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 치료의 우수한 효과가 알려지면서 침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모아지고 있으나 현재까지 침의 품질 관리를 위한 표준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러한 가운데 침의 국제표준을 제정하고자 한국한의학연구원(이하 KIOM)이 지난해 6월12일 제1차 포럼을 개최한데 이어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양일간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제2차 포럼을 개최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번 포럼에서는 국제 표준제정을 위한 방향이 다소 변경됐다.
초기 계획은 아직 ISO(국제표준화기구) 등재 경험이 없고 그 절차도 까다로운 만큼 전통의학을 대표하는 국가들이 민간심의기구를 구성, 침의 국제표준안을 협의해 마련한 이후 ISO 등재를 추진할 방침이었으나 민간심의기구를 만들더라도 소속이 애매하고 국제적인 학회도 많이 있는 만큼 별도의 기구를 만드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SO 등재를 바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따라서 포럼에서는 ISO 내 TC(Technical committees)84에 심의 여부를 문의한 후 이곳에서 요구하는 기준과 양식에 맞는 표준안을 마련키로 했다.
김용주 한국기술표준원 연구원에 따르면 ISO에 등재하기 위한 표준안을 제출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ISO의 관련 TC에 표준안을 제출하는 것이다.
ISO에는 230여개 TC가 있고 이중 의료관련 TC는 10여개가 있는데 침 표준화를 검토해 줄 수 있는 곳은 TC84다. 이곳에 제출하기 위한 표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주요멤버 5개국 이상이 참여해 표준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번 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한국, 중국, 일본, 베트남, 호주 중 주요멤버 국가는 한국과 중국 두 나라 뿐이다.
두 번째 방법은 11개 이사국으로 구성된 TMB(Technical Management Board)에 승인을 받아 새로운 TC를 만드는 것이다.
이 두가지 방법 모두 ISO에 등재되기 까지는 2~3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최선미 KIOM 박사는 “침의 국제표준안 마련을 위한 장기적 목표였던 ISO 등재를 바로 추진하게됨에 따라 우선 TC84의 답변을 들어본 후 구체적 접근 방향과 전략이 결정될 것”이라며 “TC84에서 긍정적 답변이 오면 유럽권과 미국 등 주요멤버국을 세 곳 이상 참여시켜 표준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 박사는 “이번 표준안을 마련하면서 전통의학 심의기구가 하나도 없었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까웠다”며 “국제표준은 한방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발전시켜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이번 포럼에서는 △침의 국제표준 개발을 위한 포럼의 개요(구성태 부산한의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에서의 표준화 작업과 ISO(김용주 한국기술표준원 연구관) △침 실리콘 코팅의 안전성에 대한 논의(장인수 우석대 한의대 교수) △전침의 표준안(황희숙 한국한의학연구원)을 비롯해 중국, 일본, 호주, 베트남 각국의 전통의약기술 관련 표준절차와 표준화 현황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한편 1차 포럼에서 검토된 표준안에는 침의 재료와 구조, 성상 및 외관, 규격, 멸균, 침체의 코팅재료, 시험, 포장 , 표시 등 침 제조 전 과정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3차 포럼은 내년 1월경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