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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19일 (월)

“신경 유착 풀고 전신 염증 낮춘다”…침도치료, 기전 규명

“신경 유착 풀고 전신 염증 낮춘다”…침도치료, 기전 규명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Neurology’ 게재…국제 신경과학계에서 인정
침도치료, 병 생기는 몸속 환경 자체 바꾸는 효과…향후 연구 지속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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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효청 대한침도의학회 기획이사·김승남 동국대 한의대 교수

 

[편집자주] 최근 침도로 신경 주변 유착을 풀어주면 통증이 줄고, 신경 주변의 흉터 조직과 혈중 염증 물질까지 감소한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Neurology’에 게재됐다. 특히 이번 연구는 좌골신경과 미주신경 두 가지 신경 유착 모델에서 침도 치료의 기전을 규명하고, 기존 수술적 유착박리술(재수술)과 직접 비교해 그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본란에서는 공동 제1저자인 채효청 대한침도의학회 기획이사(선유재한의원 원장·이하 채)와 교신 저자인 김승남 동국대 한의과대학 경혈학교실 교수(이하 김)로부터 연구의 의미와 뒷이야기를 들어본다.


Q. 논문이 게재된 ‘Experimental Neurology’는?

김: “Experimental Neurology(IF=4.8)는 1959년 창간돼 60년 넘게 이어져 온 신경과학 분야의 대표적인 국제 SCI(E)학술지로, 세계 최대 학술출판사인 엘스비어가 발행하고 있다. 신경계 질환이 왜, 어떻게 생기는지를 실험으로 밝히는 연구를 주로 다루기 때문에, 신경 손상과 신경성 통증을 연구하는 연구자와 임상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저널 가운데 하나이다. 더욱이 쉽게 게재 승인을 내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정통 신경과학 저널에 한의학의 침도 연구가 실렸다는 점에서, 침도 치료 효과가 신경과학적 기준으로 인정받았다고 생각한다.”


Q. 이번 논문에서 규명한 것은?

채: “한마디로 신경 포착 질환에서 침도 치료가 어떻게 효과를 내는지, 그 기전을 밝힌 것이다. 탈출된 디스크나 황색인대의 부종이 신경을 압박하는 경우, 또는 수술이나 외상, 염증으로 인한 흉터 조직이 신경에 들러붙으면 신경이 눌리고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좌골신경통이나 손목터널증후군과 같은 다양한 신경손상성 질환이 발생한다. 임상에서는 침도로 유착을 풀어주면 통증과 저림이 좋아지는 것을 오랫동안 경험해 왔지만, ‘왜 좋아지는가’에 대한 기전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규명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에 이번 연구를 통해 칼날 모양의 침 끝이 신경 주변의 굳어진 흉터 조직을 미세하게 절개·박리해 신경을 누르던 힘을 풀어주는 ‘물리적’ 효과가 있다는 부분과 더불어 시술 뒤 신경 주변의 흉터 조직과 염증이 줄어들고, 혈액 속 염증 수치까지 내려가는 ‘생물학적’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즉 침도가 단순히 붙어 있는 것을 떼어내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병이 생기는 몸속 환경 자체를 바꾸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Q. 연구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김: “모든 연구에서 마찬가지겠지만 재정적 한계였다. 재정이 더 확보됐다면 실험동물 수를 충분히 늘리고, 신경전도검사나 분자 수준의 분석까지 함께 할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또 하나는 연구 인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이번 연구처럼 동물실험을 설계하고 수개월에 걸쳐 진행하려면 이를 꾸준히 함께할 연구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한의학 연구에 뜻을 두고 매진하는 연구자는 아직 많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미주신경 모델의 경우에는 처음부터 직접 부딪혀 가며 만들어야 했는데, 손이 부족하다 보니 그만큼 시행착오와 시간이 많이 들었다.”


Q. 논문 투고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채: “사실 신경과학 저널에서 ‘Acupotomy(침도)’라는 단어를 제목에 그대로 싣게 해줄 것인지는 자신할 수 없었다. 다른 우회적인 표현을 써야 하지 않을까 고민도 많이 했는데, 연구진의 의도대로 침도라는 이름을 그대로 실을 수 있게 된 것은 그 자체로 좋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심사 과정에서는 실험 쥐의 사망률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한의사들에게 미주신경 부위는 임상에서 흔하게 치료하는 곳인데, 외부 심사위원들은 미주신경을 치료할 때 사망 같은 중대한 부작용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이번 실험에서는 시술로 인한 사망이나 부작용이 한 건도 없었다고 답변하고, 이후 게재까지 무난하게 진행될 수 있었다. 연구진을 비롯해 임상에서 침도 치료를 활용하고 있는 한의사들은 이 치료가 얼마나 안전하고 효과적인지를 진료실에서 항상 확인하고 있지만, 치료 효과 이전에 안전성을 끊임없이 자료로 보고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된 계기였다.”


Q. 향후 이 연구를 어떻게 발전시킬 계획인가?

김: “우선 침도가 흉터와 염증을 줄이는 원리를 분자 수준에서 더 자세히 밝히고, 신경전도검사로 신경 기능이 실제로 회복되는지도 확인하려고 한다.

미주신경의 경우 유착이 신경 기능을 떨어뜨려 온몸의 염증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더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다음 과제이다. 치료 효과가 얼마나 오래 가는지, 유착이 다시 생기지는 않는지도 오래 지켜볼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으로 가야 한다. 논문에서도 밝혔듯 이번 결과는 숙련된 시술자가 정확한 해부학 지식을 바탕으로 시술했을 때의 성과인 만큼, 시술 교육과 안전성 보고 체계를 함께 갖춰 나가야 한다. 아울러 다른 분야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침도 연구의 폭을 넓히고 싶다.”


Q. 이외에 하고 싶은 말은?

채: “진료실에서 매일 환자를 보며 확인해 온 침도의 효과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으로 증명할 수 있어서 뜻깊었다. 이번 성과가 더 많은 한의사들이 임상 경험을 연구로 연결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앞으로도 침도의 효과와 안전성을 더욱 폭넓게 그리고 꼼꼼하게 입증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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