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 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윤보영 연구원은 어린 시절부터 의학, 보건학 등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분야에서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직접 현장에서의 경험을 통해 체득했다.
특히 그는 미국 의대 석사 졸업, 미국 알렌 스펙터 상원의원실 정책비서(오바마 정부), 스포츠매니지먼트, 2018 러시아 월드컵 FIFA 공식 미디어담당관 등 다양한 경험들을 밑거름 삼아 국내 및 해외 보건의료 분야를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경희대 글로벌보건한의정책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현재는 한의학을 포함해 통합의학, 스포츠의학, 보건의료정책 등과 관련된 다수의 논문에 참여하고 있다.
그의 다음 목표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국경을 넘나들며 연구에 몰두하는 열정적인 학자, 그리고 교수가 돼 후학을 양성하는 것. 그에게 보건의학의 미래 그리고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보기로 했다.
Q. 한의학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다면?
한의학과 연이 닿았던 것 같다. 처음 한의학과 마주하게 된 계기는 한의사분들을 대상으로 진료영어 강의를 시작했을 때였다.
이후 사회에 진출하면서부터 한의학이 삶 곳곳에 묻어 있음을 발견했다. 스포츠매니지먼트-미디어 사업을 맡고 있었을 때, 국가대표 선수들이 한의학에 대한 신뢰와 믿음을 보이며 치료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며 더욱 관심을 갖게 됐다. 특히 ‘제24회 콤스타 후원의 밤’ 행사에 우리 회사가 외주를 맡으면서 많은 한의사 분들과 친분이 생겼고, 한의학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Q. 한의학과 관련된 논문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 연구원 소속으로 참여한 4개의 논문이(SCIE 이상) 해외 저널에 실리는 쾌거를 달성했다. 그 중 하나가 한의학과 관련돼 있고, 이 논문은 내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주제다. 한국 엘리트선수 대상 한방의료실태를 조사한 이 논문은 스포츠선수들에게 꼭 필요한 의학이 한의학이라고 생각한 데서 착안했고, 이와 관련된 공부를 할수록 마음 한편에 한의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현재는 한의학을 포함해 통합의학, 스포츠의학, 보건의료정책, 의료경영, AI 및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보건의료 주제들과 커뮤니티케어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Q, 스포츠 선수들에게 한의학은 꼭 필요한 의학이라고 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로는 도핑과 무관한 한약을 쓸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과 코치 및 감독들까지도 한의학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며, 한의학을 경험해보지 못했다. 선수들에게 권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한의학에 대한 관심이 증대된다면 분명 수요도 많아질 것이고, 더 나아가 많은 종목들에서 한의사들의 역할도 커질 것임이 분명하다.
두 번째로는 재활치료에 한의학이 매우 뛰어난 효과를 보인다는 점이다. 선수들은 수술대에 한 번 오르면 재활치료까지 최소 3~12개월 정도를 치료에 매진하는데 이 때 침과 부항 치료 등을 많이 이용하며, 한약 복용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후에는 긍정적인 효과들이 다수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많이 알려져 있지 못한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이 강인한 정신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내가 스포츠매니지먼트사를 운영했을 당시에는 소속 선수들을 위해 많은 한의사분들께서 치료·약·상담 지원을 해주셨는데 선수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특히 스포츠 선수들에게는 스포츠 멘탈·심리 등 정신건강이 상당히 중요하다. 강민구 원장님(마포휴한의원)께서는 성남시청 빙상팀 소속 선수들을 정기적으로 만나 멘탈 관리에 필요한 여러 조언들을 공유해주고 있는데 선수들의 반응이 매우 좋다.
Q. 미국 상원의원 정책비서, 스포츠매니지먼트 운영 등 다양한 이력들이 눈에 띈다.
16살에 미국으로 건너가 홈스테이를 했었는데 나를 맞아준 가족의 아버지께서 치과의사였다. 그 때부터 의학과 보건학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의료선교를 다녀온 후 의예과에 진학을 했다. 이후 치과협회에서 인턴을 하던 시절 의료정책에 푹 빠져 워싱턴 소재 펜실베니아 상원의원실에 의료정책인턴으로 지원해 보건의료, 의료정책에 대한 업무를 접하게 됐다.
특히 워싱턴에서 근무했을 당시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에 대한 대대적인 작업이 시작됐고, 가까이서 미국의 의료정책을 배우고 경험해볼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또한 보건학 석사 과정을 마치고 듀크대학병원 소속인 DMHC에서 Independence at Home(IAH)이라는 국가 프로젝트에 참여해 노인의학, 홈케어, 커뮤니티케어에 대한 견문을 넓혔다.
평소 스포츠에 관심이 많았기에 카투사 제대 후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면서 스포츠 매니지먼트, 마케팅 그리고 미디어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를 2016년에 창업하게 됐다. 이를 계기로 FIFA 관계자들과 인연을 쌓았고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9년 프랑스 여자월드컵까지 한국팀 미디어 담당관으로도 일할 수 있었다.

Q. 오바마케어와 관련해 한의학이 강점을 드러낼 수 있는 분야가 있는지?
앞으로 미국에서 통합의학의 영역은 꾸준히 넓혀질 예정이기에 한의학이 미국에 진출할 수 있는 방향성이 다양해질 것이다.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 역시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각 주마다의 보험 보장이 확대되고 있기에 한의사 분들이 설 자리가 확대될 것이다.
오바마케어의 핵심은 예방의학과 통합의학이다. 보완대체의학에 대한 법률에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으며, 이에 통합의학에 대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또한, 2014년도 오바마케어에서 Essential Health Benefit을 통해 대략 5400만 명에게 침치료 및 다양한 보완대체의학에 대해 보험혜택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 시행되기도 했다. 더불어 작년 1월 21일 미국 대표 공보험인 메디케어에서 만성요통에 있어 침치료 사용을 보험에 적용한다는 내용까지도 발표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각 주마다의 사보험, 공보험의 특징 그리고 주치의(PCP, Primary Care Physician)와의 관계를 잘 활용하면 한의학의 역할 확대는 물론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Q. 한의학, 보건의학을 공부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사람, 인연이 중요함을 새삼 느낀다. 한의학에 대해 더 깊이 있게 공부도 하며 연구할 기회를 주시고 나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도록 지도해주신 경희대 한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고성규 교수님께 가장 먼저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하고 싶다.
그리고 예방의학교실을 처음 소개해주고 공부를 할 수 있게끔 불씨를 지펴준 이승환(통인한의원) 원장님께도 감사드린다. 항상 제 옆에서 버팀목이 되고 물신양면으로 도와주시는 주성완(강남해아림한의원), 강민구 원장님을 비롯해 콤스타 행사를 인연으로 고운 정 미운 정 쌓아가는 주신형(소람한방병원) 원장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남기고자 한다. 이렇게 여러 한의사 분들의 도움으로 한의학이라는 훌륭한 의학을 배워나가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 훌륭한 학자가 돼 한의학을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꼭 기여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