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초음파 검사에서 정상 소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팔꿈치 통증이 지속되는 ‘테니스 엘보(외측상과염)’ 환자에게 표준화된 초음파 진단 프로토콜 및 초음파 활용 약침을 결합한 통합치료가 뛰어난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연구는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김철현 교수 연구팀과 대한한의영상학회 교육위원회가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SCOPUS 등재 국제학술지 ‘Journal of Pharmacopuncture’ 9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에서 안태석 한의영상학회 교육이사(제1저자)는 외측상과염의 주된 원인인 단요측수근신근(ECRB) 병변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료(LI12) 혈자리의 ‘상완골 상과’를 해부학적 랜드마크로 삼아 상완골 외상과에 부착하는 공통신전근 힘줄 전체를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표준화된 경혈 초음파 프로토콜을 제시했다.
또한 진단된 병변 부위의 염증 반응으로 인해 과민해진 감각신경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PDRN(Polydeoxyribonucleotide) 성분의 약침을 5% 포도당 주사액(5DW)에 희석해 힘줄을 감싸는 근막층 깊이에 정확하게 시술하는 ‘근막 이완 약침술’이라는 초음파 중재술을 적용했으며, 그 결과 타 기관에서 정상 진단을 받고 통증이 악화되던 환자의 통증이 호전됐으며, 치료 종료 후에도 재발하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이와 관련 김철현 교수(교신저자)는 “외측상과염은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지 않아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많다”면서 “이번 연구는 표준화된 경혈 초음파 프로토콜을 통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병변의 원인인 힘줄 주변 조직의 염증과 신경 과민성을 치료하는 접근법의 임상적 가치를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한의영상학회 문지현 교육위원(공동저자)은 “약침액을 희석할 때 사용하는 0.9% 멸균 생리식염수와 5% 포도당 주사액은 모두 식약처 허가를 받은 안전한 용액”이라며 “두 용액 모두 인체 혈장과 삼투압이 비슷해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임상에서는 환자 상태와 약침 종류에 따라 전문적인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정 약침은 5% 포도당과 혼합 시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어 사전 확인이 필수적”이라며 “생리식염수는 나트륨 이온을 포함하므로 환자의 전해질 상태까지 고려해야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대욱 교육위원(공동 제1저자)은 “이번 연구에 적용된 근막 이완 약침은 만성적인 팔꿈치 통증뿐만 아니라, 다른 힘줄 질환(tendinopathy)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며 “힘줄 염증이나 파열로 통증이 잘 낫지 않는다면, 가까운 한의원에서 초음파 활용 약침 시술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오명진 한의영상학회 교육부회장(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겸임교수)은 “감각신경이 밀집된 혈자리일수록 초음파를 활용한 정밀하고 안전한 시술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는 진단부터 치료까지 안전성과 재현성을 모두 확보한 임상 프로토콜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모든 한의사들이 신뢰하고 활용할 수 있는 중요한 임상 근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오 부회장은 또 “이러한 정밀한 접근 덕분에 ‘이상이 없다’는 말만 듣고 고통받던 환자에게 초음파로 직접 병변을 보여주며 통증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었고, 이는 환자의 만족도와 신뢰도를 크게 높였다”면서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던 만성 통증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는 점이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의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