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아 교수
대전대 한의과대학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술이사
11월에 들어서면서 9월에서 10월 사이 한참 심하던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치료 또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조금씩 증상이 수그러지는 모습이다. 이번호에서는 알레르기 비염이 있으면서 코피가 아주 심한 소아의 치료사례를 공유코자 한다.
환자는 9세 남아로, 알레르기 비염이 일년 내내 있고 특히 환절기 때 심한 양상을 보이면서 유독 코피가 잦아 일주일에 2회 이상은 난다고 하면서 내원했다.
초진은 지난 5월18일이며, 내원 당시 알레르기 비염은 조금 가라앉았지만 여전히 코피는 하루가 멀다하고 나서 보호자의 걱정이 매우 컸다. 아이의 비강내 모습은 하비갑개가 부어 비도를 꽉 막고 비중격전단으로 혈관이 노창되어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정말 건드리거나 코를 풀기만 하면 난다는 보호자의 설명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일년 내내 감기에 걸려 비염으로 코를 훌쩍거리면서 조금만 세게 풀면 코피를 흘려 아이는 자주 피곤해 하고, 코가 막히니 구호흡으로 인해 찬 음료수를 자주 마시며, 코피는 따로 지혈을 하지 않고 휴지로 잠시 막고 있다가 멈추는 듯 하면 훅 잡아 빼내는 형태라고 했다.
특히 환절기 때는 너무 심해 비염에서 부비동염으로 가는 일이 다반사라고 했다. 매번 비염약을 먹고 심할 때는 항생제를 먹는 일상에서 코피라도 조금 덜 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본원에 내원했다고 한다.
보호자와 상담을 통해 이제 여름으로 들어가는 중으로 치료하기 좋은 시기이니 주 1회 비염 치료를 꾸준히 할 것과 감기에 자주 걸리는 아이이므로 찬 음료수나 찬 물 먹는 것에 주의하고 물은 끓여서 따뜻하게 먹일 것, 연근 음식을 가끔 먹어주고 무엇보다 감기에 걸리는 경우에는 그때그때 초기치료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게 차후 가을이 되어 환절기에 증상이 심해질 때는 한약을 먹되 현재는 소청룡탕 보험제제를 일단 꾸준히 복용하기로 했다. 또한 아이에게는 코 관리하는 방법을 따로 설명, 코피가 날 때는 휴지로 막지 말고 바세린을 조금 바른 작은 솜으로 막아주고 충분히 지혈이 된 뒤에 점막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심히 빼라는 설명과 더불어 코에 바르는 ‘청규고(창이자·신이 등의 약제와 아로마오일이 첨가된 비강 내 연고)’를 따로 주어 코가 막히거나 피딱지로 건조할 때마다 바르라고도 얘기했다.
주 1회로 코 주위 정명·상영향·영향혈 매침 치료와 증기 치료를 내원시마다 하고 약 복용과 꾸준한 생활관리로 치료 초기인 5월18일에서 6월 초까지 3번 정도 코피가 난 뒤로 9월 중순까지는 코피가 전혀 없는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었다. 물론 잦은 감기와 이로 인한 코막힘도 줄어 치료에 만족감을 보이고 있었다.

하지만 9월 말부터 낮밤의 기온차가 심해지자, 다시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한 재채기, 코막힘, 콧물이 발생하더니 결국 코감기와 몇 달 동안 없었던 코피도 2회나 나는 등 치료 전의 모습을 보이자 보호자는 다시 불안해 하며 그동안의 치료에 대해서도 걱정을 했다. 더 늦어지지 전에 한약을 쓰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고, 보호자도 한번 복용해 보겠다고 해 보폐온탕에 황기·단삼을 가하여 처방하는 한편 아침에 세수하고 나올 때 머리를 말리고 나오는 등 보온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활관리법에 대해 설명했다.

증상이 가장 심하던 10월16일경에는 석션을 하던 중 살짝 코피가 발생해 치료자와 보호자 모두를 당황한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아이는 스스로도 이번에 낫고 싶은 마음이 강했는지 약도 잘 복용했고, 찬 음료수 안먹기 등도 잘 지켜 증상은 예상보다 빨리 진정되어 10월16일 이후로 11월13일까지 더 이상의 감기와 코피없이 무난히 지내고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장기간의 치료기간을 제시하기보다는 2∼3번의 환절기에 단기치료를 몇 차례 권하는 편인데, 이 환아의 경우는 코피가 너무 심해 여름 내내 치료를 진행했고, 약해진 비전정 부위 혈관이 진정되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증상이 심해지는 환절기에는 아이의 체력과 감기에 자주 걸리는 것을 고려해 보폐온탕을 처방하여 10∼11월 초순 동안 알레르기 비염이 가장 심한 시기를 조금 무난히 지나가도록 했다.
이와 함께 너무 오랜 시간 코피가 잦다보니 코피가 나면 휴지로 막고 빼는 습관으로 코의 점막을 더욱 자극하고 상처를 내는 결과를 가져와 청규고를 바르면서 점막을 진정시킨 것도 많은 도움이 됐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인해 부비동염, 천식, 비용종, 코피 등 다른 부수적인 증상을 가져오는 경우, 오래된 만큼 증상이 너무 다양해 치료계획을 세우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호흡기 강화의 주치료와 코 관리라는 부수적인 치료를 병행한다면 한의치료를 통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