고 항상 격려해준 덕분이 아닌가 싶다. 언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제4의 권력'이라는 말도 많이 하지만, 그런 걸 떠나서 '언론이 건강하지 않으면 그 나라 사회는 건강하지 않다'라는 언론인으로서 일할 때부터 항상 지켜온 소신이 있다. 많은 국민들이 포털사이트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고 있지만 양질의 정보를 얻는 경로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 가운데 과연 어떤 것이 진실인가가 중요하고, 뉴스나 미디어에서도 좋은 뉴스, 정확한 정보를 골라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결국 그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이다. 때문에 기자나 앵커를 할 때 정확한 정보 전달을 하기 위해 나름대로 공부하고, 원칙을 지키고자 꾸준히 노력했다. Q. 취재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MBC에서 기자 초년생 때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었다. MBC를 1981년도에 입사했는데 당시 사장님께서 제 전공이 생물학이었기 때문에 전공을 살려 한국의 자연을 소재로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보자고 권유하셨다. 그 당시 제작한 다큐가 △한국의 야생화 △한국의 새 △한국의 나비 △꿀벌의 세계 등이었다. 1년 동안 취재해 1년에 한편씩 방송하는 시스템으로, 그 당시에는 굉장히 파격적인 제작방식이었고, 반응도 상당이 좋았다. 때문에 한국의 기자상, 방송 대상 등 여러 가지 상을 받게 된 기억이 있으며, 기자 초년생 때의 큰 자산이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다큐를 제작하면서 지금도 잊지 못하는 일화가 하나 있는데, 꿀벌의 세계를 제작할 때 벌의 생태를 취재하러 가서 벌에 쏘이지 않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발 밑을 잘 보호하지 못했다. 그래서 말벌한테 쏘이게 됐는데 그때 누군가 칼로 발을 확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그만 기절을 했다. 이후 저를 치료해주신 의사 선생님께 말벌 침이 발에 있는 동맥의 바로 옆으로 지나갔다면서 동맥을 뚫고 들어갔으면 목숨을 잃었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때 당시의 경험은 지금도 악몽을 꿀 정도로 큰 충격이었다. Q. 한의학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한의학에 큰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 2004년 워싱턴 특파원으로 갔을 때 워낙 기사가 많아 바쁜 와중에 갑자기 두통이 온 적이 있다. 진통제를 먹어도 낫질 않고, 하루에 두세 번씩 심한 통증이 왔는데 아는 분의 소개로 침 치료를 하시는 분을 만나게 됐다. 그분께서 혈액이 막혔다면서 죽은피를 빼주셨는데 그 이후 두통이 낫게 됐다. 그때 한의학이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고, 이후 제 부인도 두통으로 고생을 해서 침 치료를 받았는데 호전이 된 적이 있다. 한번은 우리를 치료해주신 분의 한의원에 현지 손님들이 많아서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두통을 낫게 해준다는 소문이 퍼져서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다는 말을 들었다. 그 말을 듣고 이게 한의학의 힘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Q. 가짜뉴스를 현명하게 가려내는 방법은? 사람은 근본적으로 가짜뉴스에 잘 빠지게 된다고 한다. 심리학적으로 '확증편향'이라는 것이 있는데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으로, 이것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 인지적 게으름으로 인해 가짜뉴스를 봐도 팩트체크를 하기보다는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때문에 가장 쉽게 가짜뉴스를 벗어나는 방법은 계속 의심하고, 질문하면서, 그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해 보는 것이다. 요즘은 다양한 포털사이트 및 챗 GPT와 같은 정보 검색 창구가 많기 때문에 자신이 계속 알기 위한 행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가짜뉴스의 구렁텅이에 계속 빠져들게 된다. 개개인이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의심을 하고 계속 질문하게 된다면 가짜뉴스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사회적으로는 법체계를 정비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우리가 가짜뉴스에 피해를 당해도 사실상 소송을 걸기가 힘들고, 소송을 건다 해도 그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미국에서는 폭스뉴스가 가짜뉴스 때문에 1조원을 배상한 적이 있다. 미국은 가짜뉴스에 대한 형사처벌은 약하지만 민사에 대한 처벌이 강하기 때문에 강력한 페널티를 줄 수 있다. 현재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한 반대가 많은 상황이지만 여·야가 잘 합의해 악용되지 않는 선에서 처벌을 무겁게 하는 쪽으로 간다면 가짜뉴스가 퍼지는 것을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의학전문기자가 되고자 하는 한의사들에게 조언한다면? 뉴스가 고급화·전문화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 특히 지금처럼 다매체 미디어 환경에서는 뉴스에 전문성이 없으면 발전을 할 수 없고 뒤떨어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한의사 또는 한의학을 전공하는 대학생들이 의학전문기자를 지망한다면 미디어 쪽에서는 대환영할 것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면 문호는 항상 열려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기자를 하기 위해 도전을 한다면 충분히 좋은 미디어에서 활약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