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애주구(실뜸)를 이용한 직접애주구의 자동차보험 자보심사지침이 오는 12월 진료분부터 적용, 그동안 자보환자에게 사용하지 못했던 실뜸이 일정 조건 하에서 가능하게 돼 한의 자동차보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016년 12월 실뜸 관련 공개심의사례 발표를 통해 ‘실뜸을 이용한 구술은 시술부위(경혈)에 온열자극을 주기 어려워 치료 유효성의 실효를 얻기 어려우므로 적정진료로 볼 수 없어 동 기관에서 청구한 직접애주구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후 개최된 자동차보험진료수가분쟁심의회(이하 심의회) 전문위원회에서는 심평원의 공개심의사례와는 달리 발표 이후 심사청구된 실뜸과 관련된 28건에 대해 ‘실뜸 사용은 직접애주구로 산정함이 타당하다’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심의회에 상정할 계획이었지만, 2018년 당시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대한병원협회 등 의료계가 심의회에 참여하지 않는 상황이었기에 심의회는 개최되지 못했다.
이에 한의협에서는 “의료계 위원 참여로 심의회의 심사 결정 업무가 정상화될 때까지 의학적 검토가 필요한 심사청구사건에 한해서는 심사 결정을 보류해 달라”는 내용으로 공문을 발송했고, 이후 심의회에서는 실뜸 관련 심사청구건에 대해서는 결정을 내리지 못해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8월 개최된 ‘제213회 심의회’에서 ‘(실뜸)열이 치료효과를 주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한의계와 보험업계 관계자들이 의견을 나눴다.
당시 심의회에 참석한 한의계 위원은 “(실뜸은)쑥을 재료로 미립대 크기로 손으로 하던 것을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계로 마는 과정을 대체함으로써 재료를 규격화해 타는 열량을 일정하게 하도록 발전시킨 것”이라며 “명칭이 ‘실뜸’이라고 하니 온열자극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삭감이 된 것 같은데, 실제 실뜸을 이용한 결과 미세한 화상도 발생할 수 있는 등 우려와는 달리 피부에 온열자극은 충분히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실뜸을 직접구로 청구한 것은 문제된 적이 없으며, 건강보험 기준에 따라 자보에서도 인정돼야 할 것이며, 만약 실뜸의 크기가 문제라면 직접구의 세부적인 행위분류에서 논의해야 할 부분”이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은 인정돼야 할 것이며, 만약 세부적인 행위분류가 필요하다면 향후 관련 연구를 진행한 후 이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실뜸과 관련된 심사청구에 대한 결정이 계속 미뤄져 대기 중인 건수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속적으로 방치한다면 현장에서 발생하는 의료현안을 계속 방치하는 셈”이라며 “하루라도 빠른 결정을 통해 현재의 혼란을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견 청취 후 진행된 차기 회의에서는 실뜸 관련 28건의 심사청구건을 모두 인정키로 하는 한편 실뜸에 대한 인정기준을 마련해 국토교통부에 보고키로 의결했고, 심평원에서는 지난 5월 실뜸에 의한 직접애주구 등 자보심사지침에 대한 의견 제출을 요청했으며, 이에 한의협에서는 관련 학회의 의견을 반영해 한의계의 의견으로 제출한 바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지난 8월 개최된 ‘자동차보험진료수가심사위원회 제1차 자동차보험심사조정위원회에서는 소애주를 이용한 직접애주구 심사지침(안)이 상정돼 서면심의를 거쳤으며, 지난 16일 심평원의 공고를 통해 소애주를 이용한 직접애주구 자보심사지침 등이 공고된 것이다.
이와 관련 한의협 관계자는 “한의협에서는 일선 한의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는 실뜸과 관련된 심사청구 문제 해결을 위해 지속적인 의견서 제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며 “이번 심사지침 마련을 통해 실뜸에 대한 적용기준이 마련된 만큼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는 자동차사고 환자들이 보다 세심한 한의치료를 통해 일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앞으로도 한의협에서는 회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등 일선 현장에서 회원들이 직접 느끼고 있는 자동차보험·건강보험 제도상 불합리한 부분들을 적극 발굴하여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며 “회원들이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 한의진료를 통한 국민건강 증진에 한의약이 더욱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